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엘리자베스 노블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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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내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춘기의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엄마이기에 이 책에 스스럼없이 맘이 끌리게 된 것 같다. 과연 엄마가 인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나와 비슷한 두 딸이 있지만 칠순이 넘으신 엄마는 아직도 날 막내취급을 하며 시골에 내려가면 먹을거리를 제일 많이 싸주신다.그러면서 늘 손주보다 날 걱정하시듯 건강검진이며 애들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챙기라고 전화를 하시면 '잔소리'가 길다.내가 엄마를 걱정해야지 노모가 되려 날 걱정하니 무언가 바뀐듯 하면서도 부모에겐 자식은 언제나 자식으로 자리한다는 것을 부모님 앞에서 느낀다.
 
사춘기의 두 딸은 아직 엄마의 친구이기엔 철이 덜 들어서인지 마음을 터 놓고 이야기를 하다가도 어쩔 수 없는 철부지의 맛이나서 '더 크면 너도 엄마맘을 알꺼야' 하며 지나치지만 그래도 두 딸이 옆에서 엄마의 든든한 응원군이 되어 주고 있다는 것이 정말 좋다. 그런 딸들에게 난 엄마의 뿌리를 든든하게 내려 나의 그늘에서 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쉼터를 재공하고 있는지 나조차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는 아닌지 이 책을 읽으며 의구심이 들었다.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지만 하느님에 가까운 보살핌을 발휘할 수 있는 있는 것이 '모성애' 인지라 나보다 더 강한 '엄마'라는 모성애로 이 책을 들여다 보았다.
 
엄마 바바라는 암으로 죽어가면서 네 명의 딸들에게 각기 다른 편지와 지난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일기'를 남긴다. 현대판 '작은 아씨들' 같다고 하여서인지 읽으며 그런 맛이 나는것 같기도 하고 암튼 한곳에서 나온 딸들이지만 서로 각기 다 다른 네 명의 딸들. 첫째 리사는 딸이 있는 이혼남과 동거를 하지만 '결혼' 앞에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 거린다.독립심이 강한듯 보이면서도 남자에 대한 믿음이 덜한것 같은 리사, 그녀를 좋아하는 앤디가 청혼을 하지만 결혼앞에서 방황을 하다가 자신의 의지인지도 모를 잠깐의 바람을 피우며 앤디와 서먹한 사이가 되지만 둘은 서로를 간절히 원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둘째 제니퍼는 스티븐과 결혼을 하여 잘 살고 있다고 남들 눈에는 보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무언지 모를 벽이 존재한다. 스티븐은 아이를 원하지만 제니퍼는 아이를 갖지 않기 위해 피임을 하며 과연 스티븐의 아이를 낳는다고 둘의 사이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남들에게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강한 모습을 보이려 더욱 힘든 나날을 보낸다.그런 그녀가 엄마가 죽고 힘든 시간속을 헤매이다 시어머니에게 맘을 털어 놓으며 서서히 마음에 '해빙'이 찾아오듯 한다.
 
아만다,그녀는 네 명의 딸들중에 가장 강한 모습처럼 비춰지지만 실상 그녀는 무슨 일인가에 부딫히면 도망치는 자신을 안다. 도망의 한 방법으로 그녀는 여행을 한다. 엄마가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여행을 하느라 옆을 지키지 못함을 늘 가슴아파 하던 그녀는 우연히 커피점에서 에드를 만남으로 인하여 에드가 그런 그녀의 삶을 변화 시킨다.엄마의 편지를 미루다 에드와 함께 있다가 읽어보면서 그동안 자신에게 숨겨왔던 엄마의 비밀을 알고는 에드곁마져 떠나려 하지만 그런 아만다를 에드는 가족의 사랑으로 따듯하게 붙잡는다.
 
사춘기소녀 한나,그녀는 엄마 바바라가 한번의 이혼후에 재혼한 열살 연하의 남자 마크 사이에서 나은 딸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와 언니들의 관계가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과 언니들은 엄마가 다 커서 곁을 떠났지만 자신은 아직 어리다고 생각하면서도 엄마의 존재를 제일 견디지 못한다. 하지만 그녀는 아빠 마크와 함께 엄마의 부재중에도 사춘기소녀로 아빠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행동들을 하며서 아빠 마크를 엄마의 역활까지 해야 하는, 엄마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존재 같다고 여기지만 실은 엄마의 부재가 가장 절실한 사람은 아빠라는 것을 둘의 여행에서 알고는 더욱 성숙함으로 돌아온다.
 
마크, 어쩌면 이 소설에서 엄마의 편지나 일기보다는 마크가 아내가 죽고나서 네 딸들과 소통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가 현명하게 네 딸들과 그리고 그녀들의 남자들과의 관계를 원활하게 가교역활을 잘 해 주었기 때문에 네 딸들이 엄마의 부재중에도 '엄마'와 바른 길로 접어들게 되지 않았나 싶다. 그녀들의 곁에서 묵묵히 잘 지켜준 남자들이 있어 행복을 다시 찾는 것이 가능했으리 보지만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것은 어쩌면 '엄마의 일기' 덕분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엄마가 살아온 이야기들이 딸들에게는 밑거름처럼 작용을 하여 어려움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주었기에  아만다가 출생의 비밀이라는 늪에 빠져서도 헤어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가족의 사랑이 있다면 무엇이든 헤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는것 같다. 개개인의 힘은 미약하더라도 뭉치면 정말 큰 힘을 작용하는 '가족' 일부분인 '엄마'를 잃었지만 서로가 '강인한 덩굴'처럼 얽혀 엄마의 부재를,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엄마가 서로의 삶에서 차지하는 '엄마'의 비중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하지만 엄마가 없다고 내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삶은 연속되는 것이기에 좌절하고 앉아 있기엔 네 명의 딸들과 마크에겐 바바라가 남기고 간 현실은 너무 값진 것이고 더욱 가꾸고 보듬어야 할 그녀의 정원과 같은 것. '인생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리고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화살과 같단다' - 62p
'너희들이 태어난 날은 내 생애의 최고의 4일이었고, 너희들을 낳은 것은 내 생애 가장 잘한 일이었고, 너희들은 내가 만든 네 점의 예술 작품이야'  -255p
너희들 네 명은 내 꿈을 이루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란다. 나에겐 꿈들이 있었다. 어떤 꿈은 이루었고, 어떤 꿈은 이루지 못했지.하지만 그건 내 꿈이었어. 너희들은 너희들만의 꿈을 꾸어야 한다. 꿈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절대 포기하지 마라. 너희들이 사랑하는 일을 해야 한다.' 89p 
'부모가 자식에게 주어야 할 게 두 가지 있다고 쓰여 있었어, '뿌리와 날개'.' -333p
 
'내가 너희들을 무조건적으로 정말 사랑했다는 사실을 너희들이 알아주기를 바란다. 너무나 강렬한 사랑이어서 , 내 죽음과 함께 그 사랑이 사라져버릴 거라고는 믿을 수가 없어.나는 죽지만 그 사랑은 생명체처럼 살아남았으면 좋겠어. 내 죽음을 덩굴로 삼아 그 사랑이 너희들에게 계속 뻗어나갔으면 좋겠어. 뿌리가 깊고 절대 부러지지 않는 하지만 너희들이 힘들 때 너희들을 세워줄 수 있는 강인한 덩굴이 되어주었으면 좋겠어.' -517p
 
그들이 다시 '가족'으로 뭉쳐 한숨 돌릴 수 있었지만 마크의 한 말은 깊게 가슴을 헤집어 놓았다 '난 세상 어느 것보다 그녀를 사랑했어.최악의 상황은 그녀를 잃은 거였어' 딸들에게 조명이 맞추어져 있지만 실은 마크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고 바라본다면 어떨까.. 새로 맞이할 가족의 일원이 될 사람들이 있고 태어날 손주가 있고 앤디의 딸이 손주로 들어오게 되지만 그는 '아내'를 잃었다. 아내가 남기고 간 공간이 너무 커서 다른 이성에게 다가서다가 머뭇거리는 아직은 바바라의 존재를 의식하는 마크, 바바라는 그에게만은 길을 제시하지 않았다. 내겐 그가 제일 외로운 존재로 들어왔다. 딸들은 의붓아버지라도 엄마의 부재를 그로 채울수는 있지만 마크에겐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가 책을 덮는 순간에도 남아 있음이 아쉬웠다. 그렇다면 엄마 바바라가 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너희들은 너희들만의 꿈을 꾸어야 한다. 꿈을 갖고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절대 포기하지 마라. 너희들이 사랑하는 일을 해야 한다...  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 간 것 같다. 엄마가 없어도 자신감을 잃지 말고 엄마의 삶을 자양분 삶아 자신들이 사랑하는 삶을 살라는 메세지..손수건보다는 담담하게 내 삶을 돌아보게 만든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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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암살사건
김재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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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을 쓴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색 샤라쿠'를 먼저 만나 맘에 들어서 이 작품도 읽게 되었다. 이 작품은 '한글' 를 놓고 일본과 한국간에 벌어지는 암투와 살인사건을 다룬 작품인데 읽는내내 한편의 영화를 보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기도 했다. 워낙에 추리소설을 좋아해서 읽으며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술술 잘 읽히면서도 우리 역사와 문화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인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지하철에서 우연히 일어난 소매치기 사고에 희생물이 된 어느 가죽재킷를 입은 남자의 지갑이 털리고 그자리에서 잡힌 범인들과 경찰서에 나타나 자신의 지갑을 찾으려던 가죽재킷의 의문에 사나이에 의해 형사 현석의 동료인 신참이며 한참 신혼인 신형사가 의식불명이 되지만 끝까지 지갑을 빼앗기지 않아 지갑을 살펴보게 되고 지갑속에서 나온 의문의 종이 한 장에 적힌 주소와 이름...  


현석은 의식을 잃은 동료를 구하기 위하여 주소와 이름을 보고는 연세대 사학과 서민영 교수를 찾아간다. 너무 젊은 나이로 보여 조교이려니 했던 그녀를 만나면서 의문의 종이 한 장은 커다란 파장으로 둘 사이를 가깝게 만들고 현석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점점 사건에 깊게 말려 들어간다. 그 종이는 다름아닌 그녀의 아버지가 그토록 찾아 다니던 '훈민정음 원류본 마지막 낙장' 이었던 것. 그 종이가 진품인지 가품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아버지의 친구인 전각장인인 구씨 아저씨에게 그 종이를 건네줌으로 인하여 구씨 아저씨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구씨 아저씨의 죽음에서 그가 마지막에 피로 남긴 부호로 인하여 낙장과 아버지의 유서가 숨겨져 있는 책을 찾아 다시 낙장과 유서를 손에 넣지만 암호처럼 써진 아버지의 유서를 판독하지 못한 민영은 국립박물관에 있는 오랜 지기인 해철에게 낙장의 진품을 가늠해 달라고 맡기지만 그들의 뒤를 쫓고 있던 도고라는 남자에게 빼앗기게 되고 만다.  


먼은의 재웡의 으아즈닌 긴완의 몬흔 굿애 기 그완의 읐이느
머떵흐 기굿애사 첮일즈아더
핌략바글시 솽싀 밈방슬 겨눴건 바라세 비쳬싀 맴시 뭄서 싰가
어머니의 낮과 밤이 바뀌고 아들은 한 계절씩 앞당긴다.
-서민영의 아버지가 남긴 유서 -  


민영은 아버지가 남긴 유서를 여러모로 해석해보지만 해석이 안되던 가운데 우연히 현석이 그 유서에 쓰인 문장을 풀 열쇠를 찾아 그녀와 해철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석한 가운데 유서의 비밀을 푼다. 하지만 훈민정음 원류본이 있을만한 문화재들을 찾아보지만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고 그들의 뒤를 쫓는 일본인 '도고' 는 더욱 목을 조여오듯 그들을 그림자처럼 따른다.이 일이 성사만 되면 자신의 신분및 가족의 신분회복을 보장받는다는 목적이 있어 그는 현석과 민영이 훈민정음 원류본만 찾기를 바란다.  


한편 우여곡절끝에 훈민정음 원류본을 찾아내기는 하지만 그녀와 그녀 아버지의 연구를 비웃던 허교수의 몫으로 돌아가지만 첫장을 들춰보던 민영은 허탈함에 빠진다. 마츠코토 다케오, 도고의 마지막 변심으로 인하여 모든 일의 진위가 가려지고 무언가 아버지의 유서에서 잘못 해석한듯 하여 현석과 함께 훈민정음 원류본이 있음직한 곳으로 향하였지만 끝내 진실을 덮어두는 민영,하지만 사건을 함께 하며 싹튼 둘의 사랑은 마지막 결실을 맺으며 끝을 맺는다.  


<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구조로 이루어진 우리나라 역사와 세종의 훈민정음 그리고 일본까지 합세하여 펼쳐지는 한 편의 영화를 보듯 하는 추리소설이다. 영화로 된다고 하여도 재미가 있을 듯 하며 우리 한글의 우수성을 알릴 수 널리 알릴 수 있을 듯 하다. 560여년된 우리글이지만 작가는 작품에서 그 근원은 단군으로 올라가 다른 어느 나라 언어보다 우수함을 빗대어 말하고 있는것 같다. 세종이 만든 한글이 그 글을 중심으로 하여 이렇게 멋진 작품으로 태어났으니 그 우수성은 입증이 된 듯 하다.작가의 추리소설은 이제 시작인듯 하다. 역사와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더욱 재밌는 픽션이 더 많이 그녀의 품에서 태어나길 바래본다.그녀가 말한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것이란 말이 있어요' 처럼 기억되는 기억해야 하는 역사의 한부분이 멋진 작품으로 새롭게 태어난다면 역사는 현실에 재탄생을 하는것이리라.  


'사과는커녕, 난징에서 대학살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교과서에는 일체 싣지도 않았죠.우리가 아직도 일본을 이해할 수 없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독일은 홀로코스트대학살을 의무적으로 역사시간에 가르치고 있어요.절대로 미화하거나 숨기지 않아요.있는 사실 그대로를 가르치죠.하지만 일본은 학생들에게 심지어는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죠.이게 바로 일본과 타협이 절대로 불가능한 지점이에요.' - 164p  


일본과 우리나라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계대전의 전범들은 역사앞에서 그 죄값을 치뤘지만 일본의 전범들은 죄값은 커녕 정부의 요직에 자리잡고 앉아 피해자와 가해자를 바꿔치듯 오류의 역사를 세습시키고 있는데 그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지지 않는 한 오류의 역사는 고쳐지지도 않을 것이며 잘못된 역사교육을 받은 일본의 미래는 불을 보듯 뻔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의 역사 교육도 좀더 더 큰 의미로 자리매김하길 바래본다. 제2외국어와 입시교육에 밀려 뒷전에서 대접도 받지 못하는 우리 국사교육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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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촌수필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6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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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작가가 살았던 '관춘' 을 배경으로 하여 8개의 이야기가 단락단락 나뉘어진 연작소설이다.일락서산(日落西山), 화무십일(花無十日), 행운유수(行雲流水), 녹수청산(修水靑山), 공산토월(空山吐月), 관산추정(冠山秋情), 여요주서(麗謠註書), 월곡후야(月谷後夜), 이렇게 8개의 이야기가 제목부터 한문으로 쓰여져 있으며 본문에서 한문과 사투리가 많이 나오지만 그리 딱딱하지 않고 읽으면 읽을수록 구수하면서도 정감이 어린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든다.
 
배경은 70년대로 관촌은 예전에 보령쯤인듯 하다. 근처 홍성등이 나오기도 하며 서해안 지방의 구수한 사투리가 어디에서도 보지 못하는 구수함으로 더해져 빡빡함속에서도 빛을 발해 읽으며 가끔 웃음을 짓게 만든다. 작가가 한문을 많이 구사한것은 정신적 지주로 자리매김한 할아버지의 영향이 큰 듯 하다. 무서우면서 어려움의 대상이었던 할아버지는 피하려 하였지만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근간根幹이 되어있음을 소설속에서도 나타낸다.
 
일락서산...'부디,족보만은 잘 간수해야 허느니라..'
할아버지의 마지막 말씀, 사대부의 가문이었다가 당신의 대에서 그치고 한갓 유생에 머물러 선대에 못 댄 한이 맺혀 '족보' 만은 잘 간수하라는 마지막 말씀이 읽는 내 가슴에도 맺히는듯 안타까움으로 자리한다. 살아 생전에는 엄하면서도 한집안의 기둥으로 대들보 역할을 톡톡히 하였지만 그러면서도 작가에겐 간식거리를 기꺼이 나누어 주시고 인자함까지 보여주셨기에 더욱 어른으로 자리한 할아버지,내게도 그런 희미한 추억의 할아버지 모습이 남아 있어서일까 더욱 애잔하게 읽혀진 부분이다.
 
화무십일.. 북에서 피난 내려온 윤영감네 이야기. 어찌어찌 하다가 행랑살이를 하듯 작가네 집에서 잡다한 일들을 해주며 피난생활을 하던 윤영감네의 안타까운 이야기. 피나 내려오던 길에 만난 부모를 잃은 고아를 며느리로 맞아 들이고 아들을 전장에 보내지 않기 위해 숨겨 생활하다 바람난 며느리가 손주를 데리고 집을 나감으로 인하여 아들이 목 매달아 죽고 윤영감네마져 며느리를 찾아 떠나는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 화무십일,작가가 말하려 하던 것은 윤영감네의 행랑살이의 짧은 행복을 화무십일이라 표현했을까 아님 며느리를 빗대어 표현했을까.. 관촌에서 작가자신도 어쩌면 화무십일이나 마찬가지 아니였을까.
 
관촌에서 작가의 삶에서 '옹점'이와 '대복' 가 없었다면 이 소설은 오아시스 없는 사막과 같을 것이다.작가 자신의 삶에서 옹점이와 대복이가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히 컸으리라 본다. 그들이 있어 유년시절의 추억거리가 살아 움직이듯이 펼쳐질 수 있었고 그의 곁에서 옹점이는 작가의 손과 발이 되어 주듯 하며 능수능란한 살림솜씨며 어른들 속에서 작가를 보호하며 힘이 되어준 존재인것 같다. 어린시절을 생각하면 누구나 한명쯤 이렇게 깊게 잔영을 남긴 친구나 인물들이 존재할 터인데 자기자신과는 신분이 다르다면 다른 '옹점'이며 '대복'이가 있어 관촌수필이 더욱 빛날 수 있었으리라.
 
이 소설을 읽으며 난 박경리 선생의 '토지'가 생각났다. 토지에 비유한다면 '토지 그 이후' 의 삶이 되겠다 싶을 정도로 관촌의 인물들을 자세하면서도 어느 이야기 하나 모가나지 않도록 잘 다듬고 관촌에 꼭 있어야하는 인물처럼 잘 그려주어 읽는 맛과 함께 그곳에 가고 싶을 정도로 넘 잘 쓴 소설이 맛깔난 음식을 먹은것처럼 읽는내내 기분이 좋았다. 너무 빨리 읽으면 채할것 같고 할아버지의 벽장속에 감추어둔 '꿀단지'처럼 야금야금 아껴먹어야 하는 것처럼 이 소설은 아껴서 느리게 음미하며 읽어야 할것 같아 뜸을 들이며 읽었다. 한문이 나와 어려움은 없을까 지레 걱정하였지만 그런 걱정은 안해도 되고 우리 70년대의 잊고 있던 추억을 되새김질 하듯 이 소설을 만난다면 잠시 푸근함에 빠져 들 수 있다. 작가의 유년이 추억을 되새기는 자전적 소설이 내 잊었던 유년시절을 들추이며 나도 한번 되돌아보며 앞마당에 퍼질러 앉아 공기놀이를 하던 동무들을 되새겨보게 만든 '관촌수필' 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만났다는 것이 큰 행운으로 자리하여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더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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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교향곡
조셉 젤리네크 지음, 김현철 옮김 / 세계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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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작가 조셉 젤리네크는 피아니스트이며 작곡가이고 베토벤의 전문가로 베토벤의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을 재구성하여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조셉 젤리네크' 라는 이름은 필명인데 18C 음악가로 빈에서 벌어진 유명한 음악경연대회에서 베토벤에게 참패를 당한 뛰어난 피아니스트인데 그의 이름을 따서 필명으로 쓰고 있다니... 그가 베토벤 전문가이고 음악에 관한 일을 하고 있어서인지 이 책은 45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굵은 책인데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잘 나타나 있다.그는 소설보다는 음악을 해설하는 해설자처럼 해박한 지식을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을 일기전에 먼저 책에 들어 있는 베토벤의 '제10번 교향곡 제1악장' CD를 먼저 틀었다. 베토벤하면 9번 교향곡까지 작곡하고 죽은것으로, 9번 교향곡의 저주가 그를 피해가지 못하였다고 알고 있고 10번은 잘 알려지지 않았고 작곡했던가 갸웃뚱 했는데 음악을 들어보니 그의 맛이 난다. 음악과 함께 이 책을 읽어가는 맛이 다르다. 좀더 CD에 다른 교향곡들도 함께 들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 바람도 있다.
 
의문의 교통사고...
이야기는 이어지지 않는듯한 의문의 교통사고 시작된다. 정말 아름다운 여인과 젊은 남자가 앞에서 오는 트렉터를 피하지 못하고 고갯길에서 낭떨어지로 굴러 떨어지는 교통사고가 나고 남자는 간신히 빠져 나오지만 여자는 무척이나 많이 다쳤다. 그리고 2007년 봄,빈에서 스페인 승마학교에서 관광객으로 가장한 어떤 한 남자가 베르너 박사의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지만 무엇때문이었는지 밝혀지지 않는다.그리고 2007년 9월 마드리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주인공 다니엘은 두란으로 부터 자기대신 콘서트에 가 달라는 부탁을 받는다.헤수스 마나뇬의 집에서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이 연주된다는 것. 베토벤을 연구하는 그에게 무언가 캐내어 오라는 부탁을 받는다. 같은 날 애인인 알리시아가 오기에 공항에 마중을 가야하지만 친구인 움베르토와 크리스티나에게 대신 나가달라고 부탁해 놓고 다니엘은 마라뇬의 집으로 비공식 콘서트를 보러 간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을 연주하는 로널드 토마스, 그의 딸인 소피도 아빠의 연주를 보러 오고 비공식적으로 초청받은 사람들이 모인 가운데 '10번 교향곡' 은 베일을 벗듯 사람들을 잡아 끌듯 성공리에 연주된다. 다니엘은 그 곡을 듣고는 토마스가 편집한 곡이 아닌 '진짜베토벤' 것임을 알아차리고 그를 만나러 대기실로 들어 가지만 그는 뭔가 불안하면서도 숨기는 듯한 표정으로 그의 만남을 허락하지 않는다.잠시 얼굴만 보고 나온 그가 콘서트 다음날 목이 잘려나간채로 시체로 발견이 되었다. 머리와 몸이 따로.
 
몸은 먼저 발견이 되었지만 머리부분은 찾지 못하다가 사건 현장에서 조금 떨어진 부분에서 머리부분을 찾아내는데 뒷통수 부분에 음악 한소절이 문신처럼 새겨져 있다. 그 부분을 해석한 다니엘은 그곡이 베토벤의 황제라는 것을 알아낸다. 하지만 토마스의 죽음에 관하여 그런 방법을 쓰는 것은 음악집단인 '프리메이슨'이라는 집단이 쓰는 방법이라고 하여 그 단체의 누군가가 이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판단을 한다. 콘서트를 열게한 주인인 마라뇬도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던 것.
 
다니엘은 토마스가 베토벤의 10번 교향곡 악보를 발견하고 어딘가에 숨겨 놓았기에 그가 죽음을 당했다고 보고는 그의 머리에 새겨져있던 음악문신을 보고는 숨겨진 숫자를 찾아낸다. 그 사건을 담당하던 마테오스 경위와 수사나 판사와 법의 학자인 펠리페 폰토네스와 함께 숨겨진 비밀을 찾던 중,그의 애인인 알리시아가 베토벤의 초상화가 발견된 사실을 보내주면서 토마스의 딸과 그녀의 친구인 보나파르트 황제도 이 사건과 얽히어 있음을 안다.
 
베토벤의 초상화에는 그가 불멸의 연인에게 준 악보가 있다는 것을 그림이 말해주고 있음을, 그 그림속에 나타난 악보에서 그녀의 이름을 찾아내고 그녀는 스페인 승마학교의 딸이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러면서 베토벤과 그의 불멸의 연인 베아트리스의 사랑이야기가 삽입이 되어 어떻게 <10번 교향곡>이 숨겨지게 되었는지 이야기 해 나간다.
 
한편 마테오스 경위는 토마스의 동성연인 델로르메를 수사하다 토마스가 예전에 사귀었던 여인과 나누었던 12통의 편지를 전해받게 되는데 그 편지를 필적감정가에게 맡기어 편지의 필적이 낯익다는 감정가에게서 사건의 <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을 알아내게 된다.
하지만 다니엘은 범인이라고 지목된 사람을 믿을 수가 없어 자신이 직접 찾아가 보았다가 범행에 사용된 <기요틴>을 마주하는 순간에 위험에 빠진다. 하지만 마테오스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게 되지만 우리의 희망인 <10번 교향곡>은 눈앞에서 재로 변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음악적인 지식이 잘 들어나 읽는 재미가 있다. '소나타 Op. 2 No.1.F 마이너. 베토벤이 빈에 도착했을때 선보인 작품 중 하나야. 모차르트에게 경의를 표하는 밝은 곡이지.당시 음악 애호가들은 이 작품이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심포니 G 마이너 KV 183 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사실을 즉시 깨달았지.' '내가 염원하는 세상을 보여 드리는 겁니다' 다니엘은 존 레논이 부른 <이매진>이 라는 떠올렸다. 그것은 안단테였다... 잔인함, 질투, 죽음, 파괴, 고립, 비극, 그 음악은 진짜 베토벤의 것이었다.'
'제10번 교향곡은 이전 작품에 비해 훨씬 전위적이고 혁신적인 것이 분명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곡가의 가장 위대한 작품들 중에서 가장 과격한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폭풍전야아 같은 무조성음악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예술적인 관례를 모두 뒤집어엎는 야만적이면서도 절망적인 호소입니다.' -119p
'불가능한 것을 제외시키면 가능한 것만 남는다. 제아무리 황당한 일이라도 그것만이 올바른 해답이다.' -185p
'베토벤이 마지막으로 작곡한 피아노 소나타는 다양한 모티브 때문에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진짜 매력은 다른데 있습니다. 베토벤은 자신이 좋아했던 두 가지 음악적 테크닉을 이 작품에서 완벽하게 조화시켰습니다. 바로 푸가와 소나타 형식입니다.'  -405p
 
어찌보면 이 소설은 '토마스' 라는 '10번 교향곡' 을 처음으로 연주?? 범인을 찾는데 많은 양을 할애하면서 클랙식 음악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듯 범인보다는 베토벤과 그의 음악과 클래식 음악에 빠져 들게 만든다. 작년에 보았던 <카핑 베토벤> 이라는 영화도 이 책에서 거론되면서 베토벤의 숨겨진 생애와 숨겨진 여인들과 그의 음악성을 작가는 좀더 적나라하게 파헤친듯 하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10번 교향곡>의 존재가치를 작가는 '말할 수 없는 가치' 로 상승시켜 놓고는 자신의 음악적 지식을 모두 활용해 한 편의 교향곡을 작곡하듯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범인을 향하여 다가간다.
 
처녀작이라고 하는데 일단은 그의 첫작품에 매력도 있고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다빈치 코드>와 비슷한 전개가 보이기도 하지만 그 만의 묘미가 잘 나타난것 같다. 450여 페이지의 압박은 범인을 찾는데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할애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하지만 읽다보면 흩어졌던 퍼즐이 들어맞듯 조각그림들은 자기 자리를 찾아간다. 처음부터 확실하게 들어나는 사람이 범인인가 하고 생각하고 있다가 보면 마지막 부분 생각이 틀릴 수도 있다. 교통사고가 왜 처음에 있어야 하는지, 그 교통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은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된다. 책을 다 읽고도 함께 온 CD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들었다. 볼륨을 조금 크게 틀어 놓고 감상하니 정말 좋다.방금 손에서 놓은 책의 내용이 영화처럼 뇌리를 스치는것이 남다른 기분이다. 워낙에 클래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베토벤의 음악도 좋아해서인지 음악이며 책이며 다 맘에 들었던 것 같다.다빈치 코드처럼 미술에 관한 추리소설은 몇권 읽은듯 한데 클래식을 주제로 한 추리소설도 꽤 흥미있음을 작가는 보여주었다. 10번 교향곡을 읽는 순간, 가을과 클래식과 독서의 재미를 함께 만날 수 있다.
 
 
★ 제10번 교항곡 E flat장조 Bia,838
1983년 스코틀랜드의 음악 이론가인 배리 쿠퍼가 베를린의 국립 프러시아 문화재단 도서관에서 조그만 노트에 군데군데 빠져 있는 미완성 교향곡의 악보를 발견하게 된다. 악보는 약 8,000페이지 정도의 파일로 순서도 엉망으로 보관되어 있었고 베토벤만이 알아 볼 수 있는 기호라든가 글로 표시되어 있어 음악화하기엔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하지만 5년간의 피나는 재구성 작업 끝에 완성하였다.
 
이 작품은 1988년 10월 18일 런던 로양 리버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 의해 런던에서 초연되었으며 초연의 지휘를 맡은 발터 벨러는 "베토벤 후기의 조용함과 아름다움이 풍기는 전형적인 베토벤곡'이라고 평하고 특히 이 곡이 베토벤의 교향곡에 흔치 않은 6/8박자를 사용한 점은 음악사적으로 연구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곡으 제시부는 E flat장조 안단테로 2/4박자로 되어 아름답고 유연하며 중반은 강렬하나 웅장함에 있어서는 교향곡 제9번보다는 덜하다. 한국에서는 1989년에 초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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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김희상 옮김 / 알마 / 200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은 변덕을 부리지 않는다.
 
법의곤충학자가 들려주는 과학수사 이야기라고 해서 추리소설로 잘못 생각을 했다. 첫페이지부터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여실히 보여주며 과학수사,법의학 그리고 범죄생물학에 대하여 작가는 이야기 한다. 워낙에 CSI라는 드라마를 좋아하기에 또 그런 류의 추리소설을 좋아하기에 읽는데 무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시체에 달라붙은 곤충들과 생겨나는 벌레들의 사진이 나오니 차마 사진을 보며 책을 읽지는 못할것 같아 작은 종이로 가리며 읽었다. 살인에서 곤충으로 범인을 찾는 영화중에 가장 기억에 오래 남고 연기자들 연기가 제일 좋았던 영화가 '양들의 침묵' 이었는데 작가도 그 영화를 꼽았다. 스무살적에 책을 먼저 읽고 영화를 보았는데도 섬짓하여 소름이 돋아 오를 정도로 끔찍했는데 이 책에서 다시 거론되고 요즘 등장하는 소설에서도 살인사건의 열쇠로 곤충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어 더 관심이 가 재미있게 읽었다.얼마전에 티비에서 보았던 '묻지마살인'에서 미국의 양부와 아들의 살인사건의 범인인 '무하마드와 말보' 의 이야기도 있어 더 흥미롭고 관심을 기울이며 읽었다.
 
'다른 모든 가능성들이 부정되고 나서 남는 설명이 옳은 것이다. 도저히 그럴 수 없을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진실이다' -402p
드라마에서는 정말 괜찮은 직업이며 재밌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무척 힘든 작업인 듯 하다. 작은 곤충 한마리,버려진 휴지, 담배꽁초,동물의 털 하나등 무엇하나 그들의 눈을 벗어날 수는 없기에 사건현장에서 사건을 읽듯 흔적을 수집하고 그 흔적으로부터 '흔적을 남긴 사람' 을 역추적하듯 해 나가는 일련의 작업들이 어쩌면 놓친 '진실찾기' 처럼 그들이 대단해 보이기도 한다. 진실을 찾기위한 노력과 방법등을 세세히 적어 놓고 사진과 그래프까지 곁들여 놓아 이야기보다는 법의곤충학을 다룬 참고서쯤 될 것 같다.
 
섬짓한 사진들이 눈에 익어갈즈음 이제 서서히 책에 빠져 들기 시작이다. 두껍게만 느껴졌던 부피감이 번데기가 고치를 벗어나듯 진실을 향해 달려가는 속에서 나도 따라 법의곤충학자가 된것처럼 빠져 들게 만든다.  '단테클럽'에서도 곤충을 보고는 범죄를 읽었고 양들의 침묵도 그렇듯이 더이상 범죄를 다룬 소설에서도 곤충은 낯선 소재가 아니기에 더 흥미롭다. 세세함을 이해할 수 있게 독자를 끌어 들이고 있어 읽을 만 하다. 거기에 끝부분에는 유전학까지 거론하고 있어 폭넓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눈길을 끈 것은 '심슨사건' 이슈가 많이 되었지만 자세하게 다루어주니 이해가 쉽다. 요즘은 아내 몰래 정말 '친자확인'도 많다는데 유전자 감식등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곁에 가까이 다가와 있는것 같다. 이 책은 1부는 시신이 보여주는 현상과 체절동물,  2부는 유전자 감식 그리고 3부는 낡은 범죄생물학으로 나뉘어 좀더 이해의 폭을 넓힌 듯 하다. 그러면서 3부에 나온 히틀러의 이야기처럼 잘못 판단하여 역사에 오류를 남긴 이야기까지 어느것 하나 버릴것 없이 흥미있는 내용이다. 책이 좀 두껍고 내용이 무거운듯 하여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읽어두면 앞으로 내가 읽는 책에서 범죄와 곤충을 만날때나 유전자 감식등이 나온다면 당황하지 않고 읽을 수 있을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난후에 사진들을 보니 그냥 볼 만 하다. 처음에 가졌던 거부감은 사라지고 그가 설명하려 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워낙에 난 미이라를 다룬 다큐등을 많이 보았기에 별 무리는 없었지만 사진으로 눈앞에서 봐야 하는 것은 좀 꺼려졌는데 책을 다 읽고 난후의 느낌은 그것을 다루는 사람들은 어떨까 생각을 하니 별것이 아니다. 현장에서 진실을 찾아 발로 뛰는 사람들은 정말 고생이 많을 듯 하다. 언젠가 큰딸이 과학수사대가 멋져보여 생물학을 하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한분야만 전공해서는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어찌 보면 정말로 감추어진 '진실' 을 찾는 사람들이니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중에 '안재환자살'이란 뉴스를 접하게 되니 더 남다르게 책이 다가온다. 죽은 자는 말이 없지만 그들이 남기고간 진실은 남겨진 자의 몫인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순전한 진실일 따름이다. 그런 진실은 멋대로 주무를 수 있는 게 아니다. 하지만 판결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너무나 많다.  -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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