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을 바꾸고 나서 이리저리 만지고 여기저기 들어가보던 중에 <도서>라는 앱에 들어갔다. 보통 고전, 정확히는 서양고전으로 불리는 책들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었다. 당장 읽을 생각은 없어도, 언제 어디에선가, 와이파이가 안 되는 사막과 같은 환경에서 당장 가지고 있는 책도 없을 때, 어쩌면 재미있게 읽을 수도 있으리라 하는 기대를 가지고 몇 권을 다운로드 받았다. 그 중의 한 권이 <Villette>였다.
샬롯 브론테를 그렇게 좋아한다 말하면서도 빌레뜨를 아직까지 읽지 않은 스스로를 탓하며 읽기를 시작한다. 제일 먼저 우롱상자의 실상을 고발해주신 폴스타프님, 일정을 취소하고 택배상자를 받겠다고 집으로 뛰어갔으나 크게 실망했던 금요일 밤을 고백해 주신 레삭매냐님, 개인 취향과 의견 개진의 소중함을 보여주신 실명 다락방님, 잠자일보로 언론을 일깨워주신 잠자냥님, 창비에 알라딘 글 읽는 사람 많아요,라며 어쩌면 창비에 이 상황을 전달해 주셨을지도 모르는 순오기님에게 특별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쉽기는 하지만, 나름 독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세를 보여준 창비에게도 감사드린다. 책이 아주 어여뻐, 의외의 책선물에 전혀 공헌한 바 없는 단발머리는 심히 마음이 기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