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 태국 - 세계 역사 문화 체험 학습만화 ㅣ Go Go 카카오프렌즈 역사문화 28
김미영 지음, 김정한 그림 / 아울북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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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말에 태국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태국에 대해서는 아는 게 많지 않은데 급하게 정해진 여행이라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 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단시간에 중요한 사항만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가 생각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 구입해 보았다.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을 따라서 한 국가씩 여행하는 구성인데, 친근한 캐릭터들이 나오니 반갑고 만화라서 잘 읽힌다. 


내용도 기대보다 훨씬 알차다. 파타야, 아유타야, 방콕 등 한국인들이 많이 가는 태국의 도시들이 배경이고, 태국의 역사와 문화, 축제, 음식, 주요 문화재와 관광지 등이 잘 요약되어 있다. 태국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무아이타이(무에타이), 똠얌꿍, 송끄란 축제 등 의외로 전에 들어본 것도, 먹어본 것도 있어서 반가웠다. 만화 자체도 재미있어서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들 부럽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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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으로, 시베리아 횡단열차 - 일러스트레이터 이다의 카메라 없는 핸드메이드 여행일기
이다 지음 / 미술문화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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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로망 중 하나가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보기였다. 그때는 대학에만 가면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대학에 가고 나서는 취업 준비를 하느라 갈 수가 없었고, 취업 후에는 로망이고 뭐고 당장 하루하루를 살아내기도 바빴다. 그래도 언젠가는 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2022년). 이 책을 구입한 2024년에는 전쟁이 곧 끝날 줄 알았는데,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도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과연 나는 생전에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타본다는 로망을 실현할 수 있을까. (역시 여행은 갈 수 있을 때 가야 한다.) 


이 책은 일러스트레이터 이다가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만 쓰고 그린 '내 손으로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저자가 발리, 교토, 치앙마이에 이어서 러시아를 여행의 목적지로 선택하게 된 이유는 뭘까. 2018년 여행 두 달 전까지만 해도 저자는 러시아에 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느 날 친구가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제안했고, 검색해 보니 항공권과 숙소도 저렴하고 물가도 싸고, 그동안 친구들과 차곡차곡 모아둔 곗돈도 있었다. 그러다 블라디보스톡이 시베리아 횡단열차의 출발지임을 알게 되었고, 7박 8일 동안 기차를 타고 하바롭스크, 이르츠쿠츠, 예카테린부르크를 거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가볼 수 있다는 사실에 전율했다. 


그렇게 시작된 여행은 거의 매일이 사건 사고의 연속이었다. 그중에는 다시는 겪고 싶은 불쾌한 일도 있었고 민망한 일도 있었지만, 팟캐스트 <영혼의 노숙자>에 나오는 말처럼 - "눈물 닦으면 다 에피소드"가 아니겠는가. 어떻게 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급적이면 여유롭고 쾌적하게 여행하기를 바라는 이 시대에, 비행기가 아닌 기차를 타고, 그것도 언어도 문화도 낯선 외국인들과 며칠을 부대끼며 여행하기를 선택한 것부터가 스스로 고생문을 여는 행위였다. 그렇다고 '그런 일들'을 겪어도 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그 나라의 어두운 일면이나 사회의 그늘진 부분을 목격하는 것도 (여행이 전보다 여유롭고 쾌적해진 시대에 놓치기 쉬운) 여행의 매력 아닐까. 


이렇게 쓰고 보니 여행에서 안 좋은 경험만 한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7박 8일간의 기차 이동은 생각 외로 편안했고(누워만 있어도 저절로 여행이 된다니!) 생각 이상으로 즐거웠다. 겉모습은 무뚝뚝하지만 알고 보면 인정이 많고 친절한 사람들(주로 여자들)을 많이 만나서 불쾌한 기억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시간이 부족해서 못 봤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미술 작품과 공예품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한국과는 규모부터가 다른 광활한 자연과 사회주의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사람들의 생활 모습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언젠가 실제로 러시아 여행을 가게 되기 전까지는 이 책을 반복해 읽으며 로망을 잘 간직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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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생애 - 명화와 함께 읽는 ‘진정한 우리 왕’ 이야기
찰스 디킨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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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예수의 생애>인데 저자가 찰스 디킨스라니. 찰스 디킨스가 왜 예수에 관한 책을 썼는지 궁금한 마음이 들어서 이 책을 구입해 읽었다. 책에 나와 있는 답부터 알려주자면, 이 책은 찰스 디킨스가 출판을 목적으로 집필한 책이 아니다. 그는 자신의 자녀들에게 누구보다 "선하고 친절하며 온화한 분"이셨던 예수의 삶에 관해 알려주기 위해 이에 관한 글을 썼고, 그의 사후에 글의 존재를 알게 된 출판사가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서 이 책을 출간했다. 다시 말해 한 명의 작가로서가 아니라 자녀들의 아버지로서 쓴 글인 셈이고, 그래서인지 내용이나 문장이 왠지 모르게 더 진솔하고 다정하게 느껴졌다.


내용은 예수의 탄생부터 죽음 그리고 부활을 다루고 있으며, 성경을 읽었거나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히 알고 있을 내용이지만 그런 내용이라도 한 권의 책으로 (그것도 영국의 대문호 찰스 디킨스의 시선으로) 정리된 것을 읽으니 느낌이 색달랐다. '동방박사'의 '동방'이 고대 페르시아를 뜻한다는 걸 이 책에서 처음 알았다. 바리새인은 유대인의 한 분파이며, '오병이어의 기적'이라든가 '착한 사마리아인'이라든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처럼, 기독교인이 아니라도 일상 생활이나 소설, 영화 등을 통해 접해본 적이 있을 표현들의 일화가 나와서 일종의 인문 교양을 쌓을 목적으로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이 책에는 그림도 많이 실려 있다. 알다시피 예수의 생애는 수많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의 영감이 되었고, 특히 화가들이 그에 관한 그림들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은 예수의 생애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장면들을 그림으로 남긴 화가들의 작품이 매 장면마다 실려 있다. 그 화가들이 무려 푸생, 엘 그레코, 들라크루아, 고흐, 렘브란트, 다빈치, 카라바조 등이라서 눈도 즐거웠다. 같은 인물, 같은 장면, 같은 이야기를 각각의 화가들이 서로 다른 풍으로 그린 것을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반 고흐가 (특유의 붓터치와 색채로) 그린 <선한 사마리아인>과 <나사로의 부활>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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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44
존 밴빌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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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마다 천착하는 주제나 소재가 있는 것 같다.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존 밴빌의 경우도 그렇다. 2005년 맨부커상 수상작 <바다>를 읽으면서 얼마 전에 읽은 그의 다른 책 <오래된 빛>이 자주 떠올랐다. 말년에 접어든 남성이 가까운 가족(<오래된 빛>에서는 딸, <바다>에서는 아내)의 죽음을 계기로 소년 시절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 시절 그는 자신보다 한참 나이가 많은 여성을 사랑했고, 그것이 그가 또래 소년들보다 성숙하다는 증거라고 착각했다.


<바다>의 주인공 맥스는 아내 애나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어떤 사람의 죽음이 그에게 이토록 큰 고통을 준 건, 50년 전에 있었던 어떤 사건 이후로 오랜만이다. 50년 전, 열 살 남짓의 소년이었던 그는 '시더스'라고 불리는 저택으로 여름 휴가를 보내러 온 그레이스 가족과 마주쳤다. 얼마 후 쌍둥이 남매인 클로이, 마일스와 가까워졌고, 하루가 멀다 하고 어울리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 맥스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대상은 나이가 비슷한 남매가 아니라 그들의 엄마인 그레이스 부인이었다. 클로이, 마일스와 어울리는 척하면서 그레이스 부인을 훔쳐보는 맥스. 그런 사실을 꿈에도 몰랐던 그레이스 부인은 어느 날 맥스가 보는 줄도 모르고 대담한 행동을 하고, 오해가 쌓이면서 결국 바다에서 어떤 일이 벌어진다.


이 소설은 미성숙한 존재(어린이)의 무지와 오해로 인해 등장 인물들의 운명을 바꾸는 중대한 사건이 일어나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이언 매큐언의 소설 <속죄>를 연상케 한다. 낮은 계급의 소년이 높은 계급의 가족과 어울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는 찰스 디킨스의 소설 <위대한 유산>을 닮았다. 무엇보다 먼저 읽은 존 밴빌의 소설 <오래된 빛>과 이야기 전개나 내용 면에서 상당히 유사해 작가가 깊이 몰두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알 듯했다. 다른 소설도 읽어보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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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시절 ㅣ 소설Q
금희 지음 / 창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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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국적, 다양한 시대의 작가들의 소설을 읽어왔지만 조선족 출신 작가의 소설을 읽은 건 이 책이 처음이다. 재일교포 작가로는 유미리가 있고 재미교포 작가로는 이민진이 있지만, 이들은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 영어로 글을 쓴다. 그에 반해 금희 작가는 한국어로 글을 쓰고 한국의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발표한다. 그만큼 한국과 가깝구나, 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내용도 그랬다.


이야기는 주인공 '상아'가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상해로 오면서 시작된다. 뜻밖에도 20년 전에 친하게 지냈던 '정숙 언니'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마침 정숙 언니가 상해에 살아서 둘은 결혼식이 끝나고 만나기로 한다. 그 때부터 시작되는 20년 전의 이야기. 때는 1998년. 연변의 조선족 마을 남산촌에서 나고 자란 상아는 어린 시절 친구인 '무군'과 약혼 후 천진으로 간다. 상아가 무군과 약혼한 건 무군을 사랑해서가 아니라, 천진에서 일하는 무군의 누나가 둘이 함께 천진으로 오면 취직을 시켜주겠다는 말에 혹해서이다. 약혼하지 않고 천진으로 갈 수도 있었지만, 딸의 장래가 걱정이 된 상아의 부모는 두 사람이 약혼이라도 하기를 바랐고, 두 사람은 따랐다. 


그렇게 시작된 상아의 '천진 시절'은 어떠했나. 천진에서 상아는 난생 처음 대도시를 경험했고, 직접 돈을 벌었고, 남자와 살림을 차렸다. 놀랍고 신나고 행복한 순간들도 분명 있기는 했다. 하지만 대도시의 뒤편을 목격하고 환상이 깨진 적도 있었고, 뭔가를 포기하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유혹에 빠질 뻔하기도 했다. 무군은 착하고 성실한 남자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상아는 그의 착함과 성실함이 두 사람의 미래를 발목 잡는다고 느꼈다. 그 때부터 상아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클리셰 같은 상황이지만 어떤 것이 클리셰가 되었다는 건 그만큼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여전히 유의미하다는 것 아닐까.


상아처럼 지방에서 도시로 온 여자가 노동자로 일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면을 경험하는 이야기가 예전에는 많았는데 근래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있다 해도 대부분 사무직 아니면 서비스직이고(최근에는 프리랜서, 자영업자 이야기가 많이 보인다), 그나마도 개인 서사에 그칠 뿐 한 시대 또는 한 사회를 담아내는 이야기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이 소설은 1990년대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기와 조선족 사회의 변화 등을 담고 있어서 흥미로웠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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