Free 프리 - 비트 경제와 공짜 가격이 만드는 혁명적 미래
크리스 앤더슨 지음, 정준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인터넷이 보편화되고 이메일 계정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게 된 이후에 궁금했던 점은 어떻게 거대한 용량의 이메일이 공짜로 서비스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또한 지금은 거의 사라졌지만 예전의 게임 잡지에서는 약간 시기가 지난 정품 게임 CD가 공짜로 제공되었었다. 물론 많은 패션 잡지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면서도 수많은 부록이 존재한다. 할인점에서는 1+1행사라는 이름으로 두 개의 제품을 하나의 가격으로 제공한다. 이 모든 공짜 전략은 어떻게 유지되는 것일까.

이 책 <FREE 프리>에서는 그러한 공짜 전략을 깊이 있게 파고든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고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싫다고 하는 사람조차도 공짜 뒤에 무언가 대가가 필요하지 않을까 겁을 내는 것이지 자신의 돈을 들이지 않고 어떠한 상품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은 꽤 나쁘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들이 어떻게 가능하며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누군가 말하는 것처럼 공짜, 무료는 무가치한 것과 동의어가 아니다. 가치가 있는 상품이 소비자에게 제공되고 그것이 이익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경제, 그것이 이 책 <FREE 프리>에서 말하는 새로운 경제다.

당연히 공짜 경제는 말 그대로 아무런 대가없이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 대가를 누가 부담하는가가 다르며 때로 화폐가 아닌 비화폐로 대가가 치러진다는 점이 기존의 것과 다르다. 잡지를 예로 들어보면 분량이나 정보의 질에 비해서 잡지는 대체로 저렴한 가격 수준을 유지하며 동시에 공짜로 부록이 따라붙는다. 잡지를 실제로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운영되지 않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잡지에 광고를 게재하려는 광고주가 일정 수준의 돈을 내고 잡지의 실제 소비자는 그에 따라 공짜에 가까운 가격으로 상품을 얻을 수 있다.

덕분에 포르투갈의 신문사의 경우에는 신문에 은식기를 덤으로 주는 행사를 해서 구독률과 수익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한다. 공짜를 준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없을 뿐더러 공짜 경제는 규모의 경제라고 할 수 있다. 은식기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품은 대량으로 구매를 하게 되는 경우 그 가격은 대폭 하락하며 양이 많아질수록 개인의 부담은 '0'에 가까워진다. 공짜 경제는 실상 규모의 경제가 없다면 유지하기 어려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더욱 부흥하게 된 것은 웹상에서의 비용은 한층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웹을 통한 경제는 계속 넓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이용자도 대폭 늘어났다. 전체 100% 중 고급 사양의 유료 서비스를 선택하는 5%만 있어도 나머지 95%는 조건 없는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다른 사람 혹은 광고주가 대신 대가를 치르는 구조나 하나는 무료로 다른 하나는 유료로 파는 것 이외에도 블로거가 컨텐츠를 제공해서 올리고 사람들은 그에 따라 트래픽이나 구독률을 명성으로 제공하는 식의 공짜 경제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런 식으로 보면 해적 행위조차 명성이라는 대가를 줌으로써 공짜를 가능하게 한다는 논리였다. 비용이 대폭 낮아질 수 있는 비트 경제 아래에서의 공짜 경제와 규모에 따라 많이 낮아질 수는 있으나 제약이 따르는 원자 경제 아래에서의 공짜 경제를 비교하며 설명하는 것이 이색적이었다. 게다가 공짜 경제에서 대가로 제공된 명성 등을 현금화하는 것은 당사자가 고민해야 하는 문제이고 공짜 경제에만 의존해서는 경제가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을 지적한 것도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정말 대가없는 공짜, 이용하기에 따라 문제가 없을 수 있는 공짜 경제의 미래를 보여준 것은 꽤 신선했다. 정말 공짜로 경제가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던 것이다. 비트 경제 안에서의 혁명적 미래, 앞으로도 새로운 방식으로 경제를 뒤흔들 공짜 전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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