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계적 가치>라는 책을 보다가 줄리엣 쇼어의 책에 눈이 갔다.그녀의 인터뷰 내용중 자신의 책을 잠깐 언급한 부분이 있었는데 그래서 한 번 찾아봤다.2004년에 나온<본 투 바이> 이다.행여 번역이 안돼있는 건 아닐까 했는데...국내에 출판되어 있다.

오..반가와라.번역판의 제목은 원제를 그대로 옮겨놓았다.표지 그림이 아주 귀엽네.흔히 <엔젤 산업>이라는 것이 호황업종임은 익히 알고 있다.아기가 생기고 나니 아기와 관련된소비가 부쩍 는다.

우리 아기는 예방접종을 하지 않는다.그런데 처음에 두번은 반신반의하는 상태여서 그냥 남들처럼 했다.어떤 주사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데..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그랬다.

"주사가 두 개가 있어요.뭐 효능은 별 차이가 없는건데..하나는 3만원 하나는 7만원짜리에요....진짜 효능은 별 차이 없는데..뭐 조금 있다면 부작용에서 조금 덜 하다는 것 정도.그것도 몇 만분의 1정도 차이에요..어떤걸 맞히실래요? "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왜냐?...이미 이 이야기를 동료에게 들었기 때문이다.같은 병원이 아니었음에도 정말 토씨하나 다르지 않고 똑같이 이야기했다.나는 의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속으로 "오..요고보게...웃기네..그래 다음은 부작용에서 약간 차이있다고 할꺼지..그것도 몇 만분의 1..그리고 결국 선택은 부모님이 하는거라고 할거지....."  의사는 정말 그렇게 말했다.^^

이걸 알고 있음에도 나는 비싼걸 맞혔다.4만원이 아깝지만 아이에게 4만원 아끼려는게 왠지 미안해서였다.그리고 행여......의사의 마케팅은 이 두가지를 정확히 노리고 있다.부모의 자식에 대한 애정과 부모의 공포심...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만..이 책에서 줄리엣 쇼어는 아이들을 영리화하는 것.그리고 아이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의 성장,그 결과 아이들이 성장하며 소비주의문화에 물들어가는 것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여기에 TV보기는 큰 역할을 한다.아이들의 소비를 독려하는데 TV광고만한게 없을테니.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아이의 두뇌발달,정서발달,신체발달에 신경을 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좋은 것도 먹이고 좋은 것도 읽히고....그러나 또 중요한 것이 아이가 어떤 문화에 탐닉하는 가를 관찰하는 것이다.그것이 나쁘다면 그렇게 하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도 당연히 부모의 일이다.어려서 소비문화에 쉽게 노출된 아이들은 어른이 되도 별반 다르지 않다.상품의 소유를 중심으로 가치관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분명 경제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 유아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도...또 소비문화의 문제점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에게도 도움이 될 듯 하다.

내가 먼저 읽어보고 나서 ...좋으면 더 추천해야지.일단 이 책이 있어서 다행이다.

>>> 쥴리엣 쇼어를 알게된 책은 요즘 보고 있는 이 책이다.

쥴리엣 쇼어는 보스턴 단과대학 사회학 교수이다.<과로하는 미국인>이란 책에서 미국의 노동시간이 2차대전이후 가장 길어졌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어 미국 사회를 술렁이게 했다.이 책의 원제는 <글로벌 밸류 101> 세계의 지식인 16인과 하버드생의 대화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하버드 종교학자 브라이언 파머가 그의 수업시간에 초대한 학자들과 학생들의 질의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참여자는 노엄 촘스키,하워드 진,하비콕스,로버트 라이시,그리고 줄리엣 쇼어 등이다.....책은 쉽게 읽히고..질문들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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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멋진 프랑스어다..한국 사회가 타인와 다른 생각에 대해 불관용적인것은 일정 정도 사실이다.토론의 문화보다는 지시의 문화가 주도적이기 때문이다.우리 역사를 돌려봐도 우리의 '아비투스' 속에 이런 소인은 다분하다.식민주의,한국전쟁,군사정권,광주살해 정권.. 폭력적 사회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런 공론의 장은 '빨갱이'들이 나 하는 짓이다.어르신들의 우스갯 소리 그러나 또 의식을 규정하고 있는 말 중에 이런게 있다. "말 많으면 빨갱이" 결국 사회의 다양한 의견이 정치적 이유로 의해 배제되었다.

시대가 바뀌고 형식적 민주화라도 어느정도 이루어졌다.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무수한 담론과 토론을 양산하는 공간이 되었다.한켠에서는 한국내에 군사쿠데타가 이루어지기 힘든 이유 중에 하나로 전국적인 인터넷 망을 들기도 한다.비록 사이버 공간이지만 정보와 담론의 자유로운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토론이 이루어지다보면 여러가지 주장이 난무한다.토론이 무언가 중도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면 토론은 토론으로 남는 경우가 많다.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경우를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 만은 없다.토론의 결과가 서로를 이해하고 일정정도 뜻을 꺽어 중도를 찾으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조잡한 수준의 '합리적 토론'에 대한 강박이다.

토론이든 논쟁이든 싸움이든 양보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 법이다.그런데 '똘레랑스'를 왜곡이해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똘레랑스'를 요구한다.'서로 다르지만 우리는 어차피 한표니까 서로 똑깥이 이해해야된다'는 식이다. 불행하게도 이건 '똘레랑스' 긍정적 의미를 왜곡하는 짓이다.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 이것이 '강자의 똘레랑스'인가 '약자의 똘레랑스'인가 하는 점이다.강자의 똘레랑스는 기본적으로 자신들이 구축해 놓은 틀을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또는 건드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똘레랑스'를 말한다.거칠게 말하면 '나의 기득권은 기득권이고 너의 빈곤은 너의 빈곤이다.똘레랑스하자...'이런 논리다.'똘레랑스'를 프랑스 강아지 이름으로 바꾸어 놓는 처사다.

'똘레랑스'가 거부하는 유일한 것은 '똘레랑스'를 구현할 수 없게 만드는 폭력적 상황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대충 '관용을 허용하지 않는 사회'에는 '똘레랑스'도 '똘레랑스'할 수 없다는 뜻인 듯 하다.결국 '앙똘레랑스'라는 무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똘레랑스'는 종이호랑이요 논리적 무지랭이다.

내가 '앙똘레랑스' 하는 것은 한 두개가 아니다.내 인품이 부족해서 모든 것을 포용하지 못하는 것일게다.그렇지만 '모른척' 을 위한 '자기변명'을  너그럽게 감싸안아주는 자기만족적 인품이라면 그다지 추구하고 싶지는 않다.내가 '앙똘레랑스'하는 것 중 대표적인 것은 '사회진화론'이다.요즘은 우리사회에 메스를 대는 글쟁이들이 이에 대한 문제를 많이 지적해서 어느정도 공감을 얻는 분위기다.그런데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고만고만한 고등학생들에게는 이게 영 이해가 가지 않는 상황이었다.(그리고 현재 내 주변 동료들도 이걸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의 '사회진화론'에 대한 의문의 예는 한일관계 때문이었다. 위안부 관련된 기사가 가끔식 나오고 있던 시절로 기억한다.그런데 그 때 들리던 이야기중에 "아..나쁜 일본새끼들....우리가 힘이 세서 쪽발이 기집애들을 전부 먹어버려야 하는데 "....  나는 갑자기 궁금했졌다.. "만약 그러면 일본이나 한국이나 똑같은 거 아닌가?...우리가 그러는건 괜찮고 일본애들이 그러면 나쁜건가? 한국사람들이 일본을 욕하는 것이 다른 나라를 식민지로 삼는게 나쁘다는 뜻에서 그런건가 아니면 우리가 식민지가 되어서 즉 우리가 가해자가 되지 못해서 그런건가?...만약 우리가 일본을 점령하고 총독부만들고 그랬으면 일본처럼 하지 않았을까? "(이건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대게 애들 답은 그랬다. ... 우리는 일본처럼 하진 않았겠지..과연그랬을까?)

나중에 알았다.그게 '사회진화론'이다.

사회진화론은 '강자 독식'시스템이다.어차피 인간은 능력이 제각각 이고 그에 따라 잘난 놈이 잘 먹고 못난놈 부리는 건 당연하다.이걸 사회로 확대한게 '사회진화론'이다. 이 논리를 대입하면 일본의 한국식민지 지배는 윤리적으로도 논리적으로도 전혀 문제될게 없다.(늘 논리를 앞세우기전에 논리의 지향에 대해 고민해보라는게 그래서다.) 개화기 선각자들은 거의 대게가 사회진화론에 바탕을 둔 '부국강병론'자 였다.또한 제국주의 침력도 '사회진화론'의 내피를 입고 있었다.당시의 시대적 한계가 그랬다고 치자...박노자처럼 그때 그렇지않았으면..하는 것은 이미 때늦은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개화기로부터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도 우리 사회는 '사회진화론'의 망령이 주인노릇을 하고 잇다는 것이다.이게 현실 정치의 구동방식과도 유관하고 또 인류의 작동방식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결코 사라지진 않을 것이다.그러나 그게 전부인가? 세상은 힘없는 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굴러왔다.그들의 목소리는 늘 들리진 않지만 조금씩 사회를 움직여왔다.내가 지난 주 토요일날 쉬게 된 것도 다 그때문이다.내가 일주일에 60시간씩 일하지 않고 법적으로 40시간 일할 수 있게 된 것도 다 그때문이다.찾아보면 우리 주위에 작은 목소리와 분노가 바꾸어 놓은게 얼마나 많은지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땅 밑에는 새싹이 꿈틀 꿈틀 거리고 있다.눈에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누구나 다 안다.봄이 되면 새싹이 돋아나서 세상을 연둣빛으로 만든다는 것을....

'못난 놈들의 징징거림'이라는 풀 뜯어 먹는 소리를 한다는 것은 온힘을 다해 올라온 새싹들에게도 미안하다.지금 내 주변이나 또는 내가 모르고 있는 어떤 곳에서도 새싹들은 움직인다.나는 그 '징징거림'을 못남과 부덕의 소치로 몰아가지 않겠다.나는 오히려 그 '징징거림'에 확성기를 대주고 싶다.나는 '앙똘레랑스'한다.

당신은 이 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의 풍요를 보장해주는 불평등한 대우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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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14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거리를 던져주어 감사합니다. 아직 이렇다 저렇다 말은 못하겠고, 의미깊은 거리를 주셨습니다. 복거일의 논변을 중심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복거일의 사회적 목소리는 사회진화론에 기반을 두고 있는거 같으니까요.

드팀전 2007-02-1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나요// 님께 드리는 말씀은 아니었는데..어쨋거나 님의 고민에 대한 제 나름대로의 정리정도인가 봅니다......
 

 
  창 밖으로는 비가 오네요.

 비오는 날은 향을 피우지 않는데

오늘은 가루향을 좀 피웠습니다.

며칠 전 낮에 본 매화가 생각이 납니다

 아파트 정원에 핀 매화.......

 알싸한 향기가 봄을 재촉합니다.


 


 매화가 하늘에서 봄소식을 수신받고

있나 봅니다.

 

비가 지나가고 나면 잠을 자고 일어난 듯

봄이 눈 앞에 서 있으면 좋을텐데..

 

 


 빗소리를 들으며 잠든 우리 아기 예찬이

매일 밤마다 힘들어 합니다.

가끔은 전쟁 같은 밤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아가를 힘들게 하는

그 녀석들이 봄 바람을 맞고

얼음 녹 듯 사라졌으면.. 새 봄이 기다려집니다.

 <사진 제공 : 무섭지만 사랑스러운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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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2-13 2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 붕어빵이닷!
아기때 너무 심하게 앓아서 몸의 성장에 이상이 있을 정도는 안되겠지만...
조그만 병들은 겪는 것이 면역도 생기고 좋다고 합니다.
뭐, 기운을 보니 자잘한 병에 몸이 상할 정도의 아이는 아닌 듯...

발끝 세포 하나를 떼서 보면 그 아이가 몇 세때 어떤 병을 얻고 몇 세때는 어떤 병을 얻고 수명은 얼마정도 된다는 것을 알 정도로 생명공학도 발달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 자잘한 병이 아이의 몸의 면역체계 형성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저도 뭐 당시엔 새벽에 40도가 넘는 불덩이 애를 안고 응급실을 몇 번 들락거렸습니다만... 애가 열이날땐 좌약만큼 확실한 것이 없습니다.(다만 이때 수분 공급은 챙겨야 합니다. 탈수현상은 아닌지...그래서 쉽게는 손을 좀 따기도 했습니다.)

근데 붕어빵은 맞는데 어째 아빠보다는 순해보입니다. ㅎㅎ

바람돌이 2007-02-1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매화가 피었던가요? 제가 있는 곳의 매화도 양지바른 곳이라 참 빨리 피는 편이었는데도 아직이더만.... 오늘 비가 내리고 나면 필려나요?
아기 이름이 예찬이인가요? 클리오님 아기 이름이랑 똑같네요. 저맘때부터 정말 본격적으로 예뻐지던데.... 아기 어릴때 아픈 것 때문에 힘든 거 말도 못하죠. 자라느라 그런것이라 저도 힘들어서 그러려니 해야지요. 저는 작년쯤에 들어서야 조금 병원출입이 드물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드팀전 2007-02-14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팽이님>저희도 그렇게 생각합니다.자생적인 면역을 중요시 여기지요.^^ 저희는 예방접종도 하지 않는 답니다.저희 집 아기는 아토피 ㅜㅜ 1-2년 예상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게라도 되어 준다면 고맙구.저 사진은 그나마 피부가 좀 괜찮아보이는 사진입니다.피부가 많이 일어난 사진은 ..아이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
바람구두님>붕어빵 이야기는 자주 듣습니다....약간 염장성이 있었다면 죄송.^^
바람돌이님>그래요.매화가 아주 예쁘더라구요.오늘은 교육감 선거...투표율이 10%정도 넘지 않을까싶네요. 저희 아기는 아직 병원에 간 적이 없습니다.심한 상황이 아니면 감기정도는 스스로 낫게 하려는 주의인데요...아무래도 부모들이 힘들다고 하데요.와이프의 인터넷 모임이 그런거에요.^^ ..저도 물론 거기 회원이구.^^

mong 2007-02-1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구여워요~
붕어빵 이야기 자주 들으신다면 드팀전님이 저리 구여우시군요 -_-
남녘에는 벌써 매화가 피었군요. 서울은 오늘 바람도 매섭고 쌀쌀하네요

클리오 2007-02-1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마. 붕어빵이라니 드팀전 님의 얼굴을 상상하면서... ㅋ 감기를 스스로 낫게 한다니, 대단하세요. 그런 마음을 먹다가도 아이가 밤에 한 시간마다 깨는 날이 계속되면 부모도 힘들고 애도 힘들어서 결국 잠이라도 푹 재우려고 병원가게 되던데... 겨울내내 감기여요... 면역이 좀더 생기는 시기까진 어쩔 수 없다구하니.. 그래도 저렇게 키우면 무지 튼튼하겠어요... 저도 새봄에는 이쁜 아가 괴롭히는 아토피가 멀리 물러나길 한번 빌어봅니다...

드팀전 2007-02-14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음..제 생각에는 제가 더 귀여웠던 듯...
클리오님>저희 아기는 감기 사흘 정도 앓은 적은 있는데 그외에는 아직...문제는 아토피죠..^^ 유전의 영향이 크다는데...아무래도 제가.ㅜㅜ

kimji 2007-02-15 0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화는 곱고 예찬이는 씩씩하니, 봄이 두렵지 않으시겠습니다! 씩씩예찬, 좋아요.
(예찬아, 어서 나아라! )
 

경향신문 <책읽기 365>에 실린 옥타비오 파스의 산문집이다.문정희 시인의 폼뿌가 대단하다.

이 책이 시론집이어서 한번 멈칫하지만 계속 눈길이 간다. 

 

책읽기 365]옥타비오 파스 ‘활과 리라’

입력: 2007년 02월 11일 18:31:21
 
‘활과 리라’

옥타비오 파스의 산문집 ‘활과 리라’(솔)는 눈부신 문학의 피라미드이다. 그가 노벨상에 빛나는 시인이고, 이 작품이 20세기 스페인어로 쓰인 가장 위대한 산문이라서가 아니다. 이 책은 인간과 시에 깊이 천착한 한 거장의 사색의 절정으로 인간의 존재를 깊이 느낄 수 있다.

“시는 앎이고 구원이고 힘이고 포기이다. 시의 기능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며 시적 행위는 본래 혁명적인 것이지만 정신의 수련으로서 해방의 방법이기도 하다. 시는 이 세계를 드러내면서 다른 세계를 창조한다. 시는 선택받은 자들의 빵이자 저주받은 양식이다.”

어디를 펼쳐도 가슴을 치는 문구들이 튀어나온다. 어떤 책을 읽으면서도 이만큼 감동과 부러움과 질투에 사로잡히지는 않았다. 아니 질투라기보다 무력감과 자괴감이다. 이 책을 보며 비로소 한국문학이 가야 할 길이 얼마나 먼지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와 동시대를 살았던 시인이다. 그가 내리친 도끼로 정수리를 얻어맞으며 나는 내내 행복했음을 고백한다. 언어를 사용하는 인간으로 태어나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너무도 행복한 일이다.

나는 그가 살던 멕시코를 세 번 방문했고, 그때마다 아즈텍과 태양의 돌이 나의 피 속에서도 분출하는 착각을 느꼈다. 그는 우리에게 문학을 말한 것이 아니다. 시대와, 인생의 본질을, 생명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스페인어를 살과 뼈로 녹여 빼어난 한국어로 되돌려놓은 두 역자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문정희 시인·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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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7-02-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진짜 명문이라고 하고, 후배가 꼭 읽어보라고 선물해줬는데... 쌓여만가는 책들.. 압박이네요. 퍼갑니다. 이번기회에 꼭 읽어봐야겠군요!

드팀전 2007-02-12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뽐뿌의 사전적 의미가 그렇습니까? ...제가 쓰는 의미랑은 다르네요.^^
제가 쓰는 뽐뿌는 '소비를 조장하는 또는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뭐 이런 뜻입니다.제가 단어의 사회적 의미를 무시한건가요? 뭐 무시해도 별 상관없구.내가 가진 사전에는 뽐뿌라는 말 자체가 안나오니까^^....하여간 구두님 말씀은 대단히..아주 대단히 훌륭하다는 뜻이지요.뽐뿌의 강화입니다.
 

도올 김용옥 “盧정권 5년 역사적으로 의미”
입력: 2007년 01월 31일 18:25:48
 
도올 김용옥 교수(세명대 석좌교수·59)가 참여정부에 대해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5년”이었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31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EBS ‘영어로 읽은 요한복음’ 강좌 설명회에서 “노대통령이 인기가 없다고 해서 우리 시대를 잘못 리드한 대통령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노정권 5년을 너무 각박하게 평가하지 말자”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우리 역사는 5년간 분명히 진보했다”며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의 권위가 많이 떨어져야 할 필요가 있었는데, 노정권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한국 기독교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동안 ‘마귀’ 소리를 많이 들어 더 이상 교회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도 “교회는 조직력에 의존할 게 아니라 매주 일요일마다 감동적인 설교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하려면 목사들이 끊임없이 공부하고 좋은 신학서들을 출판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교회가 건물만 짓는다”고 비판하면서 “기독교가 생명력을 가지려면 본래의 사명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일부터 EBS의 어학사이트(www.ebslang.co.kr)를 통해 요한복음을 소재로 영어강의를 펼치는 김교수는 “내가 우리나라에서 영어실력이 나보다 낫다고 인정하는 사람은 김우창 교수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장 5형식과 단어공부, 원서독해’가 영어 실력의 비결이라고 밝힌 김교수는 “김우창 교수는 깊이 있는 독해지식이 누구보다 풍부한 분이고, 반기문 총장도 시골에서 혼자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라며 최근의 회화중심 영어공부를 비판하기도 했다.

또 김교수는 스스로를 “이 시대 마지막 골동품”이라고 표현하며 “나는 히랍어 원전과 개역한글판(1952년판), RSV(Revised Standard Version) 성경 등 3권을 두고 ‘근본적인 성서주의에 입각해 요한복음을 해석했다”며 “일생을 걸고 학문적으로 상당히 중후한 작업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

어제 조선일보의 한 논설위원은 아주 빠른 시기에 우리나라를 '우향우' 할 수 있게 해준것이 노무현의 선물이라고 했다.국민들은 이제 진보니 개혁이니 하는 것에 속지 않는다는 취지였다....좌파정권(노무현이 왜 좌파인지는 아직도 의문이다.)이 중산층을 무너뜨리고 결국 빈부격차를 벌렸다.늘어난 빈민층은 좌파의 선동에 더욱 동조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그 분의 주장은 이런 식으로 전개되었다...솔직히 뒤통소라도 한대 때려주고 싶었다.빠악...소리가 날 정도로.나도 노무현을 썩 좋아라 하진 않지만 말은 좀 되게 이야기를 해야지 하여간 이 내용이 궁금하신분은 조금 귀찮더라도..어제 칼럼 보시면 된다.옮기러 조선일보 들어가기도 귀찮아서...양해해주시길.

김용옥의 기사 중에 재일 귀여운(?) 부분은 자기가 우리나라에서 영어를 두번째로 잘한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귀엽지 않은가? ...첫째 자리는 김우창 교수에게 양보했다.^^  자신감과 자만심 사이의 귀여움이다.산전수전 다 겪은 기자출신이며 요즘 파업중인 잡지의 전 편집국장인 어떤 소설가에게도 나는 가끔 그런 느낌을 받는다.그의 장점은 세상에 겪을 것 다 겪어 봤다는 현장의 자신감이다.또 젊은 시절 부터 날렸던 뛰어난 문재와 이것 저것에 얾매이지 않는 바람같은 자유주의....그를 시원시원하게 만든다.(한쪽에서는 '마초'라는 별명도 얻었다.) ....'협객'같지 않은가.나름대로 좋아하는 분들은 '문단의 협객'으로 대접하는 것 같다.나는 언론사의 편집국장이 조직내에서 얼마나 막강한 권위를 가지고 있는지 알고 있다.도제식으로 교육받는 한국 언론조직에서 그는 가장 윗대가리에 있는 파워다. 애써 써온 기사 원고를 보는 앞에서 박박 찢고도 당당하게 '니 글이 글이냐? 초등학교만 나와도 이 정도 한다.그냥 사표내고 동네 슈퍼나 해라.이 @@이야.이딴 걸 기사라고.." 이것보다 100배정도 심한 말을 해도 밑에있는 애들은 크게 게기지 못한다...특히 김훈같은 실력좋은 대기자가 호통을 치는데 뭐라고 할것인가? "그런 얼마나 잘쓰는지 한번 보여주시요" 라고 할까? 실제 써보면 김훈이 나을 테니 안 붙는게 낫고...이도 저도 할 것 없이 고개 팍 숙이고 술잔이나 기울여야겠지.그럼 김훈 국장은 '마..다 그런거야.그러면서 크는거야.우리때는..'이러면서 또 살짝 위로해준다.

내가 꾸민 거지만  거의 이랬을거다. 이걸 인간적인 걸로 볼 수도 있고 저런 상황이 싫을 수도 있다.어쨋거나 난 그의 협객기질을 보면서 드라마 <야인시대>에 나오는 '김두한'이 생각났다.김두한도 시원시원하지 않던가.국회에 분뇨도 던지고..세상에 두려울 것 없이 자유분방하게 살고... 그런 모습이 드라마 시청자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김훈의 시원함과 김두한의 시원함에는 어떤 상관 관계가 있을까? 깡패와 문학인을 비교했다고 명예훼손되지는 않겠지.무언가 모르게 김훈의 권위와 김두한의 권위는 비슷한데가 있고 그 시원함에도 비슷한 구석이 있다.그리고 시원함에 가려진 '생각의 토대'에 대해서는  막힘없는 자신감에 가려쉽게 가려진다는 것도 유사하다.어쨋거나 다 내 취향은 아니다.난 비권위적인 사람들이 좋다.나랑 즐겁게 놀 수 있었던 내 과거 직장 상사이자 지금은 형님인 그 분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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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02-01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대단해요. 이 사람. 정말 언제나 열정에 가득찬 삶이 존경스럽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람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지만,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어요.

드팀전 2007-02-01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너지가 많은 사람이에요.부럽지요.나같으면 피곤해서 못할텐데...
한대수 아저씨하고 공연음반도 냈었지요.

글샘 2007-02-0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텔레비전을 거의 보지 않지만, 온라인으로 해서 다행입니다. 돌선생, 얼굴 보는 거 별로 유쾌하지 않거든요. 잘난체는... 뭐라도 한 우물 죽자고 팠으면 좋겠어요. 일년 다니다 때려치운 주제에, 무슨 신학대학 수석 입학 운운은... 재수없어!

달팽이 2007-02-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저도 그리 생각합니다.
어찌보면 독선과 자만심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듯한 통쾌함도 있지요..
드팀전님 말대로 나하고는 스탈이 다르지만 그래도 좋게는 봐줄수 있을 듯...

게으름뱅이_톰 2007-02-02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분이세요, 하여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