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 - 본격남자망신에세이
권용득 글.그림 / 동아시아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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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득 작가는 예전에 포스팅한 적 있는 <자꾸 생각나>의 송아람 작가 남편이다.

만화가 부부인 셈인데, 이번에 '본격 남자망신 에세이'라는 부제의 에세이집

<하나같이 다들 제멋대로>를 냈다.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건 알았는데, 워낙 필력이 좋다.

별 내용 없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인데 재미있게 읽히고, 솔직하다.

 

만화가가 무슨 생각을 하며 사나, (다 다르겠지만)

만화가를 부인으로 둔 남자는 무슨 생각을 하나, (드문 케이스긴 하다)

그런 게 궁금하면 한번 읽어보시라.


그림을 권용득 작가가 직접 그렸다는데, 표지를 잘 뽑아낸 것 같다.

동아시아에서 나왔는데, 본문 면이 세로로 너무 좁달까, 편집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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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oo 2016-08-19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놀라운 정보. 송아람 작가의 남편이군요. (자꾸 생각나 재미있게 읽었죠 ㅎㅎ) 이 책도 언제 한번 보려고요.

베쯔 2016-08-19 17:40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자꾸 생각나 좋아해요. 권용득 작가님의 만화 예쁜여자 도 재미있답니다.^^
 

마거릿 밀러, 엿듣는 벽: 문학동네 임프린트인 엘릭시르에서 야심차게 내고 있는 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여성작가의 심리 서스펜스물이라는데 재미있을 듯.

코넬 울리치, 상복의 랑데부: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리즈. <환상의 여인>의 작가 작품인데, 평이 좋아서 궁금.

최혁곤, 탐정이 아닌 두 남자의 밤: 층 얇은 국내 추리작가 중에 나름 인정받고 있는 작가. 일단 응원을 보내며 구입.

히가시노 게이고, 오사카 소년 탐정단: 가볍고 밝은 분위기가 예상되는, 다작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시트콤 분위기라고 한다.

마쓰다 신조, 일곱 명의 술래잡기: 호러 미스터리로 분류되는 마쓰다 신조, 호러는 좀 취향이 아니기도 하고, 아직 판단이 안 서는 작가.

요네자와 호노부, 왕과 서커스: 일본에서 2016 미스터리 랭킹을 휩쓴 작품. 좋아하는 작가인데 네팔 배경의 미스터리다. 부록이 일본 미스터리 랭킹 백과인데 이거 좋다!

무라카미 하루키,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하루키의 여행기를 좋아하는데 이번 책은 어째 좀 헐렁한 느낌. 분량도 편집도.

빔스, 당신의 집을 편집해 드립니다: 일본 편집매장 빔스 직원 130인의 집과 옷장, 책장, 애장품을 공개한다는 컨셉. 예전에 소개한 <123명의 집>과 유사하다.  

김사과, 0이하의 날들: 작가의 <천국에서>를 읽고 충동적으로 구입한. 산문집.

김사과, 미나: 작가의 첫 장편소설. 예전에 사서 읽어보려고 애를 썼지만 실패했던, 그리고 다시 샀네.

김사과, 설탕의 맛: 작가의 에세이집. 뉴욕, 베를린 등 '이방의 관찰자로 부유한 몇몇 도시에 관한 이야기'라고 한다. 

김사과, 테러의 시: 민음 경장편 시리즈 중 하나. 황정은 <백의 그림자>, 김애란 <나쁜 피>도 같은 시리즈.

김사과, 영이02: 창비신인소설상을 수상한 단편 '영이'를 포함한 첫 단편집.

구스미 마사유키, 낮의 목욕탕과 술: <고독한 미식가>의 스토리 작가 구스미 마사유키의 에세이집. 목욕탕과 술집을 순례하는 이야기인데, 제목에 꽂힘.

구스미 마사유키/미즈사와 에츠코, 하나씨의 간단요리2: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는데, 드라마도 꽤 재미있게 봤다. 혼자 밥해 먹는 이야기.

은희경, 중국식 룰렛: 은희경 작가 신작 단편집. 몇 편 읽어봤는데 좀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이긴 하다. 따로 평을.

김려령, 샹들리에: 작품을 자주 내는 김려령 작가의 단편집. 그만의 톡톡 튀는 매력이 있는 이야기들.  

스티븐 킹, 듀마 키1,2: 스티븐 킹의 소설을 대부분 다 읽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아직 남은 게 있네.


무더운 여름이다.

장르소설에 좀더 손이 간다.

책에 집중이 잘 안 되지만, 그래도 피서로는

책이 가장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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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더스 키퍼스 - 찾은 자가 갖는다 빌 호지스 3부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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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 추리소설에 도전했다고 화제가 된 <미스터 메르세데스>의 후속작이 올여름 돌아왔다.

<파인더스 키퍼스(Finders Keepers)>는 소설을 덮고 나면 굉장히 수긍 가는 제목이다.

호지스 탐정 시리즈이긴 하지만, 호지스의 활약은 덜하다.

이번 편의 주인공은 단연코 악당 모리스 벨라미와, 소년 피터 소버스다.

 

악당을 이렇게도 매력적으로 창조할 수 있을까-라는 점에서 이 소설은 압권이다.

늘 스티븐 킹이 잘해왔던 일이지만, 이번에는 진짜 최고다.

<러너>라는 소설 속 주인공 지미를 좋아하는 모리스가 어떻게 악당이 되고

어떻게 망가진 인생을 살게 되는가.

그 반면 똑같이 지미를 좋아하는 소년 피터는,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길을 간다.

 

소설 속 소설가인 로스스타인의 <러너>라는 소설을 둘러싸고 벌어진다는 점에서

책을 좋아하는 독자로서 더더 열광을 보낼 수밖에 없는데,

나중에 스티븐 킹이 <러너> 시리즈를 써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마저 가져 본다.


그냥 군말없이 읽어보시라. 올여름 이 한 권이면 충분할 듯.

 

아이들 몇 명이 웃었다. 그는 아이들을 웃길 수 있었다. 그를 좋아하게 만들 수는 없었지만 그는 전혀 상관없었다. 그들은 막장 결혼과 막장 일자리를 향해 가는 막장 인생이었다. 막장 아이들을 키우고 막장 손자들을 어르다 막장 병원과 양로원에서 막장을 맞이해 자기들은 아메리칸 드림을 살았고 예수님이 환영의 꽃마차를 타고 천국 입구에서 자기들을 맞아 줄 거라고 믿으며 어둠 속으로 돌진할 것이었다. 모리스는 그보다 더 훌륭한 미래를 맞이할 운명이었다. 그게 어떤 건지 아직 모를 따름이었다. (중략)
토드 선생님은 경고장을 주기는커녕 불룩한 책가방 안에서 빨간색 표지의 페이퍼백을 꺼냈다. 벽돌담에 기대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아이가 표지에 노란 스케치로 그려져 있었다. 그 아이 위로 제목이 보였다. <러너>.
"너는 잘난 척할 기회가 오면 절대 놓치지 않지?"
177p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책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을, 살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단순히 책을 읽는 수준을 넘어서 책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대책 없이 푹 빠져 버린 순간을 말이다. 맨 처음 그런 느낌을 선물한 작품은 평생 잊히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다시금 뜨겁고 강렬한 깨달음이 찾아온다. 그래! 그렇지! 맞아! 나도 느꼈어! 그리고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내 생각도 그래! 내 느낌도 그렇다고!
모리스는 <러너>를 주제로 열 쪽짜리 독서 감상문을 썼다 토드 선생님은 A+를 주면서 한 줄짜리 코멘트를 덧붙였다.
네가 좋아할 줄 알았다.
180p

"모리스." 그녀는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도 지금 지미가 되고 싶어 하는 너처럼 한때는 여자판 지미가 되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어. 지미 골드, 아니면 그 비슷한 인물은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어린이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잠깐 거쳐가는 유배의 성 같은 거야. 네가 깨달아야 하는 사실은 뭔가 하면 – 로스스타인이 세 권 만에 드디어 깨달은 사실이기도 한데 – 우리들은 대부분 아무 데서나 볼 수 있는 인간이 된다는 거야. 나는 분명 그런 인간이 됐지."
187p

로스스타인이 글을 쓰는 동안 내다보았을 산들이 보이는 그곳에서 공책을 읽는 거다. 그러면 소설의 둥근 맛이 느껴지지 않겠는가. 맞다. 그리고 소설의 위대한 점이 그것이다. 둥글다는 것, 결국에는 모든 게 균형을 찾는다는 것. 로스스타인이 지미를 그 빌어먹을 광고회사에서 일하도록 내버려 둘 리 없다는 사실을 그도 알았어야 하는 거였다. 그런 결말에는 추악함만 한 숟가락 가득 들어 있을 뿐 둥근 맛이 전혀 없지 않은가.
4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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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서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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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한국작가 발굴 시리즈,

김사과는 블로그 지인이 좋아한다고 했다. 몇년 전 <미나>를 넘겨보다가 안 맞네 생각했는데.

<천국에서>라는 제목과 파격적인 표지에 끌려 읽어보았다.

좋으네. 연애하는 대상이 좋으면 '그냥 좋다'라는 게 정답인데 책도 그렇다.

주파수 같은 게 맞으냐-가 모든 걸 결정한다.

다른 사람이 아무리 추천해도 잘 안 읽어지는 작가가 있으니까.

 

케이라는 한국의 대학생 여자애가 뉴욕에서 지내다

한국에 돌아와 겪는 일상인데, 구성이 평범하지 않다.

전통적 서사 플롯을 벗어나, 주요 인물들의 부모 인생사를 요약적으로 들려준다든가. 작가의 관념적인 주장들이 끼어들기도 하고.

하지만 케이라는 인물의 문제의식-주로 한국과 그 윗세대에 대한-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생각보다 머리를 꽝 치는, 강한 작품이었다.

장강명 작가의 <한국이 싫어서>처럼 청년 세대의 글로벌한 감각이 느껴지는데, 그것보다 더 무거웠던 건

기존 세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적나라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에 사는 통닭집 운영하는 지식인 꼰대라든가,

돈 많은 40대 그림 작가가 바에서 양주를 사며 케이에게 들이대는 모습이라든가.


그런데 한국 사회(뿐 아니라 현대의 세계)가 그렇게 닫혀 있고

과거의 좋았던 것들을 모방할 뿐이라면, 출구는, 천국은 정말 없는 것일까. 

 

극소수만이 중산층적 삶의 양식을 감당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미래가 없는 전략, 다시 말해 아무런 전략도 아니었다. 하지만 미래란 무엇인가? 사람들은 더 이상 미래라는 개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삶은 이미 완벽하게 일회용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파산한 삶을 외면한 채 값싼 즐거움으로 도피했다.
여행 또한 마찬가지였다. 공항으로 들어가는 순간부터 다시 나오는 순간까지, 여행의 모든 과정은 쇼핑과 동일하다. 여행자들은 한편으로 트렌드를 쫓으며, 한편으로 가장 독특한 것을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탐험할 것이, 어떤 새로운 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모든 것은 이미 발견되었고, 재발견되었다.
95p

왜 서울의 베이글은 이렇게 맛이 없어? 왜 서울의 커피는 이렇게 싱거워? 왜 우디 앨런의 새 영화가 개봉을 안하는 거야? 왜 사람들은 눈이 마주치면 웃는 대신 노려보지? 왜 서울에는 쎈트럴 파크 같은 게 없어? 왜 동네 공원에서는 재즈 공연 같은 걸 안 해? 왜 서울에는 스트랜드 같은 헌책방이 없어? 왜? 왜 서울은 이렇게 후진 거야? 그야 한국인들은 아무도 그런 데 관심이 없으니까. 뉴욕에선 말이야.
119p

물론 케이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확실한 사실이었다. 물론 평범한 인간에게도 미덕은 있다. 그를 통해 그가 속한 시대의 리얼리티를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그리고 지금 시대 케이를 통해 이해 가능한 리얼리티는 몰락이라는 단어로 요약 가능했다. 이제 막 시작된 몰락기가 시대 전체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었다. 아직 개인들의 정신이 시대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내용과 형식의 불일치는 만성적 특성이 되었고, 그것이 케이와 같은 평범한 부류가 스스로를 특별하다고 오인하게 된 진짜 원인이었다.
159p

"그게 벌이야."
"네?"
"그게 벌이라고, 순탄하게 사는 거. 가끔씩 엄청 지겨워하면서 바깥 쳐다보면서 아, 나가고 싶다. 근데 나갈 방법은 없고. 아니, 나가기는 무섭고. 그래서 평생 그……."
3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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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들의 탐정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9
하라 료 지음, 권일영 옮김 / 비채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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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에 대해서는 실망할 때도 있는데, 하라 료는 변함이 없다.

과작인 편이어서 1988년에 마흔 넘어 데뷔했는데, 지금까지 총 6 작품뿐.

하드보일드 풍 탐정 사와자키가 주인공인 시리즈의 장편들은 다 재미있었는데,

이번에는 단편집 <천사들의 탐정>이다.

수록 작품들은 '000 한 남자'라는 공통의 타이틀을 달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소년이 본 남자'로

극적인 은행강도 사건 사이에, 자식과 부모의 관계 같은 것을 잘 녹여냈다.

'자식을 잃은 남자'도 한국인 음악가가 나와서 배경이 흥미로웠고.

다른 단편들 모두 십대 청소년들이 얽혀 있는데, 그들을 바라보는 사와자키의 시선은 쿨해 보이나 따뜻하다.

사와자키 캐릭터는 움직임이 적고 말도 터프한데, 사람이 간결해서 마음에 든다.

잭 리처와도 비슷한 캐릭터고, 사실 하드보일드 풍이긴 하지만 덜 마초적이고 여성 편력도 없다.

작가가 썰렁한 유머를 치는데 그게 또 엄청 웃긴다.


비채 출판에서 꾸준히 내주고 있는데, 책 디자인은 간결, 험블하다.

얇은 겉표지를 벗겨도 왠지 보람이 없는 속표지. 하지만  

왠지 주인공 캐릭터에 어울리는 껍데기인 듯.

 

 

"범인이 아니란 게 확실하다니요?"
"내가 청소년 선도위원으로 십사 년을 일했습니다. 그런 건 아이들과 오래 어울려 지내면 알 수 있게 되죠."
"호오...... 오래 어울려 지내면 알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는 줄 알았는데요."
2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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