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청춘 - 지나온 시대와 지나갈 시절의 이야기
구가인 지음 / 모로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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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젤 앞 장을 펼치면 자기 소개가 나온다. 1981년생 워킹맘이자 18년차 기자, 지방 소도시 출신이지만 현재는 서울 시민이며 40대 기성 세대이면서 MZ다라고 말이다. X세대인 내가 기억하는 1980년대와 90년대는 88서울 울림픽과 전두환의 백담사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붕괴, 차인표와 신애라가 주연이었던 드라마와 신은하와 최지우중 누가 더 이쁘다는 논쟁, 미국 쌍둥이 빌딩의 비극 911테러와 1997년 IMF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거를 돌아보니 대한민국 열차가 참으로 파란만장한 길을 지나왔구나 싶다.



TTL소녀를 아는 사람이라면 40대 기성세대가 분명하다. 예쁜 소녀의 크고 맑은 눈에서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아우라가 뿜어져 나왔고 단박에 임은경은 스타덤에 올랐다. 이효리의 핸드폰 광고와 전지현의 프린트기 춤도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생각난다. S.E.S와 핑클의 대결 H.O.T와 젝스키스의 대결, 슬램덩크 만화의 인기만큼 국내 농구 경기도 인기의 정점에 이렀던 시기이기도 했다. 라디오의 인기가 고공행진을 이루면서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가 오전 방송에 사연이 당첨됐으니 꼭 들어보라며 약속했던 일들도 소록소록 기억이 난다. 카세트 테이프가 늘어질대로 늘어져 테이프 구멍에 연필을 넣고 길이를 조절했던 기억도 생생하다.



싸이월드와 인스타그램 사이의 컨텐츠 차이를 구가인 저자의 글을 통해 알게 된다. 두 개의 SNS 유경험자인 나는 그녀의 설명이 찰떡처럼 다가온다. 플랫폼이 한창 유행이었고 현재도 진행형인 시대에 살고 있지만 세상 변화에 둔감한 나는 20세기 청춘을 통해 소녀 시대의 다시 만나 세계라는 노래 제목처럼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온 듯 하다. 부럽다 80년생 그들은 기성세대지만 MZ세대다. 내가 입을 열면 꼰대 소릴 듣지만 이들도 입을 열면 꼰대 소릴 듣는다. ㅋㅋㅋㅋㅋ



나도 드라마를 보며 느낀거지만 요즘엔 40대 혹은 50대 여배우의 출연이 어색하지 않다.(송혜교, 손혜진, 김희선, 이보영, 이영예, 김혜수 등등) 아니 내게 익숙한 얼굴이고 비슷한 연령이라 그런지 그들의 사회 생활을 응원하고 싶고 여전히 아름다운 그녀들의 외모는 대리만족을 준다.



현 기성세대들은 한국의 경제와 함께 성장했다. 그래서 특정 세대 인구가 많다는 건 그 세대의 문화가 오랜 기간 한 사회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시대의 주요한 장면을 함께 목격하고 유행을 공유한 이들은 비슷한 생애주기 속에서 같은 욕구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78쪽



역시나 기자다운 분석이다. 이 분석에 좋아요! 꾸욱~~~

기성세대인 우리들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어찌보면 대책 없어 보이던 우리들의 청춘은 오늘날의 청춘과 확연히 구분된다. 건강만 하더라도 40대가 되면서 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영양제를 챙겨먹는 우리들에 비해 오늘날의 2030들은 영양제와 운동은 필수며 그들은 워라밸을 인생의 궁극으로 삼으며 좀 더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저자는 혹 오늘날 청춘들이 워라밸에서 워라블(work life blending)로 좀 더 고도화된 자본주의의 음모에 참식당하는건 아닐까 의심스럽다고도 했지만...



머리 염색 이야기와 워킹맘에 관한 그녀의 독자적인 해석은 나의 지평을 확장시킨다. 가볍게 읽히면서 지난 추억도 소환해 준다.

이도서는 출판사로부터 지원받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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