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6월의 함성과 미래의 목소리
대구참여연대 엮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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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특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한 무더기로 그냥 평가받을 때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그 대표적인 것이 지역 차별이다. 특정 지역 출신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는 것. 여기에 개인은 없다. 민주국가라면 시민은 없는 상태, 그것이 바로 지역 차별이다.

 

그런데 역차별도 있다. 힘이 없어서 차별받는 경우도 있지만, 힘이 있어서 차별받는 경우도 있다. 이때 차별은 어떤 불이익이라기보다는 경원시된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지만.

 

그 지역 중 하나가 바로 대구 아닌가 싶다. 대구에서 대통령이 많이 나왔고, 소위 TK라고 하여 대구, 경북에서 우리나라를 좌지우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왔으니, 이들 지역 출신은 어떤 특혜를 받는다는 인식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여기에 더해 대구 경북 지역하면 보수라는 생각을 먼저 하게 된다. 역시 차별이다. 대구 경북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가 보수일 리도 없고, 모든 일에서 다 보수일 수도 없다.

 

또한 보수라는 말이 악용되어서 그렇지 보수란 좋은 의미 아니던가. 몇몇 수구세력들에 의해 보수라는 말이 잘못 쓰였고, 그 잘못 쓰인 말이 특정 지역에 덧씌워져서 모두가 그런 양 도매로 넘어가게 된 경우라고 하겠다.

 

인식이 어떻든 대구에도 진보적인 사람이 있고, 보수적인 사람, 수구적인 사람, 중도적인 사람이 있을 수 있는데, 전체적으로 대구를 재단하는 일을 삼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바로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구에서 일어난 1987년 6월 민주화 운동에 대하여 지금을 살아가고 있는 세대들이 그 당시 세대들에게 이야기를 듣고 기록으로 남긴 책이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도 진보적인 움직임이 많았고, 독재가 판칠 때는 민주주의를 위해서 들고 일어난 사람들이 많았다는 사실.

 

우리나라가 그나마 절차적 민주주의를 마련하는데 대구 역시 커다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대구에서 대학을 다녔던 사람들이 엄혹했던 80년대를 지내면서 87년 민주화 운동 당시에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떻게 참여했는지를 생생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단지 87년 6월 민주화 운동만이 아니라 그 전에도 1960년에는 이승만 독재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고, 60-70년대를 통해서는 박정희 군사 독재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었던 대구가 대대적인 탄압으로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래도 그런 민주 투쟁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도시였다는 것.

 

전국적인 민주화 운동에 함께 했다는 것, 그것이 지금의 절차적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고, 또 우리나라 최초로 대통령을 탄핵하여 국민 주권을 실현할 수 있었다는 것.

 

이 책의 말미에 요즘 대구 청년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민주주의를 배반한 대통령은 지역 유무를 떠나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민주주의 실현 여부를 따지는 그런 세대들이 사회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좋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도 이 책은 대구의 87년 6월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겼다는 의미가 있다. 서울이나 광주의 기록은 많다고 하는데, 상대적으로 대구의 기록은 적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때 전국적으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이니, 각 지역이 자신의 지역에서 일어났던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그것을 통해서 후대 세대들이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벌써 30년 전 87년 민주화 운동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노력은 바로 2016년 촛불집회, 그리고 2017년 탄핵을 기록으로 남기려는 것과 같다.

 

이것을 통해 우리나라 민주주의는 한층 더 확고하게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역사는 기록으로 남을 때 더 큰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지금 50대들에겐 30년 전 그 날을 떠올리면서 읽을 수 있는 책이고, 젊은이들에겐 지금은 꼰대처럼 보이는 기성세대들도 자신들과 같이 열정을 지니고 사회를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민주주의 역사를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 더 소중한 책이기도 하고.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늘 고맙고, 잘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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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5 1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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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6 11: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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