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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구하기 대작전 ㅣ 라임 어린이 문학 11
박현정 지음, 최정인 그림 / 라임 / 2016년 3월
평점 :
어린이책은 보통 가볍게 읽으려고 생각하다가 더 큰 감동을 받고 울컥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 책도 가볍게 시작했는데 읽는 동안에 묵직함과 무거움이 함께 하고 읽고 나서도 왠지 떠나지 못하는 씁쓸하면서도 여운이 길어 한동안 책 속의 아이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외면할 수 없는 아이들의 이런 뒷모습도 있음이 개운하지 못함을 안겨 주었다.
<하얀 단지>는 놀이터에 나와서 한자리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줌마,들리는 소문에는 그집의 아이가 죽고 뼈가루를 하얀 단지에 넣어 거실에 놓아 두었다는 것이다. 재승이는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공에 맞아 코피를 흘리게 되고 아줌마가 자신의 집에 가서 코피도 닦아 주고 먹을 것도 주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집도 이쁘게 꾸며 놓고 깔끔하니 이뻤으며 맛있는 것도 먹고 왔으니 더없이 기분이 좋았는데 친구들의 말을 들으니 무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음에는 꼭 하얀 단지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어진다. 그러다 아줌마를 다시 만나게 되고 하얀 단지의 뚜껑을 떨어뜨려 깨뜨리게 되면서 일이 꼬였다 생각했는데 하얀 단지의 정체는 다음에 발혀지게 된다. 뼈가루가 아닌 아줌마의 생전의 아들이 아끼고 좋아했던 딱지를 넣어 보관했던 것,친구들은 그것도 모르고 무섭게 이야기를 했으니.하지만 딱지를 보면서 봄눈 녹 듯 모든 것이 녹아 내리고 다음엔 아줌마네 집에 가서 카레도 친구들과 맛있게 먹고 올 생각을 한다.
현재의 엄마는 초등학생였던 현재를 잃은 슬픔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해 힘들어 하고 있다.어른들은 그런 현재의 엄마 마음을 이해한다고 하지만 아직 어린 아이들은 그런 엄마의 마음 보다는 무서운 이야기로 치장을 하기 바쁘다.소문은 소문을 낳는다고 사실이 아닌 이야기가 부풀려지면서 재승을 무섭게 만들었지만 현재 엄마는 어쩌면 재승을 만나면서 슬픔에서 한발짝 벗어날 수 있었으리라.훌훌 털어 버릴 수 있는 길을 찾지 못하다가 아들과 같은 또래 아이인 재승을 보면서 슬픔에서 더 벗어날 수 있었는데 재승이나 친구들의 오해로 무섭게 포장되지 않았나싶다.하지만 재승도 현재 엄마도 모두 웃으면서 끝을 맺었으니 더 좋은 이웃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파트너 구하기 대작전>,여동생 이영이의 얼굴이 심상치 않다.열심히 꼭두각시춤을 연습해서 운동회가 가까워 오는데 파트너가 없다는 것이다.파트너였던 친구가 아빠가 중국에 가게 되면서 파트너 없이 꼭두각기 춤을 추게 된 것이다.그런 동생의 맘을 알지만 어떻게 해주지 못하는 재훈은 그러다 중국으로 떠나려던 친구인 용준을 만나게 되고 그가 동생과 함께 떠나기 전에 운동회에 참석하기를 바란다.자신이 제일 좋아하고 잘 하는 계주자리를 용준에게 주면서 자신은 여동생이 파트너를 구하게 된 것에 만족하는데 실상 운동회 날에는 재훈의 생각대로 되지 않아 그가 파트너로 나서로 했지만 이영이의 파트너로 나선 것은 다름아닌 교장선생님,이영이와 교장선생님은 누구보다도 더 열렬한 호응을 얻게 되고 재훈도 멋지게 계주 선수로 나서게 된 이야기인데 현실에서도 있는 이야기라 맘에 와 닿았다. 여동생을 생각하는 오빠의 마음이 이영이게도 가 닿았으리라.
<할아버지의 다음 역>, 점점 기억도 잃고 기운도 잃어가고 있는 할어버지,그런 할아버지와 함께 하루종일 집안에 있기는 힘든 일이라 생각한 수환이는 지하철을 타러 가기로 한다. 하지만 지하철에서도 할아버지는 수환이게는 짐보따리처럼 무겁기만 하고 그런 할아버지가 또 바지에 오줌까지 쌌기에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지하철에 할아버지를 남겨 두고 내리게 되는 수환이.하지만 수환이는 할아버지와 어릴 적 놀이처럼 하던 일을 생각하고 다음 역에서 만나게 되지만 늘 마음에 짐처럼 남게 되는 일이 되었는데 요양원에 모시게 된 할아버지와 함께 하면서 지난 날을 후회하는 수환이에게 할아버지는 용서한 듯 말씀을 하신다.기억을 못하시는 줄 알았는데 다 기억하고 있었셨던가 보다.이 동화는 수환이와 할아버지가 나누는 마음의 언어가 참 곱다.꼭 말하지 않아도 기억을 잃어가고 있지만 모든 것을 다 품어 줄 수 있는 할아버지의 인자한 마음속에서 수환이는 늘 이쁜 손자인 것이다.세대가 변화해 가면서 우리가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문제인데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따뜻하다.
<고양이가 사라진 날>이라는 동화도 마음이 아프면서도 안쓰럽고 따뜻하다.엄마의 부재로 인해 동생에게 엄마이면서 아빠 노릇을 하게 되는 오빠는 동생을 바르게 키우기위해 때리게 되는 것이 마음 아프면서도 엄마와 아빠의 품을 그리워 하게 된다.그런 그들에게 아빠가 돌아오고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처럼 고양이 새끼도 아마 엄마를 찾아갔을 것이라 생각을 한다.세상에는 고민과 걱정거리가 한가지도 없는 사람들이 없다. 늘 행복해 보이고 웃는 사람에게도 그 밑바탕에 들어가보면 고민과 걱정이 있다.그런 고민과 걱정을 나눌 친구와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인지.먹구름처럼 드리웠던 고민을 누군가 들어주면서 '괜찮아' 해주면 정말 먹구름이 말끔히 걷힌 것처럼 맑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동화속 친구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토닥토닥 한번 두드려주고 싶은 마음,따뜻함을 함께 해보면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