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 (양장)
이희영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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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의 시간적 배경은 미래다. 하지만 미래의 시간을 잠시 빌려 현재의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은 소설이란 생각이 든다. 소설 마지막 작가의 말에서도 현재 자신의 상황과 가족의 관계를 언급해 놓고 있다. 이 소설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 짧은 글이지만 전체를 반영해 주는 듯하다. 우리는 태어나자마자 무작위로 부모를 만난다. 좀 더 좋은? 나은? 부모를 얻게 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이 소설은 아이의 입장에서도 부모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질문을 던지게 한다. 나의 '선택'이 아닌 '천륜'이란 이름으로 맺어진 '부모와 자식이라는 관계'!!! 이 만남을 내가 주도할 수 있고 선택할 수 있다면? 나의 삶은 좀 더 나아졌을까? 역으로 부모의 입장에서도 질문을 하게 한다. 좀 더 나은? 좋은? 아이를 선택하게 된다면 나의 책임감과 자책은 줄어들게 될까? 미래 과학 기술은 양부모의 우월 DNA를 축출해서 완전체의 자녀를 낳게 된다고 한다. 이는 인간이 새롭게 누릴 행운이 될까? 아니면 재앙이 될까?



[줄거리]

NC 센터 이 센터의 정식 명칭은 Nation's Children 즉 국가의 아이들이라 불리는 곳이다. 아이를 낳은 부모가 양육을 포기하게 되었을 때 국가가 친부모를 대신해 돌보는 곳이다. 이곳의 환경과 복지는 최상이다. 하지만 NC 센터 출신의 아이가 '살인'이라는 반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전부터 있어 왔던 이들에 대한 미묘한 차별이 더욱 가시화된다. 국가의 아이들은 13살 되면 '페인트'를 진행한다. 페인트는 부모 면접이란 의미로 13살부터 18살의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게하는 제도다. 그리고 NC 센터를 벗어나 평범한 시민이 되는 것을 말한다. 제누, 노아, 아키... 세 명의 아이들은 페인트를 통해 그들이 원하는 부모를 만나게 될까?



[감상]

줄거리만 놓고 보면 재미있는 가족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역시 '창비'!!! ㅎㅎㅎ 개인적으로 청소년 관련 소설은 부모라면 꼭 읽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녀가 사춘기 이거나 사춘기에 들어서기 전이라면 이런 책을 읽고 아이와 나눌 이야기를 미리 생각해 둔다면 나름 의미 있지 않을까? 물론 대화조차 나눌 수 없는 관계가 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억지로 권하거나 꼰대처럼 굴 거란 의미는 아니다. 


소설에서는 양육이 어려운 자녀를 국가가 대신 돌봐준다. 정말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날 베이비 부스에 버려지는 많은 아기들을 보면서 그리고 한 종교인의 끊임없는 희생과 헌신을 보면서 차라리 이런 세상이라도 와주었으면 하는 마음도 든다. 더불어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한 부부의 문제로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페인트는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면서도 국가 최고 시스템조차도 결국 가정의 본질을 다 채우지는 못한다는 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인간은 수학이나 과학처럼 정해진 답대로 살아지는 존재가 아니다. 무수히 많은 변수와 오류 속에서 스스로를 다듬어가고 만들어가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에서 자란다 해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인간은 많은 가치를 경험하고 배우게 된다. 왜 그것이 꼭 부모여야 할까?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은 바로 부모와 아이 사이에 주고 받는 존중이 바탕이 된 사랑과 스킨십의 중요성이다. 물론 이 아이들은 13살이 된 이후에서야 부모 선택권을 가지지만, 그 채워지지 못한 애정의 빈자리를 뒤늦게라도 채우기 위해 박은 실적 압박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좋은 부모를 찾으려 한다. 성숙한 인격체로 자란 제누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 당당히 살아갈 제누, 그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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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1
연상호.최규석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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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만화 두 권을 읽었을 뿐인데... 난 왜 역사 속 잔혹사들이 떠오르는 것일까? 멀게는 어린 소년과 소녀들이 신의 부름으로 전쟁에 내몰렸던 십자군 원정부터, 가깝게는 SBS 시사 방송 프로그램인  꼬꼬무가 생각났다. 특히 시즌1 에 등장했던 '오대양' 사건이 떠오른다. 어릴 적 내 기억 속 '오대양 사건'은 모든 방송국 뉴스 1면을 차지했었다. 이들의 죽음은 너무나 기괴했고, 이성적으로 납득되기 어려웠다. 그래서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은 이 사건에 대해 공포심과 호기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기이함과 공포심은 연상호, 최규석이 쓴 지옥』에서 재현된 듯했다.

어떤 알 수 없는 대자연의 힘에 의해 사람들은 '죽음 선고'를 받게 된다. 이들의 죽음은 우연히든 의도적으로든 방송으로 노출되고, 이 불가사의한 현상 앞에서 한 종교 단체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형벌이라 명명한다. 그리고 그들은 '정의'라는 이름으로 온갖 폭행과 살인을 저지른다. 이에 사람들은 극심한 공포에 내몰리게 된다. 

21세기가 되면서 종말론의 대두는 상당히 사라졌음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밀레니엄 종말론과 각종 사이비 단체는 세상을 놀래키는 집단 자살 사건을 일으켰고 이 모든 잔혹사들은 엄연히 실제로 있었던 일들이다. 인간은 알 수 없는 대상으로부터 엄청난 공포를 느낀다.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코로나 19! 이 바이러스가 처음 유행했을 때 나라별 사재기로 무혈 사태가 있었고, 이탈리아는 넘쳐나는 시체와 병원 시스템 운영 마비로 잠시 무정부 상황에 놓이기도 했다. 

호모 사피엔스라 불리는 현생 인류 앞에 나타난  '바이러스가 준 공포심'은 사람들 내부에 잠재되어 있던 폭력성과 잔혹함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정보화 시대, 교육과 기술을 익히는 시대, 인류 문명 탄생 이후 물질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는 시대, 이런 인류에게 인간은 과연 이성적 동물인가? 자문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물음은 행동 심리학이란 분야로 관심이 확대된다. 그래서 추천한다. 나는 '지옥'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새 의문을 갖게 됐으며, 오래 기억될 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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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여년 : 오래된 신세계 - 상2 - 얽혀진 혼동의 권세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이연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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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 출신의 남자가 타임 슬립하는 이야기!!! 경여년 그 두 번째 서막이 열렸다. 판시엔은 현대의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판씨 집안의 고귀한 혈통으로 태어난다. 어릴 적 모습은 갓난아기이나 그의 의식은 어른 그 자체!!! 여느 타임슬립의 주인공과는 차별화된 묘니 작가의 묘수다. 

어른의 의식을 지닌 채 17년을 다시 성장하는 판시엔 그는 어른이면서 갓난 아이처럼 행동하고 울고 먹고 자야만 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친 판시엔은 어디로 보나 애어른이다. 1편에서는 수도 외곽 딴저우에서 안빈낙도의 삶을 살던 그가 판씨 집안의 아버지를 찾아 경국으로 입성하면서 이야기는 펼쳐진다. 우선 그의 배다른 남동생과 여동생 그리고 판시엔 존재를 껄끄럽게 여기는 류씨 부인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면서 점점 그 갈등의 무대를 황국으로 향하게 되고...

태자와 2황자의 권력 다툼에서 판시엔은 과거 자신을 낳은 어머니의 억울한 사연을 풀고 그녀의 명예와 지위를 재탈환하기 위해, 그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게 되는데... 그러던 중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도 한다. 이번 오래된 신세계 상 2편에서는 황제와 그의 심복들 그리고 판시엔과 장 공주 사이의 얽히고설킨 실타래 이야기들이 더욱 튼튼하게 엮여져 있다. 

과거 시험이 불법으로 진행된다는 사실을 안 판시엔은 이 같은 사실을 만천하에 폭로하게 되고, 이 일로 경국은 발칵 뒤집어진다. 사건에 연루된 자들은 파직과 유배 더 심하게는 사형을 받게 되고, 이 일로 판시엔은 다시 한 번더 명성을 얻게 된다. 하지만 이 일로 전적들에게는 눈에 가시 같은 표적이 된다. 그는 태자와 2황자 사이의 권력 다툼과 태후와 장공주로부터의 죽음의 위협,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그를 감사원 최고 자리에 앉히려고 하는 천핑핑, 그 누구의 눈에도 주목받기를 원하지 않는 아버지의 걱정 사이에서 황명을 받고 북제로 떠나게 된다. 

판시엔은 북제의 샤오은과 경국의 옌빙윈과의 포로 맞교환이라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고, 홍수초라 불리는 작전 수행과 북제의 정보망이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황명을 받들고 먼 길을 떠나는데... 그리고 장 공주 측 인물이지만 욕심 때문에 갑작스러운 변수로 등장하게 되는 인물 췌 공자... 그 사이에 만나는 여러 여인들과의 무공 대결부터, 앞으로 판시엔을 돕기 위한 조력자들이 한 명씩 등장하기 시작하고, 우여곡절 끝에 경국으로 돌아온 판시엔에게는 새로운 고난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장사에 뛰어난 재능을 지닌 판스져는 판씨 집안에 큰 화를 불러들이게 되고, 구사일생으로 동생을 구해낸 판시엔은 동생을 다시 북제로 몸을 피신시킨다. 이에 형을 원망하던 판스져는 형의 귓속말을 전해 듣고 불만을 잠시 잠재우며 천 냥으로 만 냥의 장사 수완을 보여야 하는 임무를 가지고 길을 떠난다. 그러다가 판시엔은 의문의 검객 그와 무술을 겨루게 되고, 그의 비수에 가슴이 찔리고야 마는데...

'싫어! 장난해! 아직 자식도 안 낳았고, <홍루몽>78회도 아직 못 옮겨 썼고, 내고를 받아 예칭메이의 가산을 이어받지도 못하고, 신묘도 안 가봤고... 그리고 황실과 천하의 사람들에게, 내 진짜 신분이 뭔지 말 못 했단 말이야!'

도대체 판시엔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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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웃는 엄마
이윤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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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인생관을 가진 저자의 책을 펼쳐들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나와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만날 확률은 얼마나 될까? 별 기대 없이 펼쳐든 육아서에서 나는 반가운 동지를 찾은 듯했다. 그리고 이 글을 다 적은 후 난 그녀의 블로그를 방문해 이웃 신청을 할 것이다. 우선적으로 난 책에서 받은 감동을 빨리 글로 옮기고 싶다.


나 역시도 발달이 느린 둘째 아이 때문에 이윤정 작가와 비슷한 마음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하여 특수교육을 따로 전공해서 배우기도 했다. 아이 때문에 밤을 새웠던 지난날들 지방에서 서울까지 병원을 다니며 매번 검사를 받았던 수많은 시간들, 5년 동안 두 시간 이상 연속으로 잠을 자지 못해 숱한 밤을 아이와 씨름하며 보냈던 날들, 사회성이 가장 취약했던 아이라 전문 의사가 빨리 어린이집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권유했지만, 연일 들려오는 아동 학대 사건 때문에 쉽게 결정 내리지 못했고 결국 공동육아를 택해 매일 아이와 자연 속에서 함께 보냈던 시간들.... 그 나날들이 책 읽는 내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리고 그녀가 지나온 시간들이 얼마나 큰 시련이었을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듯했다.



 '그럼에도 웃는 엄마'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


우리가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누려왔던 일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아이를 안아주고 뽀뽀를 하고, 젖을 먹이고, 내 집에서 편안하게 젖병을 씻어 소독하고, 이유식을 만들어 먹이고... 그 모든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라는 사실이 뼈저리게 다가왔다. 37쪽


불행이 무조건 나쁘지만은 않답니다.


그녀는 희귀병에 걸린 첫아이 때문에 서울 큰 병원에서 지내게 된다. 그곳에서 아픈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돌보는 부모들을 통해 많은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이런 특별한 경험은 누구도 환영받지 못 할 방문이었지만, 그녀는 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체험하게 되고, 새로운 가치관을 확립하게 된다. 그것은 바로 당연함이 주는 소중함이었다.


나도 반듯하고 모범적인 큰 아이를 키우면서 자식 걱정을 해본 적이 거진 없었다. 자식 고민이란 것을 알지 못했고, 내 부모의 마음도 깊게 헤아리지 못했다. 무엇보다 큰 아이가 성장하면서 보여준 그 모든 것들이 부모에게 준 큰 축복이자 기쁨이었음을 새로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되기도 했다. 그래서 늘 큰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을 한 것 같다.

처음에는 작은 아이와 큰 아이를 비교하기도 하였지만, 이 책의 저자가 밝히듯, 아이들은 각자의 성장 속도와 기질을 가지고 잘 크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어떠한 방법론에 입각한 것이 아님을, 그저 아이를 믿고 아이의 발걸음을 따르며 내 마음이 편안한 육아를 지향하면 되는 것이라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96쪽


진정으로 맞는 말이다. 큰 아이를 키울 때는 아이의 부족한 점보다는 좋은 점을 바라봐 줬고, 늘 응원해줬고, 늘 믿어줬으며,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줬다. 그렇게 절대적인 부모의 지지와 사랑을 받고 자란 큰 아이는 현재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발달이 느린 작은 아이는 큰 아이 키울 때와 같은 마음 상태가 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나의 감정을 조절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 잠을 자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무수히 자신에게 쏟아냈던 죄책감과 눈물이 책 읽는 내내 떠올랐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평범함이 주는 행복이 무엇인지를, 바른 생각과 행동을 하려고 노력하며 살아야 아이도 잘 자라남을, 때로는 누가 키워도 잘 자랐을 아이와 부모의 지극 정성이 필요한 아이가 있음을,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가 아이를 알고 아이에 맞춰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아이는 자신의 성향을 알아봐 주고 존중해주며 기다려주는 곳에서 숨겨져 있던 날개를 편다. 자신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사랑의 시선을 주는 이에게 자신의 미음을 활짝 연다. 139쪽

우려하고 걱정하는 불안한 마음보다. 백번 격려해주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봐 주는 것이 육아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확실히 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은 없다.

그녀도 때때로 불안이 엄습해오고, 직장을 다닐 때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여의치 않아 남편과 갈등을 경험하기도 했다. 블로그를 하면서는 너무 많은 시간을 스마트폰에 보내는 자신을 발견하고 돌아보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서 자신의 진심 어린 고백을 통해서 많은 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되었고 그 관계 속에서 에너지를 받기도 한다.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하지만, 


저자는 이런 바쁜 육아에도 불구하고 나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더욱 충만한 마음으로 육아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는 책을 읽기 시작했고 독서 모임을 만들었다. 하지만 모임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아이한테 다그치는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반성을 하기도 한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점점 성장하면서 나의 불안한 마음은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고, 아이가 건강하게 커 갈수록 내 존재감을 확인하는 일이 중요해져 갔다. 하지만 저자가 밝힌 것처럼 나만의 시간이 반드시 오롯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행복을 희생시켜서 얻은 그 행복은 과연 '참'행복일까? 삶의 수많은 순간에서 '지금, 여기'의 '나'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나'는 과연 '지금, 여기'에서 정말로 행복한지 말이다. 173쪽 

그렇다.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 이 모든 고생을 하며 사는 것이 아닌가? '지금, 여기'서 '나'는 정말 행복한가? 이런 물음을 던질 수 있는 건강한 육아, 건강한 엄마가 되고자 한다는 그녀의 생각에 깊은 공감을 표한다. 그녀는 마음, 사고, 신체 이 세 조합의 건강이 우선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래야만이 '지금, 여기' 내가 행복함을 여기며 존재하게 될 테니 말이다.



육아가 힘든 당신에게 추천합니다.


그녀의 글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편지를 쓰는 부분이었다. 앞으로 내가 1년만 산다면이라는 가정부터, 아이들과 부모님 사랑하는 남편한테 쓴 편지는 나에게 큰 울림이 되었다. 말하기보다 글쓰기를 더 쑥스러워했던 나... 이제는 편지로 가족들에게 마음을 전해보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꼭 한 번씩 읽고 육아의 방향이나 가치관을 정립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육아책 '그럼에도 웃는 엄마'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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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뜬 자들의 도시 (리커버 에디션)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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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백색 실명 사건 이후 4년의 시간이 흘렀다. 사람들은 그 몇 주간의 경험들을 기억하고 싶어 하지 않아 했고, 백색 실명으로 정부의 무능함이 증명된 이후 두 번의 선거를 치렀다. 수도권 선거인단 83%가 소리 없는 항의로 백지투표를 했고, 정부는 선거사상 유례없는 백색 투표율에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국민을 비난한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한 번 더 백색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백색 실명으로 좋지 못한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정부의 무능함을 어떠한 식으로든 항의하고 싶다. 그래서 조용히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오후 4시에 일제히 거리로 나와 투표소로 향했고 그들은 그들의 권리를 행사했다.


대통령과 총리 각 부서 장관들은 이 선거 결과를 두고 알 수 없는 어떤 집단적 조직이 조종하고 있을 거라 단언하게 되고 그들은 국민을 향해 비상계엄령을 선포 하게 이른다. 아무런 준비 없이 선포된 비상계엄령으로 국가는 또 한 번 마비 상태가 되고, 권력자들은 수도를 버리고 떠나버린다.


도시에 남아 사태를 보고해야 했던 시장은 역 근처 식당에서 폭발 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은밀히 주고 받는 권력자들의 대화 "원래 그렇게 강력한 폭탄을 터뜨리자는 게 아니었잖소, 그냥 사람들한테 겁 좀 주자는 거니까. 안타깝게도 명령 계통에 문제가 있엇던 것이 분명합니다." P. 170


한편 대통령은 한 통의 편지를 받게 되고, 4년 전 처음 눈이 먼 남자가 제보한 편지의 내용은 놀라움 그 자체였는데... 이 모든 어려움을 벗어나기 위한 타깃을 원했던 정부는 드디어 희생양을 찾게 되고, 그녀의 죄를 밝히기 위해 경찰관 3명을 파견해 그녀와 그녀 주변 사람들을 감시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를 조사하던 경정은 그녀는 아무죄가 없으며 오히려 사람들에게 도움을 준 사람임을 알게 되고, 명령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되는데...



◆ 감상평

『눈먼 자들의 도시』, 그리고 『눈뜬 자들의 도시』 두 권의 책 제목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눈뜬 자들의 도시』에서 소설 마지막에 눈먼 자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며 마무리되는데 ... 소설 자체가 깊은 울림과 여운을 안겨주었다. 솔직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계속 소름이 돋아 오른다. 두 권다 나는 인생 도서 띵장에 추가했다. 


국가가 무능할 때 경험하게 되는 것들...

주제 사라마구의 책이 왜 이리도 깊게 폐부에 와닿는 것일까? 아마도 소설 자체가 주는 사실적인 체험이 녹아들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전반에 걸쳐 드러나는 국가의 폭력성과 야만성이 포르투갈이 아닌 우리나라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모든 진행과 절차가 닮아 있었다. 오죽했으면 과거의 군사정권이 다른 나라에 정보원들을 보내서 이런 기술?들을 익혀왔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두환 군사정권 시절 민주주의 운동이 한창 일때 온 나라가 간첩 수지 김 사건으로 떠들썩한 일이 있었다. 사실 밝혀지지 않은 많은 의문의 사건들이 많지만 앞 정부들이 기록 대다수를 없애버렸기 때문에 그 사실 유무를 증명할 수 없다고 한다. 아무튼 국가 권력이 취하는 횡포에 대해 그 민낯을 폭로한 주제 사라마구의 글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사정과 데칼코마니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어나갔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피어나는 정신

이 소설에서도 두 가지 감정을 느꼈다. 작가가 언급하였듯이 정의를 외친 자들이 죄를 지은 자들의 죗값을 대신 치르면서 군중들이 밖으로, 거리로 나온다. 그리고 그들 중 또 누군가가 죄를 지은 자들의 죗값을 대신 치르고 그렇게 들불처럼 정의의 불은 퍼져간다. 이건 절망일까? 희망일까? 


우리 각자는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소설

이 소설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우리나라의 촛불 집회를 떠올리게 한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촛불 집회는 또 한 번의 변형 바이러스를 보는 듯하다. 이렇게 공공의 이익을 해롭게 하는 자들 협동과 단결 다수의 이익을 해방 놓는 자들이 점점 진화해 가는 현상에 대해 우리 각자는 어떤 해결점을 모색해야 하는 것일까? 주제 사라마구의 대안 제시에서 개인적으로는 한 발 더 나아가 고민을 하게 만든 소설, 정말 값지고도 의미 있는 소설이었다.


꼭 반드시 읽어야 할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 『눈뜬 자들의 도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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