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공동체입니다 비행청소년 8
장성익 지음, 신병근 그림 / 풀빛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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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홀로 살 수 없다.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홀로 되는 것 아니겠는가.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이 소외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지 않은가.

 

그만큼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간다. 여기에 우리 인간이 지구상에서 최강의 강자로 살아남게 된 이유 역시 소통하는 능력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어떤 특정한 때에만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시도때도 없이 소통하는 존재였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

 

시도때도 없이 소통하는 존재, 그런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공동체다. 그렇게 우리는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왔고, 공동체를 통해서 자신들의 삶을 누려왔다. 근대화, 산업화가 되기 전까지는.

 

근대화, 산업화는 이런 공동체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동체는 방해가 되었다. 따라서 공동체를 해체해야 했다. 사람들을 노동력으로 부려먹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공동체를 이루며 서로 협동하고 소통하며 살아간다면 노동력을 확보하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여 근대화 되면서 사람들을 공동체에서 떼어냈다. 그것을 개인주의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했다. 공동체는 낡은 것, 개인의 자유를 옭아매는 것이라는 선전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렇게 하여 파편화된 개인이 탄생했고, 공동체는 무너져 갔다. 무너져 간 공동체 속에서 사람들은 앞만 보고 달렸다. 주변의 사람들은 함께 가는 사람들이 아닌 제쳐야만 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렇게 살아왔는데, 행복을 추구했는데, 전혀 행복하지 않은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

 

왜지? 이런 의문이 생겼고, 여기서 경쟁과 이윤으로만 점철된 삶이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생활은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회에도, 지구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시, 공동체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연대하고 소통하는 동물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공동체들이 생겨났고, 그런 공동체를 확산시켜 나갔다.

 

이 책은 그런 공동체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청소년들에게 읽힐 목적으로 쓰인 글인데, 공동체의 뜻부터 시작하여 전통적인 공동체, 지금의 공동체, 공동체의 일부라고 할 수 있는 협동조합에 대해서 살피고, 이런 공동체에 대한 다른 시각도 소개한다.

 

공동체가 그렇게 낭만적이지만은 않다는 것, 공동체에도 수많은 난관이 있다는 것, 해체된 공동체도 있다는 것, 지금 공동체는 다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 그러나 공동체는 늘 위기를 겪어왔고, 그것을 극복해 왔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지금 청소년들은 바로 이런 상황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사회가 변할 수 있으니까. 나만 잘사는 사회가 아니라 우리가 잘사는 사회를 추구하는 것이 공동체이기에, 위기 상황에 공동체가 빠져 있다고 하더라도 머리를 맞대고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것.

 

우리나라 공동체, 협동조합 운동 뿐만이 아니라 세계의 협동조합 운동도 소개해주고 있다. 그래서 공동체에 대한 시각을 넓힐 수가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맺음말 부분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공동체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가 되기도 할 것이다.

 

지금 이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두 가지 기둥은 권력과 통치와 지배의 논리로 무장한 국가 시스템, 그리고 이윤과 경쟁과 효율의 논리로 돌아가는 자본주의 시스템입니다. ... 이에 맞서, 나아가 이를 넘어서서, 이윤이 아닌 호혜와 협동을 경제 규칙으로 만들고, 경쟁이 아닌 연대와 공생을 사회 원리로 만들며, 지배가 아닌 자율과 자치를 정치 규범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공동체 운동입니다. (286-287쪽)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꿈꾼다면 바로 이런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공동체는 한번에 훅 하고 오지 않는다.

 

공동체는 각 개인의 꾸준한 노력으로 오게 된다. 밑에서부터, 작은 것에서부터, 지속적으로 행해질 때 강한 힘으로 어느 순간 공동체를 이루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학생들이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몇 가지 제시해주고 있다.

 

성공해도 좋고, 실패해도 좋다.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공동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보는 것, 무언가를 해보는 것 그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운운하며 인공지능 운운하며, 인간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간다고 하는 이 때, 인간이 설 자리를 찾는 것, 그것은 바로 인간이 살 자리를 찾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답은 '공동체'에 있다.

 

이런 공동체에 대해서 청소년들이 관심을 갖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동체의 앞날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아마도 이 점을 생각했으리라.

 

이제는 개인주의를 넘어 공동체주의가 필요한 때다. 그 점을 명심하고, 이 책을 읽으면 우리 사회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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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5 08: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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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5 09:1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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