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인가보다

 

 

 

 

나의 뜨락에 봄이 가득이지만 내 마음엔 아직 봄이 멀었나보다.

하지만 요즘 며칠은 봄바람이 살랑살랑, 지독한 목감기에 기침을 하면 창자가 꼬이고 목소리는

컬컬하니 아직은 이상하지만 그래도 아파트 뒷산을 바라보면 어제의 숲이,나무가 아니다.

아,산에 가고 싶다. 산에 가고 싶다. 하지만 늘 바라만 보고 있다. 바라 보지만 너무 멀다.

가까우면서 말이다. 언제쯤 훌훌 털고 뒷산에 가려나.

 

큰딸이 미션을 내려 더불어 은행에 들르고 집앞에서 가까운 헌책방에 갔다.

녀석 제 앞날도 감지하지 못하고 책을 모두 버렸는지 찾아보니 없다면서 집에서 찾아 보라는데

녀석이 필요하다는 책이 없다. 1월에 정리하여 버리더니 그때 몽땅 버렸나보다.

헌책방에 들려 녀석이 찾는 책이 있나 보는데 녀석이 잘못 알려 주었는지 고개를 갸웃둥,

다시 물어보고 내일 오전에 오던가 아님 새책을 구매해야 할 듯 하다.

은행에 들러 십여분 거리를 잠깐 걸어 가는데 바람이 다르다. 지하에 있는 헌책방 입구에

들어서는데 책냄새가 훅 가슴을 밀치고 들어온다. 난 이상하게 책냄새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처음 이곳에 헌책방이 생기던 날에도 왔었는데 내가 찾는 책이 없어 그냥 나가게 되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둘러보기 보다는 인포에서 찾는 것만 보고는 그냥 그 넓은 '보물창고'를

그냥 나오고 말았다. 다음엔 한번 헌책방 구경을 심하게 하고 싶다.

이곳은 아저씨와 아줌마 딸이 바쁘게 이끌어 가는 곳인데 그때와는 다르게 책이 무척 많아졌다.

그리고 아저씨 아줌마가 어디로 책을 보내는지 무척이나 바쁘시다는 것,구경을 자유롭게 하기가 그렇다.

 

헌책방을 나서 마트에 잠깐 들렀다. 내일 옆지기가 큰딸이 있는 서울에 간다고 하여

반찬 몇가지를 하려고 마트에 갔는데 마땅히 할 것이 없다. 녀석이 잘 먹는 오이부추김치를 

다 먹었는지 모르지만 주말에 막내가 집에 올지 모르기에 오이와 부추를 또 샀다.

그리고 무를 하나 샀다. 큰딸에게 깍두기를 담아 주기 위하여..마른 새우도 사고...

케셔로 있는 아랫집 아줌마가 '요즘 반찬 뭐 해 먹어요~~?' 하고 묻는다.

아들이 아파트 바로 앞 고딩생인데 집에 와서 밥을 먹는단다. 밥과 반찬을 해 놓고 나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아들은 아는지 모르는지 꼭 집밥을 먹는다니...

둘은 짧지만 자식이 뭔지...하며 의견일치의 말을 주고 받았다.

집에 돌아와 간만에 MTB를 타고 간 옆지기,늦는 다기에 혼자서 밥을 먹고는

얼른 오이부추김치와 깍두기를 담았다. 오이도 비싸고 부추도 비싸지만 벌써 몇 번째 담는지.

한주먹거리 김치기에 얼른 담고 무 하나도 아주 조그맣게 썷어서 깍두기를 담아 큰딸에게도

나누어 주려고 담아 놓았다. 녀석이 좋아하려는지...

주말에 잠깐 시간이 나면 봄이 오고 있는 뒷산이나 다녀와야 할 듯 하다.

실외기 베란다에 상자에 심어 놓은 대파에서도 파란 싹이 올라오고 봄은 분명 곁에 있는데

점점 움츠러 드는 계절,간만에 어깨를 쭈욱 펴고 목감기도 떨쳐 버리고 상쾌한 공기를 폐부

깊숙히 들여 마시고 싶다...내일 그리고 그 다음날에도 봄기운을 가득...

 

20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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