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에는 애들엄마가 운전을 해서 대구에 내려가 벌초를 하고 왔다. 부모님과 우리 네식구가 오랜만에 같이 여행(?)을 다녀왔다. 그런데...

상황1

아버지 :  고령 지내(지나) 가서 대구 할머니 산소부터 들러야겠다.

애들엄마 : 진해도 가나요?

 

상황2

아버지 : 이렇게 가니까 생각보다 어북(제법) 머네..

애들엄마 : 어묵이요?

 

아버지는 대구가 고향이시고 집사람은 순천이 고향이다. 그러다보니 평상시에 의사소통이 잘되더라도 한번씩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 텔레비젼이 보급되고 드라마 등의 매체를 통해 점점 사투리가 사라지지만 <황산벌> 영화에서만 사투리를 듣지 말고 생활 속에서 느끼고 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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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09-10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집안에서 사투리를 쓰시는 분이 없어서 독해에 어려움이 없는데..
사무실 직원 중에 제주도 출신이 있습니다. 평상시는 표준말 쓰다가도
핸드폰으로 전화만 오면 밖에 나가서 받더라구요..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사투리가 심해서 그런다더군요..우연히 담배피러 나가다가 그 여직원 전화통화 하는 소리를 들었는데...아 우리나라 말이 아닌 줄 알았습니다.

antitheme 2007-09-11 19:37   좋아요 0 | URL
대구가서 집안 어른들 말씀하시는 걸 들으면 애들엄마는 싸우시는 걸로 오해할 수도 있다더군요.

비로그인 2007-09-11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왠지 웃기다~

antitheme 2007-09-11 19:37   좋아요 0 | URL
우습다뇨...(버럭)
 
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나카노네 고만물상은 특별한 곳이다. 값나가는 골동품을 취급하는 곳도 아니고 이사가는 집이나 주인이 세상을 떠나 더 이상 찾는이가 없는 물건이나 잡동사니를 취급한다. 벼룩시장도 아닌 것이 그렇다고 체계를 잘 갖춘 기업의 형태도 아니다. 원주인에게서 버림받아서 잠시 머물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주인을 만나 다시 떠나는 중간 정류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나카노네 고만물상에 있는 이들도 평범하지는 않다. 주인 나카노씨는 가게의 운영에는 별관심이 없어 보이는 50대 초반이다. 세번의 결혼을 했다고 하지만 가족들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 정도에 은행을 핑게로 새로운 사랑에 빠져 있다. 물품의 수령과 운송을 담당하는 다케오는 '생명의 위협'으로 학교를 관두고 가게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내보이지 않고 묵묵히 일만해서 속으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이책의 화자 히토미는 가족을 떠나 살고 있고 다케오에게 연정을 느끼고 있다. 나카노씨의 누나 마사요씨도 혼자서 화려하게 인형공예 등으로 살아가지만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있다.

나카노씨네 고만물상이 한번쯤 주인에게서 버림 받고 새로이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기다리 듯이 나카노네 고만물상에서 일하는 이들도 누군가 자신을 사랑해 줄 사람들을 찾고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가족들과는 단절된 체 외로움을 품고 사는 군상들이다. 그 외로음을 사랑으로 채워보려 하지만 그조차도 쉽지가 않고 오히려 자신을 아프게 한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도 다들 하나씩의 아픔을 안고 들러 뭔가 자신을 위로해 줄 것을 찾는 모습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도 어쩌면 홀로 떨어져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고 자신을 사랑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비록 온전한 주인을 찾기 전에는 누구도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중고품일지라도, 한번 세탁하면 길이가 짧아져 버리는 원피스처럼 헛점과 약점이 있더라도 자신을 선택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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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07-09-12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이 책 리뷰를 쓰고 싶었는데, 그러지 않겠어요. 안티님이 이렇게 다 써주셨으니까요. 저는 그냥 추천으로 묻어가요.

antitheme 2007-09-13 08:10   좋아요 0 | URL
오랜만에 들르셔서 칭찬에 추천까지 감사합니다
 

아하 누가 그렇게

아하 누가 푸른 하늘 보여주면 좋겠네
아하 누가 은하수도 보여주면 좋겠네
구름 속에 가리운 듯 애당초 없는 듯
아하 누가 그렇게 보여주면 좋겠네

아하 누가 나의 손을 잡아주면 좋겠네
아하 내가 너의 손을 잡아주면 좋겠네
높이 높이 두터운 벽 가로놓여 있으니
아하 누가 그렇게 잡았으면 좋겠네

아하 내가 저 들판의 풀잎이면 좋겠네
아하 내가 시냇가의 돌멩이면 좋겠네
하늘 아래 저 들판에 부는 바람 속에
아하 내가 그렇게 되었으면 좋겠네

나더러 김민기의 노래 중 최고를 꼽으라면 난 이노래를 꼽는다. 개인적으로 70년대 우리 가요 중 김민기의 <아하 누가 그렇게>와 한대수의 <바람과 나>만큼 생각꺼리를 많이 던져주는 노래는 없는 것 같다.

요즘 장자와 관련된 책을 읽는데 他者의 인식이나 초월적인 절대자를 반대하고 타자에 동화되고 상대와 같이 인식함으로써 앎의 폭을 넓혀 나가는 것이 이노래의 가사와 묘하게 어울리는 듯 하다.

난 철학을 잘모르고 장자는 더더욱 모르는 사람이지만 우화든 형이상학적이고 심오한 화두의 형식이든 철학은 삶이 녹아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 20대 초반이었을 청년 김민기에게서 이런 곡이 만들어졌다니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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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9-04 0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삼 김민기노래가 듣고싶어 졌어요.
어루어 달래듯 조용히 타이르는듯 부르는노래들..
요즘엔 정말 이런 가수가 없어요..

antitheme 2007-09-04 22:21   좋아요 0 | URL
잔잔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저음이 김민기의 매력이죠.

비로그인 2007-09-04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제가 찾아서 올려볼까봐요 김민기 노래.
안티테마님을 위해서요 :)

antitheme 2007-09-04 22:22   좋아요 0 | URL
그래주시면 저야 감사하죠. 집에 어디 LP가 있었는데 찾아봐야겠네요.

2007-09-10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10 2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책 한권은 들고 읽는 호사를 부리고 싶은데 어떻게 될지...

지금 읽고 있는 책들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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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2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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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29일에 저장
구판절판
추사 1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9,500원 → 8,550원(10%할인) / 마일리지 470원(5% 적립)
2007년 09월 27일에 저장
구판절판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
이덕일.김병기.박찬규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7년 8월
16,500원 → 14,850원(10%할인) / 마일리지 82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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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헤 2
미카 왈타리 지음, 이순희 옮김 / 동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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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월 24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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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 서정윤의 홀로서기 그 이후
서정윤 엮음, 신철균 사진 / 이가서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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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를 먹으며 굳어진 독서 습관 중 하나가 시를 멀리하게 된 거다. 학교 다닐 때만해도 고등학교 다닐 때는 윤동주, 한하운, 도종환, 서정윤의 시를 읽었고 대학을 다니면서는 김남주, 박노해, 고은, 기형도 등의 시를 자주 접할 기회가 있었지만 요즘 들어서는 정말 의식하지 않으면 시를 읽을 기회가 없다.

<서정윤의 홀로서기 그 이후>라는 부제가 붙었지만 10대 문학소년 시절 <홀로서기>의 유행병 속에 나도 머물렀지만 내 시선을 끈 것은 어린 동생을 무등 태우고 활짝 웃고 있는 형의 모습이 담긴 흑백사진의 표지였다.

시인 서정윤이 읽으며 감탄하고 자신을 노력하게 만들었던 김남조, 강은교, 안도현, 정호승, 나희덕 등 시를 멀리해도 우리 문학에 조금만 관심이 있으면 이름들은 접해봤을 시인들의 시들을 소개하고 해설을 덭붙인 글들을 보며 시인들이 노래하고 아파한 사랑과 외로움이 주는 아픔과 기쁨들보다 중간중간 어디서 구했는지 궁금한 흑백사진들에서 느껴지는 어려웠던 시절의 곤궁함이 더 따뜻하고 애틋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견딜 수 없는 사랑이란 없을 것이다.

사랑에 빠진 그 순간만큼은 사랑 때문에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을만큼

가슴이 벅차 오르고 견딘다 만다 하는 생각조차 들지 않는다.

견딘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은 이미 사랑이 나를 떠났거나

오래된 관성으로 내 가슴이 무디어졌기 때문일 것이다.

사랑은 항상 견디기 힘든 열정이나 가슴 아픈 상처와 함께 하는 것이 아닐까?

<알라딘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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