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놈들이 되어야 한다. 청소년들은. 청소년들이 대단한 놈들이 되지 못하면 그 사회는 참으로 암울하다.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 그것이 바로 청소년들 아닌가. 그들이 미래를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가능성, 열림, 그것을 보장해주고, 북돋아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어른들, 교사들의 몫이다.

 

  수많은 가능성을 불가능성으로 만들어 버리고, 열림을 닫아버리는 것은 어른이나 교사가 할 일이 아니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지금은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청소년에게 하고 있지 않은가. 청소년들이 다양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있느냐 하면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 청소년 시집은 학교 교사가 아이들과 만나면서 느끼는 점들을 시로 잘 표현하고 있다. 가령 염색이나 화장과 같은 문제를 다룬 시 '은수의 머리칼'이나 '틴트 고운 입술로……'와 같은 시를 보면 아직도 학생들의 개성 표현을 억압하는 학교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학생인권조례를 발표한 교육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교는 예전의 규칙들을 고수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시대를 선도하는 학교가 아니라 시대의 발전을 쫓아가기는커녕 시대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시에 나타난 모습들이 그렇다.

 

그래서 그런지 이 시집에는 청소년의 자해 문제가 많이 등장한다. 학교뿐만이 아니라 가정에서도 견딜 수 없는 상태에 처한 청소년들.

 

이들은 대단한 놈들이 되기도 전에 자신을 스스로 가두고 사라질려 한다. 그러면 안 되는데... 이 시집에서 '공포의 교실'이라는 시를 보면 '초등학교 때부터 / 9층 방 베란다에 걸터앉아 / 호시탐탐 뛰어내리려 하고 / 잠들기 전 조용한 시간 / 아빠 벨트로 목을 조르던' (1연의 부분)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렇게 자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시에 많이 나타나고 있다. 얼마나 청소년들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지 알 수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청소년들, 그들에게 동종요법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청소년시들을 읽게 한다면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대단한 놈들, 열려 있는 놈들,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놈들, 현재를 현재답게 살아가는 놈들, 그런 놈들이 바로 청소년들이다,

 

그들의 삶, 그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 청소년 시집이다.

 

다른 시집과 다르게 이 시집에는 청소년의 좌담이 실려 있다. 이 시집을 읽은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느낌을 서로 주고받는데... 이 좌담은 시를 대하는 청소년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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