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의 그녀
사카모토 아유무 지음, 이다인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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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그녀

펫 시터로 일하는 마키시마 후타. 3년 전에 헤어진 서른 초반의 미사키가 영면했다는 엽서를 받는다. 유기견 보호 활동을 통해 알게 된 미사키를 통해 유키에 역시 알게 되었다. 상중 엽서를 받은 이야기를 유키에에게 하던 후타는 4년 전에 헤어진 두 살 연하 란을 찾아보는데 블로그에 죽음을 알리는 듯한 글이 남겨져 있다?! 뭔가 이상함을 예감한 후타는 에미리에게 연락을 시도하지만 없는 번호라 나온다. 기억 속 그녀의 집으로 가 확인하려 했지만 펫 시터로 만났던 에미리의 지인 모리는 그런 사람을 모른다 잡아떼는데..

상중 엽서의 주소지로 찾아가 어머니를 만나려 했지만 그곳은 이미 아무도 살지 않은 채 비어 있었고 나중에 어머니를 만나긴 하지만 뭔가 말하기를 꺼려 하며 오히려 도망까지 가는 상황이 벌어졌다. 란이 산다고 했던 곳이나 그녀가 졸업했다는 학교에 가서 확인했지만 졸업생 중에도, 그녀가 산다고 했던 곳에서도 란의 흔적은 찾을 수 없었다. 더군다나 에미리의 지인 모리는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라 딱 잘라 말하는데.. 4년 전, 후타와 만났던 세 명의 여자가 죽거나 사라졌다. 그것도 모든 흔적을 지운 채... 어떻게 된 일이지?

병원에서 근무하는 유이치로의 소개로 정자 기증 아르바이트를 했던 후타. 이야기 중간에 난임 치료, 체외/현미수정 등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돼서 사라진 전 여자친구들을 찾는데 이 이야기가 왜 필요한 걸까 의문스러웠더랬다. 그런데 다 이유가 있었네~ 미스터리한 사건과 난임 치료.. 이렇게 접목시킬 줄은 예상도 못했더래서 반전 재미가 더해지지 않았나 한다.

펫 시터로 등록되어 있는 회사에서 유기견 보호 활동을 금했지만 계속 활동하다 펫 숍 관계자들과 마찰이 생기고 결국 회사에서 쫓겨나게 되지만, 이벤트 자리에서 후타가 했던 법 개정에 대한 언급들은 오랜 시간 반려동물과 함께했던 입장이라 그런지 많이 공감이 되었다. 생명이 있는 반려동물을 아직까지 '생명'이 아닌 개인 사유 재산으로 여겨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빨리 개선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흔하게 봐오던 미스터리들과 사뭇 달랐던 <환상의 그녀>. 왜 사서 헤어진 여자친구들을 찾아 나서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다 이유 있는 오지랖이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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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을유세계문학전집 112
요시야 노부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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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망초

소녀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요시야 노부코의 <물망초>. 공무원이던 아버지, 남존여비 사상을 답습했던 어머니 사이에서 외동딸로 태어났지만 어렸을 적부터 어머니와 마찰이 심했다고 한다. 학교 강연회에서 "여성도 현모양처가 되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완성이 중요하다"라고 한 말에 감명받은 그녀는 문학을 동경했고 '소녀 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고 한다.

온건파의 여왕 아이바 요코, 강경파 대장 사에키 가즈에, 개인주의자 유게 마키코. 세 유형의 등장인물이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마키코의 아버지는 요코의 아버지가 투자할 사업을 위해 요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한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등 떠밀려 간 마키코는 요코의 집 앞을 지나가는 가즈에를 본 후 생일 파티에 참석하게 된 동기를 사실대로 말해버린다. 변변한 선물하나 준비하지 못한 채 요코의 생일 파티에 참석했던 마키코는 요코의 선물과 노트를 빌려준 가즈에에게 줄 선물을 준비한다.

부잣집 귀한 딸 요코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란 철부지 같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준다. 병약한 어머니와 핵 답답한 가부장적인 아버지를 둔 마키코, 동생들을 부탁하고 동생에겐 군인이 되라는 유언을 받은 가즈에. 하고 싶은 것 많은 꽃다운 나이에 누군가를 책임져야 한다는 어깨에 올려진 돌덩이 같은 책임감.. 그건 얼마나 무거울까? 돌아가신 마키코의 어머니를 위해 꽃을 준비한 가즈에와 엄마가 돌아가신다는 게 그렇게 끔찍이 슬픈 일이냐 묻는 요코. 하아~ 아무리 철이 없기로서나 그게 질문이니~ 요코~~

결국 요코와 마키코는 절교의 편지를 전하고 와타루 사건으로 도움을 받은 가즈에에게 마음이 가는 마키코다. 이 세 친구는 외형도, 성격도 다르지만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유형들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기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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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무삭제 완역본)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현대지성 클래식 37
메리 셸리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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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역사상 최초로 SF 장르의 문을 활짝 열어준 책이라는 <프랑켄슈타인>은 책 외의 만화나 영화를 통해 접했지 책을 읽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해 낸 인물이라 생각했는데, 괴 생명체를 창조한 이의 이름이었다니..^^;; 너무했다 정말~ ㅋ

로버트 월턴이 누나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한다. 항해를 하며 만난 프랑켄슈타인이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가 이 책의 주 내용이다. 자연철학에 푹 빠져 있던 프랑켄슈타인은 코르넬리우스 아그리파의 책에 빠져들었고 생명의 원리에 궁금증을 가지던 그는 죽음을 연구하다 비밀을 알아낸다. 거대한 생명체를 만들어 낸 프랑켄슈타인은 열정을 쏟아부은 결과물이 괴물처럼 느껴졌다. 오랜 벗이 찾아오고 집에서 괴물도 사라졌다. 하지만 곧이어 전해져 오는 동생의 사망 소식, 살해된 것 같다는 소식에 집으로 향하고 그곳에서 괴물을 다시 만나게 된다.

동생을 죽인 인물로 뜻밖의 사람이 지목되었고 명백한 증거가 있어 죽음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런데 그 사건은 괴물과 연관이 있었고.. 자신을 창조했지만 괴물 취급만 하는 창조자에 대한 감정은 점점 분노로 바뀌어갔다고 한다.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어떤 여정을 거쳐 그의 집까지 오게 되었는지 설명하며 평생을 함께 할 여자를 만들어주면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 살겠다고 하는데..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의 요구를 들어줬을까?

애초에 왜 그런 생명체를 만들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지만 본인이 만든 생명체에 대한 책임 또한 그에게 있지 않았을까? 생김새로 인해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고, 사람과 더불어 살고 싶었지만 그에게 돌아온 건 공포에 가득한 시선과 폭력이었다. 그 누구도 그와 함께하고 싶지 않았다. 선한 가족을 보며 그들에 대한 뭉클함도 느끼고 그 속에서 살고 싶었을 괴물.. 그를 대하는 마음이 조금만 달랐더라면 상황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스스로 괴물이 되어가진 않을 것이다. 주변의 시선이 누군가를 '괴물'이 되어가게 하는 현실.. 지금도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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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는 그 자체로 항의이고 문제제기입니다.

그런데 거기다 대고 '어중이떠중이'니 

'대안도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니 하고 말하는 것은

문제의 본질도, 그 심각성도 모르는 사람들의 소리입니다.



시위 현장에서 소리 높이는 목소리에 귀를 좀 기울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기도 한다. 진짜 귀담아들어야 할 이야기와 걸러야 할 이야기를 알아서 걸러내면서 들어야 할 건 좀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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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와의 정원
오가와 이토 지음, 박우주 옮김 / 달로와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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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와의 정원

뭔가.. 행복하고 예쁜 이야기만 가득할 것 같은 표지의 책이다. 흡사 빨강 머리 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의 집이랄까? 그리 크지 않아도 아담한 주택에 나무와 꽃이 심겨 있는 작은 정원을 가진 집.. 내가 꿈에 그리는 나의 집이다. 딱 이 표지 같은 집에서 알콩달콩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은 어렸을 적부터 가졌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예쁘기만 할 것 같은 토와의 정원은 예쁜 추억만 가져다 주진 않은 것 같다.

'달팽이 식당', '츠바키 문구점'으로 유명한 오가와 이토의 신작 <토와의 정원>은 소소하고도 보잘것없는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전하는 소설이다. 잔잔한 울림을 주는 오가와 이토의 전작을 읽은 기분이 좋았던 터라 이번 작품에도 기대가 컸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토와는 엄마와 단둘이 살고 있다. 엄마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엄마가 읽어주는 책으로 세상을 상상하고 살아가는 힘을 가지는 토와다. 배움에 대한 열정도 있어 엄마로부터 글자를 배우고 단어를 익히며 그렇게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언어를 습득했다. 토와에겐 수요일 아빠가 있었는데, 토와의 집에 필요한 생필품을 수요일 아빠가 매번 채워주었다. 새의 지저귐으로 계절과 하루의 시작, 끝을 알고 수요일 아빠로 인해 한 주의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정원에서 불어오는 수많은 향기, 엄마가 정성스럽게 만들어주는 음식 등 앞을 보지 못하는 토와는 소리와 향기로 많은 것을 가늠했다. 그러던 어느 날, 열 번째 생일을 맞이한 토와는 엄마와 기념 촬영을 위한 사진관으로 첫 외출을 시도한다. 그날의 외출은 소음이 너무 큰 충격으로 다가와 다시는 나오지 말아야겠단 결심까지 하게 된다. 사진관에 도착해서도 한참 동안 엄마 품에 안겨 울음을 터트린 토와는 제대로 사진이나 찍었을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그렇게 마친 첫 외출의 트라우마로 토와는 점점 더 집에 갇히지 않았나 한다.

토와와 함께 생활하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말하는 엄마는 토와에게 잠자는 숲속의 공주 약을 먹이고 밤을 이용해 일을 나간다. 잠에서 깨어나면 언제나 토와 곁에 엄마가 돌아와 있다. 첫 외출 후 침대에 쓰러져 있던 엄마는 삼일 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그 후 일하러 나갔다가 아예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기다리고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엄마, 한참 동안 생필품을 대주던 수요일 아빠마저도 시간이 지나고 집에 쓰레기가 쌓일 때 걸음을 끊었다. 이제 먹을 것도 없고, 쓰레기는 쌓여가고, 새와 나무는 노래도 말도 하지 않는다. 계절이 몇 번이 흘렀을까..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엄마를 마음에서 놓은 토와는 세상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데.. 과연 토와는 세상 속에 녹아들 수 있을까?

그렇게 사라질 거면 세상 살아가는 방법이라도 좀 알려주지.. 몇 년 몇 월 며칠에 태어났는지 정도라도 알려주지.. 엄마가 토와 곁에 있어주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도만이라도 알려줬으면 그 오랜 시간 동안 쓰레기가 쌓여가는 곳에서 힘들진 않았을지도 모른다. 낯선 이가 오면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인기척을 내지 말라고 우리는 알려주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그것만이 최선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상황에 따라서 손을 내밀 줄 알아야 함을 알려줬더라면 토와은 좀 더 빨리 세상에 나올 수 있었겠지?

최근 TV에서 빈번히 나왔던 신생아와 아동에 관련된 이야기가 눈앞에 그려졌다.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졌나 했던 토와가 주변의 도움으로 일어서는 모습에 더 힘차게 살아가라고 응원하게 된다. 비록 우리가 알고 있는 부모의 범주에서 살짝 벗어났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는 토야가 안쓰러웠고 앞날을 응원하게 되는 <토야의 정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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