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을 넘어선 CEO
캐롤 프랭크 지음, 이은주 옮김 / 아인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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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이 성공이 있다면 실패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잊어버린다. 성공의 빛이 너무도 찬란해서 눈을 가려 버리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성공은 부러운 것이다. 그 같은 성공을 이룰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해도 큰 상관은 없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실패의 경우에는 다르다. 다른 사람 같이 성공할 필요도 없고 그 같이 성공한다면 그저 좋을 일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 같이 실패한다면 그건 피할 수 있는 구덩이에 빠진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에서는 다른 사람의 성공담을 더 값지게 여긴다. 그 길을 따라가 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성공에는 여러 길이 있고 그 사람과 같은 성공을 이루기는 힘들다. 그 사람이 성공을 이룬 시점이 다르니 시간이 다르고 상황이 여러모로 다른 것이다. 하지만 실패담의 경우에는 보다 간단하다. 실패담을 듣고 그 같은 실패를 피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성공은 그저 성공하지 못할 뿐이지만 실패의 경우에는 비슷한 실패의 상황이 왔을 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파산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공의 기회를 못 잡으면 그저 실패하지 않을 뿐이지만 실패를 피하지 못하면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이 책 '성공을 넘어선 CEO'는 매우 유용하다. 현재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CEO들의 실패담을 모아둔 것이기 때문이다. 성공담처럼 휘황찬란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저런 상황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하고 그 상황에 빠지지 않을 결정적 정보를 주어서 더 좋았다.

29명의 CEO들은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실패를 보여준다. 저자 캐롤 프랭크를 시작으로 한 실패담은 먼저 현재 하고 있는 사업을 소개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리고 그들이 현재 하고 있는 사업도중 어려웠던 일이나 이미 큰 실패에 봉착해서 그만둔 사업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책의 저자이기도 한 캐롤 프랭크는 애완동물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녀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는데 한 가지 문제가 생겼다. 그녀의 사업은 주로 새에 대한 것이어서 새장을 판매하는 일이 큰 몫을 차지했다. 그것도 대형새장을 말이다.

그런데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비해서 그 물량을 제대로 댈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어떻게든 새장을 제작할 사람을 찾아서 원활하게 사업을 해나가고 싶었다. 그녀가 처음 선택한 제작자는 제대로 새장을 제작해서 보내주기는 커녕 돈만 삼켜버렸다. 그녀는 다시 한 번 제대로 제작해 줄 사람을 찾는다. 마침내 안테나를 제작하던 조지라는 사람을 찾아내는데 그는 제대로 물량을 대주었다. 캐롤 프랭크는 자신의 사업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했고 쉽게 그 사람을 믿어버린다. 조지의 기념일을 여러번 챙겨주기도 했고 정말 친구처럼 지낸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그녀는 한 가지 거대한 실수를 한다. 조지와의 친분을 믿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자신도 생각하기를 작은 물건을 하나 거래하더라도 반드시 계약서를 썼어야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그러는 도중에 새장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생겨났다. 그래서 캐롤은 조지에게 고객들의 불만에 대해서 말했다. 좀 더 신경을 써달라는 의미였는데 조지는 즉각 캐롤의 경쟁업체와 거래를 시작했다. 그것도 그녀의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던 물품을 말이다. 그녀는 그 일을 막고 싶었지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으니 막기가 어려웠고 변호사에게 찾아가 보았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여기서 그녀는 그 일에 대한 두 가지 교훈을 언급한다. 친분은 친분일 뿐 사업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니 반드시 계약서를 작성해야 하고 변호사나 다른 전문가들에게 상담해야 할 때 한 사람에게만 상담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한 사람은 한 가지 해결안을 제시해 줄 뿐이니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여러 전문가를 찾아간다면 더 많은 선택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이후로도 캐롤은 대형새장 제작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오랜 기간의 법정 소송도 있었고 자신의 사업을 지키기 위한 큰 노력이 필요했다.

만약 그녀가 이 때 이런 간단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들을 알았다면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요새 많은 기업들은 크게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요시 한다. 인생에서 큰 실패는 무엇보다 무거운 재앙일수 있다. 허나 그 경험은 귀중한 재산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 자신에게도 그렇지만 비슷한 상황을 겪을 수 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을 읽는 것은 즐겁다기보다 유용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거대한 암초를 피할 수 있는 약간의 조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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