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공화국 - 주권자 국민이 만든다
박승옥 지음 / 기적의마을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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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일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놀라게 했지만, 또한 기회를 주기도 했다. 위기가 기회라고 했던가, 쿠테타 세력을 뿌리뽑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되는지를 잘 보여주었으니.


이제 우리나라에는 비상계엄은 없을 거라고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잠재되어 있었던 것이 터진 것.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력을 주고 그것을 적절하게 통제하지 못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우리는 2024년 12월 3일을 통해 우리나라의 앞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 헌법으로 충분한가? 지금 헌법으로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꽤 오래 전부터 개헌 논의가 있었지만, 개헌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논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고 개헌이라는 말만 나오다 사라졌다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의지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된다.


즉, 정치권에 개헌을 맡길 수 없다는 말이다. 최근 이 대통령이 개헌 논의를 국회로 넘겼다고 하는데, 국회가 제 기능을 하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개헌은 여야가 자신들의 이익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고, 이 나라가 어떻게 해야 국민을 잘살게 할지를 논의해야 하는데... 지금도 서로 비난(분명 비판이 아니다)만 하고 있는 상태니.


또한 이들은 자신들의 권력을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 그러니 국회에 개헌 논의를 맡겨서는 아마도 논의만 되다가 끝나거나 또는 대통령 선출이라는 점만 손대고 끝날 수도 있다. 이것이 국민이 바라는 점인가.


광장에 나갔던 사람들이 원했던 개헌이 대통령 선출 방식을 바꾸는 데만 있는가? 아니다. 지금까지 40년 넘게 유지되어 왔던 헌법이 시대를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개헌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중에 대통령 선출에 관한 것도 포함되겠지만.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하지만, 국민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날은 투표하는 날밖에 없다. 투표가 끝나면 다시 권력은 대리인들에게로 넘어간다. 그들은 자신들이 국민들을 대의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자신들이 권력을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이든 지방자치단체장이든 선출직들이 그러한 모습을 지니는 것은 한번 선출되면 그 자리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를(사실 최고 권력자는 국민이다. 헌법에도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으니) 두 번이나 탄핵시켰으니, 권력을 견제할 수 있다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건 워낙 예외적인 사안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국회의원을 소환할 방법이 없다. 주민투표? 법에 없다고 한다. 그냥 참조 사항일 뿐이다. 이마저도 몇 번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러니 헌법 개정으로 7공화국을 수립하자는 말이 나오는 이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사실 탄핵 이후 헌법 개정 논의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이 책에서 우려한 대로 대통령 선거로 모든 관심이 쏠려 버렸으니, 때를 놓치기는 했지만, 개헌에 대한 필요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새로운 정부 출범에 맞춰 개헌에 대한 논의를 하면 된다. 그래서 지금 시대에 맞는, 국민들의 염원에 맞는 헌법을 갖추면 된다.


이 책은 그렇게 6공화국을 극복하고 7공화국을 이루자는 주장을 담고 있는데, 많은 논의가 담겨 있지만 핵심은 두 가지다. 권력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두 가지, 국민 발의제와 국민 소환제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정책이나 법률을 당연히 국민이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국민 발의는 꼭 필요하다. 자신의 의견도 내지 못하는 권력자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리고 권력자는 자신이 위임한 권력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사람을 소환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헌법에 명시되도록 개헌이 되어야 한다고 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덧붙이면 실질적인 지역자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고.


이렇게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것의 핵심은 국민 발의와 국민 소환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이 되어야 제대로 된 7공화국으로 갈 수 있다고...


간혹 인정하기 힘든 주장도 있기는 하지만, 이 두 가지 주장에 대해서는 동감할 수 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으면, 실질적으로 국민이 권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지. 투표날 한 표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차분히 헌법 개정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할 때다. 이 책도 그런 논의에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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