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11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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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저주', 과연 평창을 피해 갈까?" 
[정희준의 '어퍼컷'] '평창의 감격' 그 너머엔… 

평창의 2018년 동계 올림픽 유치가 드디어 이루어졌다. 지난 10년간의 열정이 만들어낸 쾌거다. 강원도민의 꿈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런데 그 꿈이 현실화될 경우 우리는 예기치 않은 문제와 고민에 빠질 수도 있다. 이제 평창의 감격에서 조금씩 깨어나 앞으로의 일을 고민해야 한다. '동계 올림픽 개최'라는 과제는 냉정한 현실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메가 이벤트의 저주'는 분명히 존재한다. 많은 사람은, 특히 강원도민은, 지역이 개최하는 대형 이벤트 한 방으로 온 동네가 부자가 될 것으로 착각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언론을 보니 경제 효과가 21조 원이라는 기사도 있고 65조 원이라는 기사도 눈에 띈다. 이런 경제 효과 수치는 과학이 아니라 신념의 문제다. 주문하는 쪽에서 원하면 높여줄 수도 있고 낮춰줄 수도 있다. 나한테 세 시간만 주면 100조 원으로도 만들어 줄 수 있다. 200조 원도 가능하다. 하루만 주면. 서울서 개최했던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담의 경제 효과도 24조 원에서 450조 원까지 천차만별이었지 않았나?

그리고 경제 효과라는 게 사실은 벌어들이는 돈이 아니라 써야할 돈이다. 강원도가 경기장 하나 짓느라 3000억 원이 들어가는 경우 어떤 이는 이를 경제 효과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돈은 서울의 대형 건설업체가 먹는 돈이다.

그럼 그 돈은 어디서 나오나? 바로 강원도민의 주머니에서, 그리고 국민의 세금에서 나가는 거다.

메가 이벤트의 저주

최각규 전 강원도지사에 의해 기획되고 김진선 전 강원도지사가 추진한 평창 동계 올림픽 프로젝트는 그들이 스포츠 애호가라서 시작한 게 아니었다. 한 마디로 말해 '개발 프로젝트'다. 그러나 우리가 뉴타운 사업에서 보았듯 멀쩡히 수십 년을 살아온 지역 주민들을 쫓아내는 발칙한 괴물이 바로 이런 부류의 개발 프로젝트다.

평창 지역은 지난 10여 년 동안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이다. 올림픽 유치에 나서면서 유치위원회 관계자와 투기꾼이 이곳 땅을 많이 사들였다는 이야기는 그쪽에서는 다 아는 이야기다. 이제 유치가 확정 됐으니 더 뛸 것이다. 빙상 종목 개최지인 강릉 시내 땅값도 많이 뛸 것이다.

개발이 본격화하면 올림픽 시설물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과 자영업자들은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 좀 멀리 알아봐야 할 것이다. 인근 땅값이 다 뛰었을 테니까. 결국 개최지역 주민들에게 적대적인 것이 바로 올림픽과 같은 메가 이벤트다.

더 큰 문제는 경기장과 사회 기반 시설 건설에 쏟아부어야 할 신규 투자 비용과 대회 폐막 후 발생하게 될 유지 관리비다. 신규 투지 비용은 수십조 원의 국비, 도비, 시비를 요구할 것이다. 여기에 추후 발생하는 유지 관리비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매년 수백억 원을 강제할 것이다.

먼저 준비 과정에서의 문제. 강원도는 올림픽 유치에 성공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다. 문제는 너무 일을 크게 벌렸다는 것이다.

우선 알펜시아리조트. 알펜시아리조트는 추후 강원도의 미래를 발목 잡을 사업이다. 사실상 폭탄이다. 최문순 도지사도 알펜시아 이야기만 나오면 한숨을 쉰다고 한다. 강원도 역사상 전무후무한 1조4000억 원짜리 프로젝트지만 우리나라에 40억 원짜리 별장을 소유할 만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실속 없이 너무 큰 이벤트를 유치하는 바람에 우리가 감당해야 할 부담은 너무 크다. 인천공항부터 경기장까지 철도를 놓고 춘천에서 속초까지 고속철도를 놓는다고 한다. 적자가 뻔한 사업에 대규모 국고 투입을 하는 것이다. 유치위원회가 계획한 대로 대회를 준비할 경우 경기장과 사회 기반 시설 등에 들어갈 돈은 10조 원을 훌쩍 뛰어넘을 것이다. 참고로 올림픽은 보안 및 안전을 위한 비용에만 2조 원이 필요하다.

이번엔 폐막 이후의 문제. 강릉시는 동계 올림픽 개최를 위해 빙상장만 다섯 개가 필요하다. 폐막 후에는 컨벤션센터, 체육관, 수영장 등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라지만 전환 비용만도 수백억 원이 들 뿐 아니라 인구 20만 명의 강릉시에 과도하게 많고 또 너무 큰 시설들이다. 컨벤션센터도 현재 서울, 부산을 제외하면 모조리 적자다. 대회 폐막 후 강릉시는 매년 200억 원 가까운 유지 관리비가 필요할 것이다.

인천과 전남의 교훈

인천은 지금 2014년 아시안게임 개최를 준비 중이다. 2007년 인천이 개최 도시로 확정됐을 때 온 국민이 환호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얼마 전 여론조사에서 인천 시민의 80퍼센트가 대회 반납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말이면 인천시의 부채가 10조 원에 달하는 상황인데 민간 투자 유치도 원활치 않고 생각했던 만큼의 국고 지원도 내려오지 않자 개최 분위기가 급냉각된 것이다.

하나 더 있다. 바로 전라남도. 전남은 야심차게 추진했던 F-1 자동차 경주를 2010년에 개최했지만 말 그대로 쪽박을 찼다. 그래서 올해 벌금을 물더라도 대회를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지역 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대회 반납에 따르는 벌금이 무려 400억 원. 이런 엄청난 벌금을 물고라도 대회를 포기하자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회를 강행했을 경우 예상되는 손실이 무려 1200억 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강원도의 선택은?

이제까지 동계 올림픽 개최가 몰고 올 환경 파괴와 지역의 경제적 손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어왔지만 강원도는 이에 대한 논의에 참여하지 않아왔다. 물론 이해한다. 강원도와 도민이 지니고 있는 오랜 피해의식이 '한'이 되었고, 그 한이 동계 올림픽 개최에 대한 집착을 가져온 것이다.

사실 이에 대한 올바른 해법은 올림픽이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이다. 그런데 국가 균형 발전이 불가능해지자 강원도는 올림픽을 선택했다. 그러나 올림픽은 강원도를 겉으로는 많이 바꿀 수 있겠지만 깊은 내상을 안길 가능성이 크다. 깊고도 오래 갈 내상을 말이다.

그렇다면 이를 최소화할 방안은 무엇일까.

첫째, 신규 스포츠 시설물 건설을 최소화해야 한다. 짓더라도 규모를 최소화해야 한다. 둘째, 이를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상력을 극대화해야 한다. 개최가 확정된 상황이니만큼 IOC 위원들의 마음을 사기 위해 준비했던 화려한 계획들을 뒤로 미루고 현실에 맞는 새로운 계획을 짜야 한다. 경기장 규모나 위치, 개·폐막식 등 행사나 부대시설 등은 모두 협상을 통해 조정이 가능하다. 끈질기게 협상해야 한다. 셋째, 민간 투자를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

그런데 우리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은 첫째 조건이다. 1992년 릴리해머 동계 올림픽의 경우 조직위원회는 상당수 경기장과 선수촌, 미디어센터를 가건물로 지었다. 그래서 기자와 선수들은 컨테이너박스 같은 곳에서 지냈다. 이는 폐막 후의 경제적 부담과 환경 파괴의 소지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릴리해머 올림픽은 역대 최고의 실속 올림픽, 환경 올림픽으로 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버려야 할 버릇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우리는 '크게 놓고 크게 먹자'는 성향이 있다. 올림픽은 '작게' 치러야 한다. 마케팅하는 사람들은 수익 사업을 해서 비용을 충당하자는 말도 할 것이다. 거기에 속으면 안 된다. 마케팅을 하기 시작하면 살림이 커진다.

몇 푼 벌지도 못한다. 올림픽은 몇 십억, 몇 백억짜리 행사가 아니다. 조 단위의 이벤트다. 몇 십억 벌겠다고 인력과 자원을 투자 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짠돌이 살림'을 해야 한다. 과장해서 말하면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또 하나는 외국인을 칙사 대접하는 버릇이다. 사실 이건 학계에서도 벌어지는 현상이다. 외국인 칙사 대접해봐야 그들의 기분이 조금 좋을까 말까 정도다. 그들은 줄서서 기다리는 것에도 익숙하고 시골스러운 동네도 새롭다고 감탄한다. 그런데 그들 기분 조금 좋으라고 우리가 골병 들 필요는 없다. 잔치는 우리도 좋으라고 하는 것이다.

최고의 실속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 그래서 대회 때 모두 함께 신나고 대회 폐막 후엔 가뿐하게 뿌듯해하는 강원도민을 보고 싶다. 

/정희준 동아대학교 교수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50110707120548&section=04 

글 참 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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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omeno 2011-07-11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림픽 유치 성공 이후 쏟아지는 장밋빛 전망들이 외려 답답하게 느껴졌는데, 이 글을 보니 한결 마음이 풀리네요. 순수하게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애를 쓰신 분들도 분명 있겠지만, 그분들의 환호보다 이 글이 더 진정어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건조기후 2011-07-11 20:56   좋아요 0 | URL
뒷일 좀 생각하고 조금 더 멀리 볼 줄 아는 사람들이 나랏일을 해야하는데 말이에요. 기왕 결정난 일이니 제발 세금갖고 장난치지말고 글 쓰신 분 말씀대로 알뜰하고 실속있게 잘 치러내길 바래야죠..

pjy 2011-07-11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한턱 쏘는거에 연연하지 말고, 현실적이고 실속적인 방법을 구체화해서, 누구의 업적~ 요딴식으로 한줄 남기고 어마어마한 적자민폐 사족이 달리는 그런 눈요기 행사가 되지 않도록 제발 다같이 살아갈 수 있게, 이런 글은 정말 윗분들이 읽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

건조기후 2011-07-11 21:16   좋아요 0 | URL
정신차릴 사람들은 아닌 거 같고 ; 너무 크게 벌이지만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네요.
 

(아디스아바바=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아디스아바바 대학에서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를 받고 있다. (사진은 차마 내 손으로 복사할 수가-_-)
zjin@yna.co.kr  

http://photo.media.daum.net/photogallery/politics/0912_president_now/view.html?photoid=4916&newsid=20110709190306726&p=yonhap    

-

MB개그의 화룡점정. ;
세상에 어떻게
이명박. 환경학 명예박사 학위. 이 단어들이 나란히 쓰일 수가 있지.
하. 정말 웃기다. 웃기다 웃겨ㅠ
진짜 무한도전보다 더 웃기고 애기같이 웃는 조인성이 옥수수 털어도 되냐고 묻는 것보다 더 웃기고
정재형 아홍홍홍홍 으흥흥흥호호 웃음소리보다 더 웃기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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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7-09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겠어요. 어떻게 많고 많은 것 중에...;;;;;

건조기후 2011-07-09 23:36   좋아요 0 | URL
'내 눈을 의심했다'라는 표현을 이렇게 절실하게 느낀 적이 없어요. ;

근데 와. 사진 마노아님이시죠? 너무 예뻐요!
 

'유성기업 사태' 언론 보도, 기자에게 영혼이 없다
[변상욱의 기자수첩] 평균 연봉 7천이라고 보도한 기자들은 누구인가
2011-05-25 13:50 CBS보도국 변상욱 대기자

유성기업 파업 노동자들이 경찰에 연행됐다. 유성기업 파업과 노동자 연행 사태를 지켜보며 떠오른 의문점들을 추적해보자.

첫 째, 왜 유성기업의 주가가 뛰어오르나?

유성의 파업 소식이 전해 진 뒤 유성기업의 주가가 뛰어 올랐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노동자 파업 기업의 주식이 뛰는가. 언론에 잔뜩 보도된 기사에 의하면 유성기업은 2008년부터 3년 연속 적자이다. 적자인 이유는 노조가 파업할 때마다 회사가 노조에 질질 끌려 다녀 임금을 올려 주다보니 최근 수년간 영업적자를 냈다고 되어 있다.

이 기사들은 회사 측이 제공한 개별재무제표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개되어 있는 유성기업 재무 상황 중 당기순이익(출처: 미디어 오늘)을 살펴보니 내용이 다르다.

2010 당기순이익이 118억 흑자, 2009년 16억 적자(금융위기), 2008년 59억 흑자, 2007년 133억 흑자, 2006년 128억 흑자. 영업이익은 순수하게 영업 한 걸로만 따지고 당기순이익은 영업외 수익과 비용을 합쳐 따지므로 기업의 경영상태를 더 정확히 알려면 당기순이익까지 살피는 게 상식이다.

또한 언론들이 인용한 재무제표는 개별재무제표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바뀐 회계기준으로는 연결재무제표를 따져봐야 한다. 유성기업 경영실적 뿐 아니라 유성기업이 경영권을 갖고 있고 대주주로 지배하는 자회사를 모두 합쳐서 따지므로 더 투명하고 정확한 자료이다.

당기순이익 2010년 157억, 2009년 13억, 2008년 68억, 2007년 132억, 2006년 143억. 유성기업만 놓고 볼 때보다 더 흑자행진이다. 상장사 뿐 아니라 비상장사를 통해서도 이익을 올리는 탄탄한 구조를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유성기업이 파업에 들어가자 궁금해진 투자 전문가들이 언론 보도 대신 제대로 된 회계자료들을 살펴보고 나서는 ‘어, 이거 알짜배기 회사네’하면서 달려들었단 결론이 나온다.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5년 동안 당기순이익을 낸 회사에, 관련 부품 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독점기업이며, 그동안의 노사쟁의 내용을 살펴보니 심각한 적도 없어 곧 경찰 병력에 진압될 것 같고, 짭짤한 투자 대상을 발견한 셈이다.

둘 째, 왜 이런 혼란이 빚어지는 걸까?

물론 회사 측이 교섭에 더 성실히 임하며 성의를 보이고 제대로 된 자료들로 교섭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교섭 과정에서 원청 대기업의 눈치를 살피며 진행한 흔적도 있다. 또 다른 혼란의 단초는 미루어 짐작컨대 원청 대기업과 하청 대기업의 불평등 거래관행에서 찾을 수 있다.

자동차를 완성해내는 원청 대기업들의 경우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 중소기업이 영업이익을 많이 내면 ‘옳다구나’ 하면서 납품단가를 후려쳐 깎는 억지를 부려왔다. 그래서 하청 중소기업들은 이런 횡포를 피하기 위해 재무제표를 만성적자로 꾸미는 마사지 기술을 사용해 왔기에 이번의 경우도 개연성이 있다.

또 하나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직장폐쇄에 돌입한 뒤 용역업체 사람들을 고용해 강력히 몰아붙이고 (노조원들을 차로 들이받아 노조원 13명이 다침), 곧바로 경찰병력을 요청해 진압한 사태의 배경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완성차 대기업들이 유성기업이 부품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라인에 차질을 빚을 경우 1시간당 18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물도록 되어 있음이 확인됐다.

회사 측이 서둘러 직장 폐쇄를 신청하고 노조원들을 회사 밖으로 내보낸 뒤 대체인력으로 작업을 서두르려 한 것이나, 노조원들의 농성이 벌어지자 경찰병력을 곧바로 요청해 진압케 한 것도 이런 황당한 노예계약이 이유였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파업은 불법이 아니었다. 5개월 동안 11차례 교섭하고, 1차례 조정과정 거치고, 사측이 불성실하게 임한다고 쟁의조정신청서 내 찬반투표 거치고, 쟁의행위신고서 노동당국에 접수했다. 그래도 전면파업은 피하고 작업장 점거나 시설파괴가 일체 없었고 경찰에게 입 한 번 열지 않고 끌려간 온건하고도 합법적 쟁의였다.

셋 째, 유성기업 노동자의 평균임금이 7천만원이라면 파업은 너무하다고?

제목만 훑어보면 7천만 원이라 놀랄 수 있지만 기사를 꼼꼼히 읽어보면 평균 월급이 7천만 원 수준이라고 되어 있지 않다. 기본급, 수당, 복리후생비, 퇴직금을 합쳐 7천만 원 수준이라고 되어 있다. 그나마 이런 설명이 들어있지 않은 기사가 태반.

나중에 공개된 급여 명세표를 들여다보면 8년차 노동자 월급은 연장근로 30시간, 휴일특근 15시간, 세금, 보험 포함해 251만원. 퇴직금 포함해 계산해도 연봉 3천만원 수준이다.

연봉 7천이 되려면 근속년수 30년 가까이 된 사람이 연장근무, 특근까지 잔뜩 해야 나오는 액수라는데 평균 연봉 7천이라고 보도한 기자들은 누구인가? 오보면 정정을 하던지 후속 기사에서 반론을 써 주든지 해야지 오보임이 판명되어도 입을 닦고 침묵하는 기자들이라니. 기자들이 이젠 용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영혼이 없어져 간다.

정말 평균 임금 7천만 원 기업이면 신(神)의 직장 바로 아래 수준. 9천만원 쯤 된다는 산업은행을 선두로 중소기업은행, 산은캐피탈, 한국수출입은행, 삼성전자가 8천만원 대, 그 다음 7천만원대 후반이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유성기업은 그 언저리쯤이란 말인가. 6천만원 후반대라는 한국 가스공사, 삼성생명, 현대모비스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정말 그렇다면 앞의 기업들 면면을 보다시피 그런데서 무슨 파업을 하겠는가.

넷 째, 유성기업이 어떻게 자동차 부품의 70~80 %를 독점할 수 있었을까?

특별한 신기술 개발을 계속해 온 것은 아니다. 단순한 부품들을 생산해 왔다. 결국 단가를 낮춰 싸게 납품하니까 대기업들이 하청을 맡기고 납품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그 낮은 단가는 노동자들의 저임금과 과중한 노동에서 가능한 것임을 놓쳐선 안 된다. 

이번에 노사 간에 쟁점이 된 교섭사항을 보면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일하고 집에 돌아가 쉬고 다음날 아침 8시에 출근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밤 12시부터 오전 8시까지 야간근무로 계속 이어가는 24시간 시스템을 해왔다는 이야기. 물론 공장에 일감이 많아서이고 많은 건 좋지만 그만큼 벌면 고용인원을 늘려 사람을 재워야 하지 않겠나.

경찰에 연행된 노조원 중에 임신 8개월의 임산부도 있었다. 다행히 조사과정까지 무사히 끝마쳤다고 한다. 회사고용 용역 경비원의 폭력-차로 들이받아 13명이 나뒹굴었는데 그것은 도로교통법 위반이어서 간단히 조사하고 풀어줬단다. 끌려간 노조원 500명은 어찌 될 건가, 이것이 경찰의 최선일까? 

http://www.nocutnews.co.kr/show.asp?idx=1812015 

비오는 아침에 혈압오른다.
지지하거나 응원하라는 게 아니라, 최소한 말은 똑바로 하라고.
제발. 말. 좀 제대로 하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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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1-05-26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기사를 매번 관심있게 보는 사람은 아닙니다.. 하지만 돌멩이 마구던져서 개구리 죽이는 사람은 꽤 많이 봅니다만, 촌철활인하는 기자가 거의 없는듯-_-; 읽지않은 책의 리뷰를 모르는 사람에게 물어봐서 지어내는 상태랄까요~

건조기후 2011-05-26 14:35   좋아요 0 | URL
해야할 말을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말만 하는 게 어떻게 기자인지. 아니, 그들 입장에서는 '해야할 말'과 '하고 싶은 말'이 그 반대인지도 모르겠어요.

saint236 2011-05-26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기자들도 신문기사 요약본을 보고 다시 신문 기사를 작성하나 봅니다. 마치 로미오는 봤는데 줄리엣은 시간이 없어서 못봤어요 하는 학생들처럼 말이죠.

건조기후 2011-05-31 21:28   좋아요 0 | URL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쓰는 걸까요? 자기 이름 걸고 쓰는 기사에, 자존심도 없이.

귀를기울이면 2011-05-27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위터에 보니 기자 선후배간의 대화 같은게 올라와 있더군요.

"선배, 언론은, 이미 사회에 해가 되는 존재가 됐어요"

건조기후 2011-05-31 21:32   좋아요 0 | URL
사회문제를 고발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지경이 된 건 분명해요. 서글프네요. 한 때 기자라는 두 글자를 한없이 우러러보던 때도 있었는데.
 

7일 국회는 모처럼 장미꽃으로 환하게 물들었다. 의원회관 545호(박근혜·한나라당), 229호(이정희·민주노동당), 342호(박선영·자유선진당) 등 여성 의원 사무실엔 모두 장미꽃 한 송이가 날아들었다. 노회찬(사진) 전 진보신당 대표가 세계여성의 날(8일)을 맞아 여성 국회의원 40명 모두에게 꽃과 편지를 보낸 것이다.

노 전 대표는 분홍색 하트가 점점이 박혀 있는 편지지에 “세계여성의 날이 103주년을 맞이하는데 여성의 성별 격차는 세계 104위에 머물고 있는 현실 앞에 부끄러움을 감추기 어렵다”며 “3월 8일을 명절처럼 보내는 세계 각국의 관례대로 축하와 반성과 다짐의 마음을 담아 장미꽃 한 송이를 보낸다”고 적었다. 그는 “다른 나라들처럼 3월 8일 무렵엔 꽃값이 세배나 오르는 상황이 어서 오길 기원한다. 발렌타인데이만이 아니라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도 잘 아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17대 국회때부터 ‘여성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매년 여성 정치인·여성계 대표 등에게 꽃을 선물해온 노 전 대표는 이번에도 100여 송이의 장미꽃으로 이 날을 축하했다. 한명숙 전 총리와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여성 정치인들과 진보신당 여성 당직자 등도 꽃송이를 전달받았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http://www.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466825.html 

분홍색 하트. 아침부터 웃게 만드시네 ㅎㅎㅎㅎㅎ
이 기사 자체가 꽃 한 송이다. 진흙탕 시궁창같은 뉴스 속에서 피어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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