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12월, 일본에서 기리노 나쓰오의 신작이 나왔다는 소식.

제목은 <また夜>. 우리말로는 "밤 또 밤의 깊은 밤" 정도의 뜻.

  

 

나폴리를 배경으로 ​일본인 어머니와 살고 있는 마이코라는 소녀의 이야기다.

다른 불행한 두 소녀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본 소설 표지의 그림은 대체로 한국보다 좀더 직설적이다.

제목이 매력적인 기리노 나쓰오의 신작,

우리나라에는 언제쯤 번역되어 나올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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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원 이상 구입하면 주는 알라딘머그, 올해도 수집.
브라운색으로.

도서정가제 이후, 오만원 이상 구입시 혜택인 이천원 마일리지 + 멤버십 마일리지 를 받기 위해서는 비도서제품군을 끼워사야 한다. 노트나 문구류 기웃거렸는데 음반 중에 4~5000원 저가 잘 고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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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씨의 입문
황정은 지음 / 창비 / 201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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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창비에서 발간된, 황정은 <파씨의 입문>은 단편집이다.

제목을 보고 도통 감을 못 잡겠다.

파씨가 도대체 어디에 입문한단 건지.

 

 


야행(夜行)
대니 드비토
낙하하다
옹기전(甕器傳)
묘씨생(猫氏生)
양산 펴기
디디의 우산
뼈 도둑
파씨의 입문


2008년부터 2011년까지의 여러 지면에 발표한 9편의 단편을 모은 것이다.

이 단편들은 하나씩 따로 읽히기도 하고 한 덩어리로 읽히기도 한다.

작가의 말에서 인용하자면 이러하다.

여기 묶인 아홉 편의 이야기는

그런 시절과 저런 시절에 다른 누구에게 필요했다

라기보다는 일단 내게 필요했기 때문에 쓰였다


처음에 황정은 책을 읽으면 외계어를 쓰는 이상한 작가가 나타났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내 경우는 그랬다. 말장난인가. 그러다가 빠지고 나니 헤어나질 못하겠다. 이런 구조로 이런 말투로 글을 쓰는 작가가 없기 때문이다.

잘 쓰는 작가도 많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넘치는데, '그(그녀)만의 이야기'를 가진 작가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번 단편집은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매료되었는데

특히 '대니 드비토', '낙하하다', '묘씨생' 세 작품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죽었지만 죽지 못하고 어딘지 들러붙어 남아있는 존재라든가, 죽음 이후 몇 년째 낙하하는 존재,

고양이인데 다섯 번 죽고 다섯 번 살아난 비참한 존재가 주인공으로

비현실적인 설정이지만 내용은 너무 비참하고 리얼하다.

지긋한 가난과 사람에 대한 집착이나 미움이나 막 휘둘리고 버려진 길냥이의 존재들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냐고

낮은 소리로 부르짖는다.

 

 

책 속에


일생을 마친 뒤에도 일생이란 가능성이 남으니 좋을가.

목숨에 관한 가능성뿐이라면 어떨까.

이 몸에게는 나쁜 일뿐이었다.

나쁜 일뿐이었을까, 라고 묻는다면 대답하겠다.

나쁜 일뿐이었다.

나쁘고 나쁘고 나쁠 뿐이라서 나쁨에 대한 기준이랄 것도 애매하고 무감각해졌다. 목숨에 관한 가능성이라는 것도 도무지 비좁기가 이를 데 없었다.

되게 걷어차여 죽게 된 일생 이후로도 던져지거나 머리에 무언가를 맞거나 병에 걸리거나 먹지 못할 것을 먹고 병을 앓다 죽었다.

한 차례 일생을 마치고 되살아난다고 몸까지 멀쩡해지는 건 아니었다. 죽기 직전에 얻은 상처나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엎드려 지냈다.

언제나 목이 마르고 배고팠다.

-묘씨생. 125p


방은 춥습니다. 파씨가 사는 방은 북쪽 벽이 갈라진 커다란 방이고 그 방은 난방이 되지 않습니다.

사람의 체온은 일정하므로 그대로 누워 있으면 언젠가는 바닥이 데워질 것이라고 파씨는 생각하지만 언제까지나 바닥으로서 차가울 뿐이라서

금번에도 파씨의 등은 물고기의 척추처럼 싸늘합니다.

파씨의 어머니는 이불 속에서도 외투를 벗지 않습니다. 파씨의 아버지도 겉옷을 벗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 방에서 서로간에 우울하고 가난하기 때문에 말을 나누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때로 다툽니다.

-파씨의 입문, 21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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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토끼 2015-01-04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베쯔님. 인간의 조건 100자평보고 들렀습니다. 소소하면서 알찬 서재를 보니 마음이 따듯해지네요..(저도 파씨의 입문에서 대니 드 비토와 낙하하다를 가장 좋아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몇 자 적어놓고 갑니다)

베쯔 2015-01-04 11:51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김토끼님. 저와 취향이 정말 비슷하시네요. 황정은을 요즘 열심히 읽고 있답니다. 여백이 많지만 그만큼 생각거리도 많이 주는 독특한 작가 같아요. 저도 시간날 때 놀러갈게요~~^^

김토끼 2015-01-04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취향이 비슷한 분이라고 느꼈는데 왠지 감히 말할 수 없어서 그 말은 뺐어요 아까 ㅎ 저두 자주자주 올 것 같아요 ㅎ
 

 

마쓰모토 세이초의 <구형의 황야> 상,하

1962년 작으로, 일본에서 8번에 걸쳐 드라마화되었다.

 


나라(奈良)의 절들을 돌아보다 방명록에서 익숙한 필체를 발견한 세쓰코는

2차세계대전 당시 외교관으로 중립국에서 사망한 외삼촌의 글씨 같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출발하여 외삼촌은 왜 죽었는지, 어떤 정치적 배경이 있었는지, 남은 가족들은 어떠한지

등등 실마리를 풀어가는 두 권짜리 장편소설이다.


어렵다면 어려운 소재를 막힘없이 풀어가는 게 마쓰모토 세이초 옹의 장기인데

그렇다고 막 스릴있거나 재미있는 느낌은 좀 부족해서 읽는 데 오래 걸렸다.

7월에 구입해서 10월쯤 다 읽었다. 단번에 읽히지 않고 좀 지루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세이초 작품이라면 다 읽어줄 용의가 있어 하며, 다른 책 읽으면서도 끝까지 놓지 못했다.


일본은 2차대전을 일으킨 주역 같은 나라여서, 일본 국민이 느끼는 전쟁에 대한 감정은 사뭇 다른 데가 있다.

"일본의 패배를 바랬던 남자"의 이야기로 읽으면 더 흥미롭다.

 

 

차에 대한 묘사가 있어 남겨 둔다.

여기에서 묘사된 차는 '신선한 노란색'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엽차(호지차)일까. 

바닥에 잎이 아닌 가루가 가라앉아 있다고 썼는데 그 부분에서 순간 멈칫,하게 된다.

홍차가 녹차가 노란색을 띠지는 않을 것 같다. 녹차라면 아주 어린 잎 녹차일 텐데, 이건 일본보다는 한국 녹차에 가깝다.

1960년대 요코하마의 뉴그랜드 호텔에서 메이드가 내온 차의 정체가 궁금하다.


다키가 거기에 대답하려고 했을 때, 가벼운 노크 소리가 들리고 메이드가 차를 들고 들어왔다. 손님이 왔기 때문에 서비스해 주는 것이다.

두 사람은 각각 메이드의 손을 바라보았다. 자연히 눈빛이 부드러워졌다.

차는 투명할 정도로 신선한 노란색을 띠고 있다. 찻잔 바닥에 가루같은 차가 흔들리며 가라앉아 있었다.

다키 료세이가 얼굴을 든 것은 메이드가 문 너머로 사라지고 나서였는데 그 시선이 부드럽게 바뀌어 있었다.

"소에다 군"

다키는 후배를 불렀다.

-구형의 황야. 하. 25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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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흩날리는 밤 가나리야 마스터 시리즈
기타모리 고 지음, 김미림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기타모리 고의 <벚꽃 흩날리는 밤>은

맥주바 가나리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소소한 인생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양한 맥주와 창작요리를 낼 줄 아는 가나리야의 주인장 구도의 안락의자 추리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창작요리에 대한 조금은 낯간지러운 묘사들도, 요리를 좋아하므로 흥미롭다.

 

 

다섯 단편이 실려 있다.

15주년 
벚꽃 흩날리는 밤
개의 통보
나그네의 진실
약속


<꽃 아래 봄에 죽기를>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시리즈다. 서평은 여기.

첫 번째 시리즈보다는 전반적으로 작품 수준이 조금 떨어진다.

한 권을 읽는다면 전작을 추천한다.


인상적인 작품은 '벚꽃 흩날리는 밤' 정도다. 죽은 아내와 벚꽃 나무 품종과 사쿠라메시에 얽힌 수수께끼 풀이.

여자의 집요한 마음을 그린 '약속'도 괜찮은 소품이다.

 

넓은 바깥 띠표지를 헤치면 이런 모습.

반양장본이고 책의 판형이 작아 손에 쏙 들어오지만, 좀 저렴해보이기도 한다.

특히 일본소설 쪽에서 한때 유행하던 양장본들은 다 어디로 자취를 감추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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