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건 여행을 가면 항상 그곳의 대표적인 음식을 먹거나 유명한 박물관이나 미술관은 꼭 들러보려 한다. 음식을 가리는 편이라 아무리 유명하고 남들이 맛있다는 음식이라도 내취향이 아니면 거들떠 보지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종류라면 남들이 뭐 그런 것 먹으려고 고생하냐는 소릴 듣더라도 꼭 챙겨먹어보려고 한다.

지금 있는 곳에 유명한 음식들을 소개받고 빼먹지 않고 찾아봤다.

서해안에 있는 서산의 대표적인 음식이 간장게장이다. 네이버에서 서산맛집을 찾으면 꼭 소개가 되는 음식이다. 봄에 잡은 실한 꽃게를 재료로 만든 간장게장. 그중에도 이곳에서 유명하다는 삼O식당의 간장게장은 여지껏 먹던 것과 또 달랐다. 

간장게장이 그닥 짜지도 않고 싱싱하고 실한 게살이 일품이다. 의외인건 다른데선 그릇에 간장이 찰랑이고 거기 꽃게가 담겨져 나오는데 여긴 간장이 안보인다. 아니 조그마한 종지에 담겨져 김에 싸먹을 때만 찍어먹는 용도고 게살에 간장이 잘 베어 있다.

가격이 비싼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1Kg 포장해서 집에 가져갔더니 다들 좋아한다.

두번째 역시 바닷가 동네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 해물라면이다. 이곳에 예전에 출장왔던 후배가 꼭 먹어봐야 할 음식이라고 해서 찾아간 해안에 있는 가리비집에서 끓여주는 해물라면. 1인분에 7천원이니 어지간한 강남 중식당의 짬뽕 가격인데 냄비에 담겨진 전복, 꽃게, 새우, 조개로 어우러진 국물이 진국이다. 거기에 취향에 따라 추가금액을 내고 낙지 한마리 푸욱 담궈 요리된 라면은 전날 회식을 하고 났을 때 해장으로 딱이다.

2달 사이에 벌써 4번정도 다녀왔는데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하기 못하는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별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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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때문에 주말에만 집에 가는 생활도 두달이 다 돼 간다. 집을 떠나, 사무실을 떠나 지방 프로젝트로 나오니 시간적으로 조금 여유가 누리는 경우가 생긴다. 덕분에 그동안 책장에서 묵혀뒀던 책도 읽게되고 그동안 잊고 지내던 친구들과도 연락을 할 기회를 만든다.

물론 지금 읽고 있는 알랭 드 보통의 책제목처럼 이번 프로젝트의 일정과 성패에 대한 <불안>도 함께 한다.

처음 내려 온 9월초만 해도 여름날씨였는데 가을비 한번에 날씨가 엄청 차다. 금방 겨울이 올 것 같아 이번 주말에 집에 가게 되면 두툼한 외투도 챙겨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2달 가까이 객지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 다섯달이나 남았다. 하나의 계절을 보내고 봄이 와야 이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고 돌아갈 수 있다.

여긴 서울보다 꽤 남쪽인데도 추위는 오히려 더하다. 바다 가까이라 그런지 습기도 높고 겨울엔 눈도 많이 온다는데...

장기 프로젝트 때문에 원룸을 구해 생활하는데 궁색맞지 않게 살려면 이것저것 잘 챙기고 생활에 필요한 것들도 미리 챙겨둬야 한다. 내가 묵고 있는 숙소는 갖 지은 새집이라 새집 냄새가 강했는데 방향제 대신 공장에 떨어져 있는 모과를 가져와 두니 향이 좋다. 여기 계신 분들 얘기론 원체 농약을 쳐서 먹지는 못하지만 차나 방에 두면 좋다더니 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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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극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본 <맨발의 꿈>, 그리고 어제 DVD로 본 <타이타닉>. 

UN이 후원하고 동티모르의 대통령까지 특별출연한 계몽성(?) 영화와 얼마전 월드컵 경기 중 관중석에서 잠시 보였던 디카프리오의 모습을 보며 그도 세월을 비껴갈 순 없구나 하고 생각케 했지만 당대 최고의 배우와 스케일로 흥행의 새로운 기원을 이룬 영화를 보며 많이 다른 가운데서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두영화가 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란 점도 있지만 오랜 식민지 역사의 상처 속에서 또 다시 내전과 가난으로 인해 맨발로 공을 차는 아이들을 통해 가난하면 꿈도 가난해야 한다고 강요받는 동티모르를 비롯한 세상의 아이들, 난파 당한 상황에서도 특실의 손님들이 모두 구명정을 타고난 후에야 자신들의 순서가 돌아온다고 기다리는 2등실 손님들의 모습에서 예전이나 지금이나 세계 어느 곳에서도 경제적인 차이가 사람의 인격까지도 재는 척도로 사용되어지는 모습에서 씁쓸함이 가시지 않았다. 

전세계가 한달여동안 월드컵의 열기에 휩싸여 있고, 그시기에 맞춰 축구를 통해 평화를 기원하고 아이들에게 한계가 없는 희망과 꿈을 심어준 영화를 보며 이러한 일들이 보는 이에게 감동만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그런 세상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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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7-11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전 오랜만이시라는^^ <맨발의 꿈>은 꼭 보고 싶은 영화 중 하나에요.
그나저나 어떻게 지내셨나요?

antitheme 2010-07-12 0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 이렇게 반겨주시니 감사합니다.
그동안의 이야기는 차차 정리해서 서재에 남기겠습니다.
 

어제 종은이네 축구 클럽이 강원도 동해시에서 열린 리틀K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을 했습니다.
제가 출장중이라 응원을 못 가고 애들엄마랑 문자로 진행경과를 연락 받았는데 아래는 강원도민일보에 실린 기사중 일부입니다. 선수 명단에 종은이 이름도 있습니다.
종은이는 사진 아랫줄 맨 왼쪽에 있습니다.


 
 
▲ 제14회 리틀K리그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왕중왕전 U-9 부문에서 우승한 수원NCC팀. 동해/이재용
2007년 창설 ‘신흥 강호’

U-9 우승 - 수원 NCC

제14회 리틀K리그 전국 유소년 축구대회 왕중왕전 U-9(9세 이하)에서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수원 NCC는 지난 2007년 창설돼 각종 전국대회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신흥 유소년축구 명문. 이번대회 예선 4조에 속했던 수원 NCC는 안대일 축구교실과 한국 유소년축구교실에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2승으로 준결승에 올랐고, 인천 서구 FC를 2-1로 꺾고 올라온 결승에서는 제주 탐라 유소년 FC에 1-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의 영예. 수원 병점초교 운동장을 연습구장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매주 화, 목 이틀씩 선수들에게 축구를 통해 협동, 배려, 화합을 강조.

◇선수단 명단 △감독= 양승규 △코치= 이경선 △선수= 이용수, 문수창, 김홍준, 이종은, 이민규, 서민준, 김지환, 최세현, 윤재민, 문서은, 정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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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양 2009-12-24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슴고치 아빠로 군요. ㅎㅎ 귀여워요
 

상해에서 머물고 있는 호텔 TV에는 한국채널이 하나 있다. KBS1 

상해에 있는 어지간한 한국식당에만 가도 위성채널로 한국에서 보는 것과 똑같은 방송을 같은 시간에 볼 수 있다. 집에 있을 때면 그닥 TV를 즐겨보지 않지만 호텔에 들어가면 보지 않더라도 한국채널을 켜놓고 있곤 한다. 가끔 HBO, ESPN, CNN을 보는데 정확히 다 알아들을 수도 없고 장기로 나와 있으면 한국말도 그립고 해선지 안봐도 TV를 켜놓고 있는 시간이 많다. 

KBS1의 경우 뉴스를 주로 보곤 하는데 오늘처럼 밖에 비도 오고 날이 추운 주말에는 뭔가 재밌는게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지껏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떠오른게 인터넷으로 TV를 보는 거였다. 왜 지금까지 생각을 못했을까? 

집에서도 가끔 보던 프로그램 중 볼까 싶었던 게 <천하무적 야구단>이다. 출연진들이 내가 그닥 좋아하거나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야구라는 소재가 좋아 몇 안되게 봤던 기억이 나는 프로다. 어제 방송했던 내용을 다시 보기하는데 마침 추신수 특집이란다. 

천하무적 야구단이 충주성심학교 학생들과 친선 경기를 하는데 추신수가 성심학교 소속으로 뛰었다. 출연하는 연예인들이 운동은 잘하지만 그닥 선수 수준은 아니라고 봤는데 열심히 운동하며 성심학교 선수들이랑 좋은 경기를 하는게 보기 좋았다. 성심학교 선수들도 또래의 고등학교 선수들에 비하면 기량이 모자라 보였지만 수비를 하며 몸을 던지는 투지와 열심히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운동이란게 가지는 순기능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요즘 주변에 야구동호회에 가입해서 실제 경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인다. 야구라는게 다른 운동 경기에 비해서 돈이 많이 드는 경기라-골프보다야 많이 안들겠지만- 축구나 테니스 보다는 실제 경기를 뛰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WBC나 올림픽의 영향인지 천하무적 야구단의 반응때문인지-엊그제 심야 뉴스에 김C가 나와서 야구동호회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것을 봤던 기억이 난다.-야구를 하는 사람이 생각만큼 적진 않나보다. 

살도 찌고 체력도 떨어지는 것 같아 나도 운동을 하나 시작해야 할텐데... 뭘 해야 하나.. 

PS. 

 2회인가 1루 수비를 하는 추신수 앞으로 빗맞은 땅볼이 굴러갔는데 베이스커버를 하러 가는 투수에게 제대로 공을 전달하지 못하고 추신수선수가 에러를 범했다. 느린 화면으로 봤더니 내눈에는 1루수 추신수선수보다는 투수의 베이스 커버가 늦어서 그런 결과를 가져 온 것처럼 보였다. 공수교대 시간에 에러에 대한 PD의 질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는 본인의 잘못이라고 얘기하는 추선수. "역쒸~~메이저 리거라 다르네" 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학생들이랑 하는 게임에서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당연히 그래야 하는 건데 내가 너무 그를 높여주는 건가 하는 의문도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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