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랜드 대모험 - 2012 제6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9
이진 지음 / 비룡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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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곳에서 정 붙이고 사는 것도 아니고 남들과 비슷하게 평범하게 사는 것도 아닌 판자집처럼 다닥다닥 이웃과 붙어 있어 누구네 집에서 무엇을 하는지 다 들리고 냄새로 모든 것을 알 수 있고 싸움이라도 하면 모두가 문 열고 나서서 더 시끄럽게 떠들어 대는 곳,그곳에서 야근까지 하면서 늘 쫒기듯 살면서 딸의 심장병 수술조차 해주지 못하는 부모와 함께 살고 있는 덩치만 큰 승협,공부는 뒤에서 일등이라고 할 수 있는 소년의 한가지 소망은 '원더랜드'에 가보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은 찌저지게 가난하다면 옆동네는 번쩍번쩍 원더랜드도 들어오고 고층 아파트도 있는 정말 삶이 극과 극으로 다른 세상이 있다.

 

승협의 여동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심장에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있어 제대로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집안에서만 있다. 그런가하면 검정고시를 준비하는데 그보다 더 빨리 중학교를 졸업할 수도 있다. 공부보다는 싸움과 노는 것에 더 앞서가는 승협,어느 날 우연하게 본 '원더랜드' 광고를 보고는 그곳에 가고 싶어졌다.그곳에 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부모님이 다니는 공장의 공장장이 아빠인 같은 반 부반장네 놀러 갔다가 보게 된 만화책에서 원더랜드 응모권을 보내게 되고 그것이 우연하게 아니 행운처럼 당첨이 되어 그곳에 가게 된다. 원더랜드,모든 놀이기구가 실내에 있고 아이들이라면 이런 곳에 한번쯤은 가고 싶어한다.우리 또한 아이들이 어려서는 놀이동산에 한 해에 한번은 갔던 기억이 있다.하지만 이런 곳은 가는 것은 좋은데 잘못가는 날은 줄서서 기다리다 지쳐서 오게 된다. 놀이기구를 타기 보다는 줄서서 기다리거나 다른 볼거리로 시간을 보내고 먹는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사람들에 치여 고생하고 온 것이 더 많은 추억으로 남지만 아이들이 어릴 때는 '놀이동산'이 최고처럼 어디 가고 싶냐고 물으면 늘 놀이동산을 꼽는다. 그렇다고 나 또한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를 즐겨 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 가방지킴이로 남아 있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느라 타지 않으니 놀이동산은 내게도 즐거운 곳이 아닌 힘들고 지치는 곳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환상과 꿈을 꾸게 하는 곳이다. 승협이나 그외 친구들에게도 '원더랜드'는 아마도 그런 곳이 아니었을까.

 

승협이네는 열심히 살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 동생의 심장수술에는 엄청난 돈이 필요한데 부모님이 함께 번다고 해도 수술비에는 턱도 없다.그래서 엄마는 늘 심장재단에 편지를 쓰는 것을 일로 삼는다. 하늘에 별따기와 같은 일이라고 아빠는 핀잔하지만 그래도 엄마는 한번도 거르지 않고 대량의 우표를 구매해 놓고 심장재단에 편지를 쓴다. 그리고 동생은 검정고시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러면 승협의 꿈은 무얼까? 그저 원더랜드에 가는 것이 꿈일까? 가지지 못한 사람들은 가지려고 하고 자신보다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곳에서 살고자 원한다.그런가하면 승협의 반 부반장은 이곳에서는 많이 가졌고 남들보다 최상단계의 삶을 누리고 산다고 자부하며 자존심 대단하여 남의 위에서 굴림하려고 하는데 자신들보다 더한 사람들 측에는 끼지도 못하고 겉돌다 다시 자신이 속하던 곳으로 와 생활을 한다. 빈부의 차이가 뚜렸하고 그 사이를 갈라 놓는 길에 '원더랜드'가 위치한 것처럼 모든 이들을 하나로 뭉쳐 놓는다.

 

<보물왕국> 8월호에서 원더랜드 입장권을 발표하는데 서서 읽을 수는 없고 서점에서 겨우 당첨자를 확인하다가 까무러치듯 자신의 이름을 발견하는 승협,행운은 그의 손을 들어 주었던 것이다.그렇게 꿈에 그리던 원더랜드에 갈 수 있게 되었고 그곳에서 뜻하지 않게 <보물왕국>에서 당첨된 35명의 다른 친구들과 함께 놀이동산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며 한사람을 골라 선물을 준다는 이야기에 그는 꼭 자신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다. 동생은 너구리가 그려진 풍선 하나만 사다 달라고 했지만 그는 아무에게도 지고 싶지 않았다.이곳은 공부가 아닌 다른 것으로 하니 꼭 이길 수 있다고 믿게 되지만 그 속에는 사기꾼 기질을 발휘하는 아이도 있고 자기가 가진 것을 자랑만 일쌈는 아이도 있고 혼혈이라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아이도 있다. 경기를 거치면서 타인의 사기에 걸려 승자가 될 기회를 놓치다 마지막에 네 명 뽑는 승자 자리에 자신도 끼어 마지막 경기에 참여하게 되고 최후의 일인이 되어 일등을 거머쥐는 승협,하지만 선물은 자신이 원하던 것이 아니고 자신의 집에는 어울리는 것이 하나도 없다. 동생을 위한 백과사전세트와 너구리풍선을 하나 선택하는 승협,하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던 것은 동생의 심장병수술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자신이 원하던 것은 원더랜드에는 없었던 것이다. 원더랜드에는 모든 것이 있을 줄 았았는데,꿈의 동산이 아니었던 것이다.환상이었을까.

 

동생을 위한 선물을 무겁게 들고 집에 온 그에게 동생이 묻는다. 원더랜드에 무엇이 있느냐고,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승협,그가 원하고 바라는 것은 '가족' 일까.원더랜드에서 승리의 선물로 만약에 이백만원이라는 돈을 받았다면 동생의 심장수술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으로 오지만 동생은 오빠의 선물이 더없이 좋기만 하고 퇴근하여 온 엄마는 뜻 밖의 선물을 공개한다. 심장병재단에서 동생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것.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환상의 동산인 원더랜드,그곳에는 아이들 눈에는 모든 꿈과 환상이 있을 것 같지만 아이들이 바라는 것은 없다.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은 승협,동생의 심장수술이 잘 되어 동생 손을 잡고 원더랜드에 다시 갈 수 있기를. 어른들의 상술에 떠밀려 가는 아이들,그곳에서 자신들의 처치를 비관할 줄 알았는데 무엇이 소중한지 깨닫게 되는 것을 보면 어른들의 눈과 아이들의 눈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어른들이 제시한 선물은 고가의 컴퓨터나 게임기 등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것이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모든 이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승협처럼 단칸방에서 살면 다 필요없는 것들이다.그 속에서 한가족이 뭉쳐 살아야 하는데 티브이를 놓게 된다면 누군가는 나가서 자야한다. 그렇다면 티비는 불필요한 것이 된다. 그보다 더 좋은 동생이 좋아하는 책이나 풍선은 그들의 눈높이에도 맞고 그들의 수준에도 맞는 선물이다. 그런가하면 가족은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값진 선물'이다. 아무리 엄마 아빠가 힘들게 일하고 있지만 부모님이 있고 동생이 있고 소란스런 이웃들이지만 그 속에서 누구보다 값진 삶을 살고 있는 그곳이 승협에게는 원더랜드이다.꿈은 원더랜드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과 부대끼며 사는 삶 속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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