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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포인트가 들어와서 영화나 다운받아봐야지 하고 들어갔더니만

헐. 이 영화가 무료!

 

 

정말 재밌게 본 영화인데 ㅜㅜ 무료이벤트라니 대박이다. 나도 한 번 더 봐야지...

 

무료제공되는 개수 제한있다고 하니 서둘러 겟하세요!

여기 들어가서 영화 체크하고 선물받기 버튼 누르면 됩니당.

 

http://nstore.naver.com/movie/freeMovieList.nhn

 

이번 주말은 영화영화하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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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기후 2016-04-2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보니까 무료 아니라도 이거 구매가격이 천원밖에 안 하네 ㅋ

다락방 2016-04-29 15:37   좋아요 0 | URL
저는 [브로큰 잉글리쉬] 집에 dvd 도 있는데 아까 돈 주고 다운받았어요. 브로큰 잉글리쉬는 2,500원 이더라고요. 나는 이 영화 좋아하니까 싸다! 하고 급다운 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4-29 15:4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4-29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1천원이라고 뜨는데요? 무료 아닌데요, 이거??

건조기후 2016-04-29 15:38   좋아요 0 | URL
검색해서 찾지 마시고 저 페이지에서 체크하고 선물버튼 누르세요 ^^
아님 무료제공되는게 끝났나..

다락방 2016-04-29 15:39   좋아요 0 | URL
저 이미 1천원 결제하고 다운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6-04-29 15:5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저런 영화가 천원이라니.
여기서 매튜 매커너히 정말 예술이에요 ㅜㅜㅜㅜ
 

'킹스 스피치'로 올해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콜린 퍼스가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다. 13일(현지시간) 미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콜린 퍼스는 이미 출연을 확정지은 니콜 키드먼, 미와 와시코우스카와 함께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Stoker) 출연을 확정지었다.

영화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갑자기 딸 앞에 나타난 삼촌 이야기를 다룬 스릴러. 데일리 메일은 '스토커'가 뱀파이어 영화라고 보도했지만, 이는 오보인 것으로 보인다. 미아 와시코우스카가 딸, 니콜 키드먼이 엄마, 콜린 퍼스가 삼촌 역할을 맡는다.

콜린 퍼스는 '킹스 스피치'에서 신경성 말 더듬증에 시달리는 영국왕 조지 6세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여 오스카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니콜 키드먼은 '황금나침반' '인터프리터' '인 더 컷' '콜드 마운틴' '투 다이 포' 등에 출연했다.

'박쥐'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의 박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인 '스토커'는 오는 2012년 개봉 예정으로, 특히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드 '프리즌 브레이크'의 '석호필' 앤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썼다.

리들리-토니 스코트의 영화사가 프로듀싱을 맡고, '주노'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폭스 서치라이트사가 제작을 맡는다. 올 봄 촬영에 들어간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관명 기자]
http://media.daum.net/entertain/enews/view?newsid=20110314093414599 

-  

이 무슨 어메이징한 조합 허허헛
박찬욱과 콜린 퍼스ㅠ만으로도 놀라운데 심지어 니콜 키드먼에 시나리오는 석호필 ;
스토커 이야기인 것도 완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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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14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4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4 2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15 0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4주

요샌 그냥 아무 생각없이 웃는 게 좋아서 영화도 그런 것만 찾게 된다. 최근에 제일 재미있게 본 영화는 단연 <조선명탐정>. 벌써 개봉한 지 한 달이나 됐고 평도 좋아서, 이번 주말엔 어떤 영화를 볼까..같은 덴 적당하지 않은 거 같지만 ; 영화가 정말 재밌고 좋았어서 1순위로 꼽고 싶다.

딱 마노아님 리뷰 제목처럼 "깨알같은 재미"가 최고인 영화. 아직도 생각만하면 웃음이 터져나오는 장면들이 많다. 김명민이 목소리 굵은 관원(?) 따라서 얘기하던 장면이나 오달수가 그 코끼리만한 개들이 훈련이 안 됐다며 기다려. 기다려. 하던 장면같은 것들.ㅋㅋㅋㅋㅋ  

오달수의 감초 연기도 재미있었지만 한결 산뜻하고 가벼워진 김명민이 정말 최고였다. 주책맞고 경망스럽지만 언뜻언뜻 정색 모드로 돌변해(이것조차도 웃겼지만) 적당히 중심을 잡아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영화를 보고 나서 포스터를 보니까 "딱 적당한 깨방정" 표정이다 싶다. 이미지 변신한다고 너무 막나갔으면 역효과였을텐데 물론 김명민이 무리하게 앞서가려고도 하지 않았겠지만.. 정말 이 정도가 딱이라고 심하게 감탄했던지라.

마당의 흙이 흐트러진 흔적을 보고 종을 때려 가둔 걸 추측하는 장면같은 건 신선했고, 예상가능한 반전이나 스토리의 헐렁한 짜임새같은 것도 그냥 그것대로 좋았다. 흠을 잡으려면 잡을 수 있는 그런 것들이 별로 흠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기분 좋고 유쾌한 영화였다. 각시투구꽃의 비밀도 따뜻해서 좋았고. 

<평양성>은 가볍게 보면 그런대로 괜찮은데 보기가 영 편하지는 않았다. 백제(전라)-신라(경상)-고구려(북한) 구도 속에서 지역적 특성이랄까 그 지역민들의 습성같은 것을 비꼬는 방식이 좀 짜증났고 그것이 풍자가 아니라 그냥 비난에 인신공격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은 막 웃으며 잘 보던데... 나는 솔직히 좀 졸았다. 황정민이 상스럽게 내뱉는 사투리도 전혀 웃기지 않았다. 웃으려고 보러 갔구만... ;;

<황산벌>은 무지 재미있게 봤었는데. 포스터의 카피도 황산벌 쪽이 "아쌀하다". 황산벌처럼 아쌀하게 거시기 해불고 말 것이지 괜히 햇볕정책이며 이것저것 끌어들여서... 개운한 맛이 없다. 백제군인들 마구잡이로 살상하던 갱상도 출신 문디도 자꾸 누가 떠올라 기분 나쁘고. 내가 너무 억지스럽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본 탓인지도.. ; 어쨌든 오오, 연개소문의 막내아들 남산으로 나온 강하늘 군 눈에 확 들어옴.ㅎ 

<웰컴 투 동막골> 이 영화를 본 게 5년 전이던가 6년 전이던가. 극장에서 나와서도 한참을 웃었던 기억이 난다. 멧돼지 잡는 장면이랑 옥수수가 팝콘되어 눈처럼 내리던 장면이 압권이었던. 슬로우 모션으로 돼지와 사투를 벌이던 장면에서 진짜 숨 넘어가게 웃었었다.ㅋㅋㅋㅋㅋㅋ 그 돼지로 바베큐 파티하면서 서로 마음을 열어가던 남한군과 북한군, 미군, 그리고 마을 사람들. 그저 사람인, 사람들.  

웃은만큼 좀 울었던 것 같기도 하다. 아 이거 갑자기 너무 다시 보고 싶네... 이 영화로 유행어가 된 "마이 아파"는 그냥 귀여운 강원도 사투리가 아니라 모든 걸 함축하는 진짜 명대사다. <평양성>에서도 거시기가 울분을 토하지만, 전쟁이라는 거 입으로 하는 사람 따로 있고 진짜 목숨 걸고 몸뚱이로 싸우는 사람 따로 있는 거 아닌가. 오래 전 찰리 채플린도 이런 말을 했단다. "전쟁은 40대 이상만 가라. 나이 먹은 사람들이 자기들은 전쟁에 안 가니까 쉽게 결정해서 젊은 사람들만 죽게 만든다"  니들은 전혀 아프지 않지. 근데 우리는 마이 아파. 쫌 아프면 병신되고 마이 아프면 죽어.   

 

코믹 시대극이라고 하기엔 좀 짬뽕인 영화지만 시원한 액션과 경쾌한 음악이 좋았던 <전우치>. 여러가지 특수효과들이 볼 만하고 출연 배우들이야 말할 것도 없다. 김윤석의 묵직한 카리스마와 유해진의 유쾌한 카리스마가 서로 어울려 빛나고  

매사에 자신만만 휘적휘적 까불거리고 다니는 전우치 역의 강동원도 딱 맞는 옷을 입은 것처럼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일상적인 캐릭터보다는 이렇게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훨씬 잘 어울리고 그게 또 역으로 현실감을 주는 배우. 확실히 TV드라마의 친근함보다는 스크린에 채워지는 말 그대로의 "영화 속 캐릭터" 같은 거리감, 신비감이 압도적이다. 난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고 강동원의 팬이 됐지만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그다웠던 캐릭터는 전우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의 <초능력자>에서의 초인도 캐릭터상으로는 어울렸지만 영화 자체가 영.. ;

<전우치>도 스토리 전개에 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지만. 그저 가볍게 재미있기엔 부족함이 없는 영화다. 어차피 눈으로 즐기라고 만든 영화니까. 강동원이라서 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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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2-2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플린 이야기가 인상적이에요. 어휴... 마이 아파요...
강동원 캐릭터 얘기도 설득력 있어요. 강동원은 정말 비현실적 느낌이 커요.
전우치 같은 영화 더 했으면 좋겠어요. 무척 재밌었어요.^^

건조기후 2011-02-28 13:00   좋아요 0 | URL
채플린의 말은 조국 강연회에서 들었어요. 엉망이 된 대북관계와 전쟁불사론자들을 비판하면서요.
강동원 좋아요ㅠㅠ 으으으^^
마노아님 보니까 버터링쿠키가 생각나요. 헤헤. 지금 사은품으로 주더라구요.
읽지도 않을(것이 분명한-_-) 책 또 질러야하나 고민하면서 장바구니는 이미 채웠어요.ㅋ;;
 
<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6월 1주

콜린 퍼스 주연의 영화 두 편이 같은 날 개봉해서 상영중이다. <싱글맨>과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싱글맨>은 포스터 속의 남자가 콜린 퍼스인 줄 몰랐다가 다른 영화를 예매하면서 알았다. 오. 봐야지.
딱히 젊고 파릇파릇한 그를 봤던 기억이 없긴 하지만, 왠지 저렇게 뺀질한 중년신사의 모습은 어색하다.
전통적이고 고지식하면서도 뭔가 아직 때가 덜 묻은 것 같은 분위기가 멋진 그인데.

<싱글맨>은 연인을 교통사고로 잃은 후 남은 자의 삶을 삼켜버린 상실감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다. 대학에서 문학을 가르치는 교수 조지(콜린 퍼스)는 꽉 막히고 빈틈없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슴에 난 구멍속에서 외롭게 허우적대고 있다. 16년을 함께 지낸 연인을 잃은 쓸쓸하고 허무한 심정이 눈빛과 표정 하나하나마다 싸하게 배어난다.

하얀 눈길 위에 죽어있는 짐을 매일 밤 꿈 속에서 만나면서 그의 삶은 점점 죽음의 빛으로 탈색되어간다. 실제로 화면의 톤이 주인공 심리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데, 화면의 색감이 어둡고 낮게 가라앉았다가 어느 순간 선명한 빛을 낸다. 그의 삶에 다시 생기가 돌아오는 순간이다. 화려한 장치는 아니지만 몹시 감각적이고 예뻤다.

눈동자가 클로즈업 되는 장면이라든가 입술이 붉게 도드라지는 장면들까지, 게이의 감성을 건드리는 것들이 이런 거구나 엿보는 기분도. 그저 '그들의 사랑도 사랑'이라고 생각해왔던 것과 약간 달랐던 것이, 땀에 젖어 햇빛에 반들거리는 남자의 가슴을 매혹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술을 마시는 입술을 탐하는 듯한 눈빛, 그런 눈빛과 눈빛이 부딪히는 순간 얼굴에 피어나는 야릇한 미소같은 것들은 그들을 좀 더 섬세하게 바라보게 했다. 서로를 알아보는 징표라도 있는 듯 이끌리는 동물적인 감각은 남녀관계와 전혀 다를 것이 없구나, 뭐 그런 새삼스러운 것까지.  

(결코 완전히 지워내진 못할 것 같은) 특유의 까칠한 얼굴은 여전하지만, 그것이 공허한 표정과 섞여 자아내는 날선 슬픔은 그래서 더 아프게 다가온다. 결말이 반전이라면 반전이고 비극이라면 비극이다.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영화 제목을 착각했다. <아버지를 처음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로. 기억은 종종 눈의 물리적인 기능을 지배하곤 한다.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아버지와는 이제 마지막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본 것처럼 낯설었던 느낌이 지금까지 강하게 남아있다. 영정도 낯설었고 입관을 기다리며 누워있던 아버지도 낯설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일이기도 했지만, 단 한 번의 따뜻한 정도 느껴보지 못한 이 분, 나를 낳아준 아버지라는 이 분, 마치 처음 본 것 같은 낯설음이 곧 마지막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감당하기 힘든 괴리감으로 나를 덮쳤던 그 때.

이런 기억들을 생각나게 하는 건, 영화가 뻔하게 노리는 것이기도 하다. 관객들 가슴 속에 존재하는 저마다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저마다의 감상에 젖게 만드는 것. 영화 속 아버지와 성격이 비슷하다거나 암으로 돌아가셨다거나하는 특정한 부분들이 개인사와 겹친다면 조금쯤 눈물이 나기도 할 것이다.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이 마음을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나의 경우와 맞물리는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영화 자체에 관한 소감이라면 딱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있다. 어쩌라고?;

어린 시절의 블레이크는 좋았고, 성격차이와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자지간의 묘한 신경전에도 공감이 갔다. 그러나 어른이 된 블레이크(콜린 퍼스)의 '과거여행'을 통한 아버지와의 '화해'는 좀 생뚱맞고 허술했다. 도대체 블레이크는 그 여행의 어떤 지점에 이르러 마음을 완전히 열 수 있었던 걸까?... 이해가 되지 않는 장면들도 많았고 콜린 퍼스 역시 특별히 나쁘진 않았지만 특별히 좋지도 않았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였다. (페이퍼 제목이 매력속으로 인데;;)
 
사랑해 마지않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도 콜린 퍼스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그런, 예술가다운 성격이라고 해야하나. 몹시 까칠하고 고집스러우면서도 순수했던 화가 베르메르 역으로 콜린 퍼스는 정말 적격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트 역의 스칼렛 요한슨도 물론. 

그리트가 베르메르의 화실 청소를 시작한 날, 그녀는 뭔가 마음에 걸려 베르메르의 부인과 장모가 있는 거실로 간다. "마님, 화실의 창문을 닦아도 될까요?" "그런 건 묻지 않고 해도 돼." "하지만 빛이 바뀔지도 몰라서요."  

그녀의 남다른 직관과 재능을 지켜보며 까다로운 자신만의 세계로 맞아들인 베르메르는 그녀를 거의 예술적 동반자로 여기게 된다. 그녀가 청소하러 들어가서 정물 구도를 바꾸어놓고, 그가 그 구도대로 그림을 그리는 엇박의 교감도 사뭇 가슴이 떨렸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물감을 만들던 장면이었다. 화실 위에 붙은 작은 다락방 안에서 그녀와 그는 말도 없이 달그락달그락 재료를 갈고 섞는다. 가끔은 베르메르의 조곤조곤한 설명이 팽팽한 침묵을 갈랐고, 가끔은 그와 그녀의 손이 스치듯 닿으며 서로에 대한 동경과 애정이 튀어올랐다. 그녀가 마지막 순결처럼 감춰왔던 머리칼을 그에게 들키던 순간의 뜨거웠던 긴장까지... 모든 것이 예술이었다. 책을 먼저 본 터라 실망하지 않을까 했는데, 책이 더 좋긴 하지만 영화도 몹시 사랑스러웠다.

    

<러브 액츄얼리> 이건 뭐 너무 유명한 영화니까. 역시 까탈스러워 보이면서도 로맨틱한 구석이 있는 역할로는 그가 최고인 거 같다. 여기서 캐릭터 자체는 성격이 그닥 드럽지도 않았지만, (조용하고 예민한 인상을 주는) 작가라는 직업 자체만으로 그의 매력이 살아나는 느낌이었다. 특유의 무뚝뚝한 이미지 덕분에 막판 레스토랑에서의 프로포즈가 더 감격적이었던. 은근한 매력이라면 휴 그랜트도 만만치 않은데, 역시 분위기는 콜린 퍼스 쪽이 더 좋았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여기도 휴 그랜트과 함께구나. 포스터 사진.ㅋㅋㅋㅋㅋ 공부만 열심히 한 순진쟁이의, 브리짓에 대한 풋풋한 사랑과 바람둥이 말종 상사로부터 그녀를 지키려는 정의감이 고스란히 드러난 표정. 귀엽고 멋지다. 그러고보니 이 영화에서 그의 이름이 마크 다아시였다.

보너스로 <오만과 편견>. 이건 아직 못 봤는데 그의 출연작을 검색하다가 발견했다. 제인 오스틴의 그 오만과 편견을 드라마로 제작한 거라고 한다. 당연히 다아시 역엔 그다. 세상에, 그렇게 냉정과 열정을 동시에 지닌 에고덩어리 다아시로 콜린 퍼스 이외에는 생각나는 사람이 없다. 아래는 엘리자베스에게 청혼하는 다아시.

발버둥치며 자신과 싸워봤으나 소용이 없었습니다. 도무지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제가 얼마나 당신을 사모하고 사랑하는지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단언하건데, 제가 제 가족들과 친구들의 소망과 제 자신의 판단에 명백히 반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일가친척들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 두 사람 사이의 결혼은 어떤 것이든 매우 비난받을 만한 것으로 여겨질 겁니다 
사실 분별있는 사람으로서 제 자신이 그렇게 비난받고 싶진 않지만 어쩔 수가 없습니다.
주위의 모든 반대를 물리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가 만났던 매순간마다 전 열렬한 동경과 관심으로 당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 고통을 상기하고 저의 청혼을 받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뭐래.ㅋㅋㅋㅋㅋ 아. 이 드라마도 보고 싶고 책도 다시 읽고 싶다. 이래서 고전은 고전인가보다.    

그는, 미간을 찌푸린 표정이 그처럼 어울릴 수 없는 까칠한 얼굴도 얼굴이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순박한 눈짓과 미소가 있어서 더 매력적인 배우다. 능글능글한 유머보다는 신경질적인 무표정 혹은 아주 진솔한 눈빛이 참 멋진 영국 남자. 그의 영화를 모두 본 건 아니지만 <싱글맨>에서 그의 연기는 아주 깊어서, 그의 진면목을 보여줄 영화가 조만간 한 번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갖게 한다. 다른 배우들에게는 없는 그만의 매력이 남김없이 발산될 작품을 '제대로' 만나길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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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6-0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죽겠다요 건조기후님.

"주위의 모든 반대를 물리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가 만났던 매순간마다 전 열렬한 동경과 관심으로 당신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니 제 고통을 상기하고 저의 청혼을 받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받아줄게요, 하고 싶네요. 아, 그런데 저한테 한건 아니니까요..orz


[오만과 편견]은 안봤으니 패쓰하고,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는 저는 별로였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의 콜린 퍼스가 참 좋았어요, 저는.

건조기후 2010-06-07 22:59   좋아요 0 | URL
오만과 편견을 보심 마음이 달라질지도 몰라요. 더 반해버릴 수도 있지만요.ㅎㅎㅎ
저 볼드체 구절도 정말 짜증나고 귀엽지 않나요ㅋㅋㅋ 이런 게 바로 다아시ㅠ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그런 캐릭터가 이 배우에겐 정말 잘 어울려요.
근데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는 더 할 것 같아요. 윽^^ 주말에 찾아보려구요. 벌써 두근두근ㅎ

다락방 2010-06-07 23:33   좋아요 0 | URL
[오만과 편견] 책속의 다아시는 사실 그다지 제가 반할만한 캐릭터는 아닌데, 인용하신 문구를 보니 막 좋아질라고 하네요. ㅎㅎ 저는 남주쪽이라면 [오만과 편견]의 다아시 보다는 [제인 에어]의 로체스터 쪽이 더 멋지더라구요. ㅎㅎ

건조기후 2010-06-08 00:57   좋아요 0 | URL
아 잠깐 제가 착각했어요.. 요 드라마를 안보셨단 말인데 책을 안보셨단 말로;;
어쩐지 댓글 쓰면서도 음? 안보셨을리가 없는데.. 하며. 아핫;
드라마 보고 나서 책도 다시 봐야겠어요. 누런 옛날 책 말고 새로 사서 새 기분으로.(웬 새 기분ㅋ)

다락방님. 저 제인 에어는 전혀 기억이 안 나요ㅠ 아 슬프다ㅠㅠ

사비 2010-06-08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싱글맨 괜찮아? 볼라다가 누가 별로래서 안봐도 되나보다 했어

건조기후 2010-06-08 22:57   좋아요 0 | URL
응 좋던데 난... 봐도 후회 안 할 것임^^ (하면 어쩌지ㅋ)
블로그 포스팅 좀 하징? 그만 내려다봐;; 크크.
 

딴지일보에서 길고 긴 이준익 감독 이너뷰를 읽고 잠시 또 영화를 떠올려본다.
나는 달이 이몽학이고 마지막에 견자가 달을 베는 것 역시 이몽학이 가졌던 허무한 욕망을 베어버린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리뷰 제목도 달의 몰락이라고 붙였는데... 의미가 약간 달랐구나.
뭐 영화를 보고 각자가 느끼기 나름이고. 

인터뷰에선 비관적인 엔딩에 관해 매우 깊이있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가 약하고 후반부가 꼬이면서 결말이 김 빠진다는 평을 많이 보긴 봤는데...
스토리는 좀 부족하다고 느꼈지만(특히 견자) 난 그냥 결말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준익의 말처럼... 꿈이라는 건 성공보단 실패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에 가까우니까 말이다.

암튼 영화 내용과는 별 상관없는 인상깊은 말이 있어서 일부 가져옴.

-

허(허남웅) 시대가 변했고, 그에 따라 감독님의 영화관도 바뀌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까요?

이(이준익) <왕의 남자>와 대척점에 있는 결말은 모냐면, 거짓 희망을 관객들에게 던져주는 시대가 아니다. 지났다. 2010년 지금의 젊은 애들에게 거짓된 희망으로 입장료를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나의 선택이었다고. 요즘의 젊은이들을 향해 꿈이 없는 세대라고 말하잖아. 꿈을 키우려고, 성취하려고 대학교에 들어갔더니 서울대, 고려대 학생이 대자보 붙여놓고 자퇴를 했어. ‘대한민국 대학은 대기업의 제품 생산 교육만 시킨다.’ ‘나의 꿈은 그게 아니다.’ 그러고 자퇴를 했어. 그 대자보를 보고 있는 학생들은 행동하지 않았지만 그 심정이 어떨까, 라고 우리는 생각할 수밖에 없다는 거야.

그전에 88만원 세대라고 우석훈 박사가 말했지만, 문화적으로 보면 나는 약정세대라고 봐. 대한민국 청소년 중에 약정에 안 걸린 사람 있나 나한테 얘기 좀 해줘봐. 약정을 안 걸면 새로운 기술을 쓸 수 없도록 만든 사람들이 386세대라는 거야. 386세대들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고 광장에서 외친 결과가 지금 이 세상의 중심이 되어서 밑에 세대 젊은이들을 약정으로 묶어버린 거야. 빨리 이 약정을 풀어야 아이폰을 살 수 있고 또 다음 약정을 걸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살 수가 없어. 그럼 열심히 ‘알바’ 해서, 비정규 노동을 해서 돈 번 후 다시 약정을 걸고, 재약정을 걸어야지만 현대 사회의 시스템으로부터 이탈되지 않는다는 거야.    

간단히 말해서, 모두 해체하고 다시 시작하자는 말씀이시군요.  

오른쪽 날개가 왼쪽 날개를 비난하고, 왼쪽 날개가 오른쪽 날개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 한쪽 날개만으로 새는 날아가지 못한다고. 이미 새가 아니야. (웃음) 서로 상대의 가치를 존중해야만 새가 온전히 날 수 있는 게 좌우의 목표야. 그게 원래 좌우의 논리야. 민주주의는 그래서 생긴 거라고. 동인, 서인을 만들게 된 본래 취지는 좌의정과 우의정을 놓고 균형을 잡겠다고 한 거야. 근데 씨발 좌의정, 우의정 새끼들이 도망가는 것도 의견 통일을 못하니까 내가 해체를 해버린 거지. (웃음)  

이럴 바엔 차라리 해체를 해라. 그럼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거짓 희망을 주지 않고 있는 그 자체를 인정하면, 절망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진짜 희망이 보인다고. 절망이 두려우니까 자꾸 가짜 희망을 던지잖아. 그 가짜 희망을 던져서 중독 시키는 게 뭐냐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야. 예를 들어, 이몽학이는 일그러진 영웅이라고. 자, 이몽학이를 <브레이브 하트>처럼 그리라면 못 그리겠냐고. 내가 <글래디에이터>로 왜 못 그리겠어. (웃음) 그게 진짜 영혼이고, 진짜 희망이야? 가짜야, 가짜. 가짜 희망이라고. 그 가짜 희망에 우리 영혼을 팔 수 없는 거 아니냐는 거지. 그래서 이몽학이를 그렇게 그린 거야. 상업적으로 불리하지. 상업영화 감독으로써 난 정말 자해를 한 거지. (대폭소) 미친놈이지 내가, 미친놈이여. 아이씨, 이준익은 미친놈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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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몽학은 일종의 주변부를 통한 캐릭터의 해체로 봐도 될 텐데요. 특히 이몽학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에서 해체가 두드러졌어요. ‘이몽학의 난’은 1596년에 일어났는데 영화는 임진왜란이 터진 1592년에 벌어진 것으로 설정하고 있고요, 견자의 손이 아니라 그의 부하들이 이몽학의 목을 베어 항복했죠. <황산벌>과 <왕의 남자>에서도 그랬지만 감독님은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차용하는데 별로 관심이 없으세요. 

역사는 기록인데 승자의 전유물이잖아. 그러니까 난 기록을 믿지 않아. 기록을 다 의심해. 일단 난 글을 믿지 않아. 책을 안 믿어. 책은 거짓말이 가능해. 내가 요즘 좋아하는 책이 독일 물리학자가 쓴 건데 멋진 제목이야.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책 안에 진리가 있다잖아. 그 진리가 거짓말쟁이가 만든 발명품이라는 거야. 너무나 멋있는 말이야. 말도 거짓말 할 수 있고 표정도 거짓 표정 지을 수 있고 글도 거짓말 할 수가 있어. 내가 믿는 건 딱 하나야. 소리. 목소리는 거짓말을 못 해. 그래서 거짓말 탐지기를 소리로 하는 거야. 소리는 생리거든.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때 나는 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소리를 들어. 근데 글은 거짓말을 해. 책의 반은 다 거짓말이야. 난 거짓말을 찾으려고 책을 보지. 역사적인 사료를 보는 순간, 거짓말이 어디 있는지를 찾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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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05-05 2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인터뷰 멋진데요!!
추천 꾹~ 눌러서 메인으로 보내자고요.^^

건조기후 2010-05-06 01:54   좋아요 0 | URL
이 분 영화 본래도 좋아했지만 인터뷰 보고 나서 완전 더 반했어요.

2010-05-06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조기후 2010-05-06 01:55   좋아요 0 | URL
네 오랜만에 본 멋진 인터뷰였어요. 이렇게 감독의 생각을 조금이라도 알면 영화가 더 깊게 이해되기도 하고 아주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또 재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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