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로레스 클레이본 스티븐 킹 걸작선 4
스티븐 킹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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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가지에서 나온 스티븐 킹 전집을 1-9권까지 모아놓고(그 중 몇 권은 중고) 맨 먼저 펼쳐든 책. (최고 걸작인 <그것(It)>은 예전에 읽었기에 제외하고.) 돌로레스 클레이본은 동명의 영화로도 만들어진 걸로 아는데 줄거리는 전혀 알지 못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그래서인지 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첫 장을 펼치면 나이든 아주머니가 끝도 없는 수다를 펼친다. 마치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술하는 전개로, 무려 400페이지 가까이를 채우다니 놀라운 글쓰기 솜씨 아닌가! 몇 장 넘기지 않아 독자는, 주인공이 살인 피의자로서 경찰서에서 진술하는 상황임을 눈치채게 된다. 참으로 단조로운 구성이지만 그 입담이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그녀는 일하는 집의 여주인 베라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그 자리에 와있지만, 몇십 년 전 남편이 죽은 사건의 의심도 받고 있다. 과연 그녀는 사람을 죽였나? 죽였다면 누구를 죽였나? 이걸 밝혀내는 재미도 있지만, 왜 그녀는 그럴 수밖에 없었나라는 주제에 점점 빠져들게 된다. 그리하여 괴로운 가운데서도 인생은 가끔 놀라운 선물을 주기도 한다는 걸- 작은 교훈으로 남긴다.  

덧붙여, 서로 죽일 듯이 괴롭히며 평생을 살아온 돌로레스와 베라- 그 둘의 뒤틀린 우정이 이 소설의 핵심 아닐까 싶다. 

   
  우리가 서로에게 익숙해졌다는 건, 늙은 박쥐 두 마리가 전혀 친하지도 않으면서 같은 동굴에서 나란히 거꾸로 매달려 있는 데 익숙해진 거 같았다고나 할까.   -25P  
   

 

   
  '잘 만들어야 돼, 돌로레스. 저 인간이 좋아하는 빨간 양파도 좀 넣고, 톡 쏘는 맛이 나게 머스터드도 충분히 넣고. 잘 만들어야 돼. 저 인간이 이 세상에서 먹는 마지막 음식이니까.'  -2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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