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 우주의 작동원리를 탐구한 10가지 실험들
조지 존슨 지음, 김정은 옮김 / 에코의서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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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인슈타인은 노년에 <나의 부고>라는 짤막한 글을 쓰면서 아버지가 나침반을 처음 보여주었던 때를 회상했다. 어느 쪽으로 돌려도 나침반 바늘이 항상 북쪽을 가리키는 모습이 어린 소년의 눈에는 무척 신기하게 보였다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적었다. '나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아니 적어도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때 그 경험은 내게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사물의 이면에는 반드시 깊숙이 감춰진 무언가가 있다.' 책의 첫머리를 장식한 글이 눈길을 끈다. 이 책에 쓰여진 세상의 비밀을 밝힌 위대한 실험 10가지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소한 호기심과 궁금증' 이 커다란 결과를 초래했음을 알 수 있다.
 
큰 돈을 들여 실험을 하고 대단한 연구재료를 써서 위대한 실험을 한것이 아니라 벽에 구멍을 하나 뚫고도 할 수 있고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자신이 얼마나 호기심과 궁금증을 가지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실험을 하느냐 하는 인내와의 싸움에 달린 것 같다. 과학이나 실험이라 하면 무척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고 어렵게만 생각되어 지는데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고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들을 생각지도 못하고 있는데 위대한 실험가들의 눈과 머리에서는 그 사소함마져 특별하고 위대하게 보여짐을 알 수 있다.
 
사물의 이면에 감추어진 그 무언가.. 그 무언가의 비밀이 밝혀지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고 아주 짧은 시간에 알아 낼 수 도 있는데 그들의 이야기들을 어렵지 않게 써 내려갔고 책의 종이 또한 재생지인지 너무 친근감이 느껴진다. 실험을 하는 남편의 옆에서 실험기구들을 세세하게 그림으로 남기거나 위대한 실험가를 한눈에 알아 보고 도움을 주거나 자극을 주려 했던 여인들이 있지만 이 책의 내용은 모두 남자들이 차지한다. 사물의 움직임을 관찰한 갈릴레오에서 시작하여 심장의 비밀을 밝힌 허비와 벽의 구멍으로 <빛>을 알아낸 뉴턴, 연금술에 관시밍 많았던 라부아지에와 생체의 전기현상을 연구한 갈바니, 전자기력을 연구한 패러데이와 에너지보존의 법칙을 알아낸 줄, 빛에도 속도가 있다는 것을 측정한 마이컬슨의 이야기며 개를 통해 조건반사를 알아낸 의사 파블로프, 기름방울 실험을 통해 우주의 신비에 다가간 밀리컨의 이야기까지 도서관에서 그들의 참고문헌을 찾아가며 어렵게 쓴 이야기를 너무 쉽게 읽은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과학분야의 이야기는 잘 읽지 않는 내가 어렵다기 보다는 다른 책을 읽을 때처럼 별 어려움없이 읽어 나갈 수 있었는데 좀더 이분야에도 관심을 가지며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데카르트 역시 색이 물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아니라 빛의 영향을 받아 나타난다고 추측했다. 그러나 뉴턴은 그 이유를 알아냈다. 이 세상이 색으로 가득한 까닭은 물체마다 각기 다른 한 종류의 빛을 다른 빛보다 더 많이 반사하기 때문이다.'
 
'셸레는 최초로 산소를 분리했고 프리스틀리는 산소의 존재를 처음으로 공표했다. 그러나 라부아지에는 누구보다 먼저 산소를 이해했다.라부아지에는 더 깊은 것까지도 꿰뚫어봤다. 바로 질량보존의 법칙이다.'
 
'패러데이의 일기장에는 이런 글이 있다. '이 모든 것은 꿈이다. 자연의 법칙과 일치하기만 한다면 어느 것이 현실이 된다 해도 놀라울 것이 없다. 그리고 그런 일치를 밝히는 최선의 방법은 실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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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베트의 만찬 (양장)
이자크 디네센 지음, 추미옥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그래, 이것이 끝이 아니야! 바베트, 난 알아, 이게 끝이 아니야..
바베트는 천국에서 하느님께서 바베트를 지으신 그대로 위대한 예술가로 남을 거야! 오!..
 
 
처음 작가의 이름을 들었을때는 낯설었다. 하지만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실제 모델이란 것을 알고 나서는 아! 하는 감탄사와 함께 그녀를 다시 보게 되었다. 실은 이 작품은 EBS에서 언젠가 세계명작으로 본 것 같은데 제목을 잊고 있었다. 내용은 선명하게 남아 있는데 왜 제목을 잊어 버렸는지.. 그러다 만난 <바베트의 만찬>은 작가의 단편집이다. 도란도란 마주 앉아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 주듯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책에 빠져 들게 하는 마력이 있음을 알겠다.그녀가 두번이나 노벨문학상을 놓쳤던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한번은 헤밍웨이에게 밀리고 한번은 카뮈에게 밀렸다니 대단하고 천부적인 이야기꾼인데 잘 알려지지 않은것 같아 안타깝다.
 
바베트의 만찬은 노르웨이 한 해안근처의 어느 집, 가난한 노처녀 둘이 사는 집에 어느날 한 여인이 와서 쓰러졌다.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지만 노처녀들은 그녀를 하녀로 거두었다. 하녀로 일을 하는 바베트는 무보수로 노처녀들의 식사를 담당했는데 그녀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노처녀들은 묻지 않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목사였던 아버지 때문에 청빈한 삶을 사는 두 노처녀들은 지난 사람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지만 목사였던 아버지 덕에 마을사람들과의 관계도 유지하며 살고 있다.
 
그런 어느날 돌아가신 아버지의 백번째 생일파티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데 마침 바베트가 프랑스에서 산 복권이 큰 금액에 당첨이 되었다며 그 생일파티를 자기가 차리고 대접하겠다고 한다. 그러면서 준비하는 그녀를 걱정을 하며 옆에서 지켜보는 노처녀 마르티네와 필리파, 처음 보는 바다거북을 보고는 마을 사람들에게 대접할 음식이 회개망측할것 같아 미리 경고를 하듯 하기도 하는데 바베트가 들여오는 술과 음식재료들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은 그릇들을 본적도 없고 오래된 와인을 만나지도 못했는데 끊임없이 들여오는 회귀한 것들에 그저 걱정만 하고 있는 두 노처녀들과는 다르게 바베트는 열심히 음식을 준비한다.
 
드디어 돌아가신 목사의 백번째 생일날 초대된 사람들은 지금까지 먹어보지 못한, 말로만 듣던 음식과 술에 대한 찬사가 이어지고 형언할 수 없는 맛에 매료되어 행복한 만찬을 즐긴다. 음식을 먹는 순간에는 흉측한 바다거북의 생각도 다 잊었다. 그렇게 만찬은 마을 사람들에게 흡족함을 안겨주며 끝이 나고 두 노처녀는 바베트에게 묻는다. 얼마나 들었는지.. 세상에나 자신들은 거금을 현금으로 보기도 처음인데 그 많은 돈이 모두 하루 한끼 만찬을 준비하는데 모두 들어갔다니.. 바베트는 프랑스 제일의 요리사 였던것. 그녀의 지난 과거가 밝혀지고 오로지 복권당첨금은 자신의 제일 행복을 느끼는 음식을 만들면서 다 써버렸다는 위대한 예술가 바베트, 그녀의 만찬이 궁금해지게 만드는 책이다.
 
이 책에는 <바베트의 만찬>외 <폭풍우> <불멸의 이야기> <진주조개잡이> <반지>등 다섯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모두 재밌다. 그녀는 타고난 이야기꾼인것 같다. 한편 한편이 모두 영화를 보는 듯한 이야기로 단편이지만 짧은 이야기속에 모든것이 다 실려 있듯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읽고 싶어졌다. 오래전에 영화를 본 기억이 가물가물 하는데 얼마전에 EBS세계테마여행에서 영화의 한 장면인 홍학이 사는 호수를 비행기가 나는 장면이 나왔는데 넘 보고 싶게 만들었다. 실제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인공이며 그 이야기를 쓴 ’이자크 디네센(본명:카릭 블릭센)’ 그녀가 차린 만찬이 점점 궁금해진다. 


’베를레보그사람들은 잘 차린 음식을 먹을 때면 분위기가 진지했었다. 그런데 오늘 밤은 달랐다. 먹고 마실수록 몸과 마음이 점점 더 가벼워졌다. 사람들은 더이상 자기들이 했던 약속을 일부러 상기할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음식에 대해 잊는 것뿐만 아니라 먹고 마신다는 생각 자체를 버리면 올바른 마음가짐으로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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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더 - Mother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마더 2009

 

스틸이미지

 

감독/ 봉준호

출연/ 김혜자(엄마), 원빈(도준),진구(진태),미선(전미선)

 

 

엄마가 지켜줄께....

 

얼마전 김혜자님의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책을 읽고 대한민국 엄마를 대신하는 '김혜자'라는 배우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한가에 꽂히면 다른 것은 돌아보질 못하기에 한 씨에프와 드라마 방송국에 고정으로 출연하듯 한 그녀. 다시 돌이켜 보면 그 씨에프를 떠올리다보면 그녀 '김혜자'가 있고 전원드라마를 생각하면 '김혜자' 가 있다. 그런 그녀가 아프리카의 영양실조와 말라리아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십여년을 넘게 돌보아온 이야기를 읽다보니 그녀가 새삼 다시 들어오게 되었다. 어딘가 모르게 여린듯 하면서도 '대한민국 표본엄마'를 떠올리게 하다가도 드라마속 이미지 때문일까 혼자서 소주를 홀짝이며 인생 넋두리를 하는 그녀가 우리네 엄마의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자기것은 꼭 지킬것 같은 이미지에 잘 나가는 '원빈' 보다는 '김혜자' 라는 배우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다.

 

'도준아, 진태랑 놀지마..그놈은 뿌리부터 썪었어..'

자신이 아들 도준도 모자란다. 하지만 그런 아들에게 더이상 나쁜 물이 들지 않게 하기 위해 동네 양아치 같은 친구 진태랑 놀지 못하게 하지만 아들 도준은 사건이 있던 날도 그와 함께 한다. 읍네에서 한약재료를 파는 그녀, 작두로 약재를 썰며 길 건너의 아들을 감시하듯 쳐다보며 불안 불안 하던차에 '싹둑' 하는 소리는 작두에 촛점이 맞추어지지 않고 그녀의 얼굴부분에 촛점이 맞추어져 더 섬뜩하다. 무언가 일이 일어났을것만 같다. 엄마는 도준에게 누가 그에게 <바보> 소리를 하면 갚아주라고 한다. 그는 바보이면서 '바보' 소리에 무척이나 민감한 사슴처럼 정말 선한 눈을 가진 청년이다. 하지만 자신의 판단으로 모든 일을 결정하기엔 너무 모자라다.그런 그가 술이 잔뜩 취해 들어오던 날 밤에 우연히 동네의 한 여학생을 만나고 그녀는 다음날 시체로 옥상에 걸려 있다. 동네가 다 보이는 집에.

 

도준이 가지고 있던,그가 이름을 써 놓은 골프공때문에 그는 살인자로 잡혀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사건을 해결하기엔 너무도 어리버리한 형사들, 사건을 맡기려 하지만 돈만 밝히는 이상 야릇한 읍네 잘나가는 변호사, 엄마는 할 수 없이 혼자 스스로 사건을 해결 하려 나선다. 용감무쌍한 엄마. 도준과 어울려 놀던 진태가 범인인줄 알고 의기양양하게 비닐장갑을 끼고 건져온 골프채, 하지만 너무도 빗나갔다. 죽은 소녀를 중점적으로 파헤져 나가다 보니 사생활이 복잡하다. 도준의 기억은 가물가물하고.. 그런 엄마가 뜻하지 않은 아들의 사고 목격자를 만나고 자신도 뜻하지 않은 사건을 저지르게 된다. 엄마라서 아들을 지켜려는 모성본능에 의한 행동일까... 한 사람만 없어진다면 아들의 결백을 주장할 수 있기에 목격자를 처참하게, 자신의 의지가 아닌 행동으로 넋이 나간듯 행동하는 엄마, 그녀에겐 오로지 <아들 도준> 밖에 없다. 그 아들이 세상이고 인생이고 그녀의 모두다.

 

처음과 마지막의 장면은 겹쳐진다. 시간과 공간을 알 수 없는 갈대밭에서 자신의 알맹이를 잃어버린듯 웃음도 울음도 아닌 허황한 표정으로 춤을 추는 그녀, 그녀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아들 도준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사건의 결론을 감독은 관객에게 맡겨 놓는다. 모호한 마지막 그녀의 막춤의 춤사위에 그녀를 심판할 것인지 말것인지 음악은 모호하게 석양과 함께 흘러가기만 한다. 원빈의 사슴처럼 맑은 눈빛과 대비되듯 엄마의 광기어린 눈빛, 아들을 지켜내려는 엄마의 모성은 화면가득 그녀의 애매모호한 표정과 함께 넘쳐난다.배우 김혜자가 표현하려는 <엄마>는 살인까지 불사하는 그런 엄마일까? 자식을 잃으면 자신의 전부를 잃을것 같아 자식 먼저 농약을 먹여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한 독한 엄마일까. 그런 벼랑끝에 서 있다면 나 자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감독은 되묻고 있다. 나 자신의 선택은 무엇일까.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봉감독의 마더,김혜자의 마더, 그들의 척박한 삶이, 그들이 원하지 않아도 벼랑끝으로 밀려가는 삶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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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100쇄 특별판, 양장)
안도현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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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어, 라는 말 속에는 강물 냄새가 난다...


오늘 노대통령 영결식을 보아가며 이 책을 읽는데 마침 작가 안도현이 노제중에 나왔다. 노대통령의 삶이 <연어>를 연상시킨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읽다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서민으로 태어나 서민의 대통령이 되고 서민으로 돌아가려던 그에게 우린 무슨 일을 저지른 것일까. 문득 연어의 모천회귀본능에 대한 다큐를 보며 그들이 거슬러 올라오는 물길마다 중간중간 막힌 보나 턱등을 떠올리며 우리가 회귀본능으로 모천을 찾아 오는 연어들의 길을 가로막으며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은 흐르는 대로 연어는 회귀 할 수 있게 해 주어야 모든것들이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무리들과는 다른 '은빛연어' 자신만 다르기에 그런 자신의 모습때문에 주눅이 들어 있던 은빛연어는 '눈맑은연어' 를 만나면서 사고가 깨이고 강물을 거슬러 오르면서 성장을 하게 된다. 다른 것들과는 모두 아래로 흐르는데 자시들만 거꾸로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던 은빛연어는 그들을 품는 초록강과 대화를 하며 그들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를 알게 되고 그렇게 거슬러 올라감으로 하여 더 튼튼한 자신의 후손을 가질 수 있음을 알게 된다.

하지만 거슬러 오르는 그 과정이 얼마나 고된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하다가 초록강이 말해준 은빛연어의 아버지며 눈맑은연어를 통하여 성장하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됨으로 하여 그 자신 단단한 <연어> 로 거듭난다. 그들의 일생에서 보여준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 우리네 인간사와 비견되며 너무도 잘 그려냈다. 삶에는 정답이 없듯이 어느 한사람이 성공했다고 해서 반듯이 그 방법이 지름길이고 정답이라고 할 수 없듯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만의 길을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간다면 뜻을 이룰 수 있음을, 모천으로 회귀할 수 있음을 연어가 말해주고 있다.

이야기와 함께 연어의 실감나는 그림들이 읽는 맛을 더해주워 한참을 연어그림을 들여다 보기도 했다. 다큐에서 보았던 마지막 그들의 사랑의 절정의 순간들도 너무도 잘 표현해 놓았고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감동적인 영화 한 편을 보고 난 느낌이기도 하다. 모천에서 태어난 연어새끼들은 오년동안의 바다여행을 마치고 그들의 윗대가 한것처럼 다시 모천을 찾아 회귀를 할 것이다. 엄마의 품을 잊지 못하듯 자궁같은 모천을 찾아 그들이 힘든 여정을 거치며 거슬러 올라온다고 해도 그들의 삶은 다시 이어지고 더 튼튼하게 거듭난다는 것을, 시행착오를 거치며 거듭되는 것도 인생의 한부분임을 말해주고 있는 듯 해 가슴 따듯하게 읽었다. '흐름을 멈춘 강이란 이 세상에 없다. 강물은 쉬지 않고 흐른다. 속이 깊은 강일수록 흐름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다.' 처럼 '별이 아름다운 것은 어둠이 배경이 되었고 꽃이 아름다운 것은 땅이 배경이 되었고 연어떼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가 서로의 배경이 되어 주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 가슴에 들어온다. 연어와 나의 삶을 비유한다면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왔는지 모르지만 조금만 힘든 일이 있어도 모천을 뒤에 두고 주저앉은 것은 아니었나 나를 돌아보게 한 책이라 힘들고 지칠때 한번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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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저리 클럽
최인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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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할 것이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인생이다..


이 책은 무척이나 기회가 오길 기다렸던 책이다. 황석영의 <개밥바라기별>과 비슷한 류의 책인것 같아 그 책을 읽고 나서 읽으려 했지만 어쩌다 보니 미루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오히려 시간을 두고 있을 것이 잘되었지 않나싶다. '개밥바라기별' 과는 뭔가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것이 처음부터 최인호의 맛에 푹 빠져들어 읽게 되었다. 학창시절 어느 학교에나 악동클럽이나 그외 이름있는 클럽들이 하나쯤은 있다. 문제아로 자라지 않아 그런 클럽에 대하여는 잘은 모르지만 그 시대에는 악동클럽이라 했지만 지나고 나면 성장통과 같은 과정중의 한 부분이고 더 진한 추억을 가지게 된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소년인 '김동순' 은 작가의 모습처럼 많이 닮아 있기도 하고 자신의 모습을 많이 그려 넣은것 같다. 일명 친구들에게 개똥철학자로 불리는 동순은 간간이 시와 소설책을 들먹이며 그시대를 잘 대변해주고 있다. 어디에나 익살스럽고 무리를 이끌어 가는 대장격인 우두머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 소설속에서는 영민보다는 문수가 더 그에 가깝지 않나싶다. 여섯명의 악동들이 모여 '머저리클럽'을 결성하고 나름 그들만의 방식으로 고등3년이 시간들을 잘 보내는데 덤처럼 그 클럽과 함께 하는 여학생들의 모임인 '샛별' 이 더해져서 풋풋함과 성숙의 맛을 더 느끼게 해 준것 같다.

작가는 학창시절을 그녀내며 그 시간을 음미하며 즐긴것이 소설 구석구석에서 보인다. 풍부한 추억을 간직하고 있고 그와 함께 친구도 있었기에,집안도 풍족한듯 식모까지 두고 있는 집안이었으니 부족함이 없는 생활에서 시집이나 소설을 맘대로 읽을 수 있었다니 그나름 작가의 꿈을 꾸는 것은 당연한것처럼 기울어지지 않았나한다. '머저리클럽' 그 개개인을 별도로 나두었다면 아마도 그들은 더 삐뚫어져 나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서로가 서로를 잡아 주고 의지해주는 <버팀목> 역할을 충실히 하며 삼년동안의 힘든 시간을 잘 견디어 냈기에 소설속에서 그들의 추억은 아름답게 그려진듯 하다. 

그들의 성장통과 상상력만큼이나 작가의 표현은 아름답다. 어떻게 표현되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그들을 모가 나지 않도록 잘 감싸주면서 한명이 낙오자도 생기지 않도록 작가의 세심함이 깃들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든다. 김동순부터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하여 집을 떠나 절생활을 해보고 문수는 어느날 문득 일상에서 사라져 성장통을 앓고 돌아와 단단해진다. 소설속에서 그들은 소년이기 보다는 청년으로, 어른으로 나오는 착각이 드는 것처럼 이어진다. 겉모습은 이미 성장을 하여 턱밑에 까슬까슬한 수염이 돋기 시작하지만 이미 그들은 어른이나 마찬가지처럼, 결말이 해피하기에 그렇게 그려놓은 것 같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어른이 되어 있는 것처럼 무쓱무쓱 자라는 것을 소설을 읽고 나면 소년에서 청년이 되고 소녀에서 숙녀가 된 그들을 발견하게 된다. ' 가슴속에서 우리가 우리도 모르는 새에 크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받았다. 밤중에 호박덩굴이 움썩움썩 크듯 그리하여 우리가 잠든 새에 호박덩굴이 수수깡 울타리를 타고 넘듯 우리의 성장은 우리가 모르는 새에 이루어져서 우리의 키를 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 시간들은 길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한순간이란 것을, 찰나의 시간과 추억을 고스란히 잘 담아낸듯 하다. 서울고 2학년때 신춘문예에 당선된 그, 김동순을 통한 그의 모습이 잘 반영되어 또 다른 작가를 만나는 기쁨을 누릴 수도 있고 그의 학창시절을 엿보는 느낌이 들면서 교복세대에서 잠깐 벗어났던 난, 교복이 주는 그리움을 느껴보기도 했다. 그때는 교복이 지겹다고 느꼈지만 지나고 나면 역시나 학생에게 어울리는 것을 교복이고 그에 맞는 추억인듯 싶다. 아직도 가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고시절, 친구들과 은사님들.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가장 성장을 많이 하고 어른으로의 발돋움이기에 더 가슴이 아픈 시기인 고등시절, 내 아이가 그 나이가 되고 나니 다시 새삼스럽게 추억되는 그 시간들을 잠깐 이 책을 통하여 다시 들여다보고 떠올리게 되어 잠시 행복감에 젖어 볼 수 있었음이 즐거웠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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