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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sid=20161025095602113

 

최근 SNS에서 성희롱 논란의 중심에 선 영화 '은교'의 원작자 박범신 작가가 과거 한혜진에게 한 성희롱 발언으로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6월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박범신은 MC 한혜진을 향해 "혜진 씨 팬이다. 한때는 내 마음속의 은교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박범신은 "너무 한혜진을 좋아해서 미니홈피도 방문하고는 했다. 종교를 열심히 믿고 있더라. 굉장히 정숙한 생활을 하시는 분이구나 생각했다. 애인도 있는 것 같더라. 정보를 많이 캤다. 부모님도 계시고 종교도 있고 애인도 있다. 삼중 바리케이드에 있는 셈. 그래서 내가 포기했다"고 폭탄 발언을 해 주위를 놀라게 했습니다. 또, 박범신은 "한혜진이 충분히 매력적이지만 관능미가 없다"고 말해 한혜진을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박범신은 한 술자리에서 여성들을 '늙은 은교', '젊은 은교'라고 부르는 등 성희롱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며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게시한 뒤 트위터 계정을 폐쇄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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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계시고 종교도 있고 애인도 있다. 삼중 바리케이드에 있는 셈. 그래서 내가 포기했다."

 

작가로서의 업적과 관계없이 한 인간으로서 얼마나 함량미달인지 드러난 마당이지만 저 발언 정말 너무너무 충격이다. 바리케이드? 부모가 없거나 종교가 없거나 애인이 없거나 셋 다 없으면 뭘 어쩌겠다는 말? 세상에, 나이 칠십씩이나 먹은 작가라는 사람이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태도가 더없이 저열하고 추접스럽다. 예술한답시고 가상과 현실 구분 못 하는 사람들 진심 병신같고 혐오스러운데 저건 똥오줌 구분 못 하는 수준을 넘어서 자기가 똥오줌을 싸고 있는 건지 안 싸고 있는 건지도 모르는 거 아닌가. 저것도 분위기를 좋게 만들기 위한 농담인가. 가볍게 던지는 농담에서 평소의 가치관과 본성이 더 잘 드러나는 법이다. 얼마나 성차별, 계급주의적인 사고방식에 쩔어 있으면 저런 내용이 자연스럽게 농담으로 흘러나오는 걸까?

 

나는 <은교>를 책으로는 안 봤고 영화로 봤는데 나쁘지 않았고, (남자든 여자든) 늙어버린 자신의 육체를 바라보는 어쩔 수 없는 비애와 젊음(자체 또는 젊은 이성)에 대해 강렬한 욕망이 뒤얽히는 그 모든 감정들에 충분히 공감이 됐었다. 하지만 소설속에서 빠져나오지 못 한 머저리 작가의 추태를 보면서 오만 정이 다 떨어졌고 이제 은교 은교 말만 들어도 토가 쏠린다. 당신 마음 속의 은교는 제발 당신 마음 속에만 간직하길. 여고생들이 다니는 길목에 몇 시간씩 차를 세워놓고 허벅지와 종아리를 쳐다보는 것도 니 취향이려니 하는데, 누구나 그것을 예술하는 할아버지의 기행쯤으로 받아들일 거라 착각하고 자랑스레 떠벌리지는 마시기를. 예술가 이전에~ 사람부터~ 되세요. 이미 너무 늦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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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10-26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 파도파도 끝이 없네요. 삼중 바리케이트라니, 미쳤나봐요. 그 바리케이트 없으면, 어쩌려고요? -_-^

건조기후 2016-10-26 17:27   좋아요 0 | URL
제 말이요... 남자들 중에 여자 쪽에 남자형제나 부친이 없으면 은근 우습게 보는 인격장애들 있다는 거 새삼스럽지는 않은데, 그래도 작가라는 자가 여자를 대할 때 저런 바리케이트가 있는지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놀라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10-26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하게 늙었네요..

건조기후 2016-10-26 23:52   좋아요 0 | URL
어떻게 부모가 있나 없나 종교가 있나 없나를 들먹이며 여자를 판단하는지 너무 천박하고 비열해서 말도 안 나오네요. 사과문이라고 올린 것도 봤지만 본인이 추하게 늙었다는 사실을 꿈에도 모를 듯... 평생 착각하고 살겠죠 은교 타령이나 하면서.
 

jtbc 뉴스룸 엔딩으로 박효신의 신곡이 나온다. 뉴스 프로그램이 어쩌자고 이렇게 따뜻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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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6-10-06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 앵커가 지진에 태풍까지, 정치도 개판인 상태에서 자연재해를 겪는 국민을 위무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윤여정 배우와 대화할 때도 그렇고, 잠깐이나마 내려놓고 쉬었으면 좋겠다는 따스한 마음이 느껴진 게, 저만의 착각이 아니었나 봐요. 뉴스룸이 있어서 고맙다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건조기후 2016-10-06 20:08   좋아요 0 | URL
평소에도 보면 국민 입장에서는, 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요즘엔 특히 더 국민들이 너무너무 지쳐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의식하고 같이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지진 때 직접 겪는 입장이 되어보니 그런 마음이 담긴 멘트 하나하나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절감했습니다. 강진 왔을 때 뉴스 다 취소하고 지진속보하다가 클로징멘트로 부디 안전한 밤 되시라고 하는데 진짜 눈물 났었어요 ㅜㅜ 어제 이 곡 전주 나오는 순간 또 뭉클했네요..
 

다시 지진

 

어제의 일본 오키나와/가고시마 지진. 일본지진 마구잡이 속보로 안 내보냈으면 좋겠다. 일본은 지각판이 여러 개 충돌하는 경계에 있어서 대부분의 지진이 그런 지각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지진일 가능성이 많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내용도 설명도 없이 무조건 일본지진도 조심해야한다고 경고하듯 긴박하게 쏴대는 기사들. 여러 차례의 지진을 겪으면서 민감해진 분위기를 이용해 일부러 공포심 조장하는 제목을 갖다 붙이는 일부 기레기들도 정말 짜증남...

 

어제 전국구를 들으니 (게스트로 나온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이번 경주 지진은 대다수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이 아니라 양산단층 자체에서 일어난 것이며, 며칠 전 발생한 4.5 지진도 지난 12일 5.8 지진의 여진이 아니고 별도의 새로운 지진이라고 한다. 통상 여진은 2.0 전후로 약하게 나타나다가 소멸하는 것이 전세계적으로도 일반적인 패턴이고, 본진을 100으로 봤을 때 여진 에너지의 총량은 많아봐야 5 정도이기 때문에 갑자기 4.5 규모로 발생하는 것은 여진으로 볼 수가 없다고. 수많은 기사를 보았지만 이런 내용 본 적이 없음. 여진이 날 때마다 규모 숫자만 바꿔서 올라왔던 기사들에 넌덜머리가 났었다. [규모 얼마의 여진이 발생했다 - 5.8 본진의 몇 번째 여진이며 -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끝. 기자들이 도대체 뭐하는 사람들인지, 누구 말처럼 앞으로 경주 부근에서 나는 모든 지진은 무조건 5.8의 여진으로 몰아갈 태세였다. 이뭐병......

 

양산단층에서 주변 단층으로 확산되는 듯한 양상도 우려스럽지만 경주 지진에서 하나 주의깊게 보아야 할 점이 5.1, 5.8의 규모에 비해 너무 피해가 작다는 거라고 했다. 5.8의 지진이 어느 정도의 피해를 내는 규모인지 알 수가 없는 우리같은 일반인은 그냥 언론보도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고, 공포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인명피해가 없다니까 5.8도 그렇게 심한 건 아닌가보다 할 수 있는데, 전문가가 보기엔 이게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남아있는 것이므로 지진이 다시 올 것은 자명한데, 5.8로 분출된 힘이 전체 에너지의 20인지 50인지 80인지 모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규모로 발생할 지는 모른다고 한다. 이런 내용도 기사에서 한 번도 본 적이 없음... 한숨만 난다.

 

전국구의 내용만 옳고 나머지는 모두 틀렸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진이라는 게 정확한 분석 예측이 가능한 대상이 아니고, 더구나 연구가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학자들마다 견해가 갈릴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기자들이 너무 무비판적이고 천편일률적이다. 동일본대지진 영향이라는 것도 전문가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그런가보다 하는데 솔직히 일본 동부에서 발생한 지진이 무려 5년 후에 같은 일본도 아니고 굳이 멀리 떨어진 경주에 영향을 준다는 게 납득이 되나? 우리같은 일반인이야 납득이 되면 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넘어갈 수밖에 없지만 기자들은 아무런 의문도 안 드는 걸까? 좀 이상하면 더 취재를 하고 다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도 인터뷰를 하고 하나의 가능성,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해 자꾸자꾸 분석을 해나가야 하는 거 아닌가? 받아쓰기 대회가 아니잖아요?...

 

어쨌거나 다시 지진이 올 것이 분명한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애초에 그 에너지가 한번에 터지지 않은 건 정말 다행이구나 싶다. 물론 5.8 지진이 전체 에너지의 10이나 20도 안 되는 거라면 비극이지만 지각판의 경계가 아닌 내부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그렇게 어마어마한 규모는 아니지 않을까. 전문가도 정확하게 알 수 없는 문제를 나같은 일반인이 단정할 수는 없으나,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보고 지레 겁먹거나 막연히 별 일 없을 거라고 무사태평이기보다는 이런저런 분석과 예측을 차분하게 듣고 나름의 대처를 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짓이라고 생각한다. 자연현상에 대한 나름의 대처라는 게 딱히 뾰족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저 연습하는 것이다. 내 삶의 새로운 변수로 작동하기 시작한 지진이라는 대상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연습.

 

이렇게 어느 정도 차분할 수 있는 것도 어쩌면 행복인지도. 자연재해 앞에서 누군들 무섭지 않겠냐마는 당장 진원지 근처에서 느끼는 공포라는 것은 나처럼 거리가 좀 떨어진 곳에서 느끼는 공포와는 전혀 차원이 다르니까. 경주에서는 마치 배를 타고 있는 것처럼 땅이 울렁거리고 사람들이 멀미를 할 정도였다는데, 아직도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기가 무서워서 공원에 텐트를 치고 살고 있다는데, 책장정리 따위의 호들갑은 아무 것도 아니었네.

 

그런데 왜 기자들은 경주 취재를 제대로 안 하나요? 지진이 날 때마다 느꼈던 것이, 지진제보가 가장 먼저 들어오는 곳이 부산이라는 것이다. 인구가 많고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 제보도 빠르고 SNS로도 금방 퍼지는 건데, 정부에서 먼저 알아채고 경보를 발령하는 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면 모두가 처음부터 경주지진으로 인식을 하겠지만, 그게 아니라 일반시민들 제보가 결정적인 이런 나라에서는 인구가 감소하고 점점 고령화되는 지역은 급박한 위험에서조차도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절감하고 소름이 쭉 돋았다. 언론보도도 그렇다. 최근의 지진 모두 진원지는 울산과 경주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산 지진을 더 크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고, 경주에서는 땅이 막 울렁이는데 서울에서 진동을 느꼈느니 어쨌느니가 중요한 사람들이 많다. 크고 많은 게 더 중요할 수 있지만 그것이 작은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닐뿐더러 기본적으로 지진이 났다고 하면 진원지 중심이 되어야하는 거 아닌가. 물론 부산에도 서울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한 보도도 필요하지만 경주에 대한 기사가 너무 빈약하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기자들조차 경주 일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지.

 

그리고 원전

 

우리나라 전체 전기생산량을 100으로 봤을 때 원자력발전으로 얻는 전력이 30 정도이고 올해 여름처럼 전력수요가 최대치에 이를 때가 65라고 한다. 최고수준에서도 35만큼 여유가 있고, 단적으로 오늘 당장 원전을 모두 폐쇄해도 전력공급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력은 단가가 가장 싼 원전이 많을수록 이익이 높아지고, 원전 운영하는 민간사업자들은 생산하는 전력량에 상관없이 일단 가동만 하면 기본운영비를 지원받으니 원전을 정지하고 싶어할 리가 없다. 그러니 폐쇄는 커녕 하나라도 더 지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민간-공기업-정부가 돈 먹고 먹이는 관계로 얼마나 끈끈하게 엮여 있으면 활성단층인 게 당장 드러났고 원전이 위험한 게 눈 앞에 아슬아슬하게 보이는데도 콧방귀 한 번 안 뀌는지... 수많은 사람들 목숨 담보로 성과급 2천만원 잔치나 하고 있는 게 진심으로 아무렇지 않나. 제일 코미디인 게 아직도 양산단층이 활성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니 지진이 일어났는데 무슨 논란... 어이가 없어서 정말 돌아버리겠다. 전국구에 출연한 전문가는 활성단층이네 아니네 떠드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신생대 제4기 이후에 활동한 적이 있는 단층을 활성단층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7일된 활성단층을 갖고 있는 거라고 했다. ㅋ 7일짜리 신선한 단층 앞에서 신생대 기준의 개념을 들이밀면 어쩌자는 건지... 에휴...

 

가끔 이 나라 국민으로 살면서 정신병에 안 걸리는 게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특히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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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6-09-27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전의 발전단가가 가장 싸다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궤변입니다.
여기에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발전소 건설비용과 핵 폐기물 처리 비용이 누락되어 있습니다.
건설비야 그렇다 치더라도, 폐기물 처리비용은 계산할 수가 없죠.
핵 연료봉은 10만년 이상 밀폐 보관해야 합니다.
그런 일이 과연 가능하기나 할까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갈까요?
그 뿐 아니라 원전을 짓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도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핵발전소는 가장 발전단가가 높은 에너지원입니다.
전기가 남아돌아도 신규 핵발전소를 짓는데에만 정신이 팔린,
이 땅의 원전 마피아들은 과연 핵 사고가 나면 자신들은 무사할 거라고 생각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건조기후 2016-09-27 15: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하지만 그런 비용까지 생각할 머리가 있다면 애초에 원전을 짓지도 않았겠죠... 돈에만 눈 먼 단세포 아메바같은 자들이 모든 것을 결정하고 있다는 게 이 나라의 치명적인 비극입니다 ㅡㅡ 정말 돈만 있으면 다른 건 아무 상관없는 멍청한 돈벌레거나 여차하면 외국으로 뜰 준비가 된 사악한 돈벌레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ㅜ
 

 

예술작품을 평가할 만한 입장도 아니지만 평범한 시민의 눈에는 작가의 의도라는 것이 전혀 읽히지 않는다. 일베를 상징하는 손짓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것을 보고 일베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인지 일베의 자유를 비판하는 것인지 알 도리가 없고, 단지 그럴싸하게 붙여놓은 제목을 보고서야 표현하고자 했던 뜻을 대강 짐작할 뿐인데 그조차도 일베를 둘러싼 사회현상을 제대로 담아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라리 논란과 비난까지도 충분히 계획되어 저 새하얀 조형물이 어떻게 더럽혀지고 망가지는지 어떤 말과 어떤 욕설이 쏟아지는지까지가 본인 작품의 범위였다면 조각과 퍼포먼스의 훌륭한 결합이 될 수 있었을 것 같다. 처음 저 조형물을 기사로 접했을 때 그런 거 아닐까 생각을 했는데... 현실은 허무한 정치적 공방을 거쳐 사법(을 가장한 정권지향)적 해결 수순으로 가는 듯하다. 작품은 파손되어 다른 곳에 보관중이라고 하고 작가는 조형물을 쓰러뜨린 학생들을 고발했다. 훼손되었다면 훼손된 채로 두는 것이 작품성(?)을 살리는 길이었을 것 같고, 학생들을 고발하지 않고 그들 역시 내 작품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는 깜냥이 있었다면 좀 많이 멋있었을텐데. 표현의 자유니 외국사례니 나까지 떠들고 싶지는 않고 그냥 개인적으로 이런 부분이 아쉽다. 이 사람 크게 될 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싶었던 내 멋대로의 소망이 처참히 무너진 데 대한 내 멋대로의 배신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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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6-02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건이 난 후에야 이 조형물의 존재를 알았어요. 저에게도 작가의 의도는 전해지지 않는데요.
흠.... 점점 더 일베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더하여 이젠 작가도 궁금해지는...

건조기후 2016-06-02 16:39   좋아요 0 | URL
조형물을 둘러싼 논란 이전에 조형물 자체에 아무런 느낌이 없으니.. 이런 게 예술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아서 학교 정문에 설치됐는지도 이해가 안 가고요. 작가는 홍대 조소과 졸업반 학생이라고 하더라고요.

transient-guest 2016-06-04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위 예술한다는 사람들이 가끔씩 예술 = 무소불휘의 권력처럼 보거나, 표현의 자유는 다른 모든 권리에 앞서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 봅니다. 저딴건 아무리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더라도 허락될 수 없는 것인데, 그딴 논리를 내세운 학생의 의도가 불순하다는 생각 외엔 다른게 떠오르지 않네요. 나찌의 갈고리 십자가를 예루살렘에 걸고 예술이라고 하는 사람은 아마 그 자리에서 총맞고 죽을겁니다. 포르노가 예술이 아닌 것처럼...예술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저따위 물건이 예술이 아닌건 알 수 있죠..저걸 허락해준 교수의 수준도 심히 의심스럽습니다.

건조기후 2016-06-05 00:36   좋아요 0 | URL
저기도 누가 붙여놨더라고요. 표현의 자유는 절대적인 게 아니라고. 약자를 혐오하고 공격할 자유도 자유라고 인정하는 것이 무슨 예술인지... 작가 자신이 일베이거나 어설프게 사회적 메세지 담으려다 포인트 잘못 잡고 망한 케이스라고 봐요.

루쉰P 2016-06-24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준만 교수도 얘기했지만 외국에서는 인격모독적 범죄에 대해서는 엄하게 처벌한다고 해요. 근데 왜 우리는 일베라는 것을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감싸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요. 정말 강하게 나가야 할 때 무르고, 위안부 할머니들이나 지켜줘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강하게 나가는 처사를 보면 미친 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나 저런 조형물이 버젓이 대학교에 전시되고 뭔가 정상적이지 않은 사회이지 않을까란 생각이 많이 들어요...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찾아오지 못 해 죄송해여 ㅎㅎㅎ:

건조기후 2016-06-25 13:11   좋아요 0 | URL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을 조롱하고 훼손하는 집단의 표현의 자유가 과연 보호가치가 있는지 저도 의문..이면서 또 한 편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정부에서는 충분히 보호하고 활용할 이유가 있는 거죠.

자주 찾아오지 않으셔도 되는 곳입니다.. 저도 자주 안 오는 걸요 ;; 서재의 친구라는 단어에 너무 부담갖지는 마세요. ㅎㅎ
 

어제 jtbc 뉴스룸의 앵커브리핑... 뉴스 보다 울었네.

 

 

5·18 당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시신들이 줄지어 있는 참혹한 현장의 사진 아래 홍어 말리는 중 이라고 써놓은 일베충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관을 온 몸으로 껴안으며 오열하는 한 어머니의 사진에는 택배는 착불이요 라고 적혀 있었다. 버러지만도 못한 이런 것들의 존경을 받는 전두환은 광주사태에 자기책임이 없다며 죽기 전에 한 줄 면피라도 할 요량으로 자서전을 썼다. 5·18에 노래 한 곡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2016년의 대한민국과 5·18이 자신의 뿌리라고 이야기하는 작가의 세계적인 문학상 수상소식이 얽혀 어지러운 슬픔을 자아낸다.

 

80년 이후 무려 36년이 흐른 지금. 일제강점기만큼이나 긴 시간, 일제치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처럼 5·18도 완전히 안아내지 못한 채로 살고 있는 우리가 참 어리석고 애달프다. 자유롭지 못한 이 땅이 깊이 잠든 동안 작지만 가슴을 울리는 목소리로 5월의 한국에 안부를 전한 작가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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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6-05-1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건조기후님이 이런 글을 써주어 참 좋습니다.

건조기후 2016-05-18 13:10   좋아요 0 | URL
지저분하게 화나는 기분 말고 그냥 온전히 슬프기만 했으면 하는 바람도 그렇게 힘든 건가봐요 ㅜ

단발머리 2016-05-18 11: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5.18에 노래 한 곡도 맘껏 부르지 못하는 나라,에서 살고 있어요, 우리는요.
옳은 일을 했으되 지금까지도 피해자인 광주의 시민들은, 가족들은, 어머니들은 아직도 울고 있는데,
참.... 왜 악인은 저리도 승승장구한지...

손석희가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해요.
한강의 <소년이 온다>가 영국에서 읽히고 그리고 한국에서도 읽힐거라 믿어요.
한강씨에게도 고맙구요.
그리고 저도 다락방님처럼 건조기후님이 이 글을 써주어 참 좋네요.
말하고 싶었거든요. 누구에게든.
오늘이 5월 18일이라구요.

건조기후 2016-05-18 13:15   좋아요 1 | URL
저도 소년이 온다 읽으면서 얼마나 펑펑 울었는지 모르겠어요. 슬픈 상처를 어루만지는 따뜻한 위로.. 그 위로가 너무 따뜻해서 또 슬프고 결국엔 그 모든 것이 아름다웠던...

clavis 2018-01-13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년이 온다,봐야겠어요!

건조기후 2018-01-14 11:05   좋아요 0 | URL
네 꼭 읽어 보시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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