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수는 함께 해야 힘이 된다


쪽수는 힘이라고 했다

쪽수는 민주주의라고 했다

쪽수는 약자들이 살아남을 길이라고 했다

그래서 약한 자들은 쪽수를 채워야 했다

더운 날 추운 날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

약한 자들은 쪽수를 채우기 위해

애오라지 쪽수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거리로 광장으로 나갔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이라고

다수의 의견에 소수가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과연 그런가, 정말 그런가

값비싼 자가용을 타는 소수와

값싼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다수,

비행기 널따란 좌석에 앉는 소수와

좁디좁은 좌석에 옹기종기 앉는 다수,

누가 더 강자인가

누가 더 약자인가

동물의 세계에서 약자는 쪽수가 많다

약자는 살기 위해서 쪽수를 불릴 뿐이다

여기에 무슨 힘이 있는가

여기에 무슨 민주주의가 있는가

오직 당하고 견디고 버티고 살아갈 뿐이다

쪽수는 힘이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일 뿐이다

하지만

개미도 메뚜기도 함께 하면 힘을 쓴다

쪽수가 힘이 되는 길, 함께 하는 일

거리에 광장에 모여 함께 하는 길,

그 길에 있어야 비로소

쪽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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