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박물관 1 민음사 모던 클래식 27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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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말, 그를 눈 멀게 한 18살의 퓌순
오르한 파묵의 소설들을 읽다보면 무척이나 섬세하고 세세하다. 전작 <내 이름은 빨강>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세밀화를 보듯 그가 '언어' 로 그려내는 세세함은 어찌보면 지루하기도 하지만 한번 그의 맛에 빠져 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깊은 맛' 을 전해 주기도 한다. 1975년, 부와 명예 어느것 하나 부족하지 않은 터키의 상류층에 속하는 케말에게는 정말 잘 어울리는 짝인 '시벨' 이 있다. 그들은 곧 있을 약혼식을 앞두고 모두의 관심을 받고 있는 정말 남들이 부러워하는 환상의 커플이다. 어느날 시벨이 어느 부티끄 앞을 지나다 걸려 있는 가방을 보고 이쁘다고 한다. 케말은 그 가방을 사서 약혼녀에게 줄 생각을 하며 그 가방을 기억해 두었다가 그녀와 헤어진 후 그곳에 가게 되고 상점에서 뜻하지 않게 외가쪽 친척뻘인 갖 18세 생일이 지났고 미인대회에도 나갔을 정도로 아름다운 '퓌순' 을 만난다. 첫 눈에 케말을 사랑에 눈 멀게 한 그녀 퓌순, 그들은 남들의 눈을 피해 어머니가 사 놓고 돌보지 않는 멜하메트의 아파트에서 퓌순의 수학공부를 봐준다며 꿈 같은 44일간의 사랑을 나눈다. 

약혼식 날,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그들은 성대한 약혼식을 하지만 케말은 온통 퓌순만 찾고 퓌순에게 집중되어 있다. 그의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 놓으며 벗어나려 했지만 그 또한 여의치 못하고 시벨과 점점 거리가 생기게 되고 아버지 또한 결혼과는 다른 사랑을 나누었던 여인을 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부자지간에 비밀을 나누게 되지만 그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되리라곤 생각을 못했다. 시벨과 약혼식 이후에 관계가 발전되어 잘 되리라 생각했던 케말. 하지만 약혼식 이후 퓌순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그는 퓌순과 함께 했던 그 모든 '추억' 이 담긴 것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녀가 머물렀던 흔적이 담긴 것들을 모으고 그녀의 체취를 맡으며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 한다. 그런 그를 뒤에서 수근거리지만 약혼녀를 그를 기다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지만 케말의 병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점점 더 깊어지기만 한다. 

퓌순이라는 커다란 사랑의 그림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점점 깊은 늪에 빠져 들 듯 헤어나오지 못하는 케말,시벨과 해안별장에서 동거를 하며 지내 보아도 정신병원에 치료를 다녀도 병은 차도를 보이지 않자 시벨은 파리로 떠나고 그들의 관계는 소원해진다.친구들을 통해 겨우 소식을 전해 듣던 그들은 시벨이 친구를 통해 약혼반지를 전해줌으로서 사실상 파혼에 들어가고 그는 퓌순을 찾는 것에 열정을 쏟는다. 그녀와 미인대회에 함께 참가를 했던 친구를 통해 편지를 보내가 어느날, 퓌순에게서 온 짧막한 편지를 발견하고 부푼 마음에 그녀가 잃어버렸던 '귀걸이 한 쪽' 과 어린시절 추억이 있는 '자전거' 를 들고 그들이 이사를 해 간 가난한 동네로 그들을 찾아 가지만 그녀는 어린 시나리오 작가와 결혼한 상태,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그녀와 스치는 그 한순간 마쳐 행복으로 여기며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퓌순의 남편이 계획하는 그녀를 여주인공으로 내세울 터키영화제작에 참여를 하겠다며 함께 영화를 보러 다니는 케말, 그에겐 온통 먼 미래의 생각만 늘 가득하다.

'이 담뱃갑, 진열장에서 꺼내 침실로 가져왔던 퀴타흐야산 재떨이, 찻잔과 유리컵, 퓌순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손에 들고 신경질적으로 만지작거리곤 했던 조개껍질, 당시 그 방의 무겁고, 지치고 답답한 분위기를 떠올릴 수 있도록, 그리고 퓌순의 아이같은 머리핀을, 이 이야기를 어떤 아이가 경험했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진열한다.'
'이 이스탄불 힐튼 호텔 엽서는, 내가 지금 서술하고 있는 시절에서 이십 년 정도 지난 후, 순수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이스탄불의 유명한 수집가들을 찾아다니고. 이스탄불과 유럽의 벼룩시장을 돌아다닐 때 손에 넣었다.'

퓌순이 떠난 후, ' 이제 퓌순은 오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받아 들인 후 겪었던 고통이 날이 갈수록 사그라들자, 그녀의 부재에 서서히 익숙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절대, 전혀 사실이 아니었다. 나는 단지 물건들이 주는 행복으로 시간을 때우고 있었던 것이다.' '퓌순 없이 보낸 날들에 했던 모든 것은 속되고 평범하고 무의미하다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없었으며, 이 조잡함의 원인이 된 모든 사물과 사람에게 분노를 느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집에 들어가 어머니와 함께 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그의 퓌순을 찾는 방황은 끝나지 않고 이어져 그녀를 찾긴 찾았지만 이제 영원히 그의 것이 아닌 다른 사람의 사랑이 되었으니 그가 행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인가?' 라는 물음을 던져주는 케말의 '순수 박물관' 은 케말조차 '사실 그 누구도,경험하고 있는 바로 그 순간에는 자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라고 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특별한 우울증' 을 앓고 '사랑 때문에, 질투 때문에, 그게 무엇이든지 간에 이제 모든 일에 대해 제대로 평가를 내리지 못한다는 것을 느꼈다.' 점점 모든 일에 자신을 잃어가는 케말, 아버지가 날이 갈수록 삶을 포기하는 것 같고 시벨의 어머니는 강박적으로 오래된 옷과 무건을 보관하고 있고 케말의 어머니는 반대로 오래된 물건은 모두 다른 집으로 유배를 보내는 것을 보며 나이들어가면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을 놓치며 사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는 그, 그가 꿈 꾸는 '순수 박물관' 에 놓여질 퓌순과의 사랑과 추억이 어린 물건들을 수집하는 그는 혹은 이상스럽게도 비취기도 한다. 정신분열증, 혹은 강박증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간직하고 싶은 남자' 로 생각을 달리하면 정말 지고지순한 '순애보' 적인 케말이다.

'꿈속에서 해바라기 밭에 있었어. 해바라기들이 가변운 바람에 이상한 모양으로 물결쳤어. 어쩐지 아주 무서웠어. 소리치고 싶었는데 소리를 칠 수가 없었어.' 그녀의 꿈으로 인해 미래가 결코 밝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묵은 소설에 이런 복선을 잘 깔아 놓는다. 케말의 약혼식 이후 퓌순이 그를 떠났던 일년여 시간 동안 케말의 방황은 아날로그적이면서 슬로모션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 놓듯 세세하게 담겨져 있어 조금 지루함을 거치는가 싶다가 중반을 넘어서부터 태엽이 감기면 감길수록 탄탄함에 점점 힘들어지는 것처럼 소설은 스피드를 찾기 시작하고 시나리오 작가의 아내가 된 퓌순의 말처럼 '사실 인생은 영화처럼 단순하지 않아' 이 이야기가 결코 단순하지 않다는 것을 미리 말해준다. 이 소설을 읽다가 문득 기형도의 '빈집' 이란 시의 싯귀를 생각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사랑을 잃으면 무언가 행동을 하지 않으면 죽을것만 같은 그 공허함, 케말은 퓌순이 떠난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하여 아님 자신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순수한 사랑을 했던 그 여인의 모든 것을 간직하고 싶어 그들이 44일간 사랑을 나누었던 멜하메트의 어머니의 낡은 아파트를 보고는 박물관을 생각해 내지 않았을까. 어찌보면 사랑을 기억하고 추억을 기억한다는 것은 한사람에 국한된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한 영혼' 을 아는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할 것이다. 

<내 이름은 빨강> 에서는 세말화가들을 통해 터키의 문화를 소개했다면 이 소설은 '케말의 사랑' 을 통해 터키의 상류층및 젊은이들이 누렸던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터키의 작가이며 이스탄불의 작가로 알려진 '오르한 파묵' 은 소설속의 작가 또한 자신의 이름을 그대로 써서 장난스럽기도 하고 좀더 독자에게 친밀감을 주기도 한다. 터키의 특색이 잘 들어난 그의 소설은 한번 읽으면 정말 빠져 나올 수 없는 늪같아 그의 다른 책인 <하얀 성> <검은 책> <이스탄불> <눈1,2> 권을 소장하고 있고 읽어보려 하지만 기회가 오질 않았는데 <순수 박물관> 으로 그의 첫사랑 이야기인듯 하면서도 아닌듯함을 교묘하게 꾸며 놓은 사랑 이야기의 매력에 한동안 빠질 듯 하다. 44일간 사랑을 했던 한 여인을 잊지 못해 평생을 그 사랑의 그늘에서 살아가는 남자가 있다면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만남과 헤어짐이 너무도 쉬운 요즘, 디지털적인 사랑에 경종을 울리듯 케말의 아닐로그적 사랑은 가슴 깊이 간직해 두었던 낡고 바랜 '첫사랑' 을 끄집어 내어 하루쯤 추억해 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언제일까? 2권이 기다려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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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쪼가리 자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41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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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다르도의 사악한 반쪽이 돌아왔어.오늘 재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전쟁에 대해서도 세상물정도 모르는 투르크인과의 종교전쟁에 참여를 하게 된다. 대포한번 보지 못했던 그가 출신이 불분명한 조카겸 하인인 쿠르치오를 데리고 전장에 나가지만 그는 아무런 경험도 없이 마음만 앞서는 자작일 뿐이다. 그런 그가 전장에서 중위라는 직책을 맡아 앞에 서게 되었는데 처음보는 대포의 앞에서서 진두지휘를 하다가가 그만 대호에 맞게 되었다. 어찌 되었을까? 그의 몸은 정확하게 반쪽으로 나뉘어 오른쪽만 남았는데 그래도 아무런 이상이 없어 살아남게 되었다. 하지만 그 반쪽은 '악' 밖으로 악을 분출하는 인간의 악한 면을 가진 반쪽이었던 것.

고향에서는 모두가 그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가 그가 망토에 가려진 왼쪽과 함께 절뚝이며 오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지만 자작이기에 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복종하듯 해야 했다. 그의 아버지는 그런 아들의 악행을 보고는 숨을 거두고 말아 성을 다스리는 그의 몫으로 돌아가고 그는 자신의 반쪽에 대한 분풀이처럼 죽음 혹은 그처럼 반으로 모든 것을 쪼개 놓으려 한다. 그런 그에게는 어릴적부터 그를 키워주어 그의 손발과 같은 유모가 있었는데 그 유모의 침실에 까지 불을 질러 화상을 입게 만든다. 유모의 얼굴에 난 화상의 상처를 문둥병이라며 쫒아내려는 그에게 ' 네 죄의 흔적이다... 너는 아직 잘못을 느끼지 못하지만 지옥에서 네가 겪을 고통에 비하면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란다. 내 아들아.' 유모는 그의 선을 기억하고 있기에 그를 감싼다. 하지만 반쪼가리 자작은 유모를 문둥병 마을로 쫒아 버리고 만다. 

그의 악행은 성의 모든 사물과 사람, 심지어 식물들 까지 공포에 떨게 만든다. 그가 지나간 자리의 모든 것들은 반쪽이 나 있기에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기도 하고 그의 그런 횡포를 보고 도망치게 된다. 그런 그의 눈에 가난하지만 당당한 양치기 목동 소녀가 눈에 들어온다. 그에게도 사랑이 남아 있었던 것인지. 소녀의 부모님은 자신의 딸과 결혼하겠다는 자작이기에 그가 다시 선해졌다고 생각하지만 아니다. 그러던차에 그의 남은 반쪽인 왼쪽, 선한면이 고향에 돌아온다. 갈갈이 흩어져 죽었다고 알았던 남은 반쪽이 다행히 살아 돌아오지만 악한 그의 반쪽과 맞부딪히게 된다. 어느쪽이 그의 진실일까? 왼쪽의 자작도 양치기 소녀인 파멜라와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악한 쪽과 결혼을 해야 할까? 아님 선한 반쪽과 결혼을 해야 할까? 악한 쪽도 자작인 메다르도요 선한 쪽도 자작임에 틀림이 없다.

'온전한 것들은 모두 이렇게 반쪽을 내 버릴 수 있지... 넌 온전한 두뇌들이 아는 일반적인 지식 외의 사실들을 알게 될 거야. 너는 너 자신과 세계의 반쪽을 잃어버리겠지만 나머지 반쪽은 더욱 깊고 값어치 있는 수천 가지 모습이 될 수 있지. 그리고 너는 모든 것을 반쪽으로 만들고 너의 이미지에 맞춰 파괴해 버리고 실을 거야. 아름다움과 지혜와 정당성은 바로 조각난 것들 속에만 있으니까.'

선함만을 가지고 할 수 있을까? 아님 악함만을 가지고 할 수 있을까? 선한 면의 왼쪽을 메다르도 자작이라 할 수 없고 악한 면의 오른쪽만을 가지고 메다르도 자작이라 할 수 없듯이 세상을 사는데는 선과 악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야 할 수 있는 것 같다. '비인간적인 사악함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비인간적인 덕성사이에서 우리 자신을 상실한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무엇이 진짜인지 난해한 문제에 빠질 때가 있다. 그들도 어느쪽의 자작을 믿고 따라야할지 벽에 부딪혔지만 다행이랄까 반쪽의 자작들은 결투를 하던 과정에서 합체를 하게 되고 다시금 원래상태의 자작으로 돌아지만 서로 반쪽으로 나뉘어 고난의 시기를 거쳤기에 예전의 메다르도 자작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소설은 전설같은 이야기로 현실감은 조금 떨어지지만 만약에 인간의 몸이 두 부분으로 분리가 된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물음표를 던져준다. 선함만으로 살아도 선함속에는 악함이 도사리고 있다고 보고 악함만으로 살아도 악 속에 선이 깃들어 있다고 보는 '인간이 내면' 을 다룬 소설로 짧지만 깊은 의미를 준다. 처음 접하는 작가이지만 독특함이 오래도록 기억될 소설로 무엇이 정답이라고 콕 집어 낼 수 없는 '인간의 내면' 을 잘 다룬 소설인듯 하다. 어른을 위한 동화처럼 읽고 나면 한줌의 여운이 가슴 깊이 남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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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아프리카사 - 우리가 한 번도 만나보지 못한 아프리카의 진짜 역사 외우지 않고 통으로 이해하는 역사
김시혁 지음 / 다산에듀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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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식민지 역사,불행한 검은 대륙
올해 월드컵으로 인해 ’아프리카’ 에 세계의 눈이 이곳을 향했다. 남아공의 역사는 <검은 밤의 무지개>로 미리 만났기에 이 책에서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조금 수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역사에는 어두운 편이라 관심은 있어도 관심만큼 줄줄이 꿰지를 못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지났는데 <검은 밤의 무지개>도 그렇고 <한편이라고 말해> 에서도 보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아픔’ 이 묻어 나온다. 인류의 오랜 역사가 시작된 곳이지만 유럽 열강들에 의해 서서히 점령 당하고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자신들의 살 곳을 찾기 위한 그들의 투쟁이 얼마나 눈물 겨운 몸부림이었는지 가슴이 아팠다.

오래 전에 본 <뿌리> 에서 노예로 팔려 가면서 그들을 인간이기 보다는 ’동물적 학대’ 와 ’짐짝’ 처럼 여겨 목숨 또한 너무 쉽게 앗아 버리거나 너무도 가혹하게 그들을 부리는 것을 보면서 간접적으로 보는 것이지만 정말 ’뿌리’ 를 할 때는 티비 앞에서 떠나지 않고 모두가 눈물을 훔쳤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황금과 상아 그리고 점점 노예’ 로 유럽은 아프리카를 점령해 들어간다. 가나 해안은 골드해안이라고 할 정도로 금이 많았다고 하니 ’금’ 의 값어치를 몰라 보았던 원주민들의 무지를 이용해 유럽 열강들은 황금과 상아를 갈취하다가는 점점 무자비 할 정도로 ’노예시장’ 을 키우며 서로 아프리카를 집어 삼키기 위하여 ’검은 대륙’ 에 몰려 들었다니 정말 가슴 아픈 역사가 아닐 수 없다. ’영국이 1839년,프랑스가 1848년,미국이 1863년 노예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했단다. 이때까지 약 1500만 명의 아프리카 흑인이 노예로 아메리카에 팔려갔어. 그들이 얼마나 비참하게 살았는지는 굳이 얘기 하지 않아도 될 거야. 하나만 사례로 들자면... 한사람당 얼마 하는 식으로 계산하지 않았어. 1톤, 2톤 하는 식으로 계산했지. 사람이 아니라 짐짝에 불과했던 거야.’

이 책은 이야기를 하듯이 풀어 나가며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박스로 다시 설명을 해 놓아서 집중이 잘 된다. 학생들을 겨냥한 세미역사서이기에 누구나 읽어도 아프리카 역사를 잘 이해할 듯 하다. 소설을 읽듯이 차례로 넘겨 보다보면 아픔이 묻어 있는 역사이지만 거듭나려 그들이 얼마나 발버둥을 쳤는지 느낄 수 있다. 만델라의 ANC며 법정에서 스스로 자신을 변호한 인물인 ’셍베 피’ 처럼 자신들도 똑같은 인간임을 외치며 ’자유’와 고향인 아프리카로 돌아가기 위하여 목숨을 건 그들의 사투 끝에 아프리카로 돌아와 노예들이 나라를 세우기도 한 것을 보면 그들 또한 열강들 보다는 욕심은 뒤지지만 자신들의 땅에서 당당히 살아갈 사람들이었던 것. 

그냥 읽어나가기 보다는 손에 연필을 들고 중요한 부분은 밑줄을 긋고 동그라미도 치면서 읽다보니 학창시절 ’세계사’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든다. 아프리카를 놓고 영국의 종단정책과 프랑스의 횡당단정책이 벌어지고 결국 파쇼다 사건으로 서로 부딪히게 되면서 유럽 열강들은 너도나도 아프리카를 집어 삼키기에 바빴다. ’다이아몬드와 황금’ 을 가지고 있어도 기아에 시달리고 에이즈와 말라리아및 오랜 식민지 생활에서 1950년대에서 60년대 쯤에 독립을 하지만 너무도 가난한 대륙, 유럽과의 긴 싸움에서 이겨 냈지만 그들이 풀어야 할 숙제는 너무도 많은 듯 하다. 나라의 우두머리가 되어 애국자가 된 사람들은 독재자가 되어 장기집권의 욕심을 부리고 지금도 어느 곳에서는 내전으로 서로의 목숨 뿐만이 아니라 ’소년병’ 들이 문제가 되기도 하듯  그들의 ’홀로서기’ 는 아직 미완이지만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을 계기로 거듭나는 아프리카가 되길 바래본다. 

띄엄 띄엄 떨어져 있던 아프리카에 대한 나의 지식이 이 책을 읽어나가며 하나로 연결된 느낌이 든다. 그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없다면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 주기도 해야 할것이다. 지금도 그들을 향한 많은 ’나눔’ 의 손길을 보기도 하고 가끔 작은 것이지만 나도 참여를 해 보았다. 아주 적은 돈이지만 그들을 위해 기부를 하기도 하는데 그들이 일어설 수 있는 밑바탕을 그들의 ’터전’ 을 털었던 이들이 나서서 해야 할 듯 하다. 천연자원을 많이 가지고 있지만 그 값어치를 몰라 탐욕의 대상이 되어 터전을 빼앗기기도 하고 가난에 허덕이고 자신들의 목숨까지 빼앗기며 나라를 잃어야 했던 그들이 광활한 아프리카에서 자신들의 방식으로 자신들의 역사를 지켜가며 가난에서 벗어나 ’홀로서기’ 를 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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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책 - 죽기 전까지 손에서 놓지 않은 책들에 대한 기록 지식여행자 2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언숙 옮김 / 마음산책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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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숲에서 길을 잃다
'책은 인간의 분노나 슬픔,공포,놀라움,기쁨 등 다양한 감정을 흔들어 놓는 존재이지만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감정은 언제나 바로 웃음이다. 웃음을 주는 저저가 가장 좋다.' 라는 책머리의 말처럼 그녀이 전적인 <미녀냐 추녀냐>와 <발명 마니아>에서의 책을 너무 많이 읽고 러시아및 일본 뿐만이 아니라 동시통역과 번역이라는 직업 때문에 남보다 더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녀라 딱딱할 듯 하지만 막상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웃음과 재치' 가 있다. 동시통역과 번역을 다룬 <미녀냐 추녀냐> 도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겉모습은 멋진 동시통역이라는 일 뒤에 감추어진 일화들을 소개하는 장면마다 재치 넘치는 웃음이 있어 재밌게 읽었는데 <발명 마니아> 에서는 생활에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그녀나름 그림과 함께 새롭게 제시한 발명품을 보면 웃음이 나오는 것들이 많다. 어느 부분에서도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은 '그녀의 대단한 독서량' 이라 볼 수 있는 듯 하다. 하루에 일곱 권의 책을 읽는 다는 정말 대단한 독서, 읽다보니 '속독' 이 되었다는 그녀의 독서는 어느 순간 눈에 지장이 오면서 조금은 느슨해졌겠지만 그녀의 일상이 된 독서가 정말 부럽기도 하고 책의 숲에서 길을 잃기 보다는 책 속에서 그녀 인생의 길을 찾은 듯 하여 배울점이 많음을 느낀다.

이 책은 '독서일기' 와 '서평' 이라는 두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번에 다 읽기 보다는 서평부분은 읽고 싶은 책의 서평을 찾아서 야금야금 오래도록 두고 봐도 좋을 듯 하다. 공산주의자인 아버지를 따라 프라하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독서를 하면서 익힌 러시아어가 그녀의 평생재산이 되고 그녀의 삶이 되었듯 모든 것은 첫술에 배부르지 않음을 깨우쳐주는 그녀의 독서, 언어 쇼크를 이겨내기 위하여 러시아문학을 읽었다는 그녀가 러시아여행중에 안내인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할 수 있음도 그녀의 독서에 의한 것이며 난소암에 걸려 암을 이겨내기 위한 지식을 습득한 것도 바로 '책' 이었다. '다른사람이 일처럼 여기며 읽을 때와는 달리 내 일이라 여기며 읽으니 놀란 만한 집중력이 발휘된다.... <항암제의 부작용을 알 수 없는 책> 에서는 암의 90%가 항암제가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저자가 의학계의 실명까지 들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의 가공할 실태를 폭로하고 있다....암을 치료하는 데 가장 중요한 네 가지 요건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생활 습관을 고친다. 둘째, 암의 공포에서 벗어난다. 셋째, 면역을 억제하는 치료를 받지 않는다. 넷째, 적극적으로 부교감신경을 자극한다... 아, 내가 10명만 더 있다면 모든 요법을 시험해 보는 건데.' 자신이 암이라는 큰 병과 싸우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치 않고 독서를 한 독서가이며 책 속에서 답을 찾고자 했던 그녀, 결국 난소암을 이기지 못하고 2006년 56세의 나이로 우리곁을 떠나갔지만 이 책에 소개된 서평을 보면 1995년 부터 2005년 까지 무려 십여년에 걸쳐서 쓴 서평을 모아 놓았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어느 한 부분에 국한된 것이 없다.그렇다고 자국인 일본의 편에서서 옹호를 하는 것도 아니다. 폭 넓은 독서가 가져다 주는 '바른 비평' 의 눈으로 자신만의 당당함을 주장한다. '누군가에게는 '테러리스트' 이지만,다른 사람에게는 '자유의 전사' 다 라는 말처럼 한편이 말만 듣어 보는 것이 아니라 양쪽 모두의 의견을 들어주고 귀기울여주어 자신만의 평을 내 놓는다. 요즘 '서평' 을 어느 부분에 넣어야 하는 말들이 있다. 서평도 나름 '창작' 이라는 말이 있듯이 책을 읽고 작가의 편을 들어주기 보다는 해박한 자신의 지식을 가미하여 자신만의 새로운 '창작품' 을 만들어 내 놓는, 자신만의 서평을 써 내려간 그녀를 보면 십년 뒤 나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을 해 본다. 어느 한 종류에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방면의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독서법이라 할 수 있겠고 '페트라처럼 문화재의 붕괴보다는 그보다 더한 난민을 볼 수 있는 눈' 을 키워야 한다는 그녀의 말처럼 좁은 눈보다는 보다 더 넓은 것을 받아 들이고 볼 수 있는 '다양한 눈' 을 키울 수 있는 폭 넓은 독서를 배워본다.

고전에서 힘을 얻다.
'신간을 찾아 읽기에 바빠 과거에 나온 명저를 찾아보지 않는 젊은이가 너무 많아' 신간을 쫒아 읽으며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녀는 '고전의 힘' 을 강조한다. 다이제스트로 나온 책보다는 원본에 가까운것을 읽어야 책의 깊이를 알 수 있다 했다. 다이제스트로 요약된 책을 읽고 나면 '고전' 이라 하는 책들은 뒤로 자꾸 미루게 된다. 하지만 한번 고전에 맞들이 이들은 원본으로 고전의 맛에 빠져든다. 한참 여고시절에 문학작품은 읽어야 하고 시간은 없을 때 다이제스트로 요약된 책들을 많이 읽었다. 그런 책들을 읽다보면 정말 그 책이 가진 맛을 느끼지 못하고 '수박 겉 핡기' 를 하는것 같아 굵은 원본을 도서관을 찾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 또한 어려운 시기를 함께 한 러시아문학들이 그런 맛을 들여준 것 같다. 그렇다고 고전에 국한된 독서가 아닌 개와 고양이를 키우며 '고양이' 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기도 하고 '진딧물' 에 대한 책이며 접하지 않는 책 속에서 무언가 끄집어 내는 날렵한 그녀만이 서평가 다운 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정말 '대단한 책' 이다.

그녀의 일생이 '책' 으로 점철된 인생.
동시통역이나 번역도 그렇고 작가의 길이나 칼럼을 쓰는 일이며 모든 것들의 발단을 이룬 것은 '독서' 임을 말해준다. 우리가 접하지 못하는 책들이 있어 아쉽기는 하지만 가끔 내가 읽었거나 혹은 읽어보려고 했던 책을 만날 때의 느낌은 정말 타지에서 친구를 만난것처럼 반가움이다. '스말라의 눈에 대한 감각' 이란 책은 읽어야지 하면서 읽지 못하던 책인데 그녀의 서평을 보니 얼른 읽고 싶어졌다. 그래서 서평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일본 작가인 '오쿠다 히데오' 이 <공중그네>의 이라부를 그녀의 서평에서 다시 만나니 무척이나 반가웠다. 자신이 암에 걸려 아플 때는 암에 관한 책들을 읽고 배우려 하고 함께 사는 고양이의 습성을 좀더 잘 알기 위하여 '고양이' 에 관한 책을 읽기도 했던 그녀의 대단한 책 읽기는 요즘 책과 멀리 하는 세대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는 듯 하다. 책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방대하다. 나의 독서와 서평을 쓰기 시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지만 그녀의 '대단한 서평' 을 읽어 보고는 욕심을 내기 보다는 차근차근 한걸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만의 독서와 서평을 써야 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그것이 곧 먼 훗날에는 나의 자산이면서 내가 내 아이들에게 남겨 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일지도 모른다. 책을 읽다 보면 놓치는 것도 많지만 얻는 것이 더 많다는 것을, 기록되고 남겨지는 것들이 더 많다는 것을 그녀를 통해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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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 마니아 - 유쾌한 지식여행자, 궁극의 상상력! 지식여행자 9
요네하라 마리 지음, 심정명 옮김 / 마음산책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고정관념을 깨라
그녀의 책인 <미녀나 추녀냐> 를 읽고는 그녀가 동시통역과 번역이라는 일에 대하여 논하는 것을 보고는 여러모로 해박하다는 것을 알았다. 무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결코 가볍지도 않게 적절히 유머도 겻들여 가면서 자신의 일에 대한 사명감 내지 자부심을 드러냈던 '미녀냐 추녀냐' 를 일고 그녀에게 빠져 들었다. 마음산책 출판사의 이벤트로 그녀의 또 다른 책인 <대단한 책>을 가지고 있지만 부피면에서 조금 무게감이 있어 좀더 시간을 가지고 읽어 보려고 이 책을 먼저 잡게 되었다.

<발명 마니아>, 정말 발명 마니아 다운 상상력과 해박한 지식및 고정관념의 틀을 깨어 놓는 상상 그 이상의 것들이 많이 담겨 있다. 일상의 소소하거나 사소한 것들을 '생각비틀기' 를 하여 좀더 남다르게 아니 좀더 생활에 편하게 그리고 자연을 생각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할 수 있는 것들을 그녀만의 아이디어로 혹은 언제인가는 실현 가능성이 보이는 이론으로 재밌는 그림과 함께 담아 놓은 글들은 발명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단한 것을 발명해야 발명이 아닌 내가 생활하는데 불편하여 좀더 나은 방법으로 고쳐 보고자 약간 바꾸기만 해도 발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상이 곧 발명.
세마리의 개를 키우고 있었던 그녀, 개와 동거를 하면서 겪는 불편함이 곧 발명에 이르게 한다. 집안에서건 집 밖으로 함께 외출을 해야 하는데 좀더 편한 방법을 모색해 보다가 생각해 낸 기발한 발명품들, 그것이 보편하 되지는 않았지만 그녀만의 생각이지만 좀더 따지고 들어가면 그런 불편을 다른 사람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좀더 생각을 다르게 하면 '다른 일상' 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일상에서 자연과 환경 그리고 우주까지.
그녀의 생각은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일상은 물론 자연도 생각하고 환경문제에도 예민하게 대처를 했다. 환경지킴이처럼 '온난화' 나 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대기오염을 줄이는 방법에서 넓게는 달까지 아니 우주까지 생각을 넓혀 나갔다. 이론적으로는 재밌는 발상의 전환이지만 혹시 누가 아는가 그렇게 생각을 해 나가다보면 먼 미래에 그녀가 생각한 발명품이 버젓이 나오는 시대가 올지. 발명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서 내려간 것들을 읽다보면 여러방면으로 다양한 지식을 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단한 책>은 그녀가 읽은 책들에 대한 이야기, 책 리뷰라고 들었는데 역시나 그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한 밑바탕의 힘은 '독서' 인 듯 하다. 그녀가 누워서 책을 읽는 사람을 위한 옷과 장갑에 대한 발명품을 이야기 할땐 나도 귀 기울였다. 책을 읽다 보면 처음 그 자세로 끝까지 읽는 법이 없다. 좀더 편안한 자세를 자꾸만 추구해 나가기 때문에 누워 있기도 하고 기대어 앉기도 하는데 긴 시간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인내' 를 가르쳐 주는데 그녀의 누워서 편하게 책을 읽는 발명품은 얼마나 그녀가 책을 많이 읽으면 그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가져본다.

가끔 우린 매체를 통해 '아이디어' 하나로 일명 '대박' 을 터트린 주인공들 이야기를 듣고 보게 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면 발명이 어려운 것이 아니고 '누구나' 할 수 있고 일상에서 모든 발명품들이 탄생을 했다는 것이다. 거기에 대박을 터트린 발명가 들 속엔 '주부' 들이 유독 많다. 그만큼 생활을 하면서 자신이 겪은 어려움을 좀더 편하게 혼자만이 아니라 남들에게도 전하다 보니 '대박아닌 대박' 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인 '요네하라 마리' 도 그런 측에 끼는 듯 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그냥 버리기 보다는 그림과 글로 세세하게 남겨 놓음으로서 이런 책이 되어 나오기도 했지만 언젠가는 이루어 지는 것들도 있으리라.

차를 타고 가다가 길이 막힌다고 짜증을 내기 보다는 색다른 '자동차' 를 생각해 내고 혼자 사는 좁은 아파트에서 욕조와 세탁기가 공간을 많이 차지하니 욕조형세탁기를 고안해 내기도 하고 개를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내리는 비를 맞지 않기 위하여 '비 가리용 우산' 을 개와 사람의 것을 생각하고 모든 움직이는 것에서 생기는 '바람' 을 자원으로 바꾸려 생각을 하고 아프리카가 점점 사막화가 되어 간다고 그냥 손을 놓고 있기 보다는 '인공호수' 를 만들어 바닷물을 끓어 들여 수증기를 만들어 좀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게 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하며 우는 아이들을 달랠 수 있는 엄마를 닮고 엄마의 향기가 나는 엄마모형의 로봇과 손을 만드는 것을 생각해 내기도 하고 막대한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인공섬' 을 만들어 태풍의 강도를 낮추는 방법도 제안하고 그녀의 상상과 이론적 발명은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상상에 날개를 달고 날아 오르는 기분을 느끼게 하고 그녀 특유의 유머와 위트도 담겨 있고 흥미로운 것들이 많아 재밌게 읽었다. 우리는 점점 '생각하기' 보다는 남의 생각을 빌리려 하고 뇌보다는 '눈과 귀' 가 발달을 하여 보고 그냥 지나치는 시대로 흐르고 있는데 그녀의 상상력을 들여다 보면 자꾸 생각을 해야 뇌도 늙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의 <발명 마니아>를 읽다 보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생각은 좀더 나은 나의 일상과 도시 그리고 나아가 세계와 우주로 데려간다. 한바탕 재밌는 모험의 세계를 여행하고 나온 듯한 느낌이 드는 흥미롭고 유쾌하고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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