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지니어스 - 세계를 이끄는 기업의 천재적인 창의성
피터 피스크 지음, 김정수 옮김 / 마젤란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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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것은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일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도 있듯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과의 조화를 꽤 신경 쓰고 사는 편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런 식으로 눈치만 보고 머뭇거려서는 전체적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생태계가 번영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생물군이 자리 잡아서 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떤 상황이 일어나서 하나의 종이 멸종의 위기에 빠져도, 비슷하지만 그런 상황에 영향을 받지 않는 다른 여러 종들이 버티기 때문에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의 마음이란 묘해서 유행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주변 사람들의 분위기를 읽지 못하면 단체 생활에 부적합하다는 소리를 듣게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과 같은 생각을 해서는 앞서 나갈 수가 없다.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시간을 고무줄 마냥 늘일 수 있다면 남들이 2시간 열심히 할 때 그 배의 시간을 들인다면 앞서 나갈 수 있겠지만 사람이 쓸 수 있는 시간은 누구나 하루에 24시간이니 그런 식으로야 생각만 빙글빙글 돌 뿐이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천재가 되고 싶다 것이다. 그런데 천재란 일반적으로 재능이 넘치고 지능이 높은 사람이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 누군가는 나무를 보기도 하고 누군가는 숲을 보기도 하지만 천재는 나무도 숲도 다 보는 사람일 뿐만 아니라 그 와중에 다른 사람들이 보지 못한 것을 본 사람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생각은 좌뇌적 생각이든 우뇌적 생각이든 한 쪽으로 치우치기 싶다. 그런데 천재는 좌뇌적 생각, 우뇌적 생각의 균형을 맞추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기야 아인슈타인의 두뇌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좌뇌와 우뇌가 아주 연결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한다. 논리적 생각과 감성적 생각을 적절히 조화시키고 연결해서 남들이 하지 못한 생각을 해내는 사람을 천재가 아니면 무엇이라고 부르겠는가. 이 책 '비즈니스 지니어스'는 바로 그런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정확히는 천재적 발상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기업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런 기업들의 창의적인 면모를 설명하고 그에 맞추어 천재적이다라는 말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을 해내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를 들고 있다.

그런 기업들의 몇몇 예를 들어보면 아무리 봐도 모양은 투박한데 유행을 크게 타서 승승장구를 하고 있는 크록스, 창의적 발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애플, 기묘한 음료 레드 불 등이 있었다. 크록스는 아직 우리나라에 유행한 신발이 아니긴 하지만 세 친구가 여행을 가고 그 와중에 샌들을 산 것에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점이 신선했다. 캐나다에서 산 샌들이 나쁘지 않았지만 그 샌들의 발등에 구멍이 송송 뚫려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보트용 신발로 적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세 친구는 각각 직업이 있었고 그 일은 부업으로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그리 크게 성공할 수 있으리라 예상하지도 못했다. 하지만 예상을 벗어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유행을 타자 물량을 댈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그 이유인즉슨 악어를 연상케 하는 제품의 이름과 모양은 투박하지만 신발을 두말할 것 없이 편하다고 열광하는 사람이 잔뜩 생겼다는 것이다. 일단 발등에 구멍이 나 있으니 통풍도 잘 되고 보트용 신발로 쓰려던 것이어서 재질도 물로 닦으면 간단히 세척이 가능한데다가 냄새도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신발은 저렴해서 다른 신발 한 켤레 살 돈으로 세 켤레를 살 수 있고 색깔이 다양하면서 화려하다고 한다. 사람들의 평가는 열광적인 지지와 혐오의 극과 극이었지만 사업은 성공가도를 질주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기묘한 음료 레드 불의 경우 여행지에서 마시게 된 강장음료에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어서 여독을 푸는 데는 그만이라는 사실을 안 남자가 그것을 서구 시장에 팔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페인이 잔뜩 들어 있는 만큼 약물이 아니냐는 우려로 인해서 정부 측과 마찰이 생기기도 했고 기묘한 맛에 사장될 위기도 있었는데 그것을 끝내 넘기고 환상적 기분과 컨디션을 선사하는 마법의 음료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애플이야 말할 것도 없이 컴퓨터 분야에서 시장을 열었을 뿐만 아니라 돌아온 스티븐 잡스가 아이팟을 만들고 아이튠즈를 제공함으로써 음악시장의 새 장을 열었다는 것이었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성장시키고 그로 인해서 세계에 변혁을 일으키는 기업들의 이야기라니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유기농 초콜릿을 공급하는 업체의 이야기같이 만약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다면 한 번쯤 구매해보고 싶다는 것도 있었고 단순한 생각이 유행을 불러들여 온 것이 마냥 신기하기만 한 사례도 있었다. 허나 남들과 다른 시각을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신기한 부분이었다. 특히 천재적 기업들의 전반적 특징을 다룬 부분보다 그 사이 사이에 들어있는 기업들의 실제 사례는 초콜릿 칩 쿠키에 박혀 있는 초콜릿 마냥 책에서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었다. 좌뇌적 사고와 우뇌적 사고, 현재와 미래, 혁신적 아이디어와 실용적 아이디어, 고객과 시장 중심적 사고와 기업 중심적 사고를 조화시켜서 일 더하기 일을 이가 아니라 백으로 만드는 창조적 기업의 이야기 '비즈니스 지니어스' 인상 깊게 읽었다. 할 수만 있다면 최대한 배워보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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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하지 않으려면 일하지 마라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스즈키 도시후미 지음, 양준호 옮김 / 서돌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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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시간은 같은 속도로 흘러가지만 그 시간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계속 변해간다. 십 년 전에는 익숙한 장소였던 곳을 찾아가면 자신이 기억하는 대부분의 건물들은 다른 건물들로 교체된 경우가 많다. 지형지물도 그런데 생물인 사람은 말할 것도 없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는 시간의 흐름 앞에 더 민감하게 변해가는 것이 있다. 시대의 분위기랄지 전반적인 경향이 그러하다. 한 예로 예전에는 구멍난 양말이나 옷을 기워 입는 때가 있었는데 지금처럼 물건이 넘치는 상황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낡아서 물건이 쓸 수 없기 때문이 아니라 유행이 지났기 때문에 버려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하기야 얼마 전까지 세련되다고 했던 것들이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촌스러워지는 때가 되었다. 즉, 물건이 넘쳐나는 시대가 되어 사람들의 구매성향은 조금 달라졌다. 물건이 적은 때에는 공급이 아니라 수요가 넘쳐나서 기업이 어느 정도 고심을 하고 물건을 출시하면 팔려나갔지만 요새는 그런 식으로 물건을 출시해서는 물건이 팔려 나가지 않게 되었다.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 폭발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고객의 입장에서 만든 제품이 아니라면, 설사 고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제품이라도 지속적으로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지 않으면 시대에 맞출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기업에 들어가기 전에는 그리고 기업에 들어간 이후에도 고객인 사람들이 입사한 이후에는 점차 판매자의 입장에 가까워지고 끝내는 판매자의 사고로 고정되어버린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고객의 입장에서 원하는 제품이 아니라 고객을 위해 만든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그 둘은 큰 차이가 있는데도 말이다. 하나의 제품이 탄생하기까지 많은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 그런데 단 한 군데에서 비틀어져 있기 때문에 막대한 돈을 들인 상품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다.

단 하나 '고객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고객을 위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생각때문이라고 한다. 언뜻 들으면 비슷한 이 말은 전혀 비슷하지 않다고 세븐 앤드 아이 홀딩스의 CEO 스즈키 도시후미는 말하고 있다. 지금처럼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에는 패스트 패션이라는 개념이 생길 정도로 신상품이 흘러넘치고 있다. 예전의 고객이 정확한 목적을 가지고 구매를 했다면 지금의 고객은 대부분 충동 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별로 사고 싶지 않던 물건도 지나가다가 마음에 들면 사기도 하는 것이다. 그 시기가 불황이든 별로 필요가 없던 물건이든 관계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고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면' 사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고객의 마음을 끌려면 고객의 입장에 서서 어떤 상품을 원할지를 떠올려야 한다. 반면 '고객을 위해서' 상품을 판다는 개념은 판매자 즉 기업의 입장에 서서 생각한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생각의 주체가 기업이니 고객의 마음을 끄는 부분이 미묘하게 뒤틀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책 '도전하지 않으려면 일하지 마라'에서는 일본 최대이며 세계 5위의 유통업체 '세븐 앤드 아이 홀딩스'의 CEO가 된 스즈키 도시후미의 경영철학을 풀어놓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간단하지만 명료한 충고부터 기업쪽의 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적합할 세심한 조언도 섞여 있다.

기본적으로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것이 깔려 있어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이 들어난 적절한 사례가 있는 것이 특히 좋았다. 그 중 한 가지를 예로 들어보면 불경기에는 사람들이 가격에 민감하게 신경을 쓴다는 통념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파는 주먹밥의 가격을 인하했는데 많은 양이 팔려나갔다는 것이다. 이 판매신장에 고무된 다른 사람들은 다시 같은 방법을 쓰려 했지만 경쟁사에서도 같은 방식을 썼기 때문에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단가를 더 낮추어 저렴한 먹거리를 내놓자는 않이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달리 생각했다고 한다. 지난번의 저렴한 주먹밥이 잘 팔렸던 것은 그 새로운 시도에 대한 가치를 고객이 인정해주었기 때문이지 단순히 가격이 낮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또한 그 이후에 판매가 잘 되지 않았던 것은 경쟁사 탓이라기보다 이미 익숙해졌기에 그 가치가 묻혀 버렸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더 낮은 단가의 먹거리를 내놓는다고 해서 고객들이 좋아하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었다. 오히려 평소 500엔을 소비해서 식사를 하는 만큼 단가가 높은 고급 먹거리가 통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주변에서는 불황에 비싼 먹거리를 출시하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말렸지만 그의 주장대로 기존 80엔의 주먹밥이 아니라 200엔의 고급 주먹밥을 출시되었고 그 시도는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유연한 발상은 물론이고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다른 무언가를 탓하는 행동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따끔한 지적이 마음 깊숙히 와닿았다. 확실한 기본 원칙을 지키고 적당한 타협을 하지 않으며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는 생각,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는 발상이 평사원에서 일본 최대 유통업체의 CEO로의 변화를 낳았다는 생각에 절로 납득을 하게 되었다. 초심을 버리지 않고 그처럼만 할 수 있다면 언젠가 꿈을 이루는 것도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즈키 도시후미의 경영철학 '도전하지 않으려면 일하지 마라' 기억해 둘 만한 책이었다. 초심을 잊게 될 때마다 한 번쯤 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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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넘어선 CEO
캐롤 프랭크 지음, 이은주 옮김 / 아인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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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성공이 있다면 실패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성공의 빛이 너무도 찬란해서 눈을 가려 버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은 부러운 것이다. 그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큰 상관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실패의 경우에는 다르다. 다른 사람 같이 성공할 필요도 없고 그 같이 성공한다면 그저 좋을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같이 실패한다면 그건 피할 수 있는 구덩이에 빠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성공담을 더 값지게 여긴다. 그 길을 따라가 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성공에는 여러 길이 있고 그 사람과 같은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다. 그 사람이 성공을 이룬 시점이 다르니 시간이 다르고 상황이 여러모로 다른 것이다. 하지만 실패담의 경우에는 보다 간단하다. 실패담을 듣고 그 같은 실패를 피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성공은 그저 성공하지 못할 뿐이지만 실패의 경우에는 비슷한 실패의 상황이 왔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공의 기회를 못 잡으면 그저 실패하지 않을 뿐이지만 실패를 피하지 못하면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성공을 넘어선 CEO'는 매우 유용하다. 현재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CEO들의 실패담을 모아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담처럼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저런 상황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하고 그 상황에 빠지지 않을 결정적 정보를 주어서 더 좋았다.

29명의 CEO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실패를 보여준다. 저자 캐롤 프랭크를 시작으로 한 실패담은 먼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도중 어려웠던 일이나 이미 큰 실패에 봉착해서 그만둔 사업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캐롤 프랭크는 애완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녀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그녀의 사업은 주로 새에 대한 것이어서 새장을 판매하는 일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것도 대형새장을 말이다.

그런데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비해서 그 물량을 제대로 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새장을 제작할 사람을 찾아서 원활하게 사업을 해나가고 싶었다. 그녀가 처음 선택한 제작자는 제대로 새장을 제작해서 보내주기는 커녕 돈만 삼켜버렸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제대로 제작해 줄 사람을 찾는다. 마침내 안테나를 제작하던 조지라는 사람을 찾아내는데 그는 제대로 물량을 대주었다. 캐롤 프랭크는 자신의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했고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린다. 조지의 기념일을 여러번 챙겨주기도 했고 정말 친구처럼 지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그녀는 한 가지 거대한 실수를 한다. 조지와의 친분을 믿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자신도 생각하기를 작은 물건을 하나 거래하더라도 반드시 계약서를 썼어야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는 도중에 새장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생겨났다. 그래서 캐롤은 조지에게 고객들의 불만에 대해서 말했다. 좀 더 신경을 써달라는 의미였는데 조지는 즉각 캐롤의 경쟁업체와 거래를 시작했다. 그것도 그녀의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던 물품을 말이다. 그녀는 그 일을 막고 싶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니 막기가 어려웠고 변호사에게 찾아가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여기서 그녀는 그 일에 대한 두 가지 교훈을 언급한다. 친분은 친분일 뿐 사업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변호사나 다른 전문가들에게 상담해야 할 때 한 사람에게만 상담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 사람은 한 가지 해결안을 제시해 줄 뿐이니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러 전문가를 찾아간다면 더 많은 선택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도 캐롤은 대형새장 제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오랜 기간의 법정 소송도 있었고 자신의 사업을 지키기 위한 큰 노력이 필요했다.

만약 그녀가 이 때 이런 간단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들을 알았다면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요새 많은 기업들은 크게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요시 한다. 인생에서 큰 실패는 무엇보다 무거운 재앙일수 있다. 허나 그 경험은 귀중한 재산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자신에게도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즐겁다기보다 유용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거대한 암초를 피할 수 있는 약간의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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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리히 법칙
김민주 지음 / 토네이도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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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하루에도 수많은 실수를 하면서 살아간다. 그 실수가 한참이 지나도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일 수도 있고 아차하고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것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실수를 지나치게 과장하고 자신을 자책하기도 하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기도 한다. 그 실수란 것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횡단보도를 건너다 넘어지고 말았다는 수준의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실수를 다른 면으로 보면 어떨까. 단 한 번, 단 한 명이 그 지점에서 자기 다리에 걸려서 넘어진 것이라면 그 사람 자신이 약간 아프고 창피한 정도에서 끝이 난다. 그런데 그 지점의 바닥이 유독 다른 부분과 높낮이가 맞지 않아서 거기에서 넘어지는 사람이 많다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몇 가지 더 해서 그 횡단보도에 지나가는 사람이 아주 많고 바쁜 아침이라 뛰어가던 사람이 잘 넘어지는 지점이라면 사람들이 일으키는 실수의 양은 늘어난다. 이쯤에서 멈춘다면 그것은 작은 실수일지도 모르지만 어느 날 그 횡단보도의 신호등이 고장 나거나 과속을 하던 차가 횡당보도에서 미처 서지 못했고 그 순간에 횡단보도를 건너던 사람이 넘어졌다면 그것은 큰 사고가 되고 만다.

이 책 '하인리히 법칙'에서는 바로 그런 일을 다루고 있다. 하나하나를 보면 작은 실수일수도 있지만 그런 실수가 반복되다보면 재앙이 된다는 것이다. 은근히 나비효과가 떠오르는 법칙이었다. 아주 먼 곳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이 될 수도 있다면 영업장의 수많은 실수가 큰 사고로 번지지 말라는 법은 없다. 하인리히 법칙을 간략히 설명하면 이렇다. 하나의 거대한 재앙이라고 부를 정도의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29번의 작은 재해가 있었으며 그 29번의 작은 재해가 있기 전에는 300번의 작은 실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도미노처럼 번지는 이런 실수들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끝내는 거대한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 사건의 예로 타이타닉호가 가라앉았던 것을 들고 있다. 영화로 만들어져서 수없이 회자되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타이타닉은 사람이 만들어낸 재난에 가깝다. 빙산에 부딪히기는 했지만 사전에 그런 상황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 작은 실수들의 예로 먼저 퇴직을 앞두고 있었던 선장이 있었다. 호화 여객선을 전문으로 몰았던 선장은 타이타닉 호의 항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할 생각이었다. 선장은 지나치게 방심했으며 규정대로 바다를 지켜볼 인원을 배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항해를 함으로써 사고의 위험을 높였다. 타이타닉 호가 지나치게 빠른 항해를 해야 했던 것은 과욕을 부려서 들렀던 항구마다 너무 많은 손님을 태웠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출발이 지체되었고 도착시간을 맞추려면 빠른 속도로 배를 몰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또한 직원들이 태만했던 이유도 있었다. 시기상으로 바다에는 빙산이 많은 시기였고 그 주변에 있는 많은 배들이 타이타닉 호에 끊임없이 빙산이 많다고 알려왔음에도 불구하고 선원들은 손님들의 전보를 보내느라 바빠서 이를 무시했다. 배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는데 배가 가라앉아도 배에 물이 들어오지 않게 처리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호화 여객선으로 꾸미기 위해서 그런 설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더구나 물이 들어오지 않게 턱을 높여 두었어야 했는데 지위 높은 손님이 넘어지기라도 할까봐 그런 부분을 제외했던 것이다. 또한 위에서 바다를 지켜볼 수 있는 탑조차 설치하지 않았다. 거기에 침몰하던 당시에 구명보트에 빈자리가 있었음에도 사람을 다 태우지 않아서 피해를 늘렸다고 한다. 여성과 아이를 우선시해서 구출하는 것도 좋지만 보트의 대부분이 비어 있다면 남자 승객이라도 태웠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심지어 주변의 배들도 구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던 것도 많은 사상자를 내게 하는 데에 한몫했다. 이 모든 것들이 각각 흩어져 있었다면 약간 난감한 정도의 실수에 그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동시에 벌어졌고 타이타닉 호 사건은 영화로도 몇 번이나 만들어질 정도의 대재난이 되고 말았다.

큰 사건이 있기 전에 작은 재해가 있고 그 전에 수많은 실수가 있다는 점을 부각한 법칙이라 읽을 때 흥미로운 점이 많았다. 작은 실수를 막아서 큰 재난을 막으라는 것도 인상적이었지만 이 법칙을 역이용해서 작은 영감들을 대단한 발명품이나 창조적 생각으로 발전시키라는 부분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어차피 살아가면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다만 어떤 실수를 어떻게 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책에 이런 말이 나온다. 바보는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는 사람이지만 천재는 계속하여 다른 실수를 일으키는 사람이다. 사고를 부르는 반복적인 실수를 막는 동시에 창조적 실수를 부추기는 '하인리히 법칙' 기억해 둘 만한 것이었다. 앞으로는 자신이 일으키는 실수가 바보의 실수인지 천재의 실수인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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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전쟁 화폐전쟁 1
쑹훙빙 지음, 차혜정 옮김, 박한진 감수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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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시리즈 '보스턴 리갈'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아직 경험이 별로 없어서 정식 변호사로 고용되지 못한 직원이 가장 친한 변호사에게 와서 하소연을 하는 것이다. 그가 얼마 전에 집을 샀는데 모아 놓은 돈이 그리 많지 않아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한다. 그때 이자는 5%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아서 월급으로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도 차분하게 갚아나갔다고 한다. 그런데 반 이상을 갚은 시점에서 은행이 대출이자는 유동금리에 따른 것이라며 이자를 대폭 인상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매달 배로 인상되더니 끝내는 이자가 40%를 넘어섰다. 그는 신용이 나쁜 사람도 아니고 한 번도 이자를 밀린 적도 없었다. 착실하게 벌어서 집을 가지고 싶었던 것인데 오히려 집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은행이 갑자기 이자를 대폭 올렸기 때문에 말이다. 결국 이 사건 자체는 친구인 변호사가 은행 담당자와 맞서서 이자를 내리는 것으로 일단락되지만 이런 일들이 세계 도처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런 사실을 고발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책 '화폐전쟁'이다. 다만 옮긴이가 말하듯 지나치게 음모이론에 치중해 있고 어느 정도 추측이 섞여 있기도 해서 '팩션'으로 생각하고 읽는 편이 낫다. 하지만 반 이상이 사실이라고 하니 화폐에 관한 섬뜩한 진실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는 직접 읽고 판가름하는 편이 나을 듯하다.

내용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해서 설명한 부분과 금융재벌들이 어떻게 세계의 여러 나라를 뒤흔들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 그리고 금융재벌의 음모에 밀리지 않은 나라의 사례를 보고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가를 말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세계 최고의 부자라고 하면 빌 게이츠를 떠올린다. 하지만 이 책에 따르면 숨은 실세가 따로 있다는 것이다. 경제공황이나 전쟁을 일으키면서 이익을 얻는 막후 실력자가 말이다. 그들이 바로 정확한 재산조차 알 수 없다는 금융재벌 로스차일드 가문이라고 한다. 이백년 넘게 금융재벌로 군림하고 있는 이 은행가 가문은 왕권이 강했던 시기에 부터 존재해왔다. 처음에는 화폐수집상이었지만 독일의 권력자의 눈에 들어서 그 재산을 관리했고 워털루 전투를 기점으로 금융재벌이 되었다.

정보를 제압하는 자가 세계를 제압한다고 할 수 있었는데 각국에 첩자를 심어두었던 로스차일드 가문은 유럽의 정세가 워털루 전투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다. 프랑스가 승리한다면 영국의 국채는 휴지조각이 될 것이고 영국이 승리한다면 영국 국채는 천정부지로 치솟게 될 것이었다. 그런데 로스차일드 가문은 마침내 전쟁의 성패에 대한 결과를 얻게 되었다. 영국이 승리할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영국의 국채는 큰 상승세를 타게 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로스차일드가의 셋째인 네이선은 일부러 그 정보를 듣고도 무표정을 유지했다. 정보를 함부로 흘릴 생각도 없었고 최대한 이용할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마침내 그는 가문의 사람들에게 영국 국채를 전부 팔 것을 지시한다. 그 상태를 초조하게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은 로스차일드가가 영국이 패배한다는 정보를 들었다고 판단했다. 사람들은 공황상태에 빠졌고 휴지조각이 될 것인 국채를 미친 듯이 팔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국채의 값은 바닥을 쳤고 이때 네이선이 자신의 수하인 사람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국채를 전부 사들이라는 것이다. 네이선은 영국 국채의 원래 가격 5% 정도에 대부분을 매입했고 그로 인해서 엄청난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이후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는데 잉글랜드 은행에서 그의 수표를 받아주지 않자 그는 다음날 여러 명의 사람들과 잉글랜드 은행을 방문했다. 그것도 엄청난 양의 잉글랜드 은행이 발행한 수표를 가지고서 말이다. 그가 환금해간 양이 그 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금의 반 이상이었다. 그리고 또 다음날 네이선이 더 많은 수표를 가지고 방문했다. 겁에 질린 은행 측은 결국 정중히 사과하고 앞으로 로스차일드 은행의 수표를 처리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겠다고 제의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의 화폐발행권도 로스차일드 가문이 장악했다.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각국의 경제를 장악한 것이다. 어디든 공격대상이 있다면 돈을 마구 퍼부어서 거품상태로 만들고 순식간에 돈을 전부 빼내서 자금줄을 마르게 한다면 항복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각국의 목을 조였고 미국도 그 예외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연방 준비 은행이라는 이름만 정부의 소유인 것 같은 민간은행을 실질적으로 소유함으로써 모든 통화를 통제하고 예전에는 금으로 각국의 목을 조였다면 이제 관리하게 편한 화폐를 이용한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라면 어떤 짓도 서슴지 않는 그들, 전쟁이 일어나는 것도 공황이 일어나는 것도 이들의 수익을 위한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꽤나 충격이었다.

이렇게 로스차일드 가문에 대해서 상세하게 서술하면서 동시에 각국의 화폐발전사를 같이 전개해나가고 있다. 이어 미국 대통령이 왜 그렇게 많이 죽어나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금융재벌의 음모와 묶어서 설명하는 것이 꽤나 흥미진진해서 더 긴장감 있게 읽을 수 있었다. 더욱이 그들이 금본위 정책을 폐지하려는 것과 우리나라가 IMF의 관리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금모으기 운동'의 기억이 교차되면서 오싹한 느낌까지 받았다. 이렇게 여태 알 지 못했던 화폐의 진실에 대해서 말하는 '화폐전쟁'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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