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TV를 봤다. 심심했다.
집중할 수가 없었다.
오늘과 내일은 책에서 잠시 손을 놓기로 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허전함을 느낀다.
동네의 한 여편네가 나이또에 간단다. 가잔다. 가게땜에......
토요일이라 노래방에 가잔다....가게땜에.....
모두다 핑계다. 난 춤을 못 춘다. 춤치이다. 그러나 잘 출려고 노력한 적도 없다.
난 노래도 잘 못 부른다. 그러나 노래는 많이 즐긴다. 설거지 할 때는 늘 흥얼거린다.
결혼하고 나서는 나이트를 간 적이 없다. 갈 기회는 많았지만 아이들 핑계대고 먼저 빠졌다.
노래방은 제법 갔었다. 일단 갔다하면 잘 못 부르는 노래로 사람들이 거의 까무라친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내가 생각해도 음정박자는 맞추고 있는 것 같다.
뭔가 나사가 빠진 느낌이다. 멍하니 TV를 봐도 재미가 없다.
결국 책을 집어 들었다. "여행의 책"이다.
이파리님께 빌렸다. 그러고 보니 베르나르의 책은 "뇌"와 "개미"를 빼고는 다 이파리님의 것이네....
만화책을 10만원어치 사면 소설책을 한 권 끼워 주기 하면 얼마나 좋을까? 책 값이 많이 나가니 내 책값이라도 아껴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책대여점에서는 소설책은 찬 밥이다. 밥벌어주는 재미가 없는 책이다. 내가 읽고 그냥 꽂아 놓기에는 장사꾼으로서 아까운 일이다.
지금 나는 목걸이도 빼고, 팔찌도 뺐다. 지난 말일 바닷가에 가서 뺏는데 낄 생각도 않는다. 그러나 책에 대한 유혹은 아주 강하다. 다이아몬드보다 더 강하다. 책을 사고 싶은 유혹은 떨칠 수 없다. 자꾸 새로운 책을 보고 싶은 유혹은 사람을 미치게 한다.
그러나 이제부터 꼭 빌려서 읽어야겠다. 읽고 정말 사고 싶은 것은 살 것이지만......
또 그러나 나의 이 결심이 언제까지 갈련지 의문스럽다.
이 글자들이 무엇인지 놓으면 배고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