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헤어질 결심> 때문에 힘들다. 그런 게 사랑인가, 라고 말하고 싶은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묘하게 일렁인다. 어제는 <헤어질 결심> 기자 간담회 동영상을 보고, 문명특급의 박찬욱 편과 박해일, 탕웨이 편을 감상했다. 탕웨이야 탕웨이지만, 박해일이 이렇게 선한 인상이었는지 내내 까먹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누워서 누적 관객수를 보는데, 134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범죄도시 2> 1,267만 명이 봤고, <탑건 : 매버릭> 598만 명이 봤는데, 134만 명. 이 좋은 영화를 사람들이 보지 않는데 대한 분노와 이 좋은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

 



 














































간만에 올리는 책탑 사진이다. 친구가 보내준 책들과 친구들이 보내준 상품권으로 구매한 책들, 그리고 내가 나한테 사준 책들.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독사진 따로 한 장 찍었다. 이 책은 읽으려고 산 게 아니라(기회가 닿아,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렌트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서 산 책이다. 마냥 즐겁고 기쁘다.


 

 

근접 거리까지 접근했으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탈락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다음 기회를. 

 






























책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른거리는 <헤어질 결심> 생각에 CGV에서 주워온 사진들 투척한다. 헤어질 결심을, 아직 시작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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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07-21 15:5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134만 명 중에 13번도 보고 두 번, 세 번 본 사람도 많다는 건 안 비밀... ㅋ 탕웨이 다시 봐도 예쁘네요. 말러를 들으세요. 말러와 함께 더 깊이 깊이 빠지세요~

단발머리 2022-07-21 16:12   좋아요 4 | URL
그러게 말예요, 쟝쟝님! 저도 방금까지 월요일 표 알아보고 있었어요. 저희 집 근처는 이번주 금요일까지라서요. 조금 멀리 진출 필요합니다 ㅋㅋㅋㅋㅋ 아, 말러는 ㅋㅋㅋㅋㅋㅋ 정말 생각지도 못한 고급스러움이라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2-07-21 16:45   좋아요 2 | URL
처음 볼땐 말러가 들리지 않았는데 두번째 관람에선 분명히 들었습니다. 1차 관람은 대체 누가 했던걸까요? 되찾은 말러. 마침내!!!

단발머리 2022-07-21 16:58   좋아요 2 | URL
미미님 말러 되찾은신거 환영하는데요. 아니, 벌써 두 번 보신거에요? 그럼 어제랑 오늘이요? 우앗!!!!

청아 2022-07-21 17:00   좋아요 2 | URL
저 영화에 진심인 사람ㅋㅋㅋㅋㅋ‘잘‘은 모름. 진심만 계~속ㅋㅋㅋ두 번째보니 더 재밌었어요!

단발머리 2022-07-21 17:02   좋아요 3 | URL
크크크. 잠자냥님이 두 번, 세 번 본 사람 많다 하시던데 미미님은 이틀 연속이셨군요. 저도 한 번 더 보려고요. 하루에 딱 두 번이어서 서둘러 나가야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7-21 16:0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겁나 갖고 싶게 생겼는데 엄청 어려워보이네요... 그래도 살까요, 저?
<푸른 밤>은 제가 이미 갖춘 책이지요. 후훗.
저 회중시계 어때요, 단발머리 님? 저 어제 회중시계 궁금해서 책 살 뻔 하다가 꾹 참았어요. 조카1에게 주면 조카2도 줘야 하기 때문에 그러면 책을 10만원어치 사야 되고, 아시다시피.. 저 책 안사는 사람이잖아요.

근데 요리하는 남자 좀 좋아요. 아 맞다. 마일스는 요리 잘 안하더라고요? ㅋㅋㅋㅋㅋ
저도 콜린 후버 원서 하나 더 살겁니다.


헤어질 결심은, 미완의 사랑은 결국 잊혀지지 않는다가 될것 같은데요. 그래서 떠오르는 구절이 있어 가져와봅니다.

<자이가르닉 효과를 이별에 대입하면, 완료하지 못한 관계로 인해 헤어진 그 사람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자꾸 머릿속을 맴도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은 연인과 헤어지는 사건을 마치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파투 난 것과 같은 강도로 받아들인다. 과제를 수행하다가 중지되거나 노래를 부르다가 만 것처럼 미완성된 숙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게다가 삶이 예상치 못한 쪽으로 전환되면 그 방향으로 마음을 돌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어느새 일상이 되어버린 연애가 갑자기 끝나버리자 마음이 변화를 받아들이기 힘겨워하는 것이다.> - 이고은, <마음실험실>, P207

단발머리 2022-07-21 16:26   좋아요 3 | URL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렌트 첫번째 저작, 박사 학위 논문이구요. 어쩐지 모르겠어요, 전 그냥 표지 보고 샀어요.
회중 시계는 아직 비닐도 열어보지 않았다는 소식입니다. 알라딘 상품 소개도 그렇고 다른 분들 사진도 넘 예뻐서 그것도 그냥, 일단 구매했고요. 근데 10만원치 사시려면(이미 결정된 것으로 보고 있음) 많이 부담되시겠네요. 역시 이모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마일스는 피자만 데워 먹어요. 생수랑 피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고은 글 너무 좋아요, 다락방님! 이고은 검색하고 왔어요. 인지 심리학자네요. 저, 다락방님 그 글 놓쳤나봐요. 다락방님이 이 책 읽은 거를 내가 모르고 있었네요 ㅋㅋㅋㅋ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파토난 것처럼 이별을 그렇게 인식한다는 거, 설득력 있는 설명입니다. 저도 이 책 찜해두어야겠어요.

다락방 2022-07-21 16:32   좋아요 2 | URL
이고은 신간도 나왔길래 저는 찜해두고 있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2-07-21 16:36   좋아요 2 | URL
그럼 신간 먼저 읽어야겠네요. 아핫!

공쟝쟝 2022-07-21 17:26   좋아요 2 | URL
역시 끝은 완벽하게 끝내는 게 서로에게 좋은 거라는 교훈 ㅋㅋㅋㅋㅋㅋ 돌아갈 다리를 불살라…ㅋㅋㅋ
(속닥속닥) 아렌트 저 책 저도 너므므 갖고 싶네요

단발머리 2022-07-21 17:29   좋아요 2 | URL
아이 왜 이렇게.... 극과 극인가. 우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다리를 불살라요? 그대가 이승만이야?
다리 건너서 내려가야죠. 올라가든지. 그래야 할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dman 2022-07-21 17: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 사셨군요 ㅋㅋ 저도 장바구니에 담아놓았어요!! 아렌트를 좋아해서는 아니고 아우구스티누스를 좋아해서요 ㅋㅋ

단발머리 2022-07-21 17:42   좋아요 1 | URL
아렌트를 좋아하는 것도 근사한데 아우구스티누스를 좋아하는 일도 근사하네요 ㅎㅎ 김민우님 구매를 응원합니다^^

프레이야 2022-07-21 18: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은 걸 봐도 주변 반응은 아주 달라서
여기선 맘 놓고 찬양하지요.
기도수의 진공관 앰프와 엘피들, 말러의 엘피를 턴테이블에서 돌리는 장면, 디테일의 장인 박 감독은 사실 에로틱의 장인이죠 ㅎㅎ
제대로 사랑받지 못하고 소모되는 서래가 너무 불쌍해요. 그리고 마침내 알아본 해준도요. 빗속의 송광사 장면도 좋았지만 전 잠깐 나온 옥상 장면 조감이 넘나 좋더군요. 잠시였지만 그 배우 이름 뭐더라 암튼 연기 완전 좋았고요. 사진 맨 아래 촬영장면 너무 좋아요. 탕웨이도 그렇지만 박해일은 예전부터 좋아했던 배우라 무조건!
저 에세 전권 방금 왔어요. 며칠 걸리네요
은장노트랑 넘 좋아요. 자랑질입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7-22 06:52   좋아요 2 | URL
전 친구가 영화 보고 며칠을 비몽사몽이어서 그렇게 좋아? 하고 궁금했는데 보고 나니, 아... 역시 박찬욱!!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기도수가 말러 엘피 턴테이블에서 돌리는 장면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ㅎㅎㅎ 아무래도 다시 한 번 더 봐야겠습니다.
그 배우가, 옥상 사이 사이를 도망가던 배우를 말씀하신 거라면 박정민 같네요. 잠깐이었지만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전, 박해일 배우 별로였는데, 이 영화에서는 1부터 10까지 다 좋네요. 역시 역할이 중요한 거 같아요.
에세 전권이랑 은장노트는 자랑하셔야죠!! 자랑이 필수입니다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