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동안 운동을 쉬고, 소식을 하고 많이 걸어다녀서, 결국 오늘 운동을 시작했는데 몸무게를 재어보니

75.25kg ^^

어제 먹은 삼겹살을 감안한다면, 어쩌면 74kg대 ㅎㅎ

 

그런데, 2주 쉰 타격이 크다. 운동 강도도 낮추고 운동 시간도 다치기 전의 반 정도로 했는데도, 예전보다 2배정도는 힘들었다. 쩝. 내일부터는 운동 강도를 다치기 전과 비슷하게 해 볼 계획인데, 그러면 한 3~4배는 더 힘들 것 같다. 운동은 하다가 안 하면, 체력이 마구 떨어지는 것 같다. 얼마 후면 훈련소에 입소를 해야 할터인데 걱정이다. 쩝.

오늘은 임철우의 <<백년여관>>을 읽는 중이다. 광주사태와 제주도 4.3을 배경으로 한 소설. 작가의 자의식이 돋보인다. 읽으면서, 아무래도 군대를 좋아할 수가 없어진다. 나는 전쟁에 대한 공포가 상당히 있는 편인데, 아무래도 여러 소설과 영화, 역사서들에 읽은 것을 내면화해서 인 것 같다. 시민들에게 발포하는 괴물들. 무언가를 위해, 국가를 '민족'을 위해 다른 사람을 죽인다는 것, 죽일 수 있다는 것의 끔찍함.

훈련소에 입소해서, 사격을 하고, 밤에 실탄을 갖고 경계를 서야 한다는 것만으로도 너무 소름이 끼친다...

4주 동안 잘 견뎌야 할텐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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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6-21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어수선하겠네요. 경험이 없어서 껍데기 같은 말인지도 모르지만, 자의식 조금만 가지고 가셔서 잘 견디고 오시기 바랄게요.
운동 강도를 높이는 데 반대, 9시 이후 물만 드시면 어떨지?
(잔소리 많은 비자림 호호)

2006-06-21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인 2006-06-21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자림님/ 네 ㅎㅎ 뭐랄까, 훈련소를 대비해서라도 체력을 길러둘 생각입니다 ^^; 저녁 먹고 나서는 우유만 마시고 있습니다. 물 만 마시면 너무 배가 고파서 아파서요~ ㅜㅠ
속삭이신 ㅁ님/ ㅎㅎ :)

werpoll 2006-06-22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군대에 가시는건가요?
오옷 저도 다이어트 중(이라기엔 너무 많이 먹지만-.-;) 인데 동지네요!ㅎㅎ

기인 2006-06-2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넵 ㅎㅎ 동지라, 좋은 말이지요 ;)
아, 군대는 아니고, 공익 갑니다 ^^;
 

 나에게 종종 어떻게 하면 서울대 국문과 현대문학 대학원에 입학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묻는 사람들이 있다. 대학원에 있는 사람들 중, 유독 나에게 질문에 대한 답이 귀결되는 이유는 아마 내가 가장 어리고 본과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내가 쫌 친절하다 -_-;;;

그런데, 그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에 (인문학 중에서 현대문학 대학원은 가장 인기가 높다) 계속 같은 소리를 되풀이 해야 되서, 한번 정리해 본다. 아래는 최근 박사시험 기출인데, 석사랑 난이도 차이는 없다. 다음 수준의 전공 문제를 각각 A4 1장 정도로 쓸 수 있으면 된다. 빨리, 정확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영어 TEPS 701점 이상, 제2외국어 한문, 라틴어, 희랍어, 중국어, 불어, 독어, 러시아어, 서어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합격해야 한다. 이는 학부 제2외국어 고급과정을 무난히 할 수 있으면 된다.

사실 그 전에 '면접'이라는 것을 보는데, 여기서 떨어지는 경우도 꽤 있다. 이 면접에는 자기 소개서랑 연구 계획서를 잘 써야 한다. 이를 통해 국문학이라는 것을 연구한다는 것의 의미나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첨부로, 필수적으로 정독하고 암기하여할 텍스트를 첨부하였다. 한국 문학 작품을 어느정도 꾸준히 읽어놓는 것이 좋고, 문학 이론서, 철학, 미학, 역사에 관해서 일정 수준의 지식을 쌓아야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문학에 대한 사랑(?), 한국 문학 기본 텍스트에 대한 축적된 독해 경험, 인문학에 대한 폭넓은 지식이 요구된다.

 

국어국문학과 현대문학전공 2006년도 후기 대학원 입학고사 문제 (박사) (6문제중 4문제 선택)


시험시간: 10:00~12:00


1. 근대문학에 있어서 주체의 변모과정을 설명해 보라.


2. 식민지시대 '농민문학론'의 논리적 성격과 그 창작적 성과로서의 '농민소설'의 전개양상을 논하시오.


3. 李箱의 자화상 시편들 중 <面鏡>과 <明鏡>, <自像>, <자화상>(습작) 등에 대하여 논하라.


4. 장용학, 손창섭의 작품 세계에 관해 비교, 대조의 방법으로 설명하라.


5. 개화기 이후 서구문학 수용에 있어 중요한 영향을 준 문예사조를 둘 이상 거론한 다음, 이러한 문예사조 중심의 서구문학 수용이 갖는 한계가 무엇인지 구체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시오.


6. 한국근대연극사에서 신연극과 신파극의 개념과 관련 양상을 설명하라.

 

 

중요 텍스트.

오세영:

문학과 그 이해, 국학자료원, 2003
한국 현대시인 연구, 월인, 2003
20세기 한국시인론, 월인, 2005
한국현대시분석적읽기, 고려대출판부, 1998

 

조남현:

소설신론, 서울대학교출판부, 2004
한국 현대문학사상 탐구, 문학동네, 2001
한국 현대문학사상 논구, 서울대출판부, 1999

 

권영민:

한국현대문학사 1, 민음사, 2002

 

신범순:

이상 문학 연구의 새로운 지평, 역락, 2006
한국현대시의 퇴폐와 작은주체, 신구문화사, 1998

 

양승국:

한국 신연극 연구, 연극과인간, 2001
한국근대 연극 비평사 연구, 태학사, 1996

 

박성창:

김윤식 엮음, 한국근대리얼리즘비평선집
김윤식 엮음, 한국근대모더니즘비평선집
이선영 엮음, 문예사조사, 민음사

 

방민호:

한국 전후문학과 세대, 향연, 2003
채만식과 조선적 근대문학의 구상, 소명출판,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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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문학과지성 시인선 276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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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러운 상상력


결국, '문학'이라는 것을 여타의 글과 특징짓는, 변별짓는 하나의 자질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상상력일 터이다. 이 시집의 상상력은, 관념을 이미지화하는 것으로, 전혀 비유가 될 것 같지 않은 것을 결합시킴에도 거부감이 안들게 하는 매력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시인의 상상력을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표제작인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이다.

 


봄, 놀라서 뒷걸음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아, 이 이상 ‘시’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문학개론 시간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배우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문학적 의미’ 중, ‘시’라는 것은 이렇게 단어에게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 즉 새로운 사전을 만드는 작업.


다음과 같은 대목도 충격적이다.


땅이 내준 길만 따라 흐르는 작은 강물에게 거미의 다리를/무엇에 차이기 전에는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돌멩이에게 이쁜 날개를/한 번도 땅의 가슴을 만져본 적 없는 하늘에게 부드러운 손가락을 (<그림 일기> 중에서)


상상해보면 그로테스크한 이미지일 수도 있지만 (거미의 다리를 가진 강물, 날개를 단 돌맹이, 손가락을 가진 하늘) 진은영의 시는 동화스러운 발랄함으로 가득 차 있어, 이러한 이미지의 순수한 광채를 부여한다. 다음의 시는 이러한 면모를 잘 보여준다.


견습생 마법사


대마법사 하느님이 잠깐

외출하시면서

나에게 맡기신 창세기

수리수리 사과나무 서툰 주문에,

자꾸만 복숭아, 복숭아나무


내가 만든 사과 한 알을 따기 위해

이브는 복숭아가 익어가는 나무 그늘에서 기다리다, 잠이 든다

에덴 동산의 시간에 출현한 무릉도원

그 이후로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


윌리엄 텔은 아들에게 독화살을 날리는

비인간적인 일에서 해방된다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와 함께 행복한 여생을 마치고

왕비는 여전히 질투심에 불탔지만 한 알의 사과를 구하지 못했네


복숭아나무 아래 떨어지는 분홍 꽃잎, 꽃잎

뉴턴은 물끄러미 바라만 보고

만유인력 법칙도 상대성 원리도 우주선도 사라진다

맑은 밤, 들에 나가면 목성의 주황색 얼음띠가

예쁜 팔찌처럼 선명하네


그래도 세잔은 한 알의 복숭아로 빛의 마술을 부렸겠지

프로스트는 복숭아를 딴 후에 한 편의 시를 완성했을거야


트로이 전쟁에 쓰려고 준비해둔 한 알까지

사과의 역사책을 얼른 덮고,

빈 사과 궤짝을 타고 나는 도망가야겠다

하느님이 돌아오시면 화내며 세상을 멸망시키실까

그래도 나는 오늘, 한 그루 말(言)의 복숭아나무를 심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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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문학과지성 시인선 276
진은영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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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놀라서 뒷걸음치다
맨발로 푸른 뱀의 머리를 밟다

슬픔
물에 불은 나무토막, 그 위로 또 비가 내린다

자본주의
형형색색의 어둠 혹은
바다 밑으로 뚫린 백만 킬로의 컴컴한 터널
--여길 어떻게 혼자 걸어서 지나가?

문학
길을 잃고 흉가에서 잠들 때
멀리서 백열전구처럼 반짝이는 개구리 울음

시인의 독백
"어둠 속에 이 소리마저 없다면"
부러진 피리로 벽을 탕탕 치면서

혁명
눈 감을 때만 보이는 별들의 회오리
가로등 밑에서는 투명하게 보이는 잎맥의 길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14-15쪽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시적이고 정통파적인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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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근대문학의 기원 가라타니 고진 컬렉션 11
가라타니 고진 지음, 박유하 옮김 / 민음사 / 2005년 3월
구판절판


내가 사이드와 다른 데가 있다고 하면 다음과 같은 점이다. 그는 어떤 식으로 <오리엔트>라는 표상이 서양의 담론 안에서 형성되었는가를 역사적으로 밝혔지만, 그때 그는 표상이 아닌 현실의 오리엔트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는 결코 말하지 않는다. <오리엔트가 무엇인가>를 알고 있는 것처럼 라하는 것이 <오리엔탈리즘>이기 때문이다. <오리엔트>에 대해 말하는 담론은 그것이 오리엔탈 자신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이 표상성을 벗어날 수 없다. 여기에서 <오리엔트>는 칸트가 말하는 인식할 수 없는 <물자체>에 해당한다. 물론 사이드의 방법은 의도적인 것이었다. 그가 팔레스타인의 현실에 정치적으로 깊이 관여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가 벗겨내려 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은페시키는 역사적인 표상이지만 그럴 것을 그에게 촉구한 것도 이러한 역사적, 경제적 상황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칸트가 말하는 물자체도 우리가 거기에 속하는 역사적인, 그러나 언제든지 그냥 토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해하면 현재에도 신선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255쪽

지난 겨울에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을 읽으면서 논쟁이 되었던 부분 중 하나. 그렇다면 사이드에게 있어 '오리엔트'가 무엇인가 라는 것. 나는 이것이 칸트의 '물자체'와 유사한 인식 불가능한 '실재' 같은 것이라 했는데. 고진의 지적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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