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감독

 

우리는 이를 시감이라고 부른다. 인간이 기계가 되는 순간, 사제지간이 경찰과 범죄자의 관계로 전도되는 순간, 그리고 그 순간을 관장하는 점수의 권능. 점수 앞에서 생명 없는 기계 수준으로 떨어지는 인간들, 그들을 누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랴.

 

머리 속을 텅 비워라!

오직 눈만을 크게 뜨고

허튼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웃지도 말고

믿지도 말고

다른 행동을 하지도 말고

오직 아이들만을 쳐다보아라.

 

 

믿음, 인간의 신뢰

점수 앞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잠시도 쉬지 말고 감시 카메라를 작동시켜라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보이면

자동적으로 튀어나오는 총탄.

반사적으로 펼쳐지는 방탄복.

 

점수를 끄집어 내려라

우리들의 사랑으로

우리들의 믿음으로

알고 싶은 것,

알아야 할 것을

얼마나 알고 있나를

잘 알고 있나를

평가해 보는 것

점수는 중요하지 않아

몰랐던 것,

부족했던 것은

다시 보충하면 되지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들이 함께 하면 되는 거지

 

 

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네가 좋은 학교 보내 줄 거야!

 

 

 

슬픈……

너무도 서글픈 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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