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
- 선생노릇 4
한 여름
작은 공간에 갇혀 헤매고 있을 때
후드득, 후드득
시원한 빗줄기 소리가 들려와
몸을 창가로 끌어낸다.
시원하게 수직으로 내리꽂는
빗줄기
빗줄기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하얀 덩어리들.
이런!
이것들이!
계절을 무시하고
한 여름에 내리는 우박, 우박 덩어리들.
차에 맞고 땅에 튀어오르는 하얀 파편들.
그래, 세상이 제 때를 모르는데
제 멋에 겨워 날뛰고 있는데
하늘이라고
아니, 하늘만이라도
하늘! 만! 이! 라! 도!
길을 찾아야 하고
길을 알려줘야 하고
우리 함께 길을 가야 하는데
하늘만이라도
제 길을 제
길을 가고 있어야지
선생만이라도 제 자리를 지켜야지
중심 잡기가 괴롭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