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나보다 남을 더 신경 쓸까? - 눈치 보기, 호감 얻기, 욕구 억누르기로 지쳐버린 여성들을 위한 심리학
낸시 콜리어 지음, 정지현 옮김 / 현암사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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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었을 때 최근 방송 되고 있는 드라마 종이달이 생각났다. 김서형 배우가 맡은 유이화는 이 책에서 말하는 자기돌봄이 필요한 여성상을 나타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타인의 시선, 밖으로부터의 행복, 성공에 대한 갈망 등으로 인해 지쳐버린 여성들을 위한 '자기돌봄'의 솔루션 제시를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심리상담사가 된 그녀는 많은 여성들이 지쳐버린 원인이 뭘까?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태도는 우리 사회에서 높이 평가받지만 사실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힘을 잃게 한다. 개선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모습이 충분하지 않다는 믿음을 조장하고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나로 설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언제나 새롭고 개선된 버전의 나를 좇는다. 지금보다 잘난 사람이 되려고 노력해야만 가치가 생긴다. 하지만 진정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려고 끝없이 애쓰는 과정에서 결국은 지치게 된다. 178쪽​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사는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다. 남자친구가 날씬한 몸매를 원하기 때문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외모가 자본 사회에선 유리하기 때문에 성형을 하며, 친절한 사람이 주목 받기 때문에 화법도 배워야 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 덕분에 자기계발과 관련된 산업도 꾸준히 인기를 얻는 추세다.



오해하지 말자! 저자는 자기계발을 하는 것이 나쁘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다만 타인의 시선이나 타인의 욕구 충족을 지향하다가 종국에는 지쳐버린 여성들에게 자기보살핌이 중요하다는 것을 자각하게 이끈다.



여성은 어릴적 부터 누군가를 돌보고 양보하는 행위에 대해 긍정적 피드백을 받으며 성장한다. 여성이 자기 욕구를 표현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 아니며 자신의 욕구를 위해 타인의 욕구를 불쾌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배우며서 성장한다. 이렇게 여성은 자신의 욕구보다는 타인의 욕구를 우선시하면서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고 지쳐버리게 된다.



이 책은 아이를 위해, 부모를 위해, 남자친구를 위해, 아니 그 어떤 대상이 되었든 자기돌봄보다 타인돌봄이 우선시 된 여성들 그로 인해 자기를 잃어버리고 지쳐버린 여성들에게 자기 문제점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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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깨비 놀이 봄편 : 도깨비를 부르는 노래 도깨비 놀이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오토나이 지아키 그림, 김지영 옮김 / 넥서스Friends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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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레이코는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이란 책의 입소문을 통해 알게 됐다. 이번에 신간으로 그녀의 책이 나왔다고 해서 서평단 신청으로 작가와 첫 만남을 가졌다. 지금도 여전한지는 모르겠다. 둘째가 미취학 아동이었던 시절 학교 괴담 등의 무서운 이야기들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했던 기억이 난다.



일본은 다양한 요괴 이야기들로 유명한 나라다. 애니메이션 강국인 일본은 스토리에서 요괴와 마술이라는 환상적인 요소를 빠뜨리지 않고 등장시킨다. 도깨비 놀이에서 놀이라는 단어가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어른들의 놀이도 있지만 보편적으로 '놀이'라는 개념은 사회적 관계 형성에서 '또래 사이'에서 반드시 수반되는 중요한 요소다.



옛이야기가 주는 목적들 중에는 교훈도 스며있다. 잔혹동화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과거 아이들이 즐겨 듣던 이야기들에는 힘으로 아이들을 제압하겠다는 폭력성이 내재되어 있기도 했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책은 잔혹동화만큼의 잔혹한 이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은근한 무서움과 두려움이 스며드는 정도의 느낌이다.



소설은 단편으로 구성되고 있다. 번역 때문인지 여기 등장하는 요괴는 모두 도깨비로 지칭됐다. 도깨비는 짓궂으면서 놀이를 좋아하고 음흉하면서 인간들을 놀리거나 괴롭히는 것을 즐긴다. 때때로 금기를 어길 경우 징벌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여기 도깨비들은 유독 아이들을 좋아했다. 아이들이 즐겨 하는 숨바꼭질이나 달리기, 소꿉놀이 등을 통해 숲으로 혹은 그들의 거주지로 유혹한다. 부모들이 집을 비운 사이 함부로 다니지 못하게 어른들이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 냈는지도 모르겠다.



히로시마 레이코의 도깨비 놀이와 우리나라 이야기 속 도깨비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이 소설의 재미를 한층 높여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독서 토론 과정을 통해 요즘 아이들의 놀이 선호도나 옛 아이들의 놀이에 대해 알게 된다. 일본과 한국 이야기 속 도깨비들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충분히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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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청춘 - 지나온 시대와 지나갈 시절의 이야기
구가인 지음 / 모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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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젤 앞 장을 펼치면 자기 소개가 나온다. 1981년생 워킹맘이자 18년차 기자, 지방 소도시 출신이지만 현재는 서울 시민이며 40대 기성 세대이면서 MZ다라고 말이다. X세대인 내가 기억하는 1980년대와 90년대는 88서울 울림픽과 전두환의 백담사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 차인표와 신애라가 주연이었던 드라마와 신은하와 최지우중 누가 더 이쁘다는 논쟁, 미국 쌍둥이 빌딩의 비극 911테러와 1997년 IMF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돌아보니 대한민국 열차가 참으로 파란만장한 길을 지나왔구나 싶다.



TTL소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40대 기성세대가 분명하다. 예쁜 소녀의 크고 맑은 눈에서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고 단박에 임은경은 스타덤에 올랐다. 이효리의 핸드폰 광고와 전지현의 프린트기 춤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생각난다. S.E.S와 핑클의 대결 H.O.T와 젝스키스의 대결, 슬램덩크 만화의 인기만큼 국내 농구 경기도 인기의 정점에 이렀던 시기이기도 했다. 라디오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루면서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가 오전 방송에 사연이 당첨됐으니 꼭 들어보라며 약속했던 일들도 소록소록 기억이 난다.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질대로 늘어져 테이프 구멍에 연필을 넣고 길이를 조절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싸이월드와 인스타그램 사이의 컨텐츠 차이를 구가인 저자의 글을 통해 알게 된다. 두 개의 SNS 유경험자인 나는 그녀의 설명이 찰떡처럼 다가온다. 플랫폼이 한창 유행이었고 현재도 진행형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세상 변화에 둔감한 나는 20세기 청춘을 통해 소녀 시대의 다시 만나 세계라는 노래 제목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온 듯 하다. 부럽다 80년생 그들은 기성세대지만 MZ세대다. 내가 입을 열면 꼰대 소릴 듣지만 이들도 입을 열면 꼰대 소릴 듣는다. ㅋㅋㅋㅋㅋ



나도 드라마를 보며 느낀거지만 요즘엔 40대 혹은 50대 여배우의 출연이 어색하지 않다.(송혜교, 손혜진, 김희선, 이보영, 이영예, 김혜수 등등) 아니 내게 익숙한 얼굴이고 비슷한 연령이라 그런지 그들의 사회 생활을 응원하고 싶고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들의 외모는 대리만족을 준다.



현 기성세대들은 한국의 경제와 함께 성장했다. 그래서 특정 세대 인구가 많다는 건 그 세대의 문화가 오랜 기간 한 사회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대의 주요한 장면을 함께 목격하고 유행을 공유한 이들은 비슷한 생애주기 속에서 같은 욕구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78쪽



역시나 기자다운 분석이다. 이 분석에 좋아요! 꾸욱~~~

기성세대인 우리들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어찌보면 대책 없어 보이던 우리들의 청춘은 오늘날의 청춘과 확연히 구분된다. 건강만 하더라도 40대가 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양제를 챙겨먹는 우리들에 비해 오늘날의 2030들은 영양제와 운동은 필수며 그들은 워라밸을 인생의 궁극으로 삼으며 좀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저자는 혹 오늘날 청춘들이 워라밸에서 워라블(work life blending)로 좀 더 고도화된 자본주의의 음모에 참식당하는건 아닐까 의심스럽다고도 했지만...



머리 염색 이야기와 워킹맘에 관한 그녀의 독자적인 해석은 나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가볍게 읽히면서 지난 추억도 소환해 준다.

이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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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를 올리며 - 나를 키운 작은 가게들에게
봉달호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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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캐는 11년 차 편의점 점주이자 부캐는 6년 차 작가라 밝힌 봉달호님의 셔터를 올리며를 읽었다. 생활력이 유독 강했던 저자의 어머니는 시골에서 점방을 열었다. 그것이 봉달호 작가가 경험하게 된 첫 번째 가게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이 책은 부모님과 동고동락한 가게들의 흥망성쇠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엄마의 성향을 많이 닮았다 했지만, 아버지의 열정과 즉흥성 그리고 추진력도 닮았다. 서점가에는 수많은 성공담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 실패한 이야기 그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 이야기는 흔치 않다. 그래서 봉달호 작가의 특이 이력과 가게 이야기가 더 나의 시선을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본캐는 11년 차 편의점 점주이자 부캐는 6년 차 작가라 밝힌 봉달호님의 셔터를 올리며를 읽었다. 생활력이 유독 강했던 저자의 어머니는 시골에서 점방을 열었다. 그것이 봉달호 작가가 경험하게 된 첫 번째 가게 이야기의 시작이었다. 이 책은 부모님과 동고동락한 가게들의 흥망성쇠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엄마의 성향을 많이 닮았다 했지만, 아버지의 열정과 즉흥성 그리고 추진력도 닮았다. 서점가에는 수많은 성공담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장사를 하다 실패한 이야기 그 실패로부터 얻은 교훈 이야기는 흔치 않다. 그래서 봉달호 작가의 특이 이력과 가게 이야기가 더 나의 시선을 끌었는지도 모르겠다.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주와 광주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여진이 한창인 때였다. 밖에서 놀기보담 책 읽기를 좋아했던 작가는 조숙한 소년이었다. 소년은 대학생들이 볼 법한 잡지를 접하면서 당시 정권의 부정행위에 눈뜨기 시작했다. 아니 소년은 자기 눈으로 현장을 목격한 것들도 있었다. 시민들이 폭행 당했던 사진 속 건물들은 그의 어머니와 외삼촌이 드나들던 곳이었고 그 장소에 피흘리는 시민들 사진이 찍혀 있었다. 이 사진이 미친 영향은 소년의 마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안겼다. 이런 사적 고백은 마치 내가 그곳에 있은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나 역시도 그 사진들을 본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일 테다.



가게 이야기는 늘 당시의 시대 아픔과 병행해서 이어졌다. 부모님의 가게가 대학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대 상황을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듯도 하다. 봉달호 작가는 고등학생 때부터 열정적으로 운동권에 가담한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이후 괴물과 싸웠던 그들이 점차 괴물의 모습을 닮아가는 듯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이념을 전향? 하게 된다. 그는 NGO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현재의 모습에 이른다. 나도 운동권 혹은 시민단체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모습을 목격한 바 있다. 공동체를 이롭게 하려고 한 일인데 회의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미친 짓 한다고 하고 혹자는 위선이라 하고 또 혹자는 빨갱이라 욕하니 말이다. 사실 세상은 흑백논리 만으로 따지면 안 되는 곳이면서도 흑백 논리가 만연한 그런 곳이다.



나는 저자가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인생의 반을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몸 바쳤다. 하지만 삶은 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의 인생 여정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가 들려준 가게 이야기 속 성공과 실패는 '우연'과 '운'을 떠오르게 했다. 그렇다. 나는 '우연'과 '운'의 존재를 믿는다. 그렇다고 무당을 믿지는 않는다. 노력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그런 운이 존재하며 나의 운명에 행운으로 혹은 불운으로 찾아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 뿐이다. 이 책은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참고가 될 에세이란 생각이 든다. 장사 잘 되는 집이 단순히 운 만 작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은 또 설명해 주니까!!!​​



#셔터를올리며
#봉달호
#다산북스
#도서협찬
#자기경영
#경영에세이
#성공과실패
#자영업경험담




그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나주와 광주는 광주민주화 운동의 여파로 여진이 한창인 때였다. 밖에서 놀기보담 책 읽기를 좋아했던 작가는 조숙한 소년이었다. 소년은 대학생들이 볼 법한 잡지를 접하면서 당시 정권의 부정행위에 눈뜨기 시작했다. 아니 소년은 자기 눈으로 현장을 목격한 것들도 있었다. 시민들이 폭행 당했던 사진 속 건물들은 그의 어머니와 외삼촌이 드나들던 곳이었고 그 장소에 피흘리는 시민들 사진이 찍혀 있었다. 이 사진이 미친 영향은 소년의 마음에 적지 않은 파문을 안겼다. 이런 사적 고백은 마치 내가 그곳에 있은듯한 착각을 일으켰다. 나 역시도 그 사진들을 본 이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일 테다.



가게 이야기는 늘 당시의 시대 아픔과 병행해서 이어졌다. 부모님의 가게가 대학가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대 상황을 담아낼 수밖에 없었던 듯도 하다. 봉달호 작가는 고등학생 때부터 열정적으로 운동권에 가담한다. 하지만 대학생이 된 이후 괴물과 싸웠던 그들이 점차 괴물의 모습을 닮아가는 듯한 사건을 경험하면서 이념을 전향? 하게 된다. 그는 NGO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현재의 모습에 이른다. 나도 운동권 혹은 시민단체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놓인 모습을 목격한 바 있다. 공동체를 이롭게 하려고 한 일인데 회의감이 드는 경우가 많다. 혹자는 미친 짓 한다고 하고 혹자는 위선이라 하고 또 혹자는 빨갱이라 욕하니 말이다. 사실 세상은 흑백논리 만으로 따지면 안 되는 곳이면서도 흑백 논리가 만연한 그런 곳이다.



나는 저자가 열정적인 사람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인생의 반을 그가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몸 바쳤다. 하지만 삶은 한 면만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그의 인생 여정을 들으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가 들려준 가게 이야기 속 성공과 실패는 '우연'과 '운'을 떠오르게 했다. 그렇다. 나는 '우연'과 '운'의 존재를 믿는다. 그렇다고 무당을 믿지는 않는다. 노력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그런 운이 존재하며 나의 운명에 행운으로 혹은 불운으로 찾아들기도 한다는 것을 알 뿐이다. 이 책은 자영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큰 참고가 될 에세이란 생각이 든다. 장사 잘 되는 집이 단순히 운 만 작용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은 또 설명해 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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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사랑 오늘의 젊은 문학 8
박유경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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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분의 사랑]은 총 7편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희와 우주 이야기에서는 데이트 폭력을 떠올리기도 했고, 여름 휴가철에 많이 버려지는 반려견의 모습이 연상되기도 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파견 근무를 하는 우주는 다희와 함께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입국한다. 2주간의 격리조치를 거쳐 그들은 몰티즈 강아지를 데리고 펜션으로 향한다. 펜션 주인은 사전에 강아지 입소를 허락했지만 강아지에게 보내는 눈빛과 발언들이 의미심장하다. 펜션 주변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했고 어디서 나는지 알 수 없는 악취가 흘러든다. 다정다감했던 우주는 군 제대 이후 거친 모습을 보인다. 우주의 폭언은 다희와의 관계를 절벽으로 내몬다. 잠든 우주를 남겨둔 채 귀에서 피가 나는 강아지를 데리고 다희는 펜션을 떠난다.



[떠오르는 빛으로]에서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지구인이 오로지 달의 앞면 밖에 볼 수 없는 것처럼 개개인이 받은 상처는 고유해서 누구도 그 상처의 깊이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마이클 콜린스가 말한 달의 뒷면은 마이클 콜린스 외에 누구도 본 적 없어요.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같은 것을 마주해도 사람들은 모두 다른 것을 보니까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무엇을 보았는지 말하는 것에서 시작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7쪽 가현과 시현은 해외봉사단 단원으로 만나 우정을 쌓는다. 시간이 흘러 시현은 결혼을 하고 가현과의 연락은 끊긴다. 평소 책을 좋아했던 시현은 희우 작가 북토크 줌 모임에서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하게 된다.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가현은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봐 주기를 바란 듯 느닷없는 장소에서 시현에게 목격된다.



[가장 낮은 자리]는 분양 사무소에서 10년 넘게 떠돌며 근무한 39살 지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녀는 한 번도 팀장을 해본 적이 없다. 미혼이자 분양 사무소를 따라 숙소 생활을 하는 지민을 주변인들은 낮잡아본다. 스타렉스를 타고 모델하우스로 이동하던 지민과 은호 그리고 김기사는 비싼 외제차와 시비가 붙는다. 보복 운전을 연상시키는 이야기 전개와 강자 앞에서는 한마디도 못 내뱉는 그들이 지민에게 행하는 성 비하 발언은 인내심을 바닥나게 만든다. 이 편에서는 평범함이란 탈 속에 감춰진 인간의 비열함과 잔인함이 묻어난다.



[루프]를 통해서는 여성의 임신과 엄마와 딸의 관계를 보게 된다. 항암치료로 생명을 이어가던 아빠의 죽음 이후 가정이 있는 문 아저씨는 엄마와 나의 세계로 진입한다. 비혼주의자이자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넘쳐나는 생리혈로 루프 시술을 받은 나는 임신을 하고 만다. 아이를 포기하거나 만약 낳게 되면 입양을 보내라는 엄마의 모진 말을 들으며 출산 준비를 하는 지우는 약사다. 병원이 있어야 약국이 존재해야 될 이유가 있는 것처럼 산부인과와 소아과를 병행하는 현 원장의 갑질은 선배의 약국을 봐주는 지우의 마음을 한량하게 만든다.



소설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회적 문제들을 들려준다. 수영장 펜션에 갇혀 관리가 되지 않았던 개들의 모습에선 개 농장이 연상되기도 한다. 문학 장르가 그렇듯 작가는 명쾌한 해답을 제시해 주진 않는다. 독자가 미로 찾기 하듯 작가의 숨은 내면을 들여다봐야 하며 독자의 경험에 의해 내면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출된다. 우울하게 시작된 이야기들 끝에는 희망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 희망조차도 우리를 생각하게 만든다. 박유경 작가의 사회파 소설을 나는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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