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쏟아지는 빗소리만 듣고 있어도 좋은 날이다.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다보면 케케묵은 저 밑바닥까지 파고 들어갈 지도 모를 날.

 

인생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닌 것을 아는데도, 단계를 차근차근 밟아 마치 계획한대로 흘러가는 듯한 삶들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생각도 든다. 세상에 예외없는 법칙은 없지. 계획대로 되는 인생도 있어. 그런데 또 그렇게 착실한 인생 한겹 걷어내고 들어가보면, 그 또한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더라는 것...은, 애써 찾아낸 자기위안일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잘 되고 있지는 않다. 무엇이 문제일까? Is it my fault? Is it my wrong?... 요즘 꽂혀있는 BTS의 Zero O'Clock 한 소절이 내내 맴도는 시간들. 이런 시간이 길어지고, 길어지고, 길어져서... 결국 내가 틀렸다는 것을 내 눈으로 보게 될까 몹시도 두려워질 때가 있다. (나이는 또 어쩔...) 아직은, 얼른 그 두려움이라는 놈 싸대기를 갈겨 내쫓아버리지만. 아직은.

 

정해진 답이 없는 길, 어쩌면 그래서 더 매혹되었던 길. 그래 뭐 내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대로 걸어갈 밖에. 달리 할 일이 있겠어...?

 

근데, 와, 비 정말 무지막지하게 퍼붓는구나.

빗소리에 멍때리고 있다가 정신 좀 차리려고 라떼를 한 컵 가득 탔는데

커피 마시면서 더 멍때릴 것 같다. ㅎ

 

어쩌다 백만년만에 서재 들어와서 궁시렁대는, 비오는 목요일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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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7-24 0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주 좀 와요, 건조기후님!!

건조기후 2020-07-24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