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의 나비 - 우리가 꼭 읽어야 할 박완서의 문학상 수상작
박완서 지음 / 푸르메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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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작가가 문학상을 받은 5개의 작품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여자들의 이야기, 여자의 시선에서 바라 본 이야기들이라 그런지 가슴에 와 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의 작품을 그리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 문단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노작가의 힘은 작품에서도 다분히 들어나는 듯 하다. 이 책은 오래전에 구매를 해 놓고 읽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신작이 나온것을 보니 작가의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읽게 되었는데 여자들의 이야기라 그런지 더욱 술술 읽어나가게 된 것 같다.

그 가을의 사흘 동안, 성폭행을 당해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임신을 하게 되고 그런 아이를 선배의 병원에 가서 소파수술을 한 후 그녀 또한 '소파수술' 전문 의사가 되는 그녀에겐 자신의 일을 그만두게 되기 전 딱 한가지 소원이 있다. 아이를 죽이는 일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받고 싶은 소원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인지. 처음 그녀가 병원을 개원하게 된 곳은 사진관 이었던 곳으로 사람들이 앉아서 사진을 찍던 '의자' 가 하나 있다. 그 의자는 어디로 치우지도 못하고 있다가 첫 손님으로 아버지가 그 의자에 앉게 되는데 의자의 주인은 아버지였던 것처럼 너무도 잘 어울린다. 그 후로도 치우지 못하고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자, 병원은 생각보다는 잘 되어 첫날부터 병원비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아가며 건물주인의 미혼인 딸의 아이를 받게 된다. 그것이 그녀가 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살아 있는 아기' 가 되는 셈이기도 하고 그 아이는 미혼모의 아이가 아닌 건물주의 업둥이로 되는 비밀을 간직한 채 그곳으로 일을 그만두는 30여년의 세월동안 그곳을 지킨다. 하루하루 일을 그만두어야 할 즈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남의 아이가 아닌 자신의 아이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 들고 마지막 날 찾아온 처녀의 아이를 살려보려 노력을 하지만 받는 순간 살아 있던 아이는 그녀의 품에서 마지막 죽음을 맞이한다. 

엄마의 말뚝2, 자신이 집을 비우기만 하면 무언가 일이 일어난다. 왜 그런일이 벌어지는지 자신도 모르지만 어느 날, 친구의 집에서 앵두주를 마시고 취해 돌아온 그녀에게 또 하나의 사건이 전해진다. 무언가 일이 일어났다는 것. 하지만 자신의 가족은 모두 무사하다. 그런데 사건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친정엄마, 눈길에 넘어져 골반을 심하게 다치신 것. 자신의 식구가 아니라 다행이라 해보았지만 엄마도 가족이나 마찬가지. 잠깐 잠을 취한 후에 병원에 도착하여 상황을 듣게 되는데 생각보다 중상이다. 연세도 있으신데 수술을 해야 한다. 그런 엄마가 수술후에 이상한 증상을 보이신다. 아들을 잃고 꿋꿋하게 살아오신 어머니는 힘든 수술후에도 희망이 얼마없다.그런 어머니 앞에서 장례에 대하여 말하던 친구들의 말을 전해 들은 어머니의 유언은 자신의 아들을 보냈던 것처럼 자신도 그렇게 보내달라는 것, 어머니의 투병은 끝나지 않았지만 가슴이 아픈 이야기다.

꿈꾸는 인큐베이터, 늘 학교선생님인 동생의 뒤치닥거리를 하는 언니, 그런 동생에게 멀리 떨어져 있기보다는 가까이 자신의 아파트로 이사를 오면 어떻겠느냐는 말은 떨어지기가 무섭게 동생이 이사를 오면서 그녀는 동생의 아들을 보게 된다. 그런 조카가 유치원에서 재롱잔치를 하는 날, 비디오로 남기려 하지만 그녀의 서툰 솜씨로는 켜는것 조차 힘들다. 그런데 마침 옆에서 저음의 멋진 남자가 대신 찍어주겠다고 나서고 그가 찍은 비디오는 동생의 맘에 든다. 우연하게 만난 그 남자와 딸과 아들의 차이에 대하여 말하던 중, 그녀는 집요하게 그가 아들이 없는 것에 대하여 물고 늘어지다 자신 또한 시어머니와 시누이 덕에 양수검사를 하고 아들을 낳은 것을 상기한다. 과연 아들이란 존재가 무엇인지. 아들이 아닌 딸이어서 태어나지 못하고 죽어간 생명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으로 한번 더 여자란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던져준다. 

환각의 나비,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기에 가정을 혼자 힘으로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는 하숙집을 운영하며 자식들의 생계를 책임진다. 그런 어머니 곁에서 늘 손발처럼 움직였던 딸, 남동생이 있지만 그녀는 치매기가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산다. 그런 어머니가 갑자기 없어지셨다. 다른 때 같으면 남동생네 집으로 향하는 의왕터널 근처에서 발견되는데 어머니는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다. 근처 도시와 그들이 살았던 곳까지 포스터와 그외 방법을 동원하여 찾아 보지만 어머니의 그림자조차 찾을 수가 없다. 도대체 어머니는 어디로 사라지신 것일까. 한편 무당집이었다가 현재는 절집으로 거듭난 마금이라는 처녀가 사는 절에 낯선 할머니 한 분이 자신의 집인양 들어와 아욱을 다듬는 것에서부터 아욱국을 맛난게 끓이기도 하여 그녀와 오랜동안 함께 살았던 사람처럼 살게 된 할머니가 있다. 그녀는 오래전 하숙집을 경영하며 하던 솜씨로 절살림을 하며 마금이와 함께 오손도손 살고 있다. 우연히 이곳 근처를 지나던 딸은 빨래줄에 걸린 어머니의 옷을 보고는 대웅전으로 향하다가 너무도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를 두 승복 입은 여인을 보게 된다. ' 더할 나위 없이 화해로운 분위기가 아지랑이처럼 두 여인 둘레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몸집에 비해 큰 승복 때문에 그런지 어머니의 조그만 몸은 날개를 접고 쉬고 있는 큰 나비처럼 보였다. 아니아니 헐렁한 승복 때문만이 아니었다. 살아온 무게나 잔재를 완전히 털어버린그 가벼움, 그 자유로움 때문이었다. 여지껏 누가 어머니를 그렇게 자유롭고 행복하게 해드린 적이 있었을까.' 현실이 아닌 환상을 보는 것 같은 신비함으로 끝을 맺은 소설은 만약에 내 부모가 치매에 걸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던져주는 듯 하다.

소설들은 모두가 여자의 시선으로 여성의 이야기를 쓴 소설들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여자만의 문제이겠는가. 소파수술을 해야만 하는 여자들, 그것은 그녀들 혼자만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있듯 누군가 원하는 상대가 있었기에 그런 문제가 발생을 하였고 그것을 여자의 눈으로 들여다 보았기에 아니 건물주 황씨처럼 '아들' 이라면 또 얘기가 달라지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서 '남자' 를 바라보는 눈과 '여자' 를 바라보는 눈은 태어날 때 부터 다르다는 것을, 그 간극으로 인해 여자들이 얼마나 고통을 받는지에 대하여는 '꿈꾸는 인큐베이터' 편에서 자세히 다루고 있는 듯 하다.  아들이면 세상에 나올 수 있지만 ' 딸' 이라고 하면 세상에 태어나기 보다는 미리 '죽음' 으로 생을 마감해야 하는 태아, 그런 아이들을 키워내는 인큐베이터와 같은 여자들의 자궁, 그 자궁에서 함께 태어난 남자는 아내의 눈치를 보며 어머니를 모시기를 꺼려 하기도 한다. 아니 자신이 모시는 것이 아닌 여자가 모시는 것, 아내가 모시는 것이라며 전적으로 아내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그런 아내에게서 어머니는 집에 갇혀지게 되기도 하고 자신의 방에 갇혀지게 되면서 사납게 변하고 거울속의 자신조차 알아 보지 못하지만 그 세상을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갔을때는 그런 자신이 살던 세상의 고치에서 탈피하여 나비가 된듯 편안하고 자유로움에 젖어 지내게 된다. 소설들은 가만히 보면 보이지 않는 끈에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작가의 속 중에서 여자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보고 나온 것처럼 소설을 읽고 나면 친구와 많은 수다를 떨어 가슴에 묻어 두었던 '화' 를 털어낸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여자이기에 사회로부터 받는 알 수 없는 규제가 소설로 승화된 느낌이랄까.여자들이 읽는 다면 많은 부분 공감을 할 수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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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탈 - 개정판
조정래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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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꼭 살아서 돌아갈 거야. 군대에 갔다 오면 틀림없이 면 서기 시켜준다고 했거든.' 
스무 살, 한참 꽃다운 나이에 남들은 일찍 장가를 가서 애 둘씩은 두고 있었지만 신길만은 그러지 못했다. 그런 그가 일본군에 징집되어 관동군 고바야기 부대의 일원으로 국경 전투에 임하게 된다. 너무도 가난하여 소작농으로 근근히 살아가던 그들에게 '면 서기' 라기 허울 좋은 사탕발림은 그들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열쇠처럼 일본군에 징집되어 가는 데 한몫을 한다. '총알을 피해다려나.' '관세음보살을 되뇌어보라.' 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전장에서 늘 되새겨 보지만 고향은 멀기만 하고 죽음은 너무도 가깝게 늘 곁에서 일어나고 있다.

전쟁만 끝나면 배부르게 먹고 가난에서 벗어날 것만 같았던 청사진의 미래가 고향과 함께 점점 멀어져만 간다. 금방 끝나고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했던 전쟁에서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포탄의 밥이 되어 죽어 가기도 하고 얼어가는 것도 모르고 동사되기도 하고 그 생지옥과 같은 곳에서 탈출하여 어딘지 모르지만 '그곳' 으로 떠나려고 발버둥치다 총알밥이 되기도 하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처량하고 고달픈 일본군으로의 일상에서 살아남는 수보다는 점점 죽어가는 수가 많게 느껴지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만나는 '한국말과 고향같은 사람들' 로 인하여 향수를 달래던 그들은 누가 거둬들여야 하는 불쌍한 민족이란 말인가.


'그들은 이제 한 덩어리로 뭉친 일본군이 아니라 하나, 하나 외따로 떨어져 있는 섬이었다.'
전세가 역전되어 일본군이 아닌 소련군이 우세하여 그들은 어쩌다 보니 소련군이 되어 있다. 자신의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닌 어쩔 수 없는 운명의 선택으로 국적을 달리 하게 된 그들은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하여 소련군을 택했지만 그들의 의사가 어디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본군이든 소련군이든 늘 배고픔과 굶주림에 허덕이고 전장에서 힘든 일을 소화해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그대로 고향에 돌아간다면 면 서기를 할 수 있는 것인지. 어느 날, 소련군이었던 그들은 다시 독일군이 된다. 더 나은 현실을 택하기 위하여 자신의 국적이 중요하지 않았던 그들에게 고향은 점점 멀어져 가고 언어는 통하지 않지만 좀더 자신의 배를 채울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고 '명령에 복종' 해야만 하는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삶 속에서 그들이 선택하지 않았는데 그들은 어느사이 '2차대전' 의 속에 우뚝 서 있다. 

'그들의 국적은 어디이고 누가 책임져야 할 사람들인가?'
노르망디의 해변에서 힘든 일을 하며 고향을 꿈 꾸던 그들은 미군포로가 되었지만 자신의 국적을 찾을 수 없었던 사람들. 미국이 어디에 붙어 있는 곳이고 고향이 어디쯤일지 모르면서 미국으로 향했던 그들이 마지막 발버둥처럼 자신의 국적을 찾으려 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국제포로' 가 된 신세. 좀더 그들이 무능하지 않아 그곳에서 탈출을 했더라면 고향 근처는 아니어도 고향과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 그들의 또 다른 삶은 일구었다면 비참하지 않았을 터인데 마지막 처참하게 자신들이 선택하지 죽음에 이르러야 했던 그들의 질곡의 삶, 기구한 삶이 한국전쟁 60년을 맞이 하여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 이 남자는 일본군으로 징집되었다. 1939년 만주 국경 분쟁 당시 소련군에 붙잡혀 붉은 군대에 편입되었다. 그는 다시 독일군 포로가 되어 대서양 방어선을 건설하는데 강제 투입되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때 다시 미군의 포로가 되었다. 포로로 붙잡혔을 당시 아무도 그가 사용하는 언어를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는 한국인으로 밝혀졌으며, 미 정보부대에 자신의 사연을 이야기했다.' 이 소설은 '노르망디 조선인(한국인)' 이라는 한장의 사진에서 출발을 했다. 일본군으로 징집되었지만 소련군으로 독일군으로 또 다시 미군의 포로가 되어 세계사의 한복판에 내던져졌지만 강대국들의 배타적인 자국주의에 인간이기 보다는 물건으로 취급받아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는 그의 파란만장한 삶이 우리의 지난날의 질곡의 역사를 그대로 보여주는 듯 하다. 전장에서의 생생함이 사실대로 묘사되고 신길만이 고향과 부모님을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자꾸만 멀어져 가는 꿈이 조화를 이루어 더욱 비참함을 극대화 시켜준 듯 하다. 비단 작품속 인물이 한 둘은 아닐터 지금도 이승을 떠돌고 있는 원한의 영혼들의 들어나지 않은 '진실' 은 무척이나 많을 듯 하다. 역사 속에 감추어진 진실이 밝혀지기도 해야지만 잘못을 저지른자 들은 사과를 해야한다. 자신들의 잘못을 언제까지 정정당당하다고 주장하기 보다는 역사 앞에서 옳고 그름은 후세를 위해서도 인정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빼앗아 간것은 돌려줘야 하고 자신들이 저지른 과오에 대한 '보상' 을 역사의 저울추가 기울지 않게 지불해야 한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중국의 묘기중에 얼굴이 바뀌는 신통한 묘기가 생각난 것은 무엇 때문일지. 소설속 이야기가 허구가 아닌 '사실' 이기에 더 가슴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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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 (양장)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1
김은국 지음, 도정일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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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2명의 목사 집단 처형 사건, 그들은 순교자일까?
1950년 11월, 평양 정보처 파견대 이대위와 장대령은 공산당에 끌려갔다가 처형된 14명의 목사 집단 처형 사건에서 살아 남은 신목사와 한목사에 대하여 그들이 어떻게 그 현장에서 살아 남았고 또한 처형된 12명은 과연 순교자인가 하는 문제를 깊게 파고 들게 된다. 이대위와 친구인 박군의 아버지 또한 12명의 목사중에 한 분으로 목사들의 우두머리라 할 수 있고 그들이 있는 정보처 앞의 폐허가 되다시피한 중앙교회가 박군의 아버지가 있던 교회였다는 것을 알고는 교회를 한바퀴 둘러 보던 중, 우연히 마주친 어딘가 이상한 남자, 그가 신목사와 살아 남은 한목사라는 것을 신목사를 찾아 가서 알게 된 이대위는 12명을 순교자로 몰아 가는 장대령과 맞서 무언가 숨겨진 진실을 파헤쳐 보려 한다.

'실종된 목사들에 대한 조사를 시작해줘야겠네.'
집단 처형, 하지만 그 현장에서 살아 남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언가 '진실' 을 그들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신목사와 반쯤 정신을 놓은 한목사, 그들에게서 그들이 그토록 원하는 '진실' 을 얻어낼 수 있을까? 장대령 보다는 좀더 인간적인 점수를 얻은 이대위는 신목사를 찾아가 그가 그곳에서 어떻게 살아 남았는지 진실을 들으려 하지만 신목사는 진실이 무엇이든 간에 은폐하려는 것처럼 보여지며 한목사를 자신의 수족처럼 보살피려 한다. 그가 어떻게 그곳에서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그도 12명처럼 순교자일까?

'두 분은 총살 직전에 우리 보병부대에 구조되어 감방에서 풀려났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처형 직전에 살아 남은 신목사, 그가 알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그가 12명을 순교자라 하지 않아도 많은 교인들과 사람들은 그들을 '순교자' 로 각인을 하고 있는 현실, 그렇다면 신목사가 할 수 있는 말은 무엇일까. 이 상황에서 그가 무슨 진실을 토해내도 그 진실이 진실로 받아 들여질까. 박군 또한 기독교에 너무 광적인 아버지 때문에 배교자가 된 상태라 그의 아버지의 마지막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자 한다.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 을 위해 죽었는지 아님 배교를 했는지에 따라 자신이 아버지 죽음에 대하여 애도를 하겠다는 그, 이대위를 따라 아버지 죽음에 대한 진실에 근접하기 위하여 평양을 찾는다.

'자네가 기독교인의 입장이 되어 그 순교자들을 생각해봐. 냉혹하게 죽임을 당한 열두 명의 목사들을 말야. 살아남은 두 사람이 어떻게 처리돼야 하는지 그래도 모르겠나?' 모두의 입장에서 보면 집단 처형된 12명의 목사는 순교자가 되어야 한다. 순교자가 되지 못한 두 명의 목사는 그들을 또한 순교자라고 증언을 해야만 마땅하다. 하지만 그 진실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신목사가 쥐고 있지만 순교자로 몰아가는 장대령의 말보다는 자신이 현재를 바라보던 신목사, 하지만 그는 모두를 위한 길을 택한다. 12명 그들은 순교자였다고. 과연 죽음 앞에서 아무리 목사들이라고 하지만 정말 순교자였을까. 하느님을 택했을까? 

죽음 앞에서 자신의 목숨보다 먼저 하느님을 택할 사람이 있을까? 배교를 할 '유다' 는 없었던 것일까?
신목사 그는 교인들에게 죽지 않았기에 '유다' 라고 칭해지지만 그가 모두를 모아 놓은 자리에서 털어 놓은 진실은 그들은 순교자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실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들여다 보면 그들은 순교자 보다는 마지막 순간, 기도를 할 수 없었던 것. 그들을 순교자라고 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을 순교자라고 한다고 무엇이 변하는 것도 아닌 현실. 그들의 죽음은 '순교자' 라고 포장이 되어 교인들을 뭉치게 하고 신목사는 다시 교회로 돌아가 목회를 하지만 전쟁통이라 먹을 것도 부족하고 교회는 점점 피난민으로 넘쳐 나는데 그의 몸은 이미 중병을 앓고 있어 겁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던 것.

박군 아버지의 진실을 편지로 알려주지만 진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순교자모임에 참석하여 앞장서는 박군, 진실이 모두 드러나고 정치정보국을 떠나는 장대령, 그곳을 떠나 서울에 돌아와 자신이 하던 교수직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업이 정보국장을 맞게 되는 이대위, 전쟁은 점점 알 수 없이 흘러가버리고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평양을 버리고 서울로 내려와야 하는 상황에서 건강이 악화된 신목사를 보호하고 싶었지만 마지막까지 '유다' 이길 원하지 않는 그를 평양에 남겨 놓고 내려와야 하는 현실.

진실이 진실로 밝혀졌다면 현실은 어떻게 변했을까? 
집단처형된 12명의 목사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신목사가 진실로 밝혔더라면 어떠했을까? 그 진실은 진실로 받아들여졌을까? 또한 죽음 앞에서 고뇌하지 않는 인간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소설은 한국전쟁후 십여년의 세월이 흐른후에 쓰여진 것이라 하니 정말 대단하다. 진실이 아무 값어치도 없는 현실과 죽음이 인간의 믿음마져 변하게 되어 '유다' 가 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소설은 한국전쟁 60년을 맞이하여 이런 소설이 있어나 하며 다시금 한국전쟁에 대하여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 6월에 본 영화 <포화 속으로> 도 한국전쟁의 한 편린을 보듯 잊혀져간 '이름없는 학도병' 들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게 해 보는 영화 였는데 이 소설은 죽음앞에서 인간이 고뇌하고 믿음보다 자신의 목슴이 더 중하다는 것을 어쩔 수 없이 유다가 되어야 하는, <죄와 벌>을 읽는 듯한 느낌을 전해 주었다. 

'진실의 수호자가 되시겠다고요? 도대체 그러는 목사님은 누굽니까? 누굴 위해 그걸 지키고 있는 겁니까? 누구를 위해서?... 교회를 위해서? 아니면 군을 위해서? 어느 쪽입니까?... 아니면, 목사님의 신을 위해서?'  신목사가 만약에 12명 목사들의 죽음은 이런 것이다 하고 사실을 말했다면 현실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 혼자 유다가 되어 모두의 배척속에 나날을 보내었을까? 아님 그래도 모두는 그들을 '순교자' 라고 믿었을까? 전쟁은 많은 것을 앗아갔다. 그들에게서 믿음은 가져가지 못한듯 하지만 죽음앞에서 흔들리는 믿음을 보며 신이 먼저 일까? 목숨이 먼저 일까? 하는 생각도 가져 본다. 내겐 딱히 이런 깊은 믿음은 없지만 믿음이 있어도 죽음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고뇌하게 될 듯 하다. 전쟁상황이 아니라 해도.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을 전해주는 소설은 우리에겐 크레 알려지지 않은 소설이며 작가였던 듯 싶다. 좋은 기회에 만날 수 있었던 소설이고 한국전쟁 60년을 맞아 읽게 된 소설은 세월이 많이 흘렀지만 아직 그 아픔이 가시지 않고 남아 있어서일까 많은 질문을 하는 듯 하다. 사실을 사실대로 폭로하기 보다는 신목사가 택한 길을 어느 누구라도 걷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게 12명에 대한 참회는 아닌가 한다. 그들이 죽음을 택한 것도 아니고 죄가 있어도 죽음을 당하게 된 것도 아닌, 전쟁의 피해자에게 신목사가 할 수 있는 마지막 기도는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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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영화리뷰

이달의 당선작으로  

영화리뷰 - <인셉션> 이 뽑혔다. 

이달의 당선작의 당첨이 바뀌어서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단비같은 소식, 

사고 싶었던 신간을 넣어 놓았는데 

구매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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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11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축하드립니다!
리뷰글 보고 잘 쓰셨다는 생각을 하면서 아직 보지 못해서 답글 못 달았었는데
당선작이 되었군요.^^ 그후 관람했는데 참 멋진 영화였습니다.

다시 가서 읽어보니 역시 좋은 리뷰입니다. 아,제목 옆에 이달의 당선작 이라고 표시도 되네요? 오호

서란 2010-08-12 17:01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잘 쓰기 보다는 본것을 메모한것 뿐인데
이런 기쁨까지 얻는다면 정말 기분 좋죠~~
그런맛에 더 영화를 보게 되는것 같아요.
 
철수맨이 나타났다 - 제1회 대한민국 문학&영화 콘텐츠 대전 수상작
김민서 지음, 김주리 그림 / 살림Friends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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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표지만 보면 딱 '만화책' 이다.하지만 만화책이 아닌 청소년 소설이다. 젊은 작가가 글을 참 재밌고 맛깔스럽게 잘 썼다. 사춘기의 딸들이 있어도 청소년 소설을 얼마 읽지 않았는데 요즘 몇 권 읽다보니 재밌다. 이 책을 읽기전에 읽은 <열네 살,비밀과 거짓말> 도 재밌었는데 이 책 또한 사춘기의 아이들이 <비밀> 을 가지고 있고 그 비밀로 인하여 단결을 하고 서로를 이해해 나가게 된다. 그들이 간직한 '비밀' 은 무엇이고 그들을 성장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까.

철수맨, 수도권의 평범한 개발 도시지만 희주가 사는 동네는 최고급 어학 오디오 시스템을 갖춘 학원의 건물 옥상에 올라가면 소가 밭을 가는 풍경을 만날 수 있는 작은 동네이다. 그런 마을에 20여년전에 있었다는 전설의 '철수맨' 이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철수맨이라는 정의의 그 또는 그녀는 몇 대 일로 싸워도 이기지만 그가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전형적인 남자아이의 가면을 쓰고 있어 '철수맨' 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런데 그런 철수맨이 다시 동네에 나타난 것이다. 희주는 그녀만이 간직했던 '철수맨을 본 일' 에 대한 비밀을 친구인 유채와 지은에게 털어 놓게 되면서 그녀들과 함께 철수맨을 찾아 나서는 비밀결사대를 조직하게 된다.

'네 말도 맞아. 하지만 너, 혹시 너를 하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먼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 건 아니야?'
희주가 본 결정적인 단서로는 철수맨은 바로 자신이 다니는 학교의 같은 학년 학생이었던 것. 셋은 모여서 누가 '철수맨' 에 가장 적합한지 한 명 씩 점찍게 된다. 처음으로 호명된 '강준석과 주현우' 그들은 단짝으로 서로 늘 붙어 다니며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준다. 하지만 희주는 주현우의 비밀을 남몰래 간직하고 있다. 지은은 현우를 짝사랑하고 있기도 하고. 그녀들은 어느날 밤 몰래 현우의 뒤를 밟다가 그가 무당의 아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그가 왜 준석과 함께 살게 되었는지 알게 되면서 준석과 현우도 그녀들과 함께 철수맨을 찾기 위한 비밀결사대에 들어가게 된다. 현우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고 자신이 무당의 아들이란 것에 짖눌려 있다가 친구들에게 비밀을 털어 놓고 나니 홀가분함을 느끼며 친구들과 더 가깝게 어울리게 된다.

희주는 그녀의 오빠 때문에 현우의 비밀을 알게 되고 오빠가 다단계를 한다며 진 빚 때문에 집안이 어렵기도 하고 사채업자들에게 시달리는 비밀을 가지고 있으며 유채 또한 엄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와 함께 사는 그런 어려움을 간직하고 있으며 준석도 어린시절 크게 아프면서 현우 엄마의 힘에 병을 치유하는 그런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이 철수맨이라 생각하는 또 한사람 민혁, 그는 아버지가 대대로 이어오는 '종무도' 를 이어받아야 하지만 그는 약골인척 하며 회피를 해 왔다. 그런 그들이 '철수맨' 때문에 하나로 뭉치게 되었다. 투포환 선수인 윤주를 혹시 '여자 철수맨' 이라 생각해 보았지만 그들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철수맨' 과 만나게 된다.

'나만 아는 비밀이야. 절대로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비밀을 이렇게 말하고 나면 비밀이 될까? 자신안에 감추어 놓았던 비밀이 입을 통해 친구에게 전해지고 나면 그것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그들이 간직했던 비밀은 하나하나 들추어 지면서 '그랬구나' 하는 친구의 수긍으로 더이상 비밀이 아닌 비밀이 되고 그들은 서로의 마음을 털어 놓고 뭉치는 사이가 되어간다. 이야기 전개도 재밌고 재밌는 일들도 많고 술술 잘 나가는 청소년 영화를 보고 있는 느낌도 들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모래알 같던 아이들이 '철수맨' 이라는 슈퍼 히어로를 찾기 위하여 하나로 뭉쳐 가면서 자신들이 점점 '철수맨' 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그들이 '친구' 로 거듭남이 좋았고 왕따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해 준다는 것이 좋았다.

탈주범의 손아귀에 잡혀 위기일발의 순간에 철수맨이 나타나 그들을 구해 주지만 그의 정체를 밝혀내지 못하는 그들, 그들 또한 탈주범을 잡았으니 남의 눈에는 그들 또한 '슈퍼 히어로' 가 된 것이다. 자신안에 정의가 살아 있다면 누구가 '철수맨' 이 될 수 있다. 철수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래알 같던 그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서로를 받아 들이고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그런 청소년으로 거듭나다는 것이 재밌는 이야기들과 빠른 이야기의 전개와 함께 재밌게 읽을 수 있어 좋았던 청소년 소설이다. 딸들이 청소년인데도 청소년 소설을 많이 접하지 못했는데 읽다보니 재밌다. 한참 '정의' 를 중요시 하는 그들이 대단한 일을 해결했으니 조금은 우쭐할 수도 있는데 그들이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그려낸 끝도 재밌다. 무언가 제2탄의 철수맨이 나타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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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체오페르 2010-08-09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도 독특하고 수상작이라 하니 궁금하네요.
내용도 괜찮은것 같고요. 관심 가져 봅니다.

서란님 리뷰 잘 봤습니다.^^

서란 2010-08-12 17:02   좋아요 0 | URL
재밌게 읽은 책이랍니다.
딸들이 청소년기라 더 와닿았던것 같아요.
전개도 빠르고 지루하지 않아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언젠가는 영화로 만난다면 더 좋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