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포토리뷰에 <꼬닥꼬닥 걸어가는 이 길처럼>이 당첨되었다. 

이 책은 내게 많은 '기쁨' 을 안겨 준 책이다. 

책 내용도 무척 감동적이었지만 다른 곳에서도 우수리뷰로 뽑혀 

마일리지를 안겨 주었는데  

알라딘에서 포토리뷰에 뽑혀 기쁘다. 

지금 이 책은 큰딸이 읽고 있는데 내년에 수능이 끝나면 

함께 '올레'길을 여행을 가자고 했다. 

그 꿈이 이루어진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겠지만... 

 

2010.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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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2 - 개정판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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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오른쪽 신은 왼발에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양쪽이 아니면 한켤레라고는 하지 않는다.'
이혼한 남녀가 결혼기념일에도 결혼때처럼 만나 기념일을 챙기고 자주 만나 서로의 안부나 그외 연애상대를 골라주는등 친구와 같은 상태로 지낼 수 있을까. 더군다나 노래방에서는 그들의 십팔번노래인 '헤어졌지만 좋은 사람' 이란 곡을 열창할 수 있다는 것이 있을수 있을까. 유명한 극작가이며 미스터리 드라마의 거장으로 알려진 노자와는 우리나라에는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연애시대> 와 <연인이여>라는 드라마로 소개되어 연애소설작가로 알려 있지만 그는 미스터리 드라마의 거장이라니 그것도 2004년에 자신이 스튜디오에서 갑자기 자살을 하여 그 죽음마져 미스터리하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더욱 그의 소설에 구미가 당기며 <연애시대1>을 통해 그의 긴장감 넘치면서도 재치있으면서 웃음과 울음을 동시에 안겨주면서 여자의 심리를 잘 표현하여 다음 작품에도 기대가 되기도 하고 연애물이 아닌 미스터리물을 읽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았다.

전편에서도 리이치로와 하루는 사산의 고통을 이겨내지 못하고 끝내 이혼을 하고 마는데 그들의 사랑은 어쩌면 이혼후에 더 극명했졌다.그들의 그런 사랑을 알게 된 가이에다와 시즈카 와 사유리등 그를 아는 모든 이들이 그들의 사랑이 다시 이루어질 바라며 도움을 주웠지만 그들은 진실을 외면한채 서로의 행복을 빌어주듯 서로에게 맞는 상대라며 짝을 골라주고 잘 되기를 바란다. 그러다 리이치로가 동창회에 갔다가 예전 짝사랑인 다미코를 만나면서 둘의 사이가 갑자기 급진전되고 급기야 둘은 결혼을 서두른다. 그런 와중에 하루는 기타지마 교수의 아내에게서 '이혼합의서' 를 받게 되고 자신의 손에 부부의 앞날이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되지만 끝내 그 사랑을 받아 들이지 않고 아내에게 기타지마교수를 돌려 보낸다. 기타지마에게 결별을 선언한 것이 다름아닌 리이치로가 결혼을 하던 날, 그가 주례를 서겠다며 나섰던 날이다. 하루는 그날 기타지마가 자신이 상대가 아니란것을 알게 되고 돌려보내기도 하지만 리이치로의 친구인 가이에다로부터 아기를 사산하던날 리이치로가 영안실에서 죽은 아기와 함께 하루종일 있었음을 알게 되면서 그동안 품었던 모든 오해를 풀면서 그를 비로소 다미코에게 보내줄 수 있었다. 그런데 주례를 서면서 참았던 눈물을 보여 결혼식을 눈물바다로 만들뻔 하였지만 다행히 잘 마무리 하여 성대한 결혼식으로 만든다. 그런 그녀가 사랑하는 리이치로를 다마코에게 보내면서 자신안에 뚫린 커다란 '구멍'을 메우지 못하여 허겁지겁 음식을 먹게 되고 옆에서 그런 그녀를 지켜보던 동생 시즈카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여행을 가자고 한다.

리이치로가 결혼을 하였지만 그 곁에서 배회하는 하루, 그런 그녀에게 다미코는 자신들의 '혼인신고서'를 그녀의 손에 맞긴다. 기타지마교수 부부의 앞날도 그녀의 손에 달렸었는데 리이치로와 다미코의 앞날 또한 그녀의 손에 의해서 결정나게 된 것이다. 어찌해야 옮은 일인가? 라디오 방송을 하는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하듯 자신이 신분을 속이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말하지만 그녀에겐 큰 힘이 되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다미코 역시나 결혼전에 접었던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리이치로에게 일년여 미국생활을 해야 한다며 떨어져 지내게 될 것을 말한다. 하루가 리이치로 부부의 혼인신고서를 들고 결정을 내리지 못하며 망설이게 되면서 시간을 흘러 이브날이 되었고 갑자기 리이치로를 찾아온 시즈카의 말에 리이치로는 하루가 떠났다는것을 알게 되면서 그녀를 찾아 기차역으로 달려가 그녀탄 기차에 올라타 그녀와 함께 홋가이도 여행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가 생각했던 것만큼 걱정할 일은 아니고 시즈카가 벌여 놓은 일이란 것을 알면서 그들은 '우리는 이혼 후에도 확실하게 매듭짓지 못하고, 애매한 상태로 연애시절과 결혼시절의 연장전을 펼치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정말 그랬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지금까지 정말 애매한 관계로 주의 사람들을 당황하게 하여 삼각 사각 오각까지 가는 관계를 만들기도 했다. 이제 그 애매한 관계에 종지부를 찍어야 했다. 그동안 가슴에 꼭 꼭 숨겨 두었던 '진실' 을 둘은 꺼내어 놓고 둘만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사랑은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나는 내 입술을 꼬집어보았다. 재앙만 불어오는 입. 아니, 재앙의 원흉은 입이 아니라, 마음이었다. 문제의 핵심은 언제나 마음이었다.' 사산아를 낳던 날 리이치로가 자신의 곁을 떠나 근무를 했다고,자신의 아픔을 함께 하거나 감싸주지 않았다고 지금까지 품고 있던 오해가 산부인과 의사인 가이에다로부터 풀렸고 그 또한 자신과 같은 아픔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하루는 진정으로 그를 사랑하기에 그의 행복을 빌어줄 수 있었던 것. 하지만 아직 화살은 과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리이치로와 하루가 어떻게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연결이 될 수 있고 안될수도 있는 것이다. 다시 결혼을 하게 된다면 예전으로 돌아갈까봐 불안해 하는 하루, 하지만 그들은 '연애시대' 라는 이혼후에 서로를 다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지나왔기에 그리고 처음보다 더 어쩌면 자신들을 열렬히 사랑하고 있음을 알기에 그들의 사랑은 이루어질 수 밖에 없었던 것. 

'여컨대, 내가 리이치로의 목에 걸린 가시라고 다미코 씨는 말하고 싶은 거다. 그래서 나를 만나러 온 것이다. 자신의 손으로 그 가시를 빼낼 수 있다면 빼내고 싶다. 이건가.' 리이치로와 다미코의 사랑에 걸림돌처럼 아니 목에 걸린 가시처럼 자리했던 '하루' 의 진정한 사랑은 리이치로를 벗아날 수 없었던 것, 아니 리이치로는 마찬가지로 그녀에게서 벗어날 수 없었다. 먼 길을 돌아 다시 서로에게로 온 사랑은 어쩌면 더 뜨겁게 달구어질 일만 남은건가. 둘은 다시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평온한 나날속으로 들어간다. 어찌보면 현시대의 이야기며 평범할것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같기도 하지만 능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혼을 했다고 친구처럼 지내지 말란 법은 없으니 말이다. 짧은 결혼생활에 비추어볼때 서로를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없었지만 이혼후에 자주 만나다 보면 서로 보지 못한 사각지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자신들이 정말 싫어해서 이혼을 한것이 아닌 아직 사랑의 싹을 틔우지도 못했음을 인정할수도 있는 일이다.

작가는 남자이면서 여자의 심리묘사도 뛰어나다. 그렇다고 남자인 리이치로나 그외 남자들의 심리묘사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시나리오처럼 대화체 속에 재치도 있고 강한 긴장감을 늘 늦추지 않으면서 요새말로 '밀당' 이 밀고 당기는 맛이 잘 표현되어 그야말로 재밌다. 가을에 이런 로맨스소설을 하나 읽으면 왠지 마음이 깨끗하게 정화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그런면에서 <연애시대>는 딱 안성맞춤이면서 웃음만 있는 것이라 리이치로의 진실을 전해듣는 장면이나 그외 장면들에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도 상당히 있어 휴지를 준비하고 읽어도 좋다. 그만큼 소설에는 연애뿐만이 아니라 따듯한 장면도 있고 웃음과 울음을 함께 선사하며 마음이 고운 사람들이 등장을 하니 그들이 모두 잘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한다. 시즈카는 혹시나 가이에다와 잘 된다면 어찌될까 하는 기대심리도 가지게 하며 가스미 또한 아야와 잘될것이다. 미스터리물에 능통한 작가여서 그런지 연애사 또한 그 긴장감과 끝까지 진실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물음표를 가지게 하여 읽는 재미를 준다. 그런 작가의 작품을 이제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리이치로와 하루의 진실게임과 같은 '연애시대'를 읽고나니 가을앓이처럼 무언가 가슴에 들어차 있던 것이 쑥 내려간듯 하다.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이참에 찾아 읽어보고 싶다. 연애물보다는 미스터리물로. 더불어 그들의 사랑이 해피하게 끝나 다행이다. 그들의 사랑이 끝까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이 가을이 얼마나 쓸쓸했겠는가.가을엔 가슴 따듯해지는 연애소설을 한편 정도 읽어도 좋다. 물론 연애시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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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 뜨거운 기억, 6월민주항쟁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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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99도다! 100도씨를 향해 민주주의는 다시 끓어올라야 한다.'
늘 글만 접하다 만화를 오래간만에 읽다보니 낯설다. 만화가인 최규석의 작품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내가 읽은 것은 없다. 이 책이 처음이다. 그만큼 내겐 낯선 책이지만 쉽게 그리고 가슴이 뜨겁게 잘 읽었다. '지금은 99도다' 우리는 민주주의를 향해 늘 끓고 있다. 1987년 분명 그 시대를 기억하지만 내겐 그리 민주주의를 향햔 열정이 없었나 깊게 각인되지는 않았다. 늘 뉴스를 통해 오르내리는 사건들이 국민이 끓고 있음을 보여주었지만 나 자신은 나로 살기 바쁜 시간이었다. 이십대를 막 지나 십대와 이십대의 그 간극에서 혼자서도 흔들렸던 시기에 민주주의를 향한 그 열정 또한 끓어 올랐지만 더불어 끓어 오르진 않았다. 최루가스에 옆에서 가까운 이들이 어려움을 호소해도 남의 일처럼 여겨지던 그 시기의 이야기는 영화 '화려한 휴가' 로 그 아픔이 깊게 와 닿았다고 할 수 있다.

만화처럼 나 어릴때는 반공이나 그외 내용을 담은 웅변대회가 있었다. 공부도 일등 웅변도 일등인 영호가 어린시절과는 다르게 성장한 1987년은 과도기였다. 민주화를 위해 한참 모두가 들끓고 있었던 것. 하지만 어머니도 아버지도 자신의 아들이 혹은 딸이 가두시위나 위장취업에 관여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다. 한번 찍히면 연좌제로 줄줄이 엮이어 그 죄값을 치뤄야 하는 아픈 과거를 간직하고 살아가기에 자신의 자식만은 그 길에서 벗어나길 바랬지만 그렇게 믿고 있던 영호가 뉴스에 나오는 그런 인물이 되어 잡혀가게 되었다. 뉴스를 보고 자신이 아들만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을 놓고 말을 하던 것이 자신이 일이 되었다며 부모맘은 어떻게 될까. 

죄없이 갇힌 아들 영호를 위하여 어머니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아무것도 몰랐던 촌로에서 어쩔수없이 민주주의를 향해 일도를 보태게 된 것이다. 모두가 끓게 만든데는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선량한 국민이 아무일없이 99도를 넘어 100도까지 끓어 길에 나서서 화염병을 던지게 된 것은 그만한 이유와 그들이 이루고자 한 사건의 시발점이 분명히 있었기에 모두가 하나로 뭉친 것. '힘없는 사람들이 힘을 합쳐 나서면 힘 가진 사람들도 어쩌지 못해요.' 힘가진 한 명의 힘보다 힘 없는 백명이 힘이 더 큰것, 눈 가리고 아웅하듯 모든 사건을 은폐하듯 국민을 눈을 가리려 했지만 진실은 어느 순간 수면으로 떠오르게 되어 있다. 

'왜 착하고 바른 사람들이 죄인처럼 사랑야 돼요?'
무력으로 모두를 빼앗은 자는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숨겨 놓고 호의호식하고 그날 벌어 입에 겨우 풀칠하는 민초들은 자신이 목소리를 높였다고 심한 고문과 분신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것은,그마저도 날조되어 진실이 은폐되다면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물은 100도씨가 되면 끓는다네. 그래서 온도계를 넣어보면 불을 얼마나 더 때야 할지,언제쯤 끓을지 알 수가 있지. 하지만 사람의 온도는 잴 수가 없어. 지금 몇도인지 얼마나 더 불을 때야 하는지. 그래서 불을 때다가 지레 겁을 먹기도 하고 원래 안 끓는 거야 하며 포기를 하지. 하지만 사람도 100도씨가 되면 분명히 끓어. 그것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네... 지금이 99도다...' 착하고 바른 사람들이 올바르게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어야 하지만 우린 너무 빨리 끓어 올랐던 것일까, 그 기억이 너무도 쉽게 잊혀지기도 했다. 이제는 먼 이야기처럼 생각되는 민주화를 위한 일들이 만화로 쉽게 정리가 되어 가슴을 따듯하게 데워준다. 나 또한 백도를 향해 끓어야하겠지만 선거철마다 뿌려지는 돈과 공약에 비해 선거후 다른 가면을 쓰는 그들에 너무 많이 마음을 다쳐서인가 남의 일처럼 생각될때가 있다. 그리고 한마디씩 하고 지나게 한다. '그가 과연 당선후에도 지금과 같은 '처음처럼' 잘 할까.' 그들이 잘못할때마다 무언가 잘못된 길로 접어들때마다 촛불집회처럼 소리없이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보지만 아직도 우리에겐 민주화가 먼 것처럼 느껴진다. 민주화라고 하지만 경제력 순위가 아닌 진정한 민주화는 아직 갈 길이 먼 듯 하다. 그런면에서 언제나 끓고 있는 '지금은 99도' 라는 말이 가슴에 단비처럼 스며드는 만화이다. 역사를 읽는 작가의 날카로움이 돋보이는 만화로 어렵지 않고 쉽게 그 시대를 만날 수 있고 잊었던 기억을 되살려 주는듯 하여 훈훈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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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대 1 - 개정판
노자와 히사시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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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첫눈에 반하는 사랑이 오래갈까? 첫눈에 반하여 연애의 기간을 거치지 않고 결혼을 한다고 그 사랑이 첫마음처럼 식지 않고 계속될까. 결혼생활을 하다 보면 흔히 '처음처럼' 이란 말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처음처럼 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부부가 과연 얼마나될까. 리이치로가 근무하는 서점에 스포츠 전문서적을 구매하러 온 하루, 그녀가 원하는 책은 높은 곳에 있어 손이 닿지 않았다. 그대 흑기사처럼 나타난 남자가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 그녀가 원하는 책을 꺼내어 건내 주었다. 그 책을 받아든 그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날려보낸다. 그 미소에 반한 남자와 그녀는 그렇게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그 결혼은 쉽게 무너지고 만다. 왜 그랬을까? 1년 3개월이란 짧은 시간을 함께 하고 헤어진 리이치로와 하루는 열달 품어 낳은 아들을 잃던 날, 서로를 감정을 무너뜨리고는 결국 헤어지고 만다. 하지만 헤어지고 난 후에 연애를 하듯 자주 만나는 그들을 보며 주위에서는 다시 시작하라는 말을 하지만 그들은 아직 서로에 대한 감정이 준비되지 않았다.

이 소설을 드라마로 할때 잠깐 한두번 본 기억이 있었는데 집중해서 보질 않아 잘 몰랐는데 읽다보니 남녀의 감정을 참 잘 표현해 놓았다. 리이치로와 하루의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 또한 그들의 사랑에 말려 들면서 다분히 인간사에 얽히고 설키는 연을 만들수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그 둘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혼후에 생긴 새로운 연애감정으로 인해 다시금 하나로 합쳐질 수 있을까. 연애경험이 전혀 없던 하루, 독실한 기독교인 집안에서 엄마없이 목사인 아버지 밑에서 정숙하게 자란 그녀는 그런 자신의 단점을 커버하기 위하여 리이치로에게 연애경험이 풍부한것처럼 거짓말을 한다. 그가 사실은 일곱번째 남자라고. 하지만 하루가 하는 것을 보고 그녀의 거짓말을 눈치챈 리이치로는 그 말을 가슴에 품어둔다. 그런 그들은 사산아를 낳으면서 그 아픔을 리이치로가 달래주지 못하고 피하였기에 둘의 감정은 그만 어긋나고 만다. 서로의 감정표현에 서툴렀던 그들, 진정한 대화를 하지 않았던 그들은 이혼후에 비로소 짧은 결혼생활동안 자신들이 가졌던 잘못된 점들을 드려다보게 된다. 왜 리이치로가 하루가 아픔을 겪던 날에 충분히 보듬어주지 못한 것일까. 그들은 왜 그렇게 헤어져야만 했을까.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자신에게 잘 들어맞는 사람이 '서로' 임을 알게 된 그들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자신에게서 한발짝 물러서서 자신들이 모습을 들여다보게 된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이 원하는 사람이 서로라는 것을 알지만 이혼했다는 것만으로 서로의 감정표현을 백프로 다 드러내지 않고 묻어두게 된다. 그러면서 서로에게 맞는 상대가 나타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서로의 짐을 덜게 된다며 리이치로에겐 하루의 여자친구인 아이가 딸린 가스미를 소개시켜주고 리이치로는 하루에게 그둘의 결혼식날에 결혼식을 치루었던 장소의 연회책임 담장자인 나가토미를 소개시켜 준다. 서로에게 어울리지 않을것만 같았던 그들이 우연처럼 서로에게 잘 맞는 짝처럼 잘 어울리게 되고 나카토미의 숨겨진 신분이 밝혀지면서 리이치로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리이치로의 친구인 가이에다와 하루의 여동생인 시즈카는 그 둘이 제일 잘 어울리며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 현실은 그둘의 마음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리이치로는 가스미와 연결이 되고 하루는 나가토미와 연결이 되어 결혼을 금방이라도 할 것만 같다. 그러다 우연하게 하루는 자신의 초등학교적 글을 보게 된다. 자신이 표현해 놓은 대로 '백마탄 왕자' 를 만나게 되고 그 글을 가스미를 통해 읽게 된 리이치로 또한 흔들리지만 서로의 감정을 연결하기에 현실은 너무 멀리 밀려와 버렸다. 자신들의 속마음의 진실은 그것이 아니지만 서로의 행복을 위하여 서로가 소개시켜준 상대에게 최선을 다하는 허울뿐인 사랑, 그게 과연 올바른 사랑이고 연애일까. 

연애감정이란 참 미묘하다.꺼내어 놓지 않아도 표현하지 않아도 어쩌다보면 모든 면에서 다 드러나게 되어 있다. 본인들만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주위사람들은 그들의 말과 행동으로 속을 볼 수 있지만 정작 본인들만 너무도 먼 길을 돌아 돌아서 온 후에 비로소 '진실'과 마주하게 된다. 그런 감정이 결혼전에 좀더 풍부하게 나누었거나 아님 결혼생활중에 자신들에게 솔직해가면서 대화로 풀어냈어더라면 그들이 이혼이라는 마지막 정착역까지 도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서로의 감정 표현에도 서툴렀지만 너무 이기적으로 자신만 보려 하고 상대를 보지 않아기에 헤어질 수 밖에 없던 그들, 이제서 서로를 보게 되었지만 이젠 주위의 시선에 밀려 어쩔 수 없는 평행선을 가고 있다. 그들의 사랑이 다시 연결될 수 있을까. 

'너나 나나 지금까지 그 소리 몇 번이나 한지 알아? 그렇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자꾸 만나게 되잖아. 무리해서 이룹러 안 만난다면 그게 더 피곤해. 당분간은 이런 관계가 지속되겠지.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유예기간이야. 지금은. 남녀 사이에는 그런 애매한 시기도 때로는 필요해.' 아직은 이혼후지만 그렇다고 확실히 헤어졌다고 선언하는 사이도 아니다. 20년 동안 매달 위자료를 지불한다는 것은 그것으로 인해 그녀와 끈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 끈을 끊기 위해 서로에게 마땅한 상대를 소개시켜 주지만 다른 상대를 만나면 만날수록 리이치로에겐 하루가 하루에겐 리이치로가 잘맞는다는 것을 점점 알아가는 그들, 헤어진 후 시작된 정말 이상한 연애사다. 그들의 연애사에 휘말려 함께 연애사를 쓰는 친구들 또한 재밌고 그럴수도 있겠다며 작가의 손을 들어준다. 작가의 책은 처음인데 대화체로 풀어나가는 글이 참 맛깔스럽다. '오른쪽 신은 왼발에는 맞지 않는다. 하지만 양쪽이 아니며 한켤레하고는 하지 않는다.' 라는 말처럼 떨어져 있으면 맞지 않는듯 하면서 알게 모르게 서로 '한쌍' 이라고 연결된 듯 너무도 잘 맞는 그들의 다음 연애사가 궁금해진다. 나 또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내겐 왠지 잘 어울리지 않는듯 하지만 살다보니 내겐 너무 편한 존재가 남편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부부일까. 어딘가 남모르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고 오래 신어 닳아 헐어진 신발처럼 내겐 평범하여 너무도 편한 신발처럼 그들또한 겉으론 티격태격 하듯 감정싸움을 하기도 하지만 속으로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는 감정의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궁금하다. 정말 '있을때 잘해' 라는 말의 그 미묘함을 읽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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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거래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현사회의 자화상 같은 허수아비춤을 추는 그대들,부당거래 2010




감독/류승완
출연/ 황정민(최철기), 류승범(주양), 유해진(장석구), 천호진, 송새벽...


대국민 조작 이벤트 부당거래, 허수아비춤을 추는 그들의 결말은 무엇일까?

우리가 가끔 접하는 치를 떨게 하는 뉴스,연쇄살인사건. 그 범인은 반드시 잡혀야 한다. 미제에 그친 사건도 있지만 왠만한 사건은 범인이 잡히고 그 참혹한 사건은 더이상 입에 오르내리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연쇄 살인 사건에서 범인이 잡히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여기에 그 답이 있다. '범인이 없으면 만들어라.' '오늘부터 너 범인해라' 그렇게 시작된 사건은 겁잘을 수 없는 불처럼 점점 커져만 간다. 연쇄 살인 사건에 범인이 필요했고 그 범인은 지능은 떨어지지만 자신이 아이의 엄마인 아내를 수술비용이 필요했고 그 범인을 잡을 경찰이 필요했고 그 사건에 스폰서가 필요했으며 사건을 맡아 줄 검사가 필요했다. 그렇다면 그들의 관계는.

늘 자신이 앞날에 걸림돌과 같은 매제 송새벽을 두신 경찰 최철기, 그 이름에서 느껴지듯 철기처럼 강할것만 같은 황정민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 이시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에서 신들린듯한 연기를 해주셔서 그에게 빠져들게 하더니 이 영화에서는 서부의 총잡이가 아닌 대한민국 부당거래를 맡아 발로 뛸 경찰이 되었다. 착한자들의 편에 서서 노력하고 열심히 했지만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늘 '물먹기' 였다.승진에서 꼭 누락되고 매제 때문에 뒤가 캥기는 그에게 멋진 제안이 들어온다. 승진도 시켜주고 이런저런 일에서 눈감아 주겠다는 그야말로 엘리베이터식 제안은 그가 지금 붙잡아야 할 사건인 연쇄 살인범을 체포하는 연기자가 되는 것, 그 연기에 해동건설 장석구와 검사 주양이 함께 해주신다.

'한번 까드려야 내가 뭐하는 놈인지 아시겄어?'
대국민 눈속임처럼 그동안 그렇게 범인체포가 안되었던 연쇄 살인 사건을 최철기가 맡으면서 일사천리로 범인이 체포된다. 해동건설의 장석구의 말처럼 '너 지금부터 범인해라' 한마디에 불쌍한 봉고맨은 1억이 통장을 받고(아내의 수술비지만) 범인이 되었지만 장석구와 약속한 것처럼 되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다. 한편 최철기와 장석구를 이상하게 여긴 주양검사에게 딱 걸린 최철기의 부당거래, 그는 누군가에 의해 허수아비춤을 추고 있는 것. 그렇다면 장석구와 최철기 사이엔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대통령도 받아 들인 범인을 주양은 받아 들이지 못하고 최철기와 장석구의 뒤를 캔다. 그 사건에 함께 연줄처럼 걸려드는 기자, 기자에 의해 최철기는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다가 하루아침에 땅에 떨어지기도 한다. 

도대체, 어디까지 올라가야 진실을 캐낼 수 있을까.
어제의 아군은 오늘은 적군이 될 수도 있다. 서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어느편에 서서 허수아비춤을 추어도 자신을 들어내지 않는다.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런 군상들은 서로 잡아먹히지 않으려고 줄에 매달린지도 모르고 발버둥을 친다. 그렇지만 있는자는 잡아 먹혀도 살아남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없는 자, 그의 결말은 무엇일까?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해서 범인이 되었던 그는 누군가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국과수에 의해 어럽게 그가 실제 범인임이 밝혀진다. 그렇다면 그를 범인으로 몰아넣기 위하여 그들이 지금까지 벌인 '부당거래'는 어떻게 된단 말인가.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하여 자신의 동료를 죽이게 된 최철기, 그는 동료를 팔아 고속 승진을 하게 되지만 마음 한구석이 아프다. 그렇게 해서 뉘우침처럼 동료의 묘를 찾아 고뇌하며 참회의 눈물을 흘리던 그를 무참하게 죽이는 동료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듯 서로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관계란 오묘한 것이다. 그리고 진실은 깊은 물 속에 들어가도 밝혀지게 되어 있다. 그들이 부당거래를 하고 있는 사이 어디선가 늘 그들의 모습은 찍히고 있었던 것. 동영상으로 인해 범인을 색출해 내기도 하고 진실을 밝혀 내기도 하지만 부당거래의 결말은 너무도 참혹하다. 국민을 눈을 속이면서 눈 가리고 아웅하려 했지만 진실의 눈은 어디선가 반드시 그 진실을 밝혀내기 위하여 떠 있다는 것을 말해주려는 부당거래는 얼마전에 읽은 조정래작가의 <허수아비춤>과 많이 닮아 있다. 이 시대를 대변하는 소설이고 영화이듯 윗선의 조정에 의해 허수아비춤을 추고 있는 많은 무능력한 이들이 이 사회에는 얼마나 많은가. 

부당거래의 끝은.
황정민의 인간적이면서 날렵한 연기도 좋았지만 유승범의 연기가 돋보인다. 파렴치하면서도 이쪽저쪽에 반죽이 좋은 검사 주양을 반듯하게 연기를 잘해낸 듯 하다. 그렇다고 유해진이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는 큰 웃음을 주기도 하면서 그만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펼친다. 쫓고 쫓기는 영화라고 하여 무거지만은 않다. 요즘 그가 나오는 연기마다 주목하여 보고 있고 그래서일까 CF에도 그의 연기 색깔이 잘 나타나 있는 송새벽, 이 영화에서도 큰 웃음을 날려 주신다. 여기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화 중간쯤에 카메오로 나온 '이준익감독' 마사지실에 들어가기 전 웃긴 차림으로 나오셨다. 요즘 영화에서 선 굵은 이들이 뭉쳐 '부당거래' 를 해 주셨는데 결말은 꽤 괜찮았다는 것이다. 세 명의 연기도 저마다 선이 굵어 좋았고 스토리 또한 마지막이 조금 거칠긴 했지만 나름 괜찮았다. 더럽게 꼬이고 완벽하게 엮이어도 진실앞에서는 풀어질 수 있다.하지만 아직은 우리 사회는 돈 있는 자는 어느 구멍으로라도 빠져 나간다. 그것이 씁쓸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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