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빗질하는 소리 - 안데스 음악을 찾아서
저문강 지음 / 천권의책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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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렇게 뽀또시는 또 하나의 숨어 있던 보석을 넌지시 꺼내 보였다.
가난한 봉우리일지는 모르지만 음악만큼은 풍요로운 땅...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내 인생을 바꾸어준 그런 음악이 있었을까.. 지나오면서 마디 마디 기억나는 음악이 있어도 음악때문에 음악에 미쳐 내 삶을 바꾼 그런 기회가 없어서일까 처음엔 설마하면 읽어내려갔는데 저자의 열정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없다. 안데스 음악을 좋아하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이 있는 가장인데 몇 개월씩 안데스에 머무르며 악기까지 배우며 음악에 심취한다는 것은 그도 그렇지만 그 아내되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안데스 음악이 좋아하는 것을 떠나 이젠 직업이 되고 그의 온전한 삶이 되었지만 그런 과정을 지켜 본 가족들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은 하나에 심취한 사람 옆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은 결코 그와 똑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은 정말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한곳이다. 그곳에 비가 내리면 하늘이 소금사막에 담겨 있어 그 위를 차를 타고 가는 기분은 선계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여행프로의 영상을 보고는 그곳에 빠졌던 적이 있다. 여행프로에서 보았던 안데스는 순박한 그들의 표정만큼이나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다. 뻬루의 마추비추,잉카 유적지는 정말 가보고 싶으면서도 그곳에서 들려주던 영혼을 울리는 듯한 피리소리는 정말 좋았던 기억이 있는데 저자만큼은 아닐것이다. 갈대로 된 띠띠까까호수의 섬도 사진으로 다시 보니 반갑고 그가 전해주려던 안데스의 음악이 생각만큼 많이 들어나지 않은것 같은 아쉬움도 있었지만 책의 마지막 부분에 안데스의 음악에 쓰이는 악기와 리듬을 소개해 놓아서 그의 여행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어 그 부분은 좋았다.

안데스의 음악을 내가 들었던 것은 02년 홈페이지를 만들고 글을 올리면서 우연하게 들으며 너무 좋아서 자주 올려 놓았던 기억이 있다.쿠스코의 음악은 정말 영혼 저 밑바닥을 울려 주는 듯한 듣고 있으면 저 밑바닥이 울리는 듯한 느낌에 내 글에 자주 올려 놓았는데 그러다 잊고 있었다. 여행프로에서 남미가 나오면 언젠가는 가고 싶은 곳이란 로망으로 남겨 놓으며 그런 음악이 있었지 하며 추억해 보곤 했는데 저자는 여행의 목적이 '음악' 이었다니 정말 열정이 대단하다. 그들의 역사나 문화나 그외 목적이 아닌 <안데스 음악>이 목적인 여행도 나름 괜찮을 듯 하다. 그들이 직접 연주해 주는 폴클로베를 찾아 저녁마다 나들이를 하는 것도 괜찮을것 같다. 여독을 음악과 춤으로 풀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행의 목적이 참으로 많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무엇인가 한가지에 미친다는 것을 자신도 자신을 알지 못하게 발전 시킬 수 있고 변화되게 하여 또 다른 나를 창조해 낼 수 있는것 같다. 

스페인의 영향으로 된 발음이 많아서일까 낯선 언어가 순박하게 들리기도 하고 나이를 따지지 않고 음악적 능력만으로 함께 하며 그들이 보여주는 전문적이지 않으면서도 전문적인 음악냄새는 언제 한번 우연하게 만나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 다큐에서 안데스 음악때문에 결혼까지 하게 된 부부의 이야기 때문일까 낯설지 않으면서 조금은 멀게 있던 안데스 음악이 그로 인하여 가깝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기도 했는데 여행지 소개가 좀더 곁들여졌다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뜨렌사 곱게 따고 모두 같은 복장으로 걸어가던 그들의 뒷모습이 아른 거린다. 한사람이 다재다능하게 모든 악기들을 다르며 연주하던 안데스 음악을 찾아서 듣고 싶게 만드는 이국적인 내용이 눈길을 끄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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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트렉 -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걸으며 만난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사람들
알렉상드르 푸생 & 소냐 푸생 지음, 백선희 옮김 / 푸르메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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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다는 건 기다리는 것이며 인내심을 기르는 일이다..


아프리카를 종단하는 걷기여행, 희망봉에서 킬리만자로까지 3년 3개월에 걸친 푸생 부부의 여행담은 560에 달하는 페이지의 압박이 있지만 그들의 신혼여행으로 선택한 7kg의 가방을 메고 잠잘곳과 먹을 것을 미리 정해 놓지 않고 길에서 만나는 <만남>으로 그 긴 시간을 행하였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 <인류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14,000km> 의 아프리카 종단여행을 과연 몇 명이나 성공하였을지... 옛 인류의 조상들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들에게는 어떻게 보면 짧은 시간동안 인류의 발자취를 쫓아 여행할 수 있었지만 그때는 생각지도 못한 <만남에서 도움까지> 정말 행운의 여신은 그들의 편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프리카 보다는 걸으면서 그들이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아프리카는 더 심각한 인종문제가 얽혀 있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 사고없이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도와 주는 것을 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가 아직은 살만한 곳임을 말해주고 있다. 땅은 있어도 씨가 없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곳, 농장주는 있어도 일꾼이 없이 비어 있는 농장들, 가슴 아픈 일들이 많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김없이 천사가 숨어 있다 나타난 것처럼 그들이 어려움에 처했을때 그들을 부르는 희망의 소리가 아프리카 트렉을 꿈꾸는 다음 이에게 희망을 가져다 준다.

3년3개월동안 걷기여행을 하라고 한다면 나 그리고 나를 제외한 사람중에 이를 혼쾌히 받아 들이며 실천할 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한달만이라도 이런 걷기여행을 추천한다면 한참을 망설였을터인데 한달도 아니고 일년도 아닌 3년3개월이란 어마어마한 시간동안 오로지 두 다리에 의해 아프리카를 종단했는 것은 많고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쓰여지지 않고 보여지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긴 시간동안을 단축한 이야기 속에서도 그들의 길 위에 노출된 위험이나 어려운 고비들은 구멍난 운동화처럼 속이 다 들여다 보인다. 

'곧 보시게 되겠지만 아프리카는 기쁘면서 슬픈 땅입니다.' 
처음 백인을 보는 아이들도 있고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백인들이 아프리카를 차를 타거나 말을 타는 것이 아닌 오직 걸어서 여행을 한다는 것에 깊이 공감을 하며 자신들이 간직한 슬픔도 거리낌없이 토해내는 순박한 사람들. '왜 여행을 하시죠?' '두 분을 만나려고요!' 걸어서 여행하지 않았다면 진솔한 사람들을 만나지도 진솔한 삶을 만나지도 진정으로 아프리카를 깊숙히 보지 못했을 것이다. 진정한 여행의 참 맛은 걷기여행인것 같다. 걷으며서 세상과 함께 할때 오롯이 들어오는 진실된 것들. 희망봉을 출발한 것은 푸생부부 둘이었지만 함께 것은 아프리카 였고 아프리카인었으면 아프리카속의 모두였다. 

'길은 반드시 어딘가로 통하게 되어 있다는 것과,인간은 노력을 적게 하려고 애쓴다는 원칙이다.' '모든 길은 인류로 통한다.'
길을 잃었거나 광활한 곳에서 물이 떨어지고 오아시스를 만나지 못했을때 길을 따라 달리는 차를 세우면 그들에게 반드시 물이나 음료를 보충해주면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 다음 종착지의 잠자리와 먹거리까지 제공하며 다음의 길까지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실어준 사람들이 있어 아프리카 트렉의 희망을 보여주는 사람들이 있는 곳 아프리카. 둘이서 취재와 촬영 글쓰기까지 모두 하면서 이 여행을 하였다는 것이 정말 믿어지지 않을 정도이다. 그것도 소냐 푸생은 오직 치마로 아프리카와 맞서 있는 듯 하다. 

'오늘은 내 남은 생의 첫날이다.'
광활함속에 오아시스처럼 인생의, 삶의 의미를 전해주던 사람들도 많다. '집은 살 수 있지만 가정은 사지 못하잖아요.' 처럼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던 사람도 있는가 하면 자신이 농장을 다 빼앗기듯 했어도 자신의 농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저버리지 못해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일도 하지 않는 그들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 자신이 떠나면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당장 머무를 곳도 먹을 것도 없는 것을 알기에 그 많은 사람들을 이유없이 책임지는 사람도 있다. 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도 걷기 여행의 맛인듯 하다.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나아갔다. 물론, 깊은 하나뿐이기에 문제는 해결되었다. 하지만 서스펜스는 우리가 누구의 집으로 갈지 알지 못하는 데 있었다. 이 만남들이 우리의 유일한 생존 방식이며, 우리의 유일한 존재 이유였다. 소냐는 활짝 피어났다. 그녀와 함께 매일매일이 결혼기념일이었고, 그녀의 심장이 나의 나침반이었다.'  정말 맘에 드는 구절이다. 알렉상드로가 힘들다고 느낄 때 소냐를 보면 그녀는 강하게 잘 버티고 있다. 그래서 이 여행이 더 버틸 수 있었던 것처럼 소냐에게서 알렉상드로는 에너지를 더 얻은것 같다. 서로에게 든든한 등대같은 빛을 발해 아프리카에서도 길을 잃지 않고 자신들이 나아가고자 한 길을 갈 수 있었던 아프리카 트렉, 정말 대단한 책을 만났다. 아프리카를 담은 생생한 사진들이 좀더 보충되었다면 그들의 여정이 담긴 지도가 더 많이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오로지 그들의 생생함을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는 것으로 더 맛이 나는 여행서였던 것 같다. 

걷는다는 것은 제일 쉬운 방법중이면서 제일 실천이 어려운 것이다. 막상 내게 진정으로 필요한 옷 두어가지와 함께 짊어져야할 키로그램을 정해 놓고 가방을 싸는 것 자체부터가 문제일것 같다. 그렇게 해서 한달이고 두어달이고 떠나라 하면 떠날 수 있을까. 내 일상을 접고 두다리에만 의지해 지구위에 서서 모든 것을 해결하라면 힘들것이다. 발에 생겨나는 물집만큼이나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얼마나 많이 일어날까. 줄줄 흐르는 땀방울만큼이나 후회스럽기도 하고 주저 앉고 싶을 터인데 아무것도 길 위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희망을 간직하며 희망을 발견하는 푸생부부의 에너지가 읽는동안은 내 자신에게로 전해진것 같은 생각이 들어 하루에 한시간 뒷산 산행이라도 날마다 하리라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실천은 되지 않고 있다. 걷기를 실천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끼며 그들이 지나간 아프리카의 종단 길을 한번 더 훑어 보았다. 정말 대단하다. 까마득한 그 길, 희망이 점점이 찍혀 길이 된듯한 아프리카 트렉은 내 삶이 지쳤을때 나약하다 느낄 때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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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소가 끄는 수레 - 창비소설집
박범신 지음 / 창비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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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암산 궁벽진 환경이 홀로 사는 내게 가르쳐준 것이 작가라는 이름의 우상에 갇혀 산 나를 풀어노라 하는 것이지만, 풀어져 자유롭게 흘러갈 그리운 그곳이 어디냐 하는 점은 오리무중이었다...


어째서 나는 쓰고 있던 소설을 칼로 무 자르듯 중단하고, 당분간 절대 소설을 쓰지 않겠다는 작가로서의 임종사를 써던지고, 그리고 그 죽음 뒤에, 절을 떠올렸을까. 절이란 욕망이 들끓는 세상보다 오히려 더 시간으로의 침식과 사멸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각들의 장소.해답은 요령부득이다 ... 이십여년의 작가로 신문에 소설을 연재하던 그가 <절필선언>을 하고 굴암산 자락에서 텃밭을 일구며 자신을 되돌아 보며 자신과의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 형식으로 내 놓은 삼년만의 작품집 '흰소가 끄는 수레' 는 작가가 가지고 있는 고뇌나 과거와 현재를 다시 되돌아보며 다시 글을 쓸 수 밖에 없음을 들어낸다. 

'연필을 들고 원고지와 마주해 앉으면, 천지창조의 마지막날 아침처럼, 휘황한 광휘의 어둠을 뚫는 섬광이 되어, 모든 감각의 촉수를 열고, 그 촉수들의 활홀한 운행으로 하나씩 열씩  차고 나는 어휘의 나비떼를, 고통이 있다면 동시다발적으로 떠오르는 그 수많은 나비 중에서 어떤 나비를 어떤 표충망에 담아백씩.. 지표면을 원고지 네모난 우물에 가두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의 창작력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토록 휘황찬란한 나비떼들의 난무로 이어지던 창작력이 일순간 절필을 선언하게 까지 한것은 한국문학에 커다란 사건이기도 했지만 가족과 자신에게는 얼마나 큰일이었을까. 평범한 우리로 비유하자면 20여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선택하여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는데 요즘처럼 명퇴가 난무하는 시대에는 어쩔 수 없이 밀려나 다른 일을 접하게도 되지만 작가란 타고난 재주이기도 한데 자신의 능력이 바닥이 났다고 펜을 들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며 주머니에 면도칼을 준비하고 다녔다면 그때의 상황이 얼마나 절실했는지 느껴진다.

자신안에서 어휘의 나비떼들이 난무하던 때는 지나고 나비떼가 사라진 다음의 허무함과 작가생활을 하며 멀리했던 <가족>을 새삼스럽게 다시 보게 되었을때 자신은 어떤 이였는지 묻는 자신은 누구였는지 묻는 질문이 가슴이 찡하기만 하다. 지금의 내가 겪고 있는 기분, 자식들이 크고 나면 여자들이 공황장애를 겪듯이 작가로 산 그에게 작품이외에 그무엇이 그를 대신해 줄 수 있을까. 옆에서 보는 아내마져 위기를 느끼고 절필을 하라고 할 정도였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런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고 다시 답을 얻은 것은 역시 <글쓰기> 였던 듯 싶다. 

'때때로 소설쓰기는 나를 행복하게도 했고, 또 많은 시시때때, 소설쓰기는 천형이었다.' 
앞만 보며 달려온 지난 시절, 정신만큼 육체는 따라가지 못하고 뒤쳐져 휘청거리며 흔들렸을까,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위기를 느낄 정도였다면 정말 위기일발이었으리라. 하지만 작가로의 다짐도 가족의 가장으로도 그의 휴식은 더 나은 충전의 시간을 준것 같다. 가수들이 은퇴를 선언한 후에 노래가 더 하고 싶었다는 말을 하면서 다시는 은퇴라는 말을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처럼 휴식의 시간은 더 나은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이었을 듯 하다. 그래서일까 작가의 고뇌가 담겨 있어서 그를 직접적으로 만나는 느낌이 든다. 솔직한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글들이 절실히 느껴져 가슴이 절절하다. 

누구나 힘든 시간은 있다. 무엇을 하며 살던 갑자기 내가 달려온 길이 내가 맞게 가고 있는가 하고 터닝포인트 같은 점을 찍는 순간, 과거가 불현듯 다시 밀려오며 발목을 잡고 내 자신을 평가해 현재의 삶이 진정한 삶일까 라는 물음을 던질때 그 길만이 내 길이라는 확신을 주는, 더 깊은 믿음을 준다면 다행이지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인다면 나머지 삶은 흔들리며 살게 될 것이다. 그의 삼년여 휴식기가 가져다 준 작품들과 신간 <고산자>를 구매해 놓았다. 작가의 깊은 속을 들여다 본 것 같아서 다른 작품을 만나기가 더 수월할 듯 하다. 잘 나갈것만 같았던, 잘 나가는 줄만 알았던 그에게 이렇게 힘든 시간이 있었다는 것을 작품의 빼곡한 나비떼 같은 언어들의 난무가 말해주고 있다. 좀더 작가의 내면을 들여다 보아서 좋았던 작품이며 그가 딸에게 쓴 편지의 끝말인 '야 류블류 쩨뱌!(나는 너를 사랑한다) 처럼 그의 영혼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깊은 암흑, 골방을 나와 밝은 햇빛으로 걸어 나온 그의 다른 작품들을 얼른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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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안 1 - 큐 이야기
츠지 히토나리 지음, 양억관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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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을 지닌 큐의 남다른 사랑이야기...


츠지 히토나리는 <냉정과 열정사이> 를 영화로 만나고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 <사랑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과 함께 <냉정과 열정사이> 처럼 쓴 작품을 만났었다. 냉정과 열정사이 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것 같기도 하고 냉정과 열정사이의 기법을 이용한, 냉정과 열정이 이탈리아 였다면 사랑후에 오는 것들은 우리나라가 된 작품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좌안,우안>은 마리와 큐의 이야기라고 하여 에쿠니 가오리와 다시 합쳐 작품을 낸 것인데 내겐 우안1권만이 손에 들어오게 되었다. 남자지만 그의 작품들을 읽다보면 감성이 대한한듯 하여 <츠지 히토나리의 편지>라는 책을 사 놓고 읽어보려 했는데 아직 읽지를 못했다. 그러자 만난 우안, 초능력을 가져서일까 낯선듯 하면서도 그의 사랑의 감정을 쫓아가다 보면 괜찮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다.

큐의 어린시절부터 작품은 이전작품들에 비해 분량이 조금 많다. 그래서일까 두권으로 된 작품.큐의 엄마와 아버지는 조금 특별나게 만났다. 전차가 오는 길로 간 강아지를 구해 달라고 소리치는 것을 듣고 야쿠자였던 큐의 아버지가 그녀의 목숨인양 개를 구하지만 자신이 발은 잃었다. 그렇게 시작된 둘의 사랑은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큐때문에 결혼을 인정하기는 해도 큐의 엄마인 나나의 부모님은 야큐자인 사위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야큐자이기때문에 그는 숨어서살아 큐에겐 아버지가 없는 줄 알고 살게 된다. 그런 큐가 티비에서 나오는 숟가락을 휘게 하는 초능력자 프로를 보다가 초능력자는 휘지 못했는데 큐의 숟가락은 굽는 일이 생긴다. 초등3학년, 그의 인생은 질곡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의 앞집에 사는 마리는 그의 마음에 콕 박혀 사랑의 감정을 키우게 되고 마리의 오빠를 인생의 선생님처럼 따르던 큐, 하지만 어느날 마리의 오빠는 목을 매달아 자살을 하게 되고 제일 먼저 발견하고는 깊은 정신적 수렁에 빠지게 되는 큐, 마리 오빠의 자살 이후 마리와의 관계는 좁혀지지 않고 마리 또한 힘든 시간을 보내고 큐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그러다 아버지와 함께 우연하게 함께 살게 되고 숨어 지내야 하는 아버지때문에 곡마단에 들어갔다가 우연하게 그의 초능력이 세상에 밝혀지게 되고 그 일로 인하여 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어 큐는 깊은 시름에 빠진다. 

마리를 사랑하지만 사랑이 받아 들여지지 않고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지 못하다가 우연하게 ’마리,사랑해..’의 말에 ’나도..’ 라는 대답을 듣고 육체 또한 합쳐보려 하지만 잘 안돼 큐는 할아버지의 죽음에도 참여하지 않고 자기만의 여행을 떠나 무언가를 찾으려 한다. 여행동안 그의 초능력은 더욱 커지고 마리에게 돌아가는 길은 더 멀어지게 된다. 그러다 한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고 아이까지 낳고는 파리에서 우연하게 마리를 만나게 되는 큐는 다시 흔들리게 된다. 파리의 좌안에서 머물렀던 마리는 다시 일본으로 떠나려 공항으로 향하고 우안에서 사는 큐는 아이와 함께 병원에 간다는 아내에게서 불안을 느끼며 마리를 찾아 공항으로 향한다.

츠지 히토나리의 특이한 구성과 기법으로 그리는 사랑이야기, 냉정과 열정사이도 독특하다고 느꼈는데 이 우안과 좌안은 큐가 초능력자라 그런지 더욱 독특하다. 우리의 정서와는 약간 다른 문화적 차이로 조금은 낯설기도 하지만 그의 감성은 잘 들어나 있다.이 작품 또한 언젠가는 영화로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들의 남은 사랑이 어떻게 전개될지 무척 궁금하다. 큐의 이야기도 다 읽지 않았지만 마리 이야기 또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큐이야기에서는 딱 한번 그녀의 마음을 들어냈기에 그녀의 큐에 대한 마음이 어떨지 궁금하게 만든다. 그게 히토나리의 방법이고 독자를 끌어들이는 마력인듯 하다. 일본과 또 다른 한 나라를 연결 시키는 그만의 사랑이야기, 우안 좌안 이후에는 또 어떤 나라를 물색하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꼭 좌안의 마리 이야기를 읽어봐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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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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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노 데 산티아고... 그 길은 치유이며 소통이며 만남이며 자아발견이다..


걷기, 나 또한 하루에 한시간 걷기에 투자를 한다고 하면서도 잘 안된다. 아파트 뒷산을 한시간여 걷다 보면 철마다 만나는 야생화와 자연 새소리 바람소리 갖가지 버섯들 숲냄새 나무들 그리고 싱그런 힘을 주는 초록의 세상이 좋아 늘 마음은 그곳으로 향하지만 막상 실천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울적한 대로 걷고 싶고 햇빛이 좋은 날은 좋은 대로 걷고 싶고 비가 오는 날이나 눈이 오는 날에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날것 같아 걷고 싶은 곳이 바로 그곳이지만 가까워서일까 날마다 행하지 못하는 계획중의 계획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나의 미미한 계획이 너무 미안하다. 날마다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책을 읽다가 아침 일찍 한시간 걷다 오려던 생각이 조금 늦었는데 몇 페이지를 남겨 놓고 얼른 한시간 걷다 들어왔다. 다른 날보다 오늘은 걷는 다는 것이 정말 힘들었는데 내내 책 내용이 생각나 이런 아무것도 아닌 산티아고의 카미노에 비하면 정말 보잘것 없는 뒷산 걷기도 힘든데 삼십여일 정도 산티아고의 카미노를 걷는다면 과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산티아고 가는 길은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 아니라 나로부터 달아나기 위한 일종의 도주였다..
17년의 기자생활을 한 작가가 갑자기 남동생의 사별패를 안고 떠난 산티아고 가는 길은 그녀가 짋어진 7kg의 짐보다 더 무거워 보였다. 갑자기 보낸 동생의 짐을 덜기 위한, 현실 도피처럼 떠난 그 길 여행을 과연 잘 해낼까 나 또한 걱정이 되었다. 이심전심일까 나 또한 얼마전에 아버지의 암선고를 전해듣고 옆에서 함께 했다. 아직은 건강하시지만 요즘 그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뒷산을 걸으면서도 이어지는 전화와 문자는 아버지에 관한 것뿐이다. 산에서 만큼은 산과 나만 존재하길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그 무게까지 함께 짊어지고 걷는 나 자신도 몸과 마음이 무겁기만 한데 끝도 없는 지평선과 오로지 걷는 자들만 함께 하는 그곳에서 그녀가 진 짐은 너무 버거워보였다. 자신을 벗어나기 위한 도주치고는 너무 힘든 것을 택한 것은 아닐까 걱정이되었다.

’ 이 길은 처음엔 혼자 시작해도 거의 항상 다른 사람들과 함께 끝나게 되는 길이에요. 행운을 빌어요.부엔 카미노!(Buen, Camino)’
혼자 걷기를 바라고 이곳에 온 사람들은 그녀의 말처럼 처음엔 혼자였지만 길은 <만남> 이었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일제히 무언가 얻기 위해, 혹은 무언가 버리고 비우기 위해 이곳에 와서 끝고 없는 길을 걷고 있다. 하지만 걷다 보면 동행이고 걷다 보면 세계가 하나처럼 한가지 목표를 향해 뭉치는 사람들을 보며 나도 함께 걷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대평원을 걷는 기분은 어떨까, 그 길에서 사계를 다 만날 수 있고 발에 물집이 잡혀도 내일 다시 20여 Km를 걸어야만 한다면 능히 잘 할 수 있을까. 모두가 처음엔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다보니 무언지 모를 힘이 생기고 걷다 보니 <순례자> 가 되어가는것 같다.

’혼자이면서도 함께 이고, 함께이면서도 혼자인 길.’
걷다가 만난 사람들,갖가지 사연을 한아름씩 안고 그 길을 걷고 있다. 우울하게 걷는 사람도 있고 유쾌하게 걷는 사람도 있고 혼자인 사람도 있고 둘이 걷는 사람도 있고 하지만 하루의 걷기를 마치고 나면 그들은 같은 둥지를 찾아 모여드는 새들처럼 알베르게에서 다시 모여 하나가 된다. 하루의 땀에 절어 모양새가 좋지 않아도 얼마나 행복한 모습들인가 정말 부러우면서도 정겨운 모습들이다. 혼자이길 거부하는 남자 마틴도 영원한 우정의 수호천사 같은 조와 조지할아버지도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한 마농도 모두가 카미노에서는 <혼자이면서도 함께이다>. 

’카미노를 걷기 위해 가장 중요한 준비는 체력열린 마음이다.’
무거운 짐을 꾸려 간 한국의 아가씨들도 그녀보다 몇 배는 무거운 짐을 지고 와도 속옷은 달랑 하나밖에 챙기지 못했어도 카미노에서는 다 필요가 없다. 체력과 모든 사람들을,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이 있다면 산티아고를 향해 끝까지 걸어 갈 수 있다. 처음부터 단단한 체력을 가지고 카미노에 온 사람들은 없다.무릎 수술을 받아 걷기가 불편한 마농도 그 길을 걷었고 조와 조지할아버지도 그외 많은 사람들이 온전하지 못한 체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걷다 보니 카미노에 단련이 되어 카미노가 되어간것 같다. 처음이 힘들지 시작하면 일은 반으로 줄어들 듯이 산티아고는 점점 가까이 그들곁으로 다가왔다. 하루의 걷기를 마치고 받은 <크레덴시알>이라는 이쁜 도장을 받는 순간은 얼마나 뿌듯할 것인가. 세상을 다 얻는 것처럼 열정으로 가득한 도장들이 책을 읽는 누구라도 유혹할 만하다.

소통과 치유...
<크루스 데 페로> 에서 동생의 사진을 묻던 날, 가슴이 뭉클하다.눈시울이 뜨거워지며 나도 눈물이 났다. 하늘을 향한 십자가 밑에 세계 각지에서 온 사람들이 들고 가져왔거나 묻고 간 사연들은 곧 하늘로 향하여 소원을 이루어줄 것만 같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 같은 지점 ’크루스 데 페로’ 에다 내 짐을 묻는다고, 혹은 내려 놓은 다고 내 일상이 갑자기 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렇게라도 짐을 벗어 버리고 좀더 가벼운 ’나’ 로 돌아 올 수 있다면 카미노를 걷는 동안 스스로 다져진 자력으로 더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을것 같다. 꼭 그 길에서 그곳에서만 행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루도 아니고 삼십여일을 혹은 사십여일을 걷다 보면 그냥 걷는 사람에서 충분히 <순례자>가 될 것 같다. 길에서 만난 나 자신과 많은 사람들과 모든 상황들이 좀더 값진 남은 내 인생을 살아가는데 에너지로 충분히 빛을 발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길을 걷고 싶다. 

모두들 흔들리면서 자기 길을 걷고 있다..
흔들리니까 사람이다. 어느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면 의미가 있을까. 사람도 꽃도 흔들리니까 더 의미가 있고 그 흔들림을 벗어나 무언가 희망이 보이는것 아닐까. 많은 사진이 곁들여진 여행 에세이이기 보다는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가 더 많고 사진은 가끔 궁금증이 증폭될 때 나와 보여주었기에 더 감칠맛이 나고 빨리 읽고 싶어지게 만들었던 책이다. 끝도 없이 펼쳐진 대평원을 걷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라고 말했지만 나 자신이 그 속에 있다면 과연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사진들은 결코 흔들림이 없는 듯 보인다. 막상 목표점에 도달하고 하고 나면 무덤덤하겠지만 그 길을 걸어왔다는 그 <과정>이 중요하듯 그녀가 삼십여일을 함께 한 산티아고 가는 길은 충분히 내게도 힘을 주었다. ’이름도 모르지만 길에서 당신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았어요. 움직이는 화살표처럼 느껴져서... 내게 걸을 힘을 줘서 고마워요..’ 나 자신은 모르지만 누군가에게는 나도 힘이 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정말 느낌이 좋은 말이다. 카미노를 모두 걷고 나서 그 과정중에 본 느낌을 전해준 누군가의 한마디에 더 힘이 나지 않았을까. 

처음부터 느낌이 좋았지만 읽는 그 모든 시간들이 아깝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기분좋게 해 주었던 ’나의 산티아고..’ 는 무언가 부족하지만 그 길에만 가면 자력이 붙어 스스로 단단해질것만 같은 힘이 넘쳐 나는 대평원이나 중세의 건축물들과 간간이 만나는 바와 알베르게와 그리고 길을 걷는 사람들.인생에 단 한번은 시도해 보고 싶은 나만의 걷기 여행으로 목록 처음에 넣어 두어야 할 것만 같다. 그 길에서 꼭 무엇을 얻어야 한다는 것보다 그 길을 걸으며 자신이 이룩해 내는 하루하루가 대견해 보이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 자신을 찾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순례자들이 지금도 그 길을 걷고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나도 함께 걸을 기분은 오래도록 함께 할 것 같다. 여행 책자들은 작가의 경험을 살짝 훔칠 수 있으며 동경을 할 수 있다는 잇점에서 가끔 만나고 있는데 이렇게 걷기 여행의 묘미를 잘 표현한 책은 정말 더 좋다. 파란 하늘과 초록의 밀밭 그리고 누런 흙길과 노란 화살표가 나의 짐까지 내려 놓은듯 가볍게 한다.


☆ 도움이 될 책... ※ 느긋하게 걸어라/조이스 럽.   ※ 그 길에서 나를 만나다/하페 케르켈링 순례자/파울로 코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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