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 작가 노트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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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진중권의 <미학오디세이> 전 3권의 성공을 축하하며 쏟아지는 찬사와 칭찬 속에서 어찌할 바를 몰랐는지 독자들의 질문과 진씨의 대답 형식의 '작가노트'를 내놓았다.

 "10년만에 '미학오디세이가 완간되는 순간'입니다. 혹, 벅차다거나 감격스럽다거나 하지는 않은지요?"

 "글쎄요. 뭐 오랫동안 미루어왔던 일을 '싹' 정리하는 기분이죠. 10년전, 그때 저는 베를린으로 유학 간 가난한 유학생이었죠. 지금은 결혼도 하고, 아빠가 되었으니......"

  진중권의 3권의 <미학오디세이>는 10년전부터 계획되어있었다. 그리고 10년후 그는 목표를 달성했고, 형식면에서 내용면에서 그리고 상업적으로도 완벽한 성공을 거두며 열매를 거두었다. 1권과 2권이 나왔을 때 난 그의 책을 구입하지 않았고, 3권이 나오고, 작가노트가 나왔을 때도 그의 책을 찜해두었을 뿐 구입하지 않았다. 이제 와서 작가노트가 포함된 4권의 셋트를 구입했고, 성급히 구판 1, 2권을 구입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만약 구판을 구입했다면 신판 1,2권 또한 샀을지도 모를 일.

  나는 본 저서 3권을 읽기전에 <작가노트>를 먼저 읽었다. 이것이 더 나중에 나왔다는 사실 쯤은 알고 있었지만 작가노트를 통해 그가 어떤 말을 내놓고 있을지가 궁금해져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이 얇은 3000원 밖에 안하는 작가노트를 통해 <미학오디세이>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 시킬 수 있었고, 어서 한 손에 1권을 낀 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 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현재 먼저 손댄 다른 책이 있는지라 참고 참고 있지만 참은 만큼 나중에 그의 책을 읽으며 접하는 기쁨 또한 배가 되리라.

  작가노트를 통해 그는 독자들의 질문에 대해 세심하게 대답하고 있으며, 이것은 또 하나의 미학오디세이가 된다. 결코 3권의 성공에 힙입어 나머지 한권을 팔아볼까 하는 심산은 아니고, 단지 독자에 대한 서비스일 뿐 이라는 생각. 페이지마다 적혀있는 그의 독자들의 코멘트도 재밌다. 인터넷 서재질을 하는 사이 알게 된 몇몇분들의 코멘트도 실려있었다. 세분 씩이나. 그 영광을 나는 누리지 못하다니.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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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9-17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에 만화버전으로 나온다고 하는데, 기대중입니다. ^^

마늘빵 2005-09-17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이게 만화버전으로요?? 와... 될까.
 
뽀뽀 상자
파울로 코엘료 외 지음, 임미경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연금술사>를 시작으로 기왕 그를 읽은 김에 그가 쓴 책들을 모두 읽어버리자는 계획을 세우고 실천했다. 지금까지 나와있는 그가 쓴 모든 단행본들을 읽었고, 마지막으로 그를 비롯해 17명의 작가가 자신의 어린시절을 빌어 이야기를 풀어내는 <뽀뽀상자>까지 손을 댔다. 사실 <뽀뽀상자>는 파울로 코엘료의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검색을 하면 그 혼자 쓴 책인양 둔갑하고 나와있다. 수많은 지은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울로 코엘료 지음'이라고 나오는 건 정말 그의 확대포장된 명성을 이용하여 어떻게든 책을 팔아보려는 심산이다. 나는 그 혼자 쓴 작품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그 판매전략에 걸려들어 속아줬지만 말야.

  이 책은 에이즈 아동 보호 연대의 계획 아래 17명의 유명 작가들이 한편씩 글을 보내 엮어진 것이다. 첫탄을 쏘아올린 파울로 코엘료의 '하느님이 어머니를 창조하시다'를 비롯하여, 잘 모르는 작가들의 이름이 쭉쭉 나열된다. 파스칼 브뤼크네르, 알렉상드르 자르뎅, 낸시 휴스턴, 막스 갈로 등등. 코엘료를 제외하고는 아는 이들이 하나도 없다. 대체로 이름에서 풍겨지는 분위기로 보아 남미나 프랑스 계열의 작가들이 주를 이루는 듯 하다.

  사실 이 책을 모두 읽어보진 않았다. 내가 이 책을 왜 샀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생각으로. 코엘료를 비롯해 앞의 몇몇 작가들의 글을 읽다가 이내 내키지 않음에 손에서 놓았다.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하려기 보다는 에이즈 아동 보호 연대의 요구에 억지로 써내려 간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그다지 재미를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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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5-09-16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사셨어요? ㅋㅋ 저도 사고 싶었던 책인데. 재밌을 것 같은데! 근데, 파올로 코엘료를 다 읽으실 계획을 세우셨었다니 대단해요. 전 남미나 프랑스 계열 작가들 좋은데.

마늘빵 2005-09-16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 이거 별로 재미없던데요. 아무래도 코엘료는 <연금술사> <11분> <베로니카...>에서 그만 뒀어야했나봐요. 쩝. 이젠 정이 뚝 떨어졌어요. 곧 <악마와 미스프랭> 리뷰도 올릴거에욤. 왜 샀는지 몰겠어욤.

이리스 2005-09-17 0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는 앞으로도 쭈욱 안읽고 안사려구요. ㅎㅎ

마늘빵 2005-09-17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구두님. 그러시는게 현명한 선택. 차라리 다른 작가를 파볼걸.

2005-09-17 1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해 2월 대학을 졸업했고, 3월부터 철학교육연구소에 몸을 담았으며, 5월부터 중학교의 시간강사를 뛰었고, 9월부터 중학교의 기간제 교사를 뛰고 있다. 최근 6개월, 사회로 내던져진 이후 난 많은 경험을 했다. 짧은 시간에 겪는 다양한 경험은 많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동반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겪을 일들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는데에 도움이 된다.

 철학교육연구소를 통해 전부터 생각해왔던 소크라테스식의 문답법, 산파술을 실제로 수업에 적용해 볼 수 있었으며, 관련 주제를 놓고 몇몇 학생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토론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구성원 간의 주고받는 토론이 되어야 하는데, 대개는 선생과 학생의 1:1로 주고받는 토론이 되기 일쑤였다. 철학교육연구소에서 작으면 4명, 많으면 9명 정도를 데리고 했던 이 수업방식을 고스란히 5월부터 37-8명 가량이 앉아있는 중학교 교실에 적용해보았으며, 아이들로부터 신선한다, 새로운 방식이다 라는 평을 들었고, 그들 스스로도 재밌어했다. 모두가 토론에 참여할 수는 없었으며, 대표로 두 학생 혹은 네 학생이 일어나 서로를 공격하는 내가 이름붙인 일명 '맞짱토론'을 아이들은 좋아했다. 자신들이 아닌 친구들이 일어나 서로를 공격하고 방어한다는 것이 재밌었던 모양이다. 대체로 맞짱토론을 잘 되었으며, 수업의 활력소를 불어넣는데 도움이 되었다.

  9월 남학교가 아닌 남녀공학 학교로 새로 오게 되면서 이곳에서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지난 학교는 홍대 부근에 있는 꽤나 사는 동네의 아이들이 몰려있었고, 지금 있는 학교는 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차이는 꽤 났다. 지난 학교에서는 아무런 기자재를 이용하지 않고, 책을 읽고 중간중간 토론하고, 설명하고, 필기하는 식의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해서는 안될 것만 같았다. 책을 읽으라고 하면 읽는 부분을 따라 눈을 움직이는 학생은 많지 않았고, 주의가 산만한 친구들이 많아 전체적으로 수업분위기가 잡히지 않았다. 다행히 나는 첫시간부터 읽고 설명하고 필기하는 따분한 방식을 택하기보다는 시청각적인 방식을 택했다. 파워포인트와 설명, 예화, 그리고 함께하는 시간, 막무가내 발표, 숙제. 파워포인트를 처음에는 새롭게 받아들였으나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이것이 나중에는 아이들의 시선을 이끌지 못했다. 그래서 인터넷 자료도 활용했고, 음악도 들려줬다. 어떤 아이는 이제 도덕시간만 되면 음악을 들려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그놈 참.

  수업방식은 지금에 대체로 만족한다. 난 실물화상기와 빔프로젝트도 있었으면 하지만 그것은 대학에서나 기대할 수 있는 수업기자재였고, 일단 지금에 만족할 밖에 없다. 실물화상기는 각 반마다 비치되어있지만 되는 것이 있고 안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교사에게 할당되어있다면 손에 쥐고 돌아다니며 이용할테지만 그런 것이 아니므로 무효. 반에 가서 일일히 컴퓨터 되는지 점검하는 것만으로도 수업초반 5분가량을 잡아먹게 된다. 5분 사이에 아이들은 숙제를 펴놓고, 책을 펴놓는다. 그리고 컴터가 돌아가는 틈을 이용해 숙제검사를 한다. 때리진 않는다. 숙제 안해온 것을 가지고. 그리고 또 실제로 안때려서 그런지 숙제 안해오는 사람 무지 많다. 하지만 점수로 보복한다. 처음에는 태도점수로, 나중에는 노트점수로 이중적용되니 나중에라도 해 올 것이다.

  나의 수업의 부족한 부분 혹은 보완할 부분

 1. 난 아이들을 혼내는 것이 아직 미숙하다.

 분명 지적해주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 데도 수업의 맥이 끊겨버릴까봐 점수로 패널티를 주고 넘어가게 된다. 난 활기찬 수업을 원하기 때문에 내가 화냄으로 인해, 어떤 아이가 나한테 혼남으로 인해 수업 분위기가 축 쳐진 것을 원치 않는다. 축 쳐지면 물론 나야 조용한 분위기에서 수업하기 편할지 모르지만 난 조용한 분위기보다는 조금 떠들썩한 분위기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수업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의 떠듬은 봐주고 넘어가는 편이다. 가끔 수업과 관련된 떠듬 이외에 그 틈을 이용해서 개인적인 떠듬을 하는 이들이 있는데 요놈들이 혼내야 할 대상이다. 하지만 다른 많은 학생들의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그 아이들을 혼냄으로써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싶지는 않다. 이건 내가 고민하며 해결책을 찾아야 할 부분이다. 그 아이들까지도 같이 아우를 수 있는 더 재밌는 수업을 준비하거나 아직 거기까지 능력이 미치지 않는다면 수업을 하며 그 아이들을 통제할 방법을 찾아내거나.

2. 수업과 관련된 아이디어 부족

  도덕책에 있는 내용 사실 별거 없다. 정말. 대학원에 계시는 다른 도덕샘들이나 교수님들이나 우리나라 도덕교육, 윤리교육에 대해 회의적이시다. 어떤 샘은 자신은 책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따로 자신이 책을 만들어서 그걸로 수업을 한다는 이야기도 한다. 도덕책은 너무나 뻔하디 뻔한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시각은 아무래도 국가에서 실시하는 공교육의 교과목이다보니 국가중심적인 사고방식을 강조한다. 애국주의에 호소하기도 하고 개인과 국가에 있어 국가의 우위를 강조하기도 하고. 하지만 일단 내용에 대한 비판은 제껴두고 이걸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려면 읽으면 다 알 수 있는 뻔한 내용을 어떻게 재밌게 수업할 것인가 하는 점을 고민하게 된다. 인터넷과 파워포인트를 이용한다고는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중학생 또래의 아이들은 항상 뭔가에 금방 질리며 새로운 것을 원한다. 그들의 욕구에 부응하려면 항상 새로운 방식의 수업을 준비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같은 경우에는 전국의 샘들끼리 공유된 자료가 많다. 하지만 도덕과 같은 소수교과는 각자 다 알아서 하시는 것 같다. 매번 자료를 찾아 헤매는 나는 번번히 자료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매번 한시간 한시간의 수업을 하나의 완성된 형태의 종합예술(?)로 이끌고픈 마음에 시간내에 너무 많은 것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려하고, 너무 많은 이야기를 풀어놓으려 하는지도 모른다. 또 많은 내용을 짧은 시간에 다루다 보니 충분히 깊게 파고들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들도 많다. 진도를 나가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난 소단원 하나씩을 매시간 나가는 편이다. 선배 한명은 소단원 하나를 두 시간에 나눠나간다고 하는데 하나의 주제를 두 시간 동안에 걸쳐 한다는 것보다 하나의 주제를 한 시간 내에 끝내는 것을 나는 선호한다. 한 토막 한 토막을 끝냄으로써 완결지었다는 내 성격에서 오는 강박관념이겠지만 말이다. 이렇게 되면 진도는 빠르다. 그리고 남는 시간이 있다면 색다른 관련된 활동을 하고픈 것이 내 마음이다. 그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와 대비책이 없어서 지금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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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9-1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이 존경스러워집니다.
 
2010 대한민국 트렌드
LG경제연구원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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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볼 사람들은 다 봤다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이 팔렸다. 한동안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다가 한풀 꺾일 즈음하여 책을 집어들었다. 원래 나란 인간이 그렇다. 너도 나도 다 보면 난 보기 싫다. 게다가 <2010 대한민국 트렌드>라니. 난 이런 웃기는 이름을 가진 경영실용서 분위기를 내는 책들은 책을 구입하는데 있어서 일단 옆으로 제껴두고 본다. 얼마 안되는 내 책들 중에는 이런 류의 책이 단 한권도 없다. 이 책은 내가 산 것은 아니다. 누군가로부터 선물을 받은 것이다. 다행이 이 책은 내게 뜻하지 않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2010 대한민국 트렌드>. 책이 출간된지 아직 일년도 채 지나지 않았다. 2005년, 이 책은 바로 5년뒤인 가까운 미래에 대해 진단하고 있다. 보이는가? 보인단다. 뭐가 보이는가? LG 경제 연구원들이 모여서 난상토론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책이 가볍지는 않다. 뭐 그냥 이런저런 뻔하디 뻔한 이야기들을 하겠거니, 순 돈버는 이야기에 관련된 소재만 끄집어내려니 했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난 대체로 이 책에 만족했다.

  "미래란, 모르는 자에겐 두려움이고 아는 자에겐 즐거움이다" 라는 말로 서문을 시작하는 책은, 크게 7개의 트렌드 - 소비, 산업, 사회문화, 인구, 경영, 국내경제, 글로벌 - 로 구성되어있으며, 각각의 장에서는 우리사회에서 서서히 엿보여지는 이런저런 코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결국 책의 뒤로 갈수록 돈벌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내가 모르는 새로운 것들에 대한 소개를 받는다는 생각으로 즐거이 독서에 임하였다.

  신문에서 얼핏 보거나 잘 모르고 있던 사항들에 대해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고, 단지 현상만을 기술하는 것이 아닌 현상이 보여주고 있는 이면적인 면모들을 꽤 심도있게 관찰하기도 했다. 다운시프트족, 프리터족, 디지털 코쿠닝, 컬덕, 메트로 섹슈얼리즘, 트랜슈머, 샹그릴라 신드롬 등등의 잘 모르는 신조어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변화하는 사회가 가진 여러 분야에서 드러나는 문화양식들에 관한 면모들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어 좋았다.

  다 읽은 지금도 여기에 나오는 신조어들을 던지면 난 그게 무슨 의미일까 하고 다시 머리를 긁적이게 되지만 언젠가 다른 책을 읽다가 혹은 신문 기사를 읽다가 궁금해지는 부분이 있으면 해당하는 페이지를  펴 읽으면 쉽게 그것들을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종의 신조어 사전이라고 봐도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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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2005-09-15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똑 같은 책을 읽고서도 느끼는 바는 다 제각각이겠죠.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과 순수하게 책 내용 그래로를 받아들인다는 것 사이에서... 누구나 자기가 이해한 만큼 책의 주인겠죠.,.. ^^*

마늘빵 2005-09-15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처음 뵙습니다. 반가워요. 아르미안님. ^^

네 그쵸. 같은 책을 읽어도 그 사람이 기존에 경험한 바,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읽었는가 등등 여러 사항들이 복합적으로 얽히는 거겠죠.
 

 

 

 

 

  개봉이전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 박찬욱 감독의 복수극 마지막 작품인 <친절한 금자씨>가 '이영애'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여배우를 통해 개봉전부터 여론몰이를 했듯, 허진호 감독의 <외출>은 일본에서 제일 잘나가는 욘사마(배용준)와 손예진이라는 두 배우를 통해 개봉전부터 확실히 눈도장을 찍어놨다. 국내 개봉 후 영화의 흥행성적과 상관없이 일본에서는 '욘사마'만으로도 흥행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개봉한지 며칠 지나지 않은 지금. 많은 이들이 <외출>에 대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아름다운 영상과 유머를 보여주었던 이명세 감독의 후속작 <형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외출>도 이를 뒤이을 것으로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 박찬욱, 이명세, 허진호가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안타까울 뿐이다.

    <친절한 금자씨>는 너무나 부자연스럽도록 짜맞춘 듯한 줄거리와 대중성의 부재로 인해 관객으로부터 외면을 받았고, <형사>는 러닝타임이 긴 뮤직비디오일뿐 이라는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외출>은 너무나 잔잔하고 지루한 영화라는 정도가 아마도 많은 이들의 소감이라 생각된다.

   일찍이 <8월의 크리스마스>로 성공적인 데뷔를 시작했고, 이어서 내놓은 수작 <봄날은 간다>로 관객들의 가슴을 오래도록 시리게 한 허진호 감독. 나 역시 <8월의 크리스마스>로 그를 주목했고, <봄날은 간다>로 확실히 그의 팬이 되었다. 심지어 나는 집구석에 디비디 플레이어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내 생애 최고의 영화로 <봄날은 간다>를 뽑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사놓고 한번도 보지 않은 디비디를 소장하고 있기까지 하다. <봄날은 간다>를 봤던 그 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때는 겨울이었다. 어둠이 짙게 깔린 종로 바닥. 아는 한 여자후배(별 사이 아녔음)와 이 영화를 보고 나오는 걸음이 너무나 무거웠다. 함께 걸었지만 한참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속으론 울고 있었고, 한편으론 유지태의 캐릭터에 감정이입되어 헤어나올 수가 없었다. 그리고 몇날며칠을 그렇게 보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할 수 있니?" 라는 이영애를 향한 유지태의 그 말. 당시 나에겐 너무나 충격이었다. 사랑도 변한다. 변한다고.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건 나의 소망일 뿐. 현실에서 사랑은 변한다. 다만 나는 그 사랑이 변하지 않길 바랄뿐. 시련의 상처를 받은지 꽤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유지태의 저 의문형의 소리없는 절규는 나의 가슴에 와 못을 박았다.

   시간이 한참 흘러 난 허진호 감독이 만들었다는 말만 믿고 이 영화를 봤다. 배용준과 손예진이 아닌 '허진호'라는 사람때문에. 그리고 그닥 큰 만족감을 안겨주지는 않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잔잔하고 지루하지만 깊이가 있는 영화였다. 함께 영화를 본 이는 그냥 그랬다고 하지만, 허진호 감독은 나를 배반하지 않았다. <외출>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어떤 이는 별 다섯개를 다 주며 극찬을 하지만 어떤 이는 영화보는 도중에 나가버린다. 내가 이 영화를 봤을 때 영화에 대한 실망감과 지루함을 견디지 못한 커플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 나갔다. 그리고 이건 내가 영화를 봤을 때의 그 시간, 그 장소에서만 벌어진 일이 아님을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이 영화를 봤던 다른 이로부터 듣고 알았다. 그래. 실망할만도 하다. 배용준과 손예진 씩이나 나왔고, <봄날은 간다>를 만들었던 허진호 감독이 아니었던가. 그렇게 홍보를 해대고 사람들의 뇌리속에 팍팍 꽂혀 반드시 봐야 할 영화 목록에 올려놨던 그것이 아닌가. 그러니 큰 기대를 한 만큼 실망도 큰 법이다. 이해는 된다. 그리고 이미 영화를 본 나도 이 영화가 흥행하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 두 사람은 해변을 거닐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폰카도 찍는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외도. 그리고 교통사고. 강원도의 어느 작은 병원에서 만난 한 남자와 한 여자. 영화를 그렇게 시작한다. 배우자의 교통사고가 가져온 커다란 충격, 당혹감은 이내 사실확인 후의 분노로 변질되고, 체념, 반복되는 일상의 지루함으로 연결된다. 병원에서의 만남에 이어, 약국에서의 만남, 모텔에서의 만남, 커피숍에서의 만남, 피해자 장례식으로의 함께함, 전혀 모르던 한 남자와 한 여자는 이렇게 잦은 만남을 갖으며, 서로가 가진 충격과 아픔을 달래기 위해 이야기를 나누고 가까워진다.

  "깨어나면 어떻게 하실거에요?"

 "복수하려고요" (피식)

  배우자의 사고로 인한 슬픔은 분노와 아픔으로 변해가고, 서로 대화를 나누며 이런 농담을 주고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농담이 아닌 진담이 되어버린다. 정말 그둘이 사귐으로해서 병실에 누워 깨어나지 못하는 두 사람에게 보이지 않는 복수를 한 셈이다. 복수는 상대가 확실히 인지하게 될 때 그 진정성이 드러나는 법이지만, 누워있는 이들이 볼 수 없는 걸 어찌하랴. 애초 두 사람은 복수를 하려고 사귄건 아니었다. 하지만 사귀게 됨으로써 일종의 복수가 되어버렸다. 복수 아닌 복수가.

  "우리 지금부터 뭐할까요?"

 "뭐하고 싶으세요?"

  이내 장면은 두 사람의 손을 붙잡고 조심스럽게 어딘가로 걸어가며, 카메라는 H.O.T.E.L. 이라고 쓰여진 건물의 간판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내 호텔방. 두 사람은 서로를 탐닉한다.





  여자의 남자는 죽고, 남자의 여자는 살았다. 남자는 깨어난 여자에게 말한다.

 "그 사람 죽었어..."

 여자는 흐느낀다. 크게 운다. 남자는 병실문을 닫고 조용히 나온다.

  남자는 이미 죽은 남자의 여자와 사랑에 빠졌지만, 난 이 남자가 불쌍했다. 오랜시간 곁에서 지켜주며 살아나길 기도해준 그에게 깨어난 여자는 이미 죽은 남자를 향한 울부짖음으로 그를 다시 고통스럽게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깨어난 여자가 '최근' 사랑했던 남자는 '이미 죽은' 그 남자였으므로. 또 남자는 누워있던 그녀가 아닌 다른 여자를 사랑하므로. 그것이 사랑이다 아니다 말할 수는 없다. 육체적인 탐닉으로 시작했지만 둘은 분명 사랑했다. 자신의 남자를 잃고 난 여자는 사랑하는 남자가 깨어난 여자 곁에 머물자 슬피 운다. 하지만 남자도 둘 사이에서 괴로워하며 슬피 운다.

 

 

  내 사람이 다른 사랑에 빠진다...

  신뢰했지만 배신 당하고 그로 인한 당혹감과 분노로 마음이 망가진다.

  그러나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면서 비로소 이해하게 된다.

  사랑은 아이러니다.

 

 

* 일부러 두 주인공의 이름을 쓰지 않았고, 남자와 여자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누워있는 한 여자와 그의 남편, 누워있는 한 남자와 그의 아내, 이렇게 영화 속엔 네 명의 남녀가 등장한다. 난 그들 각각을 지칭할 때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대명사'를 사용함으로써 서로가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랬다. 영화감상이 남자와 여자라는 호칭으로 인해 누굴 지칭하는지 모를 정도로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영화를 본 사람은 알고 안 본 사람은 누구를 지칭하는지 모를지도 모르겠다.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주시길 읽는 이에게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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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5-09-1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 넘 싫어요 ~ >_<
안봐도 지루할 것 같음 .

마늘빵 2005-09-15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전 좋은데... 지루해도 좋아욤.

파란여우 2005-09-15 2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전, 이런영화를 좋아하기에는 제 감수성이 따라주질 못해요
미안 B군아!!^^

이리스 2005-09-15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우가 심히 마음에 안들어서 괴로움.. ㅠ.ㅜ

마늘빵 2005-09-15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구두님 / 에 저도 배우가 그닥 맘에 들진 않아요. 훔훔...
여우님 / ^^ 저도 뭐 제가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슴다.

stella.K 2005-09-15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TV에서 해 주면 볼 것 같음. 근데 문제는 중요한 장면은 다 짤려나갈 것 같음. 끈적거리는 거 안 좋아함. 결론은 저 두 사람 제가 그다지 안 좋아하는 배우라는 거죠. >.<;;

하루(春) 2005-09-15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이 연기는 잘했어요. 전, 베드씬이 정말 싫었어요. 왜 그렇게밖에 못 찍었는지... '봄날이 간다'에서 나왔던 것 같이 찍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마늘빵 2005-09-1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하핫. 다들 배우를 안좋아하네욤. 저도 머 두 사람을 배우로서는 별로라고 생각해욤. 왜 허진호 감독이 이 두 사람을 썼는지 참 의문.
하루님 / 베드씬... 훔. <봄날은 간다>의 베드신은 정말 좋았죠. 아... 다른 배우가 했더라면 어땠을까 싶네요.

mannerist 2005-09-16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하... 전 봄날은 간다 다 좋았는데 베드신만 싫었다는 "젠장, 이게 무슨 쌍팔년도 순정만화얏!!"하면서 말이죠. ㅋㅋㅋ

인터라겐 2005-09-16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도 큰 사건없이 잔잔하게 흐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