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헤어질 결심> 때문에 힘들다. 그런 게 사랑인가, 라고 말하고 싶은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감정이 묘하게 일렁인다. 어제는 <헤어질 결심> 기자 간담회 동영상을 보고, 문명특급의 박찬욱 편과 박해일, 탕웨이 편을 감상했다. 탕웨이야 탕웨이지만, 박해일이 이렇게 선한 인상이었는지 내내 까먹고 있었다.
잠들기 전에 누워서 누적 관객수를 보는데, 134만 명이 이 영화를 봤다고 한다. <범죄도시 2>를 1,267만 명이 봤고, <탑건 : 매버릭>을 598만 명이 봤는데, 134만 명. 이 좋은 영화를 사람들이 보지 않는데 대한 분노와 이 좋은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감.
간만에 올리는 책탑 사진이다. 친구가 보내준 책들과 친구들이 보내준 상품권으로 구매한 책들, 그리고 내가 나한테 사준 책들.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와는 독사진 따로 한 장 찍었다. 이 책은 읽으려고 산 게 아니라(기회가 닿아, 읽게 되면 좋겠습니다), 아렌트가 너무 예뻐서 갖고 싶어서 산 책이다. 마냥 즐겁고 기쁘다.
근접 거리까지 접근했으나 선택을 받지 못하고 안타깝게 탈락한 책들은 다음과 같다. 다음 기회를.
책 이야기하고 싶지만 어른거리는 <헤어질 결심> 생각에 CGV에서 주워온 사진들 투척한다. 헤어질 결심을, 아직 시작도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