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노
온다 리쿠 지음, 최고은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패닉 코미디'라는 문구로 홍보되고 있는 온다 리쿠의 신작 <도미노>! 환상적인 분위기의 미스테리 위주로 저작해온 작가의 기존 스타일과는 좀 다른 분위기의 작품이다.    

거대한 거미줄 같은 도쿄역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단 하루 동안의 사건. 등장인물이 수십 명 나오는데 읽다보면 촘촘히 연결되는 구성 능력이 놀랍다. 특히 중반까지는 세련된 교차서술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연극 오디션을 보러온 소녀와 그녀의 라이벌, 간식 심부름을 나와서 다이마루 백화점의 쿠키에 목숨 거는 보험회사 여직원, 영화 '나이트메어4'의 범인을 맞추는 걸로 차기 회장을 뽑는 동아리 대학생들 등의 에피소드가 특히 맛깔스러웠다.  

추리나 미스테리나 호러가 아닌, 따뜻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소설 한 편을 만났다. 물론 온다 리쿠다운 분위기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09년작 <어제의 세계>에서도 사소한 이야기들이 모여 큰 사건으로 이어진다. 또 <초콜릿 코스모스> 등에서 보여준 연극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작품은 학산문화사 계열의 북홀릭에서 출간되었다. 그래서인지 표지 일러스트가 상당히 만화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일본판도 비슷한 분위기다. (일본판 표지의 이미지가 작아서 같은 그림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소설을 다 읽고 표지 일러스트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줄거리와 매치되는 그림들이 꽤 있어 재미나다.

  2001년 발간된 일본판 <도미노>의 표지
  

P.S. 개인적으로 호러영화 나이트메어 시리즈를 꽤 좋아하는 편인데, 꿈 속에서 벌어진다는 설정과 프레디라는 캐릭터가 압도적으로 무서웠었다. 이 시리즈는 감독에 따라 질이 고르지 않은 편인데 이 책에 나오는 '나이트메어4'는 1편과 함께 수작으로 꼽힌다. 또 <도미노>에는 웨스 크레이븐을 빗댄 듯한 '필립 크레이븐'이라는 감독이 나오는데, 실제로 '나이트메어4'의 감독은 레니 할린이고, 웨스 크레이븐은 '나이트메어1,3,7'편과 '스크림'을 만든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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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편력기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문화기행 지식여행자 8
요네하라 마리 지음, 조영렬 옮김, 이현우 감수 / 마음산책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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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은 일본의 러시아어 통역사 요네하라 마리의 가벼운 에세이집이다. 그녀는 다양한 주제들의 수필집과 심지어 소설까지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짧은 수필들로 이루어져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요네하라 마리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 그다지 재미를 못 느낄지도 모르지만, 오히려 이 작가에 대한 입문으로 삼기에 좋을 수도 있겠다.  

거창하게 '문화 편력기'라는 제목을 지은 것은 좀 안 맞는 것 같기도 하다. 그녀의 직업의 특성상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낀 소소한 문화적 차이나 일상에서 느낀 점들을 적은 에세이집이기 때문이다.  

주제 중 하나인 "식욕은 먹고 있을 때 생겨난다"라는 말에 꽤나 동감한다. 후훗.

<미식 견문록>을 시작으로 요네하라 마리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 치웠다. 아, 너무 많이 읽었나 보다 하는 게 솔직한 지금의 심정이다. 지금은 <대단한 책>을 읽고 있다. 정말 두꺼운 독서 에세이인데, 일본에서만 발간된 책이 많아서 조금은 낯선 느낌이라는. 역시 개인적으로는 <프라하의 소녀시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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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소울 2
가키네 료스케 지음, 정태원 옮김 / 영림카디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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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2차대전 이후, 가난했던 1960년대에 남미로 이민 정책을 펼친 일본. 농사만 잘 지으면 부를 가져다줄 거라는 이민자들의 꿈과 달리, 그들에게 남미는 결코 약속된 땅이 아니었다. 무거운 사회의식으로 출발하는 이 소설은 오랜 세월에 걸친 그들의 한과 복수전을 그리고 있다. 여러 주인공의 다층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두 권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일본과 브라질 두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데 브라질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잘 그려져 있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약간의 로맨스가 이를 보완해 준다. 일본인이지만 브라질의 정글에서 태어나고 자란 케이의 캐릭터도 꽤 매력 있다.

비슷한 문제(멕시코 이민)를 다룬 우리나라 소설 김영하의 <검은꽃>과 같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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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소울 1 블랙 캣(Black Cat) 6
가키네 료스케 지음 / 영림카디널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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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제2차대전 이후, 가난했던 1960년대에 남미로 이민 정책을 펼친 일본. 농사만 잘 지으면 부를 가져다줄 거라는 이민자들의 꿈과 달리, 그들에게 남미는 결코 약속된 땅이 아니었다. 무거운 사회의식으로 출발하는 이 소설은 오랜 세월에 걸친 그들의 한과 복수전을 그리고 있다. 여러 주인공의 다층적인 시각으로 그리고 있어 지루하지 않게 두 권을 빠른 속도로 읽을 수 있었다.   

일본과 브라질 두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데 브라질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도 잘 그려져 있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소설이지만 약간의 로맨스가 이를 보완해 준다. 일본인이지만 브라질의 정글에서 태어나고 자란 케이의 캐릭터도 꽤 매력 있다.

비슷한 문제(멕시코 이민)를 다룬 우리나라 소설 김영하의 <검은꽃>과 같이 읽으면 좋을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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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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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나온 스티븐 킹 전집을 1-9권까지 모아놓고(그 중 몇 권은 중고) 맨 먼저 펼쳐든 책. (최고 걸작인 <그것(It)>은 예전에 읽었기에 제외하고.)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걸로 아는데 줄거리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인지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첫 장을 펼치면 나이든 아주머니가 끝도 없는 수다를 펼친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술하는 전개로, 무려 400페이지 가까이를 채우다니 놀라운 글쓰기 솜씨 아닌가! 몇 장 넘기지 않아 독자는, 주인공이 살인 피의자로서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상황임을 눈치채게 된다. 참으로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그 입담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녀는 일하는 집의 여주인 베라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그 자리에 와있지만, 몇십 년 전 남편이 죽은 사건의 의심도 받고 있다. 과연 그녀는 사람을 죽였나? 죽였다면 누구를 죽였나? 이걸 밝혀내는 재미도 있지만, 왜 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었나라는 주제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리하여 괴로운 가운데서도 인생은 가끔 놀라운 선물을 주기도 한다는 걸- 작은 교훈으로 남긴다.  

덧붙여, 서로 죽일 듯이 괴롭히며 평생을 살아온 돌로레스와 베라- 그 둘의 뒤틀린 우정이 이 소설의 핵심 아닐까 싶다. 

   
  우리가 서로에게 익숙해졌다는 건, 늙은 박쥐 두 마리가 전혀 친하지도 않으면서 같은 동굴에서 나란히 거꾸로 매달려 있는 데 익숙해진 거 같았다고나 할까.   -25P  
   

 

   
  '잘 만들어야 돼, 돌로레스. 저 인간이 좋아하는 빨간 양파도 좀 넣고, 톡 쏘는 맛이 나게 머스터드도 충분히 넣고. 잘 만들어야 돼. 저 인간이 이 세상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이니까.'  -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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