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눈 눈 눈이 왔어요

 

 

어제는 겨울비가 내리고 몹시 춥더니만 늦은 저녁부터 바람도 쌀쌀하고 눈이 조금 날리기

시작하더니 밤사이 하얗게 내 주변을 덮어 놓았다. 어제와 오늘은 너무도 다른 계절처럼 보인다.

어제는 은행 볼일이 있어,아니 전적으로 옆지기에게 한번 해보라고 맡겨 놓았는데 은행이라면

무서워하는 옆지기 함께 가잖다. 그동안 내가 모든 금융업무를 처리하다보니 낯설어 하기도

하고 안하던 것을 하려니...그래도 나이가 들어가다보면 내가 안하던 것을 해 보아야 한다.

집안 일을 여자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자도 해 보아야 하고 서로 바꾸어서 해 보아야 나중에

당황하지 않고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친정엄마를 보며 생각한다.

 

 

집을 장만할 때는 안될 것만 같다고 생각을 했는데 막상 일은 저질러 놓고 봐야 어떻게 결말이 난다는

것을 살면서 늘 배운다.부딪히면 분명히 길이 있다. 보이지 않던 길도 부딪히다보면 여러 갈래의

길이 나오고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던 일들도 끝이 보이게 된다. 문제는 결말만 생각하고

'안돼' 라고 생각하고 실행하기 전에 포기해 버리는 것이다. 아이들이 크기 전에 기반을 닦아 놓겠

다고 장만한 것들이 이젠 큰 결실을 가져오니 힘들었지만 그때 부딪히길 잘했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지금 다시 도전하라고 하면 못할것 같다. 뒤돌아보면 그때 어떻게 어디서 그런 배포가 나왔는지

모르게 혼자서 움직이며 큰 덩어리들을 만들어 냈는지 모르겠다. 그런 이유로 '갑' 이 되어 '을' 두고

산다는 것이 을보다 더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올해 12월은 내겐 무척 복잡하고 바쁘다. 두녀석 대입도 마무리 해야 하고 세를 준 집에 전세 만료

가 되는 달이라 그도 또한 마무리를 해야 한다. 새로 장만하여 풀옵션으로 준비한 집을 세를 주고

6년여 터치 하나도 없이 보내다보니 을은 당연히 받아들였나보다. 자신들의 사정을 봐주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하지만 전세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물론 매매가도 치솟았다.

거기에 역세권이니 더욱 물량이 달린다. 힘들게 장만하고 쉬는 기간처럼 귀를 닫고 신경쓰지

않은 사이 무척 많이 올랐다.그러니 우리도 올려 받아야 하는데 을이 고자세다.어제 은행에서 조언을

받았는데 우리가 그럴 필요가 없는,그야말로 정말 마음씨 좋은 갑이었던 것이다. 옆지기에게 을에게

전화를 하라고 했더니 우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전화하는 줄 알고 있다가 모든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이제서 '이 추운 겨울에 어떻게 하느냐'고 저자세가 되었다고 한다. 기간이 그런 것을..

남의 사정 봐줘가며 있던 우리를 낮춰 보더니 이젠 저자세로 나온다. 사는게 별거 아닌데 있다고

우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사정을 봐줘가며 지금까지 살았다는 것을 왜 모를까?

그리고 시세라는 것이 있는데 그렇다고 우리만 늘 뒤쳐저 있다보면 뭔가 문제 있는 집으로 생각을 하고.

이젠 나도 시세에 편승하겠다고 옆지기에게 말했다. 역으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고.

 

 

어제 은행 볼일을 마치고 빗속을 뚫고 집앞 병원에도 다녀왔다. 약을 먹고 있는 것이 있는데

한동안 좀더 먹어야 한다나.. '난 그런데 왜 약만 먹으면 졸립죠~~?' '그 약은 졸린 약이 아닌데요..'

의사분이 개그맨 박성광을 꼭 닮아서 이야기 하고 있으면 괜히 웃긴다. 둘은 졸립다 아니다를 놓고

몇 분간 계속 반복되는 말만 했다. 졸립지 않은 약인데 내가 먹으면 졸립다. 자기 전에 먹고 자서

모르겠는데 아침에도 비몽사몽이다. 졸립다. 역시나.그래도 일어나 창을 열고 밖을 보니 '눈이다.'

하얀 세상,오늘은 언니의 생일이다. 나이를 먹어가니 그런 사소한 것을 챙겨주는 것도 왠지

외롭지 않게 그리고 서럽지 않게 하는 일이다. 내일은 내 생일이다. 울집은 한 주에 가족 생일이

모두 겹쳐 있 듯 한다. 그래서 늘 엄마께 '기술자'라고 한마디로 정의를 내린다. 그런데 들어 온

사람들도 생일이 비슷비슷 겨울생일이다. 언니의 생일을 미리 챙겼어야 했는데 생각했다가

바로 잊었다. 그게 요즘 나다. 두녀석 대입 때문에 정신 없고 나 또한 아직 몸이 아직 성치 못하다고,

혼자서만 그렇게 느끼고 있어서인지 괜히 바쁘다. 거기에 날이 갑자기 추워지고 세입자 때문에

또한 머리가 복잡하고... 하지만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 있다. 12월이 마무리 달이어서인지

모든 것이 한꺼번에 밀려 오듯 그리고 한꺼번에 밀려 가듯 그렇게 지나갈 듯 하다.

바쁘다고 내일을 오늘로 살 수 없고 어제를 오늘로 살 수는 없다. 오늘은 오늘이다.

기다리다 보면 겨울이니 눈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내일이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요즘은 너무 조급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하루라는 시간을 너무 조각조각 내서 길게 쓰고 있다.

빈 겨울나무 가지에 하얀 눈이 살포시 다녀가듯 남은 시간들 그렇게 보내야할 듯...

 

201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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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 씽킹
엘런 럽튼 지음, 윤지선.이재선 옮김 / 비즈앤비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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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패션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막내가 겨울방학에 참고로 공부하려는 책~즐겁게 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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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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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서 정 붙이고 사는 것도 아니고 남들과 비슷하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아닌 판자집처럼 다닥다닥 이웃과 붙어 있어 누구네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들리고 냄새로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싸움이라도 하면 모두가 문 열고 나서서 더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곳,그곳에서 야근까지 하면서 늘 쫒기듯 살면서 딸의 심장병 수술조차 해주지 못하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덩치만 큰 승협,공부는 뒤에서 일등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년의 한가지 소망은 '원더랜드'에 가보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은 찌저지게 가난하다면 옆동네는 번쩍번쩍 원더랜드도 들어오고 고층 아파트도 있는 정말 삶이 극과 극으로 다른 세상이 있다.

 

승협의 여동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에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있어 제대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있다. 그런가하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그보다 더 빨리 중학교를 졸업할 수도 있다. 공부보다는 싸움과 노는 것에 더 앞서가는 승협,어느 날 우연하게 본 '원더랜드' 광고를 보고는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그곳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부모님이 다니는 공장의 공장장이 아빠인 같은 반 부반장네 놀러 갔다가 보게 된 만화책에서 원더랜드 응모권을 보내게 되고 그것이 우연하게 아니 행운처럼 당첨이 되어 그곳에 가게 된다. 원더랜드,모든 놀이기구가 실내에 있고 아이들이라면 이런 곳에 한번쯤은 가고 싶어한다.우리 또한 아이들이 어려서는 놀이동산에 한 해에 한번은 갔던 기억이 있다.하지만 이런 곳은 가는 것은 좋은데 잘못가는 날은 줄서서 기다리다 지쳐서 오게 된다. 놀이기구를 타기 보다는 줄서서 기다리거나 다른 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사람들에 치여 고생하고 온 것이 더 많은 추억으로 남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놀이동산'이 최고처럼 어디 가고 싶냐고 물으면 늘 놀이동산을 꼽는다. 그렇다고 나 또한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즐겨 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가방지킴이로 남아 있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느라 타지 않으니 놀이동산은 내게도 즐거운 곳이 아닌 힘들고 지치는 곳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환상과 꿈을 꾸게 하는 곳이다. 승협이나 그외 친구들에게도 '원더랜드'는 아마도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승협이네는 열심히 살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 동생의 심장수술에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이 함께 번다고 해도 수술비에는 턱도 없다.그래서 엄마는 늘 심장재단에 편지를 쓰는 것을 일로 삼는다. 하늘에 별따기와 같은 일이라고 아빠는 핀잔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대량의 우표를 구매해 놓고 심장재단에 편지를 쓴다. 그리고 동생은 검정고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러면 승협의 꿈은 무얼까? 그저 원더랜드에 가는 것이 꿈일까?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가지려고 하고 자신보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곳에서 살고자 원한다.그런가하면 승협의 반 부반장은 이곳에서는 많이 가졌고 남들보다 최상단계의 삶을 누리고 산다고 자부하며 자존심 대단하여 남의 위에서 굴림하려고 하는데 자신들보다 더한 사람들 측에는 끼지도 못하고 겉돌다 다시 자신이 속하던 곳으로 와 생활을 한다. 빈부의 차이가 뚜렸하고 그 사이를 갈라 놓는 길에 '원더랜드'가 위치한 것처럼 모든 이들을 하나로 뭉쳐 놓는다.

 

<보물왕국> 8월호에서 원더랜드 입장권을 발표하는데 서서 읽을 수는 없고 서점에서 겨우 당첨자를 확인하다가 까무러치듯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는 승협,행운은 그의 손을 들어 주었던 것이다.그렇게 꿈에 그리던 원더랜드에 갈 수 있게 되었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보물왕국>에서 당첨된 35명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며 한사람을 골라 선물을 준다는 이야기에 그는 꼭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동생은 너구리가 그려진 풍선 하나만 사다 달라고 했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이곳은 공부가 아닌 다른 것으로 하니 꼭 이길 수 있다고 믿게 되지만 그 속에는 사기꾼 기질을 발휘하는 아이도 있고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만 일쌈는 아이도 있고 혼혈이라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도 있다. 경기를 거치면서 타인의 사기에 걸려 승자가 될 기회를 놓치다 마지막에 네 명 뽑는 승자 자리에 자신도 끼어 마지막 경기에 참여하게 되고 최후의 일인이 되어 일등을 거머쥐는 승협,하지만 선물은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고 자신의 집에는 어울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동생을 위한 백과사전세트와 너구리풍선을 하나 선택하는 승협,하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던 것은 동생의 심장병수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은 원더랜드에는 없었던 것이다. 원더랜드에는 모든 것이 있을 줄 았았는데,꿈의 동산이 아니었던 것이다.환상이었을까.

 

동생을 위한 선물을 무겁게 들고 집에 온 그에게 동생이 묻는다. 원더랜드에 무엇이 있느냐고,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승협,그가 원하고 바라는 것은 '가족' 일까.원더랜드에서 승리의 선물로 만약에 이백만원이라는 돈을 받았다면 동생의 심장수술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오지만 동생은 오빠의 선물이 더없이 좋기만 하고 퇴근하여 온 엄마는 뜻 밖의 선물을 공개한다. 심장병재단에서 동생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것.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환상의 동산인 원더랜드,그곳에는 아이들 눈에는 모든 꿈과 환상이 있을 것 같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없다.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승협,동생의 심장수술이 잘 되어 동생 손을 잡고 원더랜드에 다시 갈 수 있기를. 어른들의 상술에 떠밀려 가는 아이들,그곳에서 자신들의 처치를 비관할 줄 알았는데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눈과 아이들의 눈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어른들이 제시한 선물은 고가의 컴퓨터나 게임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모든 이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승협처럼 단칸방에서 살면 다 필요없는 것들이다.그 속에서 한가족이 뭉쳐 살아야 하는데 티브이를 놓게 된다면 누군가는 나가서 자야한다. 그렇다면 티비는 불필요한 것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동생이 좋아하는 책이나 풍선은 그들의 눈높이에도 맞고 그들의 수준에도 맞는 선물이다. 그런가하면 가족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선물'이다. 아무리 엄마 아빠가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있고 동생이 있고 소란스런 이웃들이지만 그 속에서 누구보다 값진 삶을 살고 있는 그곳이 승협에게는 원더랜드이다.꿈은 원더랜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부대끼며 사는 삶 속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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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천년의 밥상 - 먹을거리, 그 속에 살아 숨 쉬는 우리 역사
오한샘.최유진 지음, 양벙글 사진 / Mid(엠아이디)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요리에 관한 책을 잘 읽지 않았는데 점점 요리와 음식에 관한 책들이 참 재밌고 흥미가 있다. 요리는 정말 창작이다. 똑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서로 다른 요리 서로 다른 맛이 나오듯이 만드는 사람에 따라 음식과 맛이 다르다. EBS를 즐겨 보는데 '천년의 밥상'이라는 광고처럼 나오는 짧지만 느낌이 강한 프로를 보면서 '책으로 나온다면 정말 좋겠다'라는 생각을 늘상 가졌었다. 그런데 내 생각을 누가 읽은 것일까 정말 책으로 나왔다. '천년의 밥상'은 한편도 빼놓지 않고 다 보았는데 책으로 나왔다고 하여 얼른 찜을 하고 구매를 하였는데 큰딸과 함께 시청하고 있는데 책에 대한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딸이 '저 책을 누가 사서 읽기나 할까?' 하고 내게 묻듯 말했다.난 딸을 바라보며 웃으면서 '엄마... 엄마는 벌써 구매했어.' '정말..' 하고 둘은 웃었다. 영상으로 보던 것이라 그런가 머리속에 영상이 깊은 흔적이 남겨져 있는 상태에서 책을 읽으니 느낌이 더 좋다. 계속해서 더 많은 좋은 이야기들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나의 음식이 밥상에 오른다는 것은 먹는 이야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쌀 한 톨 재로 한가지에도 '역사와 삶' 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고 먹는다면 허투루 밥 한 술을 떠 넣을 수도 없을 것이고 흘리는 일이나 남겨서 버리는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늘상 아무렇지 않게 먹던 간단한 '인절미' 하나에도 역사가 담겨 있다는 것을 읽고 나면 인절미 하나가 내 입으로 오기까지 무수히 많은 세월이 그리고 역사가 흘러 갔다는 것을 알 것이고 인조와 백성들의 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에 대한 '죽수라상'에 담긴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의 효성이 어디까지인지 정말 그 깊이를 헤아리며 죽 한 술을 떠야 할 것만 같다. 뒤주에 갇혀 죽은 아버지 '사도세자'에 대한 그리움으로 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더 지극했던 정조,아버지가 잠들어 있는 수원 화성으로 원행을 준비하며 그곳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서 '죽수라상' 노인을 위한 영양만점의 음식을 장만하게 한다. 어머니를 위한 상이면서 아버지에게 못 다한 그리움의 표현이었던 밥상에 그동안 한으로 맺혀 있던 세월이 모두 녹아나는 듯 하다.

 

티비에서 보여지던 단정하고 정갈하게 갈무리를 마친 '천년의 밥상'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이 아니라 책에는 '천년의 밥상'의 뒷이야기도 함께 나와서 더 인간적이고 정이 간다. ' 야 이놈아, 너 상 위에 오른다는 게 얼매나 큰 건지 알기나 하나? 밥상 위야말로 무대 위랑 같은 것이랑께! 별거 아닌 음식 하나하나가 부엌에서 주물럭 내 손을 거치다가도 상 위에 오르게 되면 완전히 다른 종자가 되어버리는 것이여. 그게 시댁에 처음 선보이는 새색시의 모습일랑가. 그 뭣이냐 극장에서도 손님들 땜시 배우들이 연습하고 얼굴에 뭐 찍어 바르고 하다가 무대 위에 올라가면 그것들 얘기에 홀딱 빠져서 무대 주변이 울고 웃고 그러잖혀. 그러니께 밥상 위나 너그들 극장 무대나 매한가지여! 이런 거 알고들 먹어봐 훨씬 만나제!' 어느 식당의 주인 할매의 이야기에서 전광석화처럼 그동안 맥을 못 잡던 것들이 한꺼번에 그림이 그려지듯 했다면 나 또한 이야기를 읽으며 '이거야 이거' 라며 읽게 되었다. 그렇다 정말 상에 오른다는 함부로 올리는 것이 아니라 갖은 정성,꽃단장을 마치고 노력 한 결실만 오르는 것이다. 그것이 관객이 평을 하느냐 먹는 사람들이 평을 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이다.

 

<천년의 밥상>을 보다 보면 정갈하면서도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다.밥상에 오르기 위하여 몸단장을 하는 그 과정이 어느 과정보다도 더 정성과 노력이 담겨 있고 그 재료나 음식에 '역사'가 가미되어 '천년의 밥상'은 더욱 깊은 맛을 내기도 하여 오감으로 보는 프로이기도 했다. 지금이야 문명이 발달하여 쉽게 맛집을 찾아 다니며 사진을 찍고 먹고 블로그에 올려 맛집이 아니면서도 맛집으로 거듭나는 세상이지만 오래전에는 어떻게 집안만의 '레시피'를 자자손손 이어갈 수 있게 하였을까? 그 속에 <음식디미방>이라는 우리나라 최고의 식경이 있다. 일흔을 갓 넘기 나이에 며느리와 딸자식들을 위해 종갓집 요리를 한 권의 책에 담아낸 장계향,'자기 삶이 목적이 '자기 내부'에 있느냐,그렇지 않느냐가 중요했던 사람이없을 것이다.' 밖에서만 세상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도 자기 완성을 기하는 '자기 내부' 의 완성을 보여주듯 하는 듯 보여지며 여자만 요리책을 쓰는 것이라 아니라 남자도 요리칼럼을 쓰고 요리책을 쓴다는 것을 보여주는 허균의 '도문대작'그는 아버지 덕에 풍부하게 맛 볼 수 있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유배지에서 그 맛과 추억을 되살리듯 풀어낸 <도문대작>이라는 책은 지금으로 보면 남자로서 최고의 요리블로거가 될 수도 있을 훌륭하 책이기도 하며 풍류를 담은 밥상인 <수운잡방> 또한 남자로서 음식에 대한 써냈다는 것이 참 특이하다.지금처럼 출판이 쉽지 않았으니 '요리'는 책으로 남겨지기 보다는 구전으로 더 많이 알려지고 지켜지게 되었을텐데 이런 책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역사가 담긴 요리가 있는가 하면 백성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긴 음식들이 있다. 제주 해녀인 잠녀들이 쉽고 편하게 먹던 양푼의 밥이나 도마에 그냥 썰어 놓고 먹던 수육이 돔베고기로 거듭나고 음식이 담긴 그릇 또한 서민적인 '질그릇'이 많이 사용되면서 그에 알맞은 음식이 담겼던 것은 아닌가. 지금이야 모든 것들이 시장이나 마트에 가면 쉽고 간편하게 구할 수 있지만 운송수단도 제철이 아닌 것은 더욱 얻기 힘들었던 때에 귀한 음식은 서로 정을 나누기도 하고 친구를 불러 들이기도 하고 인생을 바꾼 벼슬자리를 주기도 하였지만 나라 잃은 슬픔을 담아 내기도 하고 백성들의 고난한 삶을 고스란히 담아 내기도 했다. 지금처럼 대량생산이 아니었으니 먹을 것은 더욱 귀하고 밥상위에 오른다는 것은 존귀한 것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요리를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대충대충 하기 보다는 가족의 건강을 위하고 정성을 들일 것이다.돈을 위해 음식이나 재료를 가지고 장난을 치는 사람들도 많은 세상이지만 이처럼 역사와 정성 그리고 우리네 삶이 담긴 정갈한 음식을 담아내는 프로는 장수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비록 그 길이 고난하다 할지라도 좀더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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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월이 밝았네

 

 

드디어 올 해의 마지막인 12월이 밝았다. 정말 모두가 바쁘게 달려 온 해이다.

다른 달도 바빴지만 십일월은 눈코뜰 새도 없이 바빠서 책을 11권 밖에 읽지 못했다. 올해 최저로 읽은

것이다. 그래도 딸들을 위해 바쁘게 움직인 달이라 혼자서 다독다독.11월에 읽지 못한 것 12월에

다 읽어야 하는데 첫 날부터 바쁘게 생겼다.주말이라 더 바쁠 듯 한데 날이 꽤 춥다는 것.

어제 늦게 비가 조금 다녀가더니 날이 꽤 쌀쌀하다. 큰놈은 요즘 날이 추우니 날마다 훌쩍훌쩍여서

옆지기가 병원에 데리고 가본다고 하는데 녀석은 안간다고 하고... 모두 아침에 일찍 일어나

조조를 보러 가자고 했지만 녀석들이 일찍 일어나지 않을 것도 같고 서로 바쁠듯 하여 패스했다.

간만에 식구들 모두 모였으니 영화 한 편이라도 보자고 한 것이 언제 보게 될지 모르겠다.

 

난 오늘 중학교 동창회도 있다.그동안 딸들 때문에 바쁘다는 이유로 참석을 한동안 못했는데

친구들이 보고 싶어 가고 싶은데 저녁 시간에 요즘 내가 맥을 못추고 일찍 자는 에너지 다운 현상이

있어 걱정이 된다. 저녁시간에 잘 버틸 수 있을지. 병원 약을 먹는 것이 있어 더 그런지 도통 저녁에

정신을 차릴수가 없어서 한동안 새벽형이 되었는데 어제 간만에 1시를 넘겨 안자고 있었더니

큰딸이 놀란다. 엄마가 이 시간에 깨어 있는 것을 정말 너무 오래간만에 봐서 놀랍다나.

시월 수술전에는 늘 새벽까지 깨어 있었는데 이젠 반대로 되어 버렸으니 나도 적응이 잘 되지

않는데 식구들은 어떨까.오늘도 울집에서 제일 먼저 눈을 뜬 것은 나다.

빨리 일어나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데 녀석들 단잠에 빠졌다. 큰놈은 아침 일찍 알람이 울어 일어나나

보다 했는데 아직도 기척이 없다. 어제 힘들게 돌아 다니고 감기약까지 먹고 잤으니...

 

십이월도 역시나 바쁜 달일 듯 하다. 두녀석들 일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역시나 옆지기는 늘상

바쁜 달이라 배가 남산 만하게 더 나올 것이며 모임으로 인해 날마다 '회식'이란 소리가 들려 올 듯.

모두 적당하게 시간을 즐겨야 할텐데.그리고 적당하게 기분 좋은 일들이 있어햐 할 것이고

울집은 이달에 딸들 일도 잘 되어야 하고 전세를 준 집에 대하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새 집을

분양 받고 바로 남에게 임대를 해주어 몇 년 동안 내집처럼 살던 임차인들이 자신들 사정을

봐줘가면서 세를 놓았었는데 내집인양 우기고 있으니 참...처음부터 남들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전세를 주었고 전세금이 무척 올라도 사정이 딱하여 남들보다 싼가격에 주었건만 그것을 이젠

당연하게 받아 들이고 있는 사람들,요즘 전세값이 무척 올라 전세 나오는 집도 없다고 하는데

뭘 믿고 그렇게 세를 살면서 도도한 자세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가끔 이렇게 타인의 사정을

봐주다 보면 내가 발등을 찍듯 하는 일들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배려'라는 것을 역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자신 뿐만이 아니라 타인을 볼 줄 아는 그런 달이 되길.그리고 모두가 처음에 소원하던

일들이 이루어져 웃는 그런 마무리의 달이 되길 바래본다.

 

201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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