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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복 수사 ㅣ 제복경관 카와쿠보 시리즈 1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를 읽을 때는 2권짜리 분량에, 시대를 통사적으로 가로지르는 큰 호흡과 정공법의 서사가 큰 재미를 누지는 못했었다. 그리고 단편집 <폐허에 바라다>는 기대 이상의 수작이었다. 마치 미국판 하드보일드가 일본으로 건전하게 이식된 느낌이랄까. 요코야마 히데오와 비슷하지만 좀더 온도가 낮은 느낌!
이 책 <제복수사>도 단편집이고 카와쿠보라는 형사가 홋카이도를 배경으로 활약한다는 점에서 <폐허에 바라다>(이 책의 주인공은 정직 처분을 받은 형사라는 점이 좀 다르다)의 연장선상에 있다. 오랜 기간 형사로 근무하다가 시모베츠라는 한적한 시골마을의 주재경관으로 배치된 카와쿠보. 주재경관은 혼자서 숙식을 해결하며 그 마을 전체의 치안을 책임져야 하는 그런 자리, 그는 두 딸과 아내를 삿포로에 두고 단신으로 부임해온다.
작은 마을이지만 사건은 일어나는데 마을의 오랜 터줏대감들과 유지들, 어렵게 사는 사람들과 편모 슬하의 자녀 등 다양한 인물 군상들이 등장한다. 카와쿠보는 주변을 파고드는 것 같으면서도 결국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모습이 참 멋지다. 얼핏 보기에 건조하고 덤덤해 보이지만 그 속에 뜨거운 피를 간직한 형사의 사건 해결집이다.
카와쿠보 형사의 다음 시리즈 <폭설권>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