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 기획 29주년 기념 특별 한정판 버지니아 울프 전집 5
버지니어 울프 지음, 정명희 옮김 / 솔출판사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댈러웨이 부인 ㅣ 버지니아 울프 (지음) ㅣ 정명희 (옮김) ㅣ 솔출판사 (펴냄)


 


종달새처럼 솟구쳐 올랐다!

곤두박질쳐 떨어져 내렸다!



어리석은 줄 알지만 열정을 바쳐 삶의 설레임을 사랑하는 그녀 또한 그 시대의 일부였다.


버지니아 울프, 여섯권째 만남 댈리웨이 부인을 펼쳤다. 역시 울프의 작품은 쉽지가 않다. 하지만 등대로부터 시작된 그녀와의 만남이 이어질수록 나는 점점 그녀의 세계관으로 시나브로 물들어감을 느낀다. 그녀의 작품은 삶과 죽음, 내부와 외부, 밝음과 어둠, 남과여 이런 대조적인 구조들이 눈에 띈다. 특히 댈러웨이 부인은 삶과 죽음 그리고 정상과 비정상에 관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클러리서 댈리웨이 부인은 파티 준비를 위해 꽃을 사러 가던 중 과거를 회상하게 된다. 그녀는 피터 월쉬와 연인사이였다. 하지만 피터는 세상의 모습에 관심이 있었고 그래서 그는 그녀의 영혼의 결점들을 비난했다. 피터는 그녀를 완벽한 안주인이라고 불렀다. 속물이라며 비난했다. 이런 식으로 두 사람 사이는 늘 논쟁이 오고 갔다. 두 연인은 사랑했지만, 헤어질 수 밖에 없었다. 댈러웨이 부인은 리처드 댈러웨이와 결혼했다. 전 연인 피터와는 모든 것을 공유해야 했다. 모든 것을 의논해야 했다. 그녀는 그것을 참을 수 없었다. 하지만 리처드는 그녀에게 주었고, 그녀 또한 그에게 줄뿐이었다. 최소한 리처드는 그녀의 독립성을 훼손시키지는 않았다.


이 소설의 특징은 셉티머스 워렌 스미스라는 젊은 남자의 이야기를 병렬식으로 들려주고 있다는 점이다. 댈러웨이 부인은 파티가 베품의 미덕을 쌓는 곳이며, 화합을 이끌어 내고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삶을 빛나게 해주는 것으로 여긴다. 반면 셉티머스는 전쟁 후 포탄의 충격으로 인해 아무것도 느낄 수없는 정신변을 앓고 있는데, 마침내 자신을 정신 요양소에 가두려는 홈즈와 브레드쇼 의사를 거부하며 창문에서 몸을 던져 자살한다. 울프는 댈러웨이 부인과 셉티머스를 통해 그녀 내부의 정신분열적인 고통을 소설속에 투영시킨 것은 아닐까? 즉 그녀의 내부에는 남성과 여성 그리고 삶과 죽음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상태 그것을 끊임없이 사유하는 상태라는 것이 작품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이런 그녀의 생각은 강줄기의 물이 흐르듯 그렇게 끊임없이 생각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으로 홀홀단신 남편만을 의지하며 모자 만드는 재주를 가진 셉티머스의 아내는 평범한 삶이 주는 행복을 진정 바라고 원한다. 그녀는 그런 삶이야 말로 행복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의 남편은 전쟁 이후 아무것도 느낄 수가 없다. 오직 그가 원하는 것은 영원한 영혼의 안식뿐이다. 울프는 그의 죽음을 두고 보물을 찾았을까?라고 표현한다. 기독교적인 세계관이 강했던 당시 영국 사회에서 자살을 두고 보물이라 표현한 것 역시 죄악시 되었으리라...그래서 그녀는 이런 자신의 생각들을 모호하게 표현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의 모든 감정이 사라진 뒤에도 질투심은 살아남는다... 이 모든 소동은 ...그녀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차분하고 냉정하게, 드레스든지 다른 어떤 것이든지에 열중하고 있는 클러리서를 보았을 때 그 사실이 떠올랐다. 그녀가 모면 시켜 줄 수도 있었던 자신의 모습, 그녀가 격하 시켜버린 자신의 초라한 모습 ... 훌쩍거리고 울며 콧물을 흘리는 늙은 바보 ... 하지만 여인네들은 열정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주머니칼을 접으면서 그는 생각했다. 그들은 남자에게 그것이 의미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언제나 클러리서가 속물이라며 비난했던 피터는 제국주의의 상징인 주머니 칼을 가지고 다닌다. 그렇다해서 그가 남성다움을 보이는 남자는 아니다. 그는 여자들이 더 좋아하는 성향을 많이 가진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작은 칼을 지니고 다녔으며, 인도로 떠났다. 피터가 클러리서를 그리워하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그녀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평들을 들을 수 있다. 클러리서의 딸 엘리자베스에게 역사 공부를 가르치는 킬먼 양은 클러리서의 파티나 예쁜 옷 그리고 먼 나라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무관심 등 여성 지식인이 가지고 있는 당시 상류사회 여성들에대한 비판을 대변하는 인물로 그려 넣은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녀 역시도 시대의 흐름 속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적 본성을 아예 외면하지 못한다. 엘리자베스가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그녀를 떠났을 때 그녀의 그 낙담... 또한 클러리서 역시도 킬먼 양을 위선자라 비난한다. 


이곳에 등장하는 인물은 완전한 선도 완전한 악도 없다. 그야 말로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을 수수하고도 치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울프의 작품은 기존의 소설 양식을 따르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가 살았던 전근대적인 사고 방식 및 전쟁 등에 대해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로 (은유적이며 상징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작품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동성애를 떠올리게도 한다. 그녀와 샐리의 만남, 그리고 엘리자베스와 킬먼양의 관계에 대한 댈러웨이 부인의 대사 등이 그러한 상상을 일으키게 한다.


당시 엄격한 사회제도에서 여성이 이런 파격적인 생각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 그래서 그녀의 문장이 난해하고 어려운 것인걸까?


남성의 칼과 여성의 바느질, 정신 병에 걸리는 이유는 균형이 깨쪗기 때문이다. 깨달음은 고통에서 온다. 등등 그녀의 문장 속에서 그녀의 생각을 읊을 수 있다.

그녀의 소설은 현실 속 삶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녀는 삶에 대한 열망과 죽음에 대한 열망을 대조적으로 그리고 있으면서도, 그녀가 파티를 여는 도중 투신 자살한 젊은이의 죽음 소식을 전해 듣고 그의 죽음에 순간 동요하는 흔들림을 보여줌으로써 단순히 그녀는 대조적으로만 삶과 죽음을 그리고자 한다라고 해석하기에는 찜찜한 부분이 있다.  지금까지 읽은 그녀의 작품들 중 가장 작가의 의도에 근접하게 읽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댈러웨이 부인... 독자들도 그녀의 세계에 빠져보시길 추천드린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니엘 2021-02-14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훌륭한 서평입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