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잠 재의 꿈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30
기리노 나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비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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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신작이군요! 지금 읽고 있는데 역시 재미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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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권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2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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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를 읽을 때는 2권짜리 분량에, 시대를 통사적으로 가로지르는 큰 호흡과 정공법의 서사가 큰 재미를 누지는 못했었다. 그리고 단편집 <폐허에 바라다>는 기대 이상의 수작이었다. 마치 미국판 하드보일드가 일본으로 건전하게 이식된 느낌이랄까. 요코야마 히데오와 비슷하지만 좀더 온도가 낮은 느낌!  

그리고 읽게 된 카와쿠보 형사 시리즈, <제복수사>가 단편집이라면 <폭설권>은 장편소설이다. 제복수사에 수록된 단편들도 재미있었지만 폭설권은 사사키 조 최고의 수작이라 할 수 있다. 3월 히간(춘분과 추분 사이 7일간) 무렵 홋카이도에 찾아오는 폭풍설(暴風雪)을 배경으로 하는데, 도로들이 통제될 정도의 이 극악한 폭풍설 자체가 책의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카와쿠보가 부임하기 전 과거, 폭풍설을 뚫고 하교하던 초등학생 7명이 실종되었다가 나무 아래에서 동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있었다. 실제로 20명의 학생들이 죽은 실화를 배경으로 소설을 썼다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러한 배경하에 카와쿠보가 시모베츠라는 작은 마을에 부임한 이래 처음으로 맞는 폭풍설. 장편소설이어서인지 카와쿠보의 시점으로만 사건이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사건에 휘말리는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조금씩 이야기는 전개된다. 전혀 관계없어 보이는 다양한 인물 군상. 그 리얼한 인생사들이 참으로 흥미로웠다. 폭풍설에 갇힌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하나하나 거대한 탑을 쌓아올리듯이 작은 이야기들이 전개되다가 마지막에 팡 하고 몰아서 터뜨리는 힘이 대단하다.    

오랜만에 감동적으로, 재미있게 읽은 형사소설이다. 사사키 조에 대한 신뢰가 무한대로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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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수사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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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를 읽을 때는 2권짜리 분량에, 시대를 통사적으로 가로지르는 큰 호흡과 정공법의 서사가 큰 재미를 누지는 못했었다. 그리고 단편집 <폐허에 바라다>는 기대 이상의 수작이었다. 마치 미국판 하드보일드가 일본으로 건전하게 이식된 느낌이랄까. 요코야마 히데오와 비슷하지만 좀더 온도가 낮은 느낌! 

이 책 <제복수사>도 단편집이고 카와쿠보라는 형사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활약한다는 점에서 <폐허에 바라다>(이 책의 주인공은 정직 처분을 받은 형사라는 점이 좀 다르다)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랜 기간 형사로 근무하다가 시모베츠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의 주재경관으로 배치된 카와쿠보. 주재경관은 혼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그 마을 전체의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 그런 자리, 그는 두 딸과 아내를 삿포로에 두고 단신으로 부임해온다.  

작은 마을이지만 사건은 일어나는데 마을의 오랜 터줏대감들과 유지들,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편모 슬하의 자녀 등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등장한다. 카와쿠보는 주변을 파고드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참 멋지다. 얼핏 보기에 건조하고 덤덤해 보이지만 그 속에 뜨거운 피를 간직한 형사의 사건 해결집이다.  

카와쿠보 형사의 다음 시리즈 <폭설권>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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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권일영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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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본격의 대표주자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는, 본격추리 중에서도 으스스하고 기괴한 느낌으로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본격 중에서는 단지 폐쇄된 공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기발한 추리로 끝맺는 작품들이 많은데, 좀 기계적이고 건조한 느낌을 주는 소설들이 많다. 하지만 아야츠지 유키토의 작품은 왠지 끈적이는 피 냄새가 진동하고, 공포가 뭔지를 제대로 보여준다. 그 최고봉은 3권짜리 긴 분량의 <암흑관의 살인>이라 생각해왔는데, 이번에 개정되어 나온 <미로관의 살인> 또한 그에 못지않은 느낌이다. 

노 추리작가가 거주하는 미로관, 거기에 초대받은 4명의 작가와 3명의 심사위원. 작가는 자살을 하면서 4명의 작가에게 5일간 추리소설 경연을 해서 최고의 점수를 얻은 사람에게 유산의 반을 상속하겠다는 유언을 남긴다. 그리고 정석대로 한 명씩 살해당하는데 죽음의 방식이 그들이 쓰고 있던 추리소설의 서두와 동일하다.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주인공은 바로 '미로관'이라는 건물이다. 나카무라 세이지라는 건축가가 지은 또 하나의 비상식적인 건물. 빙 둘러 방들이 있고 가운데 복도는 전부 미로로 설계된, 그리하여 연속살인의 배경으로는 최적인 집. 십각관, 암흑관, 시계관이 모두 나카무라 세이지의 작품이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으로 되어 있는데 마지막 장을 덮을 때가 되어서야 이러한 구조를 채택한 이유를 알게 된다. 한 번의 반전이 있고 나서의 진정한 트릭이 밝혀지는데 무척이나 놀랍다. 오래 전에 발표되었지만 작가의 베스트에 들 만한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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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발상, 하늘을 움직이다 요시키 형사 시리즈
시마다 소지 지음, 한희선 엮음 / 시공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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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다 소지의 걸작임에 틀림없는 이 작품은 20여 년 전에 발표된 형사 요시키 시리즈 중 하나다. 제목이 큰 흥미를 끌지는 못했으나 시마다 소지의 작품은 대체로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구입했다.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시공사에서 펴내기도 했고. 책을 받아보니 요코미조 세이시 시리즈와 비슷한 분위기의 흑백톤에 양각이 두드러지는 표지가 고급스럽다.  

우선은 무척 기괴한 '열차 안 춤추는 피에로' 이야기에서 시작되는데, 다음 장에서는 하모니카 부는 노인이 어떤 여자를 살해하고 이를 요시키 형사가 추적하는 이야기다. 일견 단순한 다툼에서 촉발된 것으로 보이는 살인, 하지만 엉킨 실타래를 풀듯 하나씩 과거의 비밀들이 밝혀지고 노인의 과거사가 드러난다. 이 주된 스토리 사이사이 노인이 쓴 짧은 이야기 4개가 소개되는데 그것들이 사건 해결이 열쇠가 되는 점도 재미있다. 끝까지 읽기 전에는 "대체 어떻게 된 거야" 하는 의문이 떠나질 않는다. 그런데도 마지막 장에서 모든 퍼즐들이 맞아 떨어진다. 홋카이도 배경의 열차 내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어서, 열차 트릭의 묘미도 즐길 수 있다.  

이 작품은 재미는 물론 감동과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쇼와시대의 어두운 시대상을 밝혀내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가 개입되어 있음이 소설 내 구절에서도 드러나는데, 일본의 한국 점령 당시의 역사 문제를 큰 비중으로 다루고 있기도 하다. 시마다 소지 작품 중에서는 최고로 꼽을 만한 소설이었다. 

   
 

"저 같은 전과자가 이런 말을 하는 게 건방지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미야기 교도소에 있으면 쇼와 그 자체와 마주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쇼와 그 자체?" 

"예. 혹은 쇼와라는, 무리하게 급성장한 시대의 일그러짐이랄까, 외상이랄까, 그런 것이 거기에 꾸역꾸역 쑤셔 넣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대단한 선생님이나 고명한 작가 분은 결코 이런 말을 하지 않지만 저한테 글 쓰는 재능이 있다면 세상을 향해 그런 것을 쓰고 싶다고 몇 번쯤 생각했습니다." 

-1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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