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은 서로 돕는다 - 수의사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 생명, 공존, 생태 이야기
해를 그리며 박종무 지음 / 리수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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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란 말에는 '사람 사이'라는 말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인(人)'이라는 글자 역시 서로를 받치고 있는 모습이니까 사람이란 하나가 아닌 둘 이상이어야 한다는 것, 즉 자신 홀로가 아닌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하는데, 여기에 '간(間)'이라고 하여 사이란 뜻을 하나 더 첨가하고 있으니, 인간은 결국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관계라는 것이 사람과 사람만의 관계가 아니다. 사람이 사람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는 없다. 우리가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모든 존재들과 관계맺는다는 것이다.

 

책의 닫는 글에서 '아인쉬타인은 꿀벌이 사라지면 그때부터 4개월 후에 지구상의 인류도 사라질 거라고 이야기했단다.'(282쪽)라고 말하고 있다.

 

사람은 자기들끼리만 잘 살면 될 줄 알지만,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도 살 수 없게 된다는 것, 이 책이 이야기하고 싶은 내용은 그래서 만물은 서로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 관계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생물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우주에 확장하면 우리는 우주의 어느 행성이 지구와 비슷한 환경이라면 그곳에 제2의 지구를 만들어 이주해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유인즉슨, 우리는 우리 인간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박테리아를 비롯한 수많은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꿀벌뿐만이 아니라 많은 미생물들이 없다면 인간이 살 수 없을 거라는 얘기다.

 

그만큼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들과도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우리가 인식하든 인식하지 않든, 우리의 삶을 유지시켜주는 것은 하나의 요소가 아니라 수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자신이 가장 위대한 존재라고 생각하여 인간 이외의 생명들을 무시하고 억압하고 멸종시키고 있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이용하기만 하고 있다. 그런 결과 지금 인간들도 살기 힘든 상황으로 지구를 몰아가고 있다.

 

인간 이외의 다른 생명체들을 무시하고, 배제하기만 하면 결국 인간 자신도 살아갈 수 없음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가축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학대, 동물원이라는 이름으로 행하는 학대, 병원균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이 배제하는 온갖 박테리아, 미생물들, 자신들의 편리란 이름으로 뭉개버리는 자연들...

 

이들을 이렇게 무시하고 배제하기만 하면 인간이 살기 힘든 환경이 된 지구라는 결말에 도달한다. 여기에 우주의 다른 별들을 개척한다고 해도 인간이 잘 살아간다는 보장은 없다. 우리가 지금껏 관계맺어 왔던 다른 생명체들이, 또 무생물들이 그곳에 존재한다는 보장이 없고, 존재한다고 해도 인간이 적응이 되기까지는 살기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딸의 질문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인간과 생명, 진화,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이다. 많은 질문들이 있지만 이것은 하나로 귀결된다.

 

인간만이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 우리의 생명은 다른 생명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것을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면 그 결과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것.

 

그러므로 우리의 생활방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삶, 대량 축산에 의지하는 육식 위주의 삶을 버리지 않고서는 우리의 삶이 지속되기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

 

그렇다. 우리 인간은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그런 관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인간들과이 관계만이 아니라 모든 생명들과의 관계, 또 무생물들과의 관계. 그 관계 속에 바로 우리 인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청소년들이 읽고서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생명들의 관계에 대해서,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지만 살아갈 수 있음을 저자는 잘 설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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