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애인 집에 다녀왔다. 방금 왔는데, 애인과 나 둘 다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그 이유는 아마도, 김밥 때문.
애인은 아침 6시부터 김밥을 만든다고 고생했다. 사실 나는 김밥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어제, 오늘 애인 집에 가서 밥을 먹는다고 해서 나름대로 들떴었다. '집밥'을 몇달(?)만에 먹어보는 것이라서! 그런데 김밥이라니... 아침에 문자를 받고 (오늘 메뉴는 김밥이라는..) 힘이 빠져서, 어제는 10시 반쯤 애인 집에 간다고 했는데 11시 지나서 갔다.
나는 김밥이 싫다. 물론 내가 좋은 애인이라면, 기쁘고 즐겁게 '맛있다, 맛있다'하면서 김밥을 많이 먹어야 하겠지만, 나는 김밥이 싫어서 별반 먹지도 않았다. 그리고 애인이 싸주겠다는 것을 '나 김밥 많이 못 먹어'라고 하고 말았다.
그러니 애인이 화가 날 수 밖에. 누구는 누구를 위해 아침 6시부터 김밥을 싸느냐고 재료 준비하고 씻고 등등을 했는데, 그 '누구'는 와서 김밥 몇 개 주어먹고는 별반 '맛있다'라는 말도 없이 그냥 피아노나 쳤으니..
쩝.
그래도 김밥이 싫은 건 싫은 거다. 그리고 내가 김밥 싫어하는 것, 애인은 알고 있지 않았을까? 몰랐을까. 라고 해도 역시 미안하다.
나는 집밥 먹고 싶었는데 잉잉 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