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 철학을 내 것으로 만드는 "생각 교과서"!
김민철 지음 / 그린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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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논술 붐이 일면서 - 각 대학들이 논술 폐지를 선언하는 시점이라 과거형인 '한때'라는 단어를 선택했다 - '어쩔 수 없이'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철학을 비롯한 인문/사회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더불어 출판사도 열심히 좀 더 쉽게 쓴 청소년용 철학서적들을 내놓으며 이에 부응하기도 했다. 여전히 대중화 작업은 진행 중이지만 인수위의 일방적인 교육 선언이 국민들의 합의없이 그대로 실천된다면 서서히 사그라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술'을 핑계삼아 나오는 철학서적들 중에 괜찮은 것들이 꽤 많았는데 이런 책을 골라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대중적인 철학 서적이라면 대략 두 가지 정도로 분류가 된다. 그리스 아테네부터 시작해서 현대 프랑스와 미국, 독일에 이르기까지의 현대 유럽 철학까지를 간단히 소개하고 풀어놓는 철학사 책이 있는가 하면, 이런저런 장르들과 연합하여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텍스트들을 통해 철학적 사고를 이끌어 내는 책들이 있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책들이, 어떤 철학사적 지식과는 별개로 자신의 사유를 그대로 풀어놓는 책이다. 일명 철학 에세이인데, 김민철의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라는 책 또한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철학을 해야 하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함이다. 타인의 삶을 꾸준히 모방하며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타인이 추구하는 행복에 이르는 길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스스로에게 묻고 스스로의 행복의 길을 걷고자 하기 위함이다. 나와 나의 묻고 답하기는 점차 '나'에서 '사회'로 시선을 넓혀가며 나를 넘어선 주변의 것들, 그리고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 지구상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김민철은 철학이란 '따져묻기'라고 말한다. 우리가 살면서 추구해야 할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이고, 그에 따르면 지혜란, "지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여 그와 관련된 상황이 주어질 때 최선의 판단을 도출해 내는 정신적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암기를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지식을 그 원리에서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거기에는 '따져묻기'가 필수적인 것이다." 현재 어린아이부터 취업준비생을 넘어 승진시험을 보는 이들에 이르기까지 국민 모두가 '많이 외우기'에 몰두하고 있다. 지식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하지만 지식이 합격과 불합격의 판단의 잣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키워야 할 것은 텍스트(지식)에 대한 자신의 해석(지혜)이다.

  "사실인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재하는 것은 해석뿐이다." (니체, 권력에의 의지) 이 책은 지식이 아닌 지혜를 추구하고 있는, 사실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해석을 가하는 김민철만의 철학 에세이이다. 그는 이 책 곳곳에서 지식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지식은 주인이 아니다. 이 책의 주가 되는 것은 지식이 아닌 김민철의 해석이다. 그의 해석이 옳다 그르다 말할 수는 없으며, 그것은 그가 익히고 배워온 사실을 바탕으로 한 자기해석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철학이 왜 '따져묻기'인지를 알려주고, 지식이 아닌 지혜를 추구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보여주는 본보기이자 표본이라는 점에서 교과서라 칭할 수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접하는 고리타분하고 일방향적인 교과서가 아니라 자기 생각이 주가 되는 '생각 교과서'라는 점에서 '교과서'의 일반적 정의와는 멀리 떨어져있다고 봐야 한다.   

 p.s.  ○○, ○○○하다. 라는 식의 제목은 이제 많이 식상해졌는데 제목을 지을 때 좀 더 신선하게 지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김민철의 철학에세이'라고 하면 이 책에 딱 적절한 제목이겠으나 김민철 이라는 이름을 내세우기엔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생각 교과서'라고 해도 될 것 같지만 '철학'이 빠져버리면 내용과 뭔가 맞지 않고, '철학 교과서'라고 하기엔 너무 고리타분해 보이고 나름 고심해서 나온 결과인지 모르겠다만, 솔직히 제목은 별로 눈길을 끌지 못했다. 요런 좋은 책들은 제목도 같이 확 끌어줘야 한다. 참, 철학적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이 책은 적절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하는 법, 철학하는 법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책이 입맛에 잘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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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8-02-11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보에 갔다가 생각나서 구입해서는 읽고 있는 중인데, 정말 쉬우면서도 재미있더군요. 그렇다고 그냥 모양만 흉내낸 건 아니고... 좋은 책인 것 같아요.^^

이잘코군 2008-02-11 09:18   좋아요 0 | URL
:) 어떤 걸 요약하고서 쉽게 풀어 쓴 책이라기보다는 그냥 저자 자신의 생각을 펼쳐놓은 '에세이'느낌입니다.
 
철학, 땅으로 내려오다 - 철학을 내 것으로 만드는 "생각 교과서"!
김민철 지음 / 그린비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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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란, 지식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체득하여 그와 관련된 상황이 주어질 때 최선의 판단을 도출해 내는 정신적 능력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순한 암기를 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모든 지식을 그 원리에서부터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거기에는 '따져묻기'가 필수적인 것이다. 이제부터는 그 원조격인 사람들에 대해 알아볼 시간이다.-25-26쪽

시민 개개인은 자신의 양심에 의거해 어떠한 법이 '악법'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가 있다. 그러나 그 개개인의 판단이 올바른 것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은 공개적인 토론과 합의를 거쳐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 내는 방법 밖에는 없다. 시민 불복종 운동이란, 다수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특정한 법에 대해 다시 한번 심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을 어기는 행위를 가리킨다.-58쪽

변증법적 발전이라는 개념에는 많은 것들이 함축되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세상이 끊임없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어떤 주장이나 이론이 나와도 거기에 비판과 반론, 그리고 종합이 필연적이라면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그로부터 다시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전제는,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점이다. 우리는 완벽을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접근해 나갈 뿐인 것이다.-64-65쪽

"알고도 행하지 않는 사람은 없었다. 알면서도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일 따름이다. ...... (<대학>에서는) "마치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듯이 하고, 악취를 싫어하듯이 하라"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는 것은 앎에 속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것은 행동에 속한다. 아름다운 여인을 보게 되면 이미 스스로 좋아하게 되는 것이지, 본 후에 좋아해야겠다고 마음먹는 것은 아니다." (왕양명)

김민철 曰 "양명은 논변 과정에서 우리가 범하기 쉬운 오류 한 가지를 직접 보여주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을 좋아하는 것'은 과연 행동에 속하는가? 대화자 스스로가 이른바 '언어적 입법자' 노릇을 자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은 '감정'이고, 감정은 행동의 영역보다는 심리상태에 속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을 '행동'이라고 정의내려 놓고 논변을 하자고 한다면, 어느 누구도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것이다."-68쪽

유한한 존재인 인간이 유한성을 뛰어넘고자 하는 데서 문제는 시작된다. 유한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의 유한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영혼, 혹은 이성은 이 세계의 유한성을 벗어난 신의 세계에 속한다고 생각해 왔다.

경험과 관찰을 초월해 있는 것을 선험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탐구하다 보니, 현실성이 전혀 없는 주장이라도 논리적인 모순만 없다면, 좀 더 적나라하게 말해서, 그럴싸하기만 하다면 형이상학적인 이론으로 대접받았다. 하지만 황금으로 뒤덮인 산이나 뿔 달린 말인 유니콘이 논리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해서 그것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104쪽

'객관적'과 '보편적'의 의미는 영어로 풀이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객관적'에 해당하는 'objective'는 '사물, '대상'을 의미하는 'object'의 형용사이다. 따라서 '객관적'이란 '대상적'이라는 뜻이다. 파란색으로 보이는 물체가 있다고 하자. 보는 사람이 파란색 안경을 끼었기 때문에 그것이 파란색으로 보인다면 그것을 객관적인 관찰이라고 할 수 없다. 대상의 성질을 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상 자체에 파란색이 있다면 누가 보더라도 그 대상은 파란색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간색으로 보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대상의 객관적 성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객관적'이란 '보는 사람과 무관하게 누가 보더라도' 라는 의미를 가진다.-108쪽

'보편적'이란 말에 해당하는 'universal'은 우주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형용사이다. 중국의 고대 문헌 가운데 하나에서는 '우주'(宇宙)에 대해 "상하사방(上下四方)을 우(宇)라고 하고, 고금왕래(古今往來)를 주(宙)라 한다"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풀이대로라면 '보편적'이란 '동서고금의 어느 누가 보더라도'의 뜻이 된다. 역시 '객관적'과 같은 의미인 것이다. '절대적'은 영어보다 한자로 그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絶對'는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對을 끊다(없애다)'로, '비교할 상대가 없다'라는 뜻이다. 무림의 고수에게 상대할 자가 없다면 그를 '절대지존'이라 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평가하는 것을 '절대평가'라 한다. 따라서 어떤 주장에 대해 아무도 그에 상대할 만한 반론을 제기할 수 없어야 절대적인 주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108쪽

자비의 원칙이란 토론의 원칙 가운데 하나로,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상대방의 의도를 비판할 때는 그가 상상 가능한 최선의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전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자비의 원칙은 토론의 핵심 원칙 가운데 하나이다. 상대방을 비난할 목적으로 그 의도를 날조하려 한다면, 비난 못할 행동이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편향된 시각을 가지고 토론에 임한다면 올바른 토론이 이루어질 리 없다. 편견을 배제한 열린 마음이야말로 공정한 토론의 필수조건이며, 자비의 원칙은 그러한 태도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118-120쪽

데카르트에 따르면 우리는 세 종류의 관념을 가진다. 첫째는 외부의 사물에 의해 촉발되는 외래관념(外來觀念)이다. 소리나 빛, 추위, 고통 등이 그에 해당한다. 두번째는 인어나 도깨비, 유니콘처럼 인간들이 만들어낸 인위관념(人爲觀念)이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로 외적인 요인이나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그야말로 순수한 지성(知性)의 작용으로 마음속에 저절로 생겨나는 관념이 있다. 자아에 대한 관년ㅁ, "X와 Y가 같고, X와 Z가 같다면 Y와 Z는 같다"와 같은 수학적 공리와, 앞의 신 존재 증명에서 언급한 바 있는 "원인은 언제나 결과 이상이다."라는 철학적 공리(公理), 그리고 신에 대한 관념 등이 그것이다. 이를 본유관념(本有觀念)이라고 부른다.-168쪽

언어도 사회생활의 산물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사회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언어도 존재할 수 없다. 언어란 기본적으로 타자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회에 속하지 않은 인간은 언어를 습득할 수 없고, 언어를 사용하는 사회의 문화적 산물인 지식도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설사 자연인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는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는 존재가 아니다.-220-221쪽

불교에서는 모든 현상이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란 결국 '세계관의 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고통도 기쁨도 예외는 아니다. 이 사실을 안다면 기쁨이나 고통이 모두 부질없이 공허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세상을 다시 본다면 이 세상이 바로 극락일수 있는 것이다.-274쪽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속담은 민주주의의 정신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민주주의 체제에서는 사공이 원하면 배가 산 아니라 땅 속으로라도 가야한다. 지식인의 역할은 배가 산으로 가면 곤란한 이유를 잘 설명해줌으로써 국민들로 하여금 무지로 인한 비자발적인 행위를 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이다.-286쪽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외적인 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사람이 민주사회의 시민일 수는 없다. 데모크라토피아를 지향하는 사회에서는 마땅히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는 자율적 존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태어날 때 동물과 다를 바 없는 존재가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인간다운 삶을 살 기회를 충분히 주어져야 한다. 그 역할은 국가와 사회가 져야 하며,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국가가 바로 복지국가인 것이다.-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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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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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한 권의 좋은 책은 열 갈래 다른 독서의 시작"이라는 뒷날개의 김주하 아나운서의 코멘트가 이 책의 성격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 특정한 하나의 지식이나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여러 짧은 지식들을 축약해 제시하는 이 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각 꼭지에 소개된 여러 다른 책들을 자발적으로 살펴보는 동기를 마련해준다. 좋은 책이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은 여러가지로 나올 수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좋은 책은 '그 책을 통해 다른 책을 손에 들게 만드는 책' 이라는 대답이다. 사실, 각 꼭지 말미에 소개된 책들은 묵직한 제목과 대중적(?)이지 못한 주제 때문에 관심없는 사람이 쉽게 손에 들지 못하는 책들이다. 하지만, 지식e 를 통해 그 책의 존재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된다면 <지식e>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얼마전 1권을 읽었고 바로 2권을 손에 들었다. 1권이 마음을 겨냥했다면, 2권은 머리를 겨냥한다. 하지만 1권과 2권이 각각 마음과 머리를 독점하지 않고, 1권은 '마음에서 머리로', 2권은 '머리에서 마음으로', 적잖은 충격을 준다. 나열된 어떤 사실에 대한 담담한 서술과 제시된 객관적인 지식에 대한 요약은 사실을 인지하고 지식을 습득하게 하지만, 그건 과정이고 수단에 불과하다. 궁극적으로 사실과 지식이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세상을 좀 더 넓게 멀리 바라볼 수 있는 시야와 마음의 움직임이다. 知識으로 시작했지만 우리는 智識을 얻게 된다. 이 책을 떠나서, 우리가 知識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은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우리가 공부를 한다함은 내 앞에 놓여진 텍스트를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텍스트를 통해 내 사유를 확장해나가기 위함일 것이다. 

  달달 외워 머리 속에 아무리 많은 지식을 채워넣어봐야 다 쓸데 없다. 나 이 정도 안다, 며 누군가를 향해 자기지식을 자랑하고 내세우는데는 유용할지 모르겠지만, 그것 뿐이다. 나는 수많은 지식을 암기하고 시험치는 대한민국의 수많은 청소년들과 온갖 시험준비생들을 볼 때 안쓰럽다. 그렇게 밖에 할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국가적 시선에서 바라봤을 때도 - 난 이런 관점을 싫어하지만 -  이건 지나친 국력 낭비다. 고등학생들은 시험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무언가를 암기하고 있고, 공무원 시험, 사시, 행시, 기술고시, 임용시험, 언론시험 등등의 시험준비생들 역시 매일매일 두꺼운 수많은 책들을 암기하고 있다. 객관적인 기준을 마련하기 힘들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암기왕을 뽑는 구조로 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건 변명에 불과하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쓰여진 글자가 아니라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의 행간읽기다. 창의력을 강조하면서 공부법과 선발방식은 여전히 시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읽어내야 할 것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에둘러 꼬집고 있는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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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20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자는 1권보다 2권이 못하다..하기도 하지만 전 2권에서 만난 사실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더군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다보니요.

다락방 2008-01-20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권은 1권과는 다르게 충분히 좋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프락사스님의 리뷰도 좋으네요.
:)

이잘코군 2008-01-2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권 둘 다 좋았습니다. 짦은 글과 사진이 마음을 動하게 하더라고요.

2008-01-22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네꼬 2008-01-2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2권은 아직 안 봤는데, 아프님 리뷰 읽으니까 안 읽을 수 없겠는데요. 아프님 리뷰 너무 잘 써. -_-

이잘코군 2008-01-24 21:55   좋아요 0 | URL
아핫, 요새 귀찮아서 그냥 생각나는 것만 쓰고 아니면 말고 식이에요. 잘쓰긴요, 귀찮아서 그냥 끄적이는걸로 족하고 있어욤. 전만큼 리뷰에 욕심이 안나요. 다른데 신경써서 그런건지.

수아빠 2008-06-0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지식 e - 시즌 2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2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12월
절판


10대 때에는 거울처럼 지내지요
선생님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자꾸 비추어보고
자꾸 흉내내고

그러다 20대쯤 되면
주관적이든 일반적이든 객관적이든
나름대로 가능성도 있고
나름대로 기대도 있고
뭔가 스스로를 찾기 위해
좌충우돌 부대끼면서 지냅니다
자신감은 있어서 일은 막 벌이는데
마무리를 못해서 다치기도 하고
그래도 자존심은 있어서
유리처럼 지내지요
자극이 오면 튕겨버리던가
스스로 깨어지던가
그러면서 아픔 같은 것들이 자꾸 생겨나게 되고
또 비슷한 일들이 일어나면
더 아프기 싫어서 조금씩 비켜나가죠

일정부분 포기하고
일정부분 인정하고
그렇게 지내다보면
나이에 'ㄴ'이 붙습니다
서른이지요
그때쯤되면
스스로의 한계도 인정해야 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들도
그렇게 재미있거나 신기하거나 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답답함
재미없음
그 즈음에
그 나이 즈음에
모두들 비슷한 느낌들을 가지고 있더군요

(김광석)-356-3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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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8-01-20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이건 김광석 앨범에서 들었던 이야긴데요?
'서른 즈음에' 부르기 전에 김광석이 읊조렸던 이야기...

이잘코군 2008-01-21 00:0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 이런 것도 어떻게 기억하고.

네꼬 2008-01-24 17:11   좋아요 0 | URL
내가 먼저 얘기할걸. (아프님이 깐따삐야님 기억력 칭찬한 거 맞죠?)
 
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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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이 한참 팔릴 때가 대략 1년전인거 같은데 - 책 생일이 2007년 3월이니 1년은 안 됐구나 - 이제와서 읽고 감동받은 나는 참 느리다. 매주 일간지 토요일자 신간 서적란을 확인하고, 온라인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을 가끔씩 돌아댕기는 나는, 이 책을 무지하게 많이 접하긴 했다. 표지와 제목은 너무나 익숙하다. 그런데, 유명세에 서점에서 대략 훑어본 결과 - 오른손으로 책 전체를 빠르게 쭈루룩 넘겨봄 - 에이 별로 내가 원하는 책은 아닌 거 같다. 그냥 기획용 상품으로 딱 팔아먹기 좋게 나왔네, 하는게 당시의 내 반응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책은 그렇게 훑어보면 안 되는 거였다. 한 꼭지씩 천천히 읽다보니 이 책이 보여지는 것 이상으로 꽤나 큰 마음의 움직임을 이끌고 온다는 사실을 알았고, 손에 쥔 채로 끝까지 다 읽어버린 몇 안 되는 책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빨리 읽지도 않았고 꽤나 시간을 들여 읽었음에도 각각의 장들이 내게 주는 감동이 너무나 다채롭고 강렬하여 놓을수가 없었다. 때로는 분노케 하였고, 때로는 어느 글 한 줄이 나를 울려버렸다. 펑펑 눈물 쏟고 운건 아니지만, 닭똥같은 눈물 뚝뚝 흘린 것도 아니지만,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눈가에 촉촉한 방울이 맺히곤 했다.

  솔직히 당시 상품용 책이네, 하고 지나쳤던 이 책을 다시 주목하게 된 건, 지인이 올린 게시물 때문이었다. 그 게시물에는 이 책의 서문(?)이 담겨있었는데, 그 글은 이러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지식은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입니다. 현학적인 수사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메세지입니다. 빈틈 없는 논리가 아니라 비어 있는 공간입니다. 사고를 구속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지식은 엄격히 구분짓는 잣대가 아니라 경계를 넘나드는 이해입니다. 말하는 쪽의 입이 아니라 듣는 쪽의 귀입니다. 책 속의 깨알같은 글씨가 아니라 책을 쥔 손에 맺힌 작은 땀방울입니다.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낮게 하는 것입니다."

  이 시구절같은 대구를 이루는 짧은 문구들은 내 마음을 움직였고, 이 책을 간절히 원하도록 만들었다. 여기 적힌 짧은 문구는 내 삶에서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내 마음을 열어보여준 것 같은 느낌이다. 누군가 내 마음을 열어서 살펴보고 그걸 멋드러진 글로 옮겨놓은 듯한. 특히나 "암기하는 정보가 아니라 생각하는 힘입니다"라는 부분이 그랬다. 서문(?)의 문구들 답게 본문의 내용들은 매우 짧지만 강렬했고 그 글들은 '지식'보다는 분명 '생각'에 닿아있는 것이 확실했다.  

  이 책은,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 책을 읽고 싶어하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 혹은 생각하지 않고 타인의 삶을 복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면 딱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매우 유용한 책이다. 앙드레 지드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 권의 책을 책꽂이에서 뽑아 읽었다. 그리고 그 책을 꽂아 놓았다. 그러나 이미 나는 조금 전의 내가 아니었다." <지식e>는 거기에 딱 들어맞는 생각과 마음을 움직이는 책이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책이다. 이렇게 마구 찬사를 늘어놔도 지나치지 않은 책이다.


* 책 서문을 뻬빠로 작성해주신 라주미힌님께, 이 책을 선물해주신 웬디양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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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1-1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지난 추석 때 이 책 100권을 선물했다니까요~ ㅋㅋㅋ
(물론 회사용으로 한거지만 ㅋㅋ)

Mephistopheles 2008-01-13 0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지식공감은 짤막하게 EBS에서 방송해줍니다. 그것도 한 번 보세요.
2. 이 책의 가장 장점 중 하나는 책 속의 책이라고 보고 싶어요. 책 속에 주석으로 달린 책들 또한 호락호락 가볍게 볼 수 있는 책이 한 권도 없어보이더군요.^^

웽스북스 2008-01-13 02:27   좋아요 0 | URL
흐흐 저 막 리스트도 만들어놨다니까요

이잘코군 2008-01-13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청님 / 아 이거 짧게 그냥 대충 끄적이기만 하고 자려고 했는데 한번 쓰기 시작하면 끝을 모르는군요. -_- 내가 이 시간에 깨어있는건 흔한 일이 아닌데...

웬디양님 / 넵 100권. 웬디양님 혼자서 - 다 산건 아니지만 - 이 책을 엄청나게 팔아주셨군요. 북하우스에서 감사편지라도 보내야겠는걸요.

메피스토님 / 그거 한번 봐야겠어요. 한번도 안 봤는데 언제 하는건가요. 저도 각 장마다 끄트머리에 적혀있는 책 목록을 봤는데, 묵직한 것들이더군요. 이 책을 보고나서 그 책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Mephistopheles 2008-01-13 02:30   좋아요 0 | URL
책을 꼼꼼히 읽으셨다면 아마도 언제 방송하는지 나올텐데요..이히힛..
(빨간책에 나오나..??)

웽스북스 2008-01-13 02:30   좋아요 0 | URL
것두 그렇지만 이런 따뜻한 지식들을 많은 사람들에게 읽게 해서 좋았어요 그 사람들이 다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ㅋ 근데 아프님 진짜 이시간에 안주무시는 거 오랜만이다, 오늘 늦잠잤죠? ㅋㅋ

이잘코군 2008-01-13 02:33   좋아요 0 | URL
어제 11시에 집에서 나가서 신천에서 친구들이랑 술마시다가 기절해서 택시타고 새벽에 4시쯤 들어와 자곤 아침에 10시쯤 일어나고 안 잤는데...

웽스북스 2008-01-13 02:38   좋아요 0 | URL
저도 이제 불 끄고 컴퓨터 끌건데요, 살청님이나 메피님이야말로 정말 언제 주무시는지, 특히 메피님은 참, 신기하더라는, 혹시 가수면 상태에서도 알라딘 들어오시는 거 아니죠? ㅋㅋㅋㅋ

아프님 그나저나 신천에서 집까지 택시 탔으면, 택시비좀 나왔겠는데요? ㅋ

Mephistopheles 2008-01-13 02:40   좋아요 0 | URL
그니까 웬디양님은 저를 신기한 것 투성이로 보는 것이 분명하군요.

이잘코군 2008-01-13 02:41   좋아요 0 | URL
근데 술 값은 누가 냈는지... -_- 저는 택시비만 냈다는.

얼음무지개 2008-01-13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은 아직 못 읽었고, EBS에서는 방송하는 건 종종 보고 있어요. 처음 보자마자 마음을 사로잡았던 방송이었죠. 짦은 5분도 채 되지 않는 분량인데두요. 저런 방송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 어떤 사람들인지...

다락방 2008-01-13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거 시즌2도 지하철안에서 읽다가 막 눈물이 고였어요. 시즌2의 전태일이 울렸고, 스티비원더가 울렸고, 브에나비스타 소셜클럽이 울렸고, 마지막 편집자의 말들도 울렸구요.

마노아 2008-01-14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기 나온 책 목록 전부 마이리스트로 옮겼어요. 맨 처음 이 책 소개해준 분이 메피스토님, 전 메피님께 감사를,책 선물해주신 멜기세덱님께 감사를.. ^^

꼬마요정 2008-01-14 19: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네요..
행복하다고 해야겠죠?
언제부턴가 책을 읽지 않는 나를 발견하고는 소스라치게 놀랐어요~
뭐, 그런 때도 있는 거겠죠.. ^^;;
첫 시작을 이 책으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멋진 리뷰입니다.
고맙습니다~^*^

이잘코군 2008-01-14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음무지개님 / 방송은 아직 못봤는데 한번 보고 싶네요 저도. :) 매우 강렬했습니다. 짧은 글들이. 영상도 그렇겠죠?

다락방님 / 저도 어느 부분에선 분노가, 어느 부분에서 눈물이...

마노아님 / 이 책 꼭지 끄트머리에 써있는 책들 또한 무시할 것들이죠. :)

꼬마요정님 / 읽을 책은 많은데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편안히 책을 읽을 날이 빨리 왔음 좋겠습니다.

바람돌이 2008-01-1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송시간 모르셔도 검색어 지식채널e 찾아서 EBS들어가면 늘 공짜로 전체 프로그램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www.ebs.co.kr/homepage/jisike 홈페이지는 여기고요. 아 회원가입은 하셔야 되고요.

이잘코군 2008-01-15 08:04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다락방 2008-01-15 10:55   좋아요 0 | URL
이건 저도 감사합니다. :)

웽스북스 2008-01-15 13:03   좋아요 0 | URL
어 이건 저도 감사합니다 ;)

수아빠 2008-06-0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식e>에 관한 설문조사로 도움을 받고 싶은데요
http://blog.naver.com/image2two 에 오셔서
내용을 확인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