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거 아니죠

 

 

 

 

큰딸이 책을 주문해 달라고 해서 인터넷을 갈아타기 전에 사용하던 곳으로 들어가

현금적립을 하기 위하여 그곳에서 구매를 해야겠다 하고는 로긴을 하지 않된다.

몇 번을 해도 안되더니 급기야 1일5회로 더 안된다.

고객센터에 전화를 하여 뺑뺑이 돌 듯 겨우 내가 현금적립을 받던 K군에 연결이 되었다.

이 인터넷은 무려 11년이라 사은품도 챙기지 않고 꼬박꼬박 인터넷 요금을 내면서

그동안 이름만 VIP로 올려 있었는데 얼마전에 할인을 받는다고하여 다시 조정을 한것이

이번에 갈아타기를 하면서 거금의 <위약금> 내게 되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동안 정말 가만히 있다가 앉아서 돈 내고 해지를 하게 되었던 가슴 아픈 이야기다.

 

그런데 그런데 그런 위약금은 잘도 챙겨서 통지를 바로 하는 K군, 현금적립예정이었던 부분이

많이 있어서 기다려도 기다려도 들어오지 않기에 그동안 알뜰하게 모아 두었던 3만여원을

로긴하여 적립이 되었으면 통장이체도 시키고 책도 주문하려고 하였는데 로긴이 안된 것이다.

아니 인터넷 사용자가 아니니 고객이 탈퇴의사도 없이 그냥 탈퇴가 된 것이다.

어찌할꼬 현금적립금..꼭 받아야겠다고,위약금은 꼭 꼭 챙겨 가면서 그럴 수 있냐며

현금적립예정이었던 부분도 있고 그동안 적립한 적립금도 받아야겠다고 돌려 달라고 했더니

다른 아디로 가입하여 신청하면 준다나.. 생각해 보니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가족형 통합아디가

있어 그것으로 전해 주었더니 옆지기와 나 틀린 사람들이다.그래도 분명이 된다고 하여

전해주고는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소식이 없다.금방이라도 전해 줄것처럼 말을 하더니만..

해지하는 순간 위약금은 자동으로 챙기는 K군, 고객이 그동안 알뜰히 쌓아 둔 현금적립금은

왜 통지를 안해 준것이며 받아야 할 부분도 왜 돌려주지 않고 있는지.

그리고 그동안 쌓아 둔 마일리지는 고스란히 없어져 버렸다. 마일리지 있어도 쓸곳도 없었지만 말이다.

요즘은 포인트나 마일리지 시대인데 이렇게 고객에게 통지가 되지 않아서 소멸되는,

그야말로 돈으로 환급이 잘 안되는 버려지는 마일리지가 모이면 어마어마 할 듯 하다.

아예 소멸되기전에 기부을 하는 방법으로 가입이 되거나 좀더 자유롭게 마일리지를 쓰는

방법이 있으면 좋으련만 모두가 자기들 맘대로 쓰는것을 정해 놓으니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이용을 하면서도 불편한 제도에 묶여 제대로 쓰지도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K군에게 오후에 다시 전화를 해 봐야 할 듯 하고 이런 빈정상하는 일이 없었으면..

 

오전에 인터넷 K군과 싸우고 있는데 언니가 왔다. 가까운 곳에 직원이 볼일이 있어 함께 왔다는 언니,

오자마자 자기 집인양 내 책장 앞에서 책을 골라 잡는 언니, 친언니라도 이럴 때는 정말 싫다.

내가 읽지도 않은 책을 빌려 가겠다며 쇼핑백에 주어 담는데 그게 장난이 아니다.

뭐 빌려가고 가져온다면 좋겠지만 이십대에도 언니와 함께 살았던 나,

내가 사서 모은 책들 언니가 대부분 가졌다. 내 책이라고 돌려 달라고 해도 준 책이 없다.

급기야 강제적으로 내가 가져 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내가 언니에게 책을 주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갈 때마다 몇 권씩 챙겨 주는데 당연하게 여긴다. 내겐 큰일인데도 말이다.

오늘도 역시나 책이 많은 울집이니 자신이 몇 권 빼 가는 것은 당연한 일처럼,

-이거 빌려갈께... 읽고 줄께.. 하지만 말처럼 쉽게 돌려줄까.그냥 달라고 하던가.

<책과 집>이란 책에도 보면 이런 부분의 이야기가 나온다.백프로 공감이다.

'책을 진열하려는 애서가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요소가 있으니, 바로 '책을 빌려가는 사람들,

즉 전집의 이를 빼놓고, 책꽂이의 균형을 파괴하는,짝 잃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 이다....

서적광 로저 젠블러트는 자신의 거실 책장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는 친구를 보면 불안해진다고

고백한다. '분위기가 절정에 이른 클럽에서 이 여자 저 여자를 훑어보듯 이 책 저 책 훑어보는

음흉한 시선 때문에. 비평가 애너톨 브로야드의 말에도 공감할 수 밖에 없다.

'나는 책을 빌려줄 때,결혼하지 않고 남자와 동거하는 딸을 보는 아버지의 심정이 된다.'

그랬다.오늘 내가 딱 이기분 이었다. 책장앞에서 유심히 내 책장을 들여다보는 언니,

내가 준 그 많은 책도 읽지 않았건만 왜 내 책장에 이를 빼내고 있는지..

(난 분명히 다른 이들에게 선물할 책은 따로 쌓아 둔다. 내가 봐야하거나 아끼는 책들은

책장에 가지런히 정렬을 해둔다. 책 한 권 한 권에는 내 소중한 정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책을 빌려가는 사람들은 책에 담긴 내 정성을 모른다. 아니 빌려갔다가 잊으면

그냥 자신의 책이 되는 것이다. 돌려 준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일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가져간 책들을 돌려주지도 않을 것이면서... 내가 챙겨주는 책과 자신이 원해서 빼가는

책은 그 느낌이 다르다. 오늘 날은 좋은데 감기기운으로 인한 두통과 목감기로 인한 아픔에

더하여 인터넷 K군과의 빈정상함에 언니가 내 책을 유괴하듯 빼내간 그 틈이 아프다.

감기, 더하기 전에 병원에나 다녀와야 할 듯 하다...

 

201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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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아침에 눈발이 날리더니 날이 정말 추워졌다. 바람도 몹시 불고 정말 정신을 차릴 수 없는 날이다.

오전에 일이 있어 잠깐 옆 지역에 갈 일이 있어 가는 길에 이달 말에 결혼을 하는 작은오빠 결혼식에

입을 한복대여점에 가게 되었다. 정말 몇십년만에 한복을 입어보는 것인지..

한복을 입는다는 것은 정말 인생에 굴곡이 있는 잔치때나 입는데 그것이 언제인지 가물가물...

그런데 작은오빠가 다 꼬부라진 나이에 장가를 가겠다고 하여 뜻하지 않게 한복을 입게 되었는데

요즘은 한복을 맞추어 입기 보다는 대여점에서 빌려 입기에 갔더니만 이쁜 것들이 많다.

그리고 예전 한복처럼 불편하게 나온 것이 아니라 개량한복으로 편하면서도 화려하다.

언니와 올케와 친정엄마는 삼월 초에 가서 미리 다 골랐지만 난 큰딸 비염수술 때문에 가지 못했는데

늦게 갔더니만 이쁜 것은 모두 대여가 끝났단다. 아니 언니와 올케가 내가 입고 싶은 것을 골랐다.

이런... 어쩜 눈들은 다 똑같은지... 눈물을 머금고 맘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잘 어울릴 것 같은

것을 골라 입었지만 처음 눈에 들어 온 것 때문인지 영 맘에 들지 않지만 그나마 어울릴 듯 한 것으로

고르고는 식구들이 골랐던,처음에 맘에 들었던 것을 입어보니 맞춤처럼 내게 딱 맞기도 하지만

그것이 정말 제일 이쁘다. 옆지기도 이쁘다고 하고 한복집 아줌마도 이쁘다고 하고

무엇보다 기장이며 무엇하나 손볼 곳 없이 딱 내옷처럼 맞는 것이다.그런데 우리 식구중에 대여를 했다는.

 -이 옷 누가 대여했어요.. 이름은요..? 생김새가 어때요..?

하며 물어보니 다름아닌 언니가 빌렸다. 큰올케는 다른 옷으로 하고... 친정엄마는 무엇으로 하셨는지

궁금하기도 한데 내 코가 석자라...어쩔까 하고 고민하는 통에 옆지기가 모두 사진 찍어

큰딸에게 보냈는데 녀석도 마지막에 입어 본,언니가 골랐다는 옷이 내가 입은 것중에 제일 이쁘다며

엄마가 그 옷으로 하길 바란다는 뜻을 비췄다. 어쩔까..같은 옷으로 입으면 이상할텐데...

-이거 결혼식날인데 똑같은 한복으로 해도 괜찮을까요..?

했더니 언니 동생인데 어떠냐며 더 이쁘단다. 정말 괜찮을까..언니가 내가 못갈듯 하여

똑같은 것으로 맞추어 놓으라고 했더니만 -환갑잔치도 아니고 무엇하러 똑같은 것으로 하니...

했는데 일났다..ㅋㅋ 어쩔수없지,시치미 뚝 떼고 있을 수 밖에...ㅋㅋ

그리곤 언니네 가게 들릴까 하다가 바람이 너무 불고 날도 차서 그냥 집으로 향했다.

집에 와서 한참을 있다가 한복에 대한 것은 잊고 있었는데 저녁 무렵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한복 무엇으로 했니..어떤 색이야..이쁜 것으로 했니...

-언니는 무엇으로 했는데 위 저고리 색깔은..치마는...?

난 알면서 시치미를 떼고 물어보면서 -그럼 언니랑 똑같은 것으로 했나보네...ㅍㅎㅎㅎㅎ

언니가 난리가 났다. 그러면서 그럼 그날 머리도 이쁘게 하고 화장도 이쁘게 하고 오란다.

-싫어..머리도 그냥 생머리로 하고 화장도 안하고 산지 몇십년인데 안해..이게 이쁘데 00아빠가..

했더니 화장 안하고 머리 안만지고 올라면 결혼식장에 오지 말라나.. 난 안해도 이뻐...

그러면서 둘은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래도 언니랑 옷사이즈가 달라..난 언니보다 작은거야..알아.

-언닌 넉넉한 것이 좋을 듯 하여 큰 사이즈 했다. 한복은 꼭 끼면 불편해서 싫거든.

나도 그랬다. 하지만 조금 넉넉하면 한복은 왠지 얻어 입은 듯 하다. 부해서 그럴까.

암튼 늦장가를 가는 작은오빠 덕에 몇십년만에 한복을 다 입어보게 되었고

바람불고 날도 어수선하고 맘도 어수선한데 한복대여를 했다.

그러지 않아도 봄과 겨울사이라 맘이 싱숭생숭한데 남 결혼식에 괜히 더 싱숭생숭...

-내일은 뭐할거니... 언니가 00가는데 연락할께. Why?

 

201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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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과 봄사이,부겐베리아와 군자란

 

 

 

 

 

 

 

부겐베리아

 

 

일요일 아침, 눈이 내렸다. 그리고 날이 무척이나 쌀쌀해졌다.

봄인듯 했는데 다시 겨울로 돌아간 것처럼 날이 무척이나 춥다. 그래도 집안은 화사하다.

더구나 베란다 거실엔 부겐베리아가 피어 더욱 화사하다.

올해엔 끝부분이 아닌 여기저기 가지 중간에서도 꽃잎이 나와 이쁘다.

한참 색이 들어가고 있는 부겐베리아,한동안 거실을 환하게 해 줄 듯 하다.

 

 

 

 

군자란 꽃대가 하루가 다르다. 날마다 아침에 제일 먼저 녀석들을 찾게 만든다.

안방베란다 화단엔 동백과 군자란 아젤리아 제라늄 바이올렛이 피어 그야말로 화안하다.

봄이 한껏 물들어 있는 듯 화사한데 아침 일찍 눈발이 날라니 기분이 묘하다.

하얀 눈발은 거센 바람에 어디로 가야할지,겨울 속인지 봄 속인지 모르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그렇담 우리 화단도 봄일까 겨울일까...

 

 

 

 

 

 

 

 

 

 

 

올봄 유행 색상은 '오렌지'란다. 해마다 봄이면 '핑크'아니면 '오렌지' 아니면 '연두색' 유행이다.

하지만 올핸 '오렌지'...울집 화단엔 오렌지빛 군자란 꽃이 한창이다.

아니 이제서 막 피어나기 시작이다.녀석들은 흡사 당근색과 똑같아 보고 있음 재밌다.

한편으로는 불꽃같기도 하여 모두가 꽃이 활짝피면 그야말로 화단에 불이 난듯 활활 타는 느낌이다.

당근빛 색깔인 군자란 꽃이 하루가 다르게 세상 구경을 향해 얼굴을 톡톡 내밀고 있다.

무엇이 궁금한 것인지...

 

 

 

 

 

 

 

 

 

 

 

 

꽃을 보는 즐거움이 있어 오늘과 같이 쌀쌀한 날에도 가슴이 훈훈하다.

꽃들이 가슴으로 들어와 다시금 꽃을 피워 준것처럼 따사롭다.

겨울이 물러가고 봄인듯 하였는데 다시금 추워지니 움츠러 들기도 하지만 감기도 더한듯 하다.

그래도 따듯한 차 한 잔 들고 베란다에 나가 따듯한 햇살과 함께

녀석들과 함께 할 수 있음이 일상의 즐거움중의 하나이다.

 

201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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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소설 읽는 노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1989년 세폴베다는 살해당한 환경 운동가 치코 멘데스에게 바치는 소설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발표했다.원주민들이 사는 아마존 정글에 '양키'들이 금을 찾아 들어오거나 야생동물을 마구잡이로 노획하려고 들어와 원주민을 쫒아 내기도 하지만 정글이 무참히 파괴되기도 한다. 그런 속에서 원주민들은 양키들에게 자신들의 터전을 내어 주고 떠나가고 정글은 그런 양키들에게 해를 가하게 된다,아니 정글의 동물이 인간의 피맛을 보고는 인간에게 복수를 한다.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길은 없는 것일까?

 

지구의 허파라고 하는 '아마존' 그 아마존이 인간에 의해 점점 파괴되고 있다. 정글은 아직 인간에게 다 정복된 것도 아니고 인간이 모르는 것들이 정말 무긍무진하다고,세계 신약회사의 연구진들은 아마존에 다 몰려 있을 정도로 아마존은 인간이 정복하고자 하는 무한의 가치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더욱 인간에 의해 파괴되고 있고 정복당하고 있는 것 같다.하지만 그런 정글과 함께 공생을 하는 원주민들이 있는가 하면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덤벼 들어 기생을 하고자 이들도 있다. 지켜야 할 것은 지켜나가야지 자신이 살 수 있는 길이란 것을 우린 가끔 잊고 산다. 그런 이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그런 아마존에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라는 정글을 잘 알면서 자신이 글을 쓸 줄을 모르지만 글을 읽을 줄 아는 노인이 있다. 그의 꿈은 자신의 오두막에서 연애 소설을 읽는 것,얼마나 멋진 꿈인가. 하지만 정글도 주위 사람들도 그를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그런 그가 정글로 향하게 되는데 왜 무엇 때문일까.

 

'처음에 길을 잘못 들어서면 끝까지 헤매는 곳이 밀림이라오'

정글에는 주기적으로 오는 욕쟁이 치과의사가 있다. 그는 사람들의 썩은 이를 뽑아 주는데 그야말로 입을 열면 시원스런 욕이다. 그런 그가 안토니오 노인에게 연애 소설을 가져다 주게 된다. 왜, 그가 다른 책보다 연애 소설이 자신에게 맞는 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애 소설에 집중할 수가 없다. 어느 날 노랑머리 '양키' 한사람이 죽어서 발견되었다. 그는 어린 살쾡이의 새끼를 죽이고 그 가죽을 얻었는가보다. 그의 행동에 암살쾡이는 도리어 인간에게 복수를 하게 된다.인간의 피냄새를 맡은 것이다. 하지만 안토니오 노인만큼 정글과 동물과 자연을 잘 아는 사람은 드물다. 노인은 수아르 족에게 정글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웠기 때문에 정글을 읽을 수 있고 섣불리 자연을 건드리려고 하지 않는다. 그는 정말 오두막에서 글자들을 음미하면서 연애 소설을 읽는 것이 낙이라면 낙이다. '그는 한 음절 한 음절을 음식 맛보듯 음미한 뒤에 그것들을 모아서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었다. 그리고 그런 식으로 단어가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었고,역시 그런 식으로 문장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다. 이렇듯 그는 반복과 반복을 통해서 그 글에 형상화된 생각과 감정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던 것이다.' 그가 글자를 알아 가는 것처럼 정글 또한 그는 그렇게 자신의 것으로 익혔다. 하지만 양키들은 정글을 너무 가볍게 여긴다.

 

'낮에는 인간과 밀림이 별개로 존재하지만 밤에는 인간이 곧 밀림이다'

암살쾡이의 복수는 노랑머리 한사람이 아니라 점점 마을을 향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피해자가 된다. 정글도 모르고 자연도 모르고 오르지 '국가' 가 '나'인 뚱뚱보 읍장은 권력만 내세우며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연륜이 묻어나는 안토니오 노인 앞에서는 안된다. 자연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어쩌면 자신의 이기심을 버리는 마음을 비우는 일에서 더 가깝게 되고 하나가 되는지도 모른다. 양키들의 총을 가지고 정글에 들어가지만 수아르 인들은 총이 아닌 입으로 불어서 맞추는 '독화살'로 죽여야 영혼이 자유롭다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안토니오 노인도 어쩌다 보니 양키의 총을 소지하게 되었고 그 총으로 마지막에는 궁지에 몰린 암살쾡이를 쏘아 죽게 만든다. 사건 전반에 걸쳐 노인은 어떤 명탐정보다 냉철하고 명석함을 드러내며 불려 다니게 되고 급기야 정글에 혼자 남겨지며 복수심에 불타고 있는 암살쾡이를 죽여야 하지만 그는 어린 새끼를 잃고 숫놈마져 잃은 암살쾡이를 결코 미워할 수 없다. 그리고 그는 수아르인들이 가르쳐 준 독화살이 아닌 양키들의 총으로 살쾡이를 죽였기에 자신 또한 그 영혼을 자유롭지 못하게 했다고 믿게 된다.

 

소설의 분량은 길지 않은데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자연에 대한 인간의 경고, 자연과 공생하려면 어느 정도 자연을 보호하고 인간이 지켜야 함을 말하기도 하지만 무조건 적으로 문명화된 이기와 문화가 최고라 아니라 아무리 원시적이고 무가치해 보여도 그 속에는 반듯이 배울 것이 있는 자연이고 정글임을 그리고 파괴되어서는 안되는,자연이 도리어 인간에게 해를 입힐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원주민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명화된 사회의 문화인도 아닌 그야말로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안토니오 노인은 얼마전에 읽은 <노인과 바다>의 안토니오 노인과 닮아 있는 듯 하면서도 약간은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연애 소설이 늘 '해피엔딩' 만 있는 것도 아니고 슬픔과 기쁨이 교차하듯이 어쩌면 무한대의 상상을 할 수 있는 것이 '연애소설' 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글 또한 그런것 아닐까.정글인 자연을 파괴하고 정복하기 보다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니 공생을 하며 살아가는 법을 그리고 더이상 파괴하지 말고 지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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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인가보다

 

 

 

 

나의 뜨락에 봄이 가득이지만 내 마음엔 아직 봄이 멀었나보다.

하지만 요즘 며칠은 봄바람이 살랑살랑, 지독한 목감기에 기침을 하면 창자가 꼬이고 목소리는

컬컬하니 아직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아파트 뒷산을 바라보면 어제의 숲이,나무가 아니다.

아,산에 가고 싶다. 산에 가고 싶다. 하지만 늘 바라만 보고 있다. 바라 보지만 너무 멀다.

가까우면서 말이다. 언제쯤 훌훌 털고 뒷산에 가려나.

 

큰딸이 미션을 내려 더불어 은행에 들르고 집앞에서 가까운 헌책방에 갔다.

녀석 제 앞날도 감지하지 못하고 책을 모두 버렸는지 찾아보니 없다면서 집에서 찾아 보라는데

녀석이 필요하다는 책이 없다. 1월에 정리하여 버리더니 그때 몽땅 버렸나보다.

헌책방에 들려 녀석이 찾는 책이 있나 보는데 녀석이 잘못 알려 주었는지 고개를 갸웃둥,

다시 물어보고 내일 오전에 오던가 아님 새책을 구매해야 할 듯 하다.

은행에 들러 십여분 거리를 잠깐 걸어 가는데 바람이 다르다. 지하에 있는 헌책방 입구에

들어서는데 책냄새가 훅 가슴을 밀치고 들어온다. 난 이상하게 책냄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처음 이곳에 헌책방이 생기던 날에도 왔었는데 내가 찾는 책이 없어 그냥 나가게 되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둘러보기 보다는 인포에서 찾는 것만 보고는 그냥 그 넓은 '보물창고'를

그냥 나오고 말았다. 다음엔 한번 헌책방 구경을 심하게 하고 싶다.

이곳은 아저씨와 아줌마 딸이 바쁘게 이끌어 가는 곳인데 그때와는 다르게 책이 무척 많아졌다.

그리고 아저씨 아줌마가 어디로 책을 보내는지 무척이나 바쁘시다는 것,구경을 자유롭게 하기가 그렇다.

 

헌책방을 나서 마트에 잠깐 들렀다. 내일 옆지기가 큰딸이 있는 서울에 간다고 하여

반찬 몇가지를 하려고 마트에 갔는데 마땅히 할 것이 없다. 녀석이 잘 먹는 오이부추김치를 

다 먹었는지 모르지만 주말에 막내가 집에 올지 모르기에 오이와 부추를 또 샀다.

그리고 무를 하나 샀다. 큰딸에게 깍두기를 담아 주기 위하여..마른 새우도 사고...

케셔로 있는 아랫집 아줌마가 '요즘 반찬 뭐 해 먹어요~~?' 하고 묻는다.

아들이 아파트 바로 앞 고딩생인데 집에 와서 밥을 먹는단다. 밥과 반찬을 해 놓고 나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꼭 집밥을 먹는다니...

둘은 짧지만 자식이 뭔지...하며 의견일치의 말을 주고 받았다.

집에 돌아와 간만에 MTB를 타고 간 옆지기,늦는 다기에 혼자서 밥을 먹고는

얼른 오이부추김치와 깍두기를 담았다. 오이도 비싸고 부추도 비싸지만 벌써 몇 번째 담는지.

한주먹거리 김치기에 얼른 담고 무 하나도 아주 조그맣게 썷어서 깍두기를 담아 큰딸에게도

나누어 주려고 담아 놓았다. 녀석이 좋아하려는지...

주말에 잠깐 시간이 나면 봄이 오고 있는 뒷산이나 다녀와야 할 듯 하다.

실외기 베란다에 상자에 심어 놓은 대파에서도 파란 싹이 올라오고 봄은 분명 곁에 있는데

점점 움츠러 드는 계절,간만에 어깨를 쭈욱 펴고 목감기도 떨쳐 버리고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여 마시고 싶다...내일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봄기운을 가득...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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