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명상 - 가장 손쉬운 깨달음의 길
헤네폴라 구나라타나 지음, 손혜숙 옮김 / 아름드리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어수선한 세상, 욕설과 비방과 증오가 난무하는 세상.

 

말들이 길을 잃고 날뛰고 있고, 말들 같지 않은 말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며 우리들 귀를 괴롭히고 있는 세상.

 

단지 귀만이 아니라 마음을 어지럽히는 말들이 너무도 많다. 증오가 담겨 있는 말들, 상대를 받아들이지 않고 내치는 말들, 오로지 나만을 합리화하는 말들 그런 말들이 판치고 있다.

 

이런 말들의 세상에서 사람들의 마음이 평온할 리가 없다. 사람들 마음 속에서도 화합과 용서가 아니라 분열과 미움이 자리잡고 있다.

 

'다름'이라는 말은 사전에만 존재한다. '다름'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되고 '다름'은 사라져야 할, 없애야만 할 존재가 된다.

 

나만이 옳기에 '다름'을 인정할 수가 없다. 나만이 옳다는 아집, 그 아집으로 인해 자신도 똑바로 보지 못하고 남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것이 지금 우리의 상태가 아닌가 한다.

 

특히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이 봉사가 아니라 군림이고 화합과 용서가 아니라 배제와 미움의 말들이 더 많으니, 어지러운 세상일 수밖에 없다.

 

이런 어지러운 세상, 누군가가 한 번에 쓸어버렸으면 하지만, 그런 경우는 없다. 적폐청산이라고 하지만, 수십 년 쌓인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청소한 헤라클레스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헤라클레스를 찾아서는 안 된다. 헤라클레스는 바로 우리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헤라클레스가 되는 법, 그처럼 영웅이지는 않지만 마음 속 증오를 씻어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명상이다.

 

수많은 명상법들이 있지만 이 책은 위빠사나 명상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어떻게 하는지 효과는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알려주고 있어서 초심자들에게 도움이 된다.

 

물론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모두가 다 명상을 할 수 있지는 않다. 하지만 시도해야 한다. 꾸준히. 그것은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미 명상을 한다는 행위 자체가 다른 존재로 거듭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을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익숙한 환경에서 떼어내 다른 환경 속으로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다.

 

명상을 시도하는 순간부터 자신이 지니고 있던 온갖 편견과 악습으로부터 한 발 물러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명상을 꼭 성공적으로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이 책에서도 수없이 되풀이 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명상을 한 번에 성공하는 경우는 없다.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미망에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명상을 하면서 자신이 미망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채는 순간 다시 명상을 시작될 수 있다.

 

바로 명상은 알아차림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명상이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릴 수 있으려면 자신에게서 한 발 물러서야 한다.

 

명상은 바로 이렇게 자신에게서 한 발 물러서게 하는 첫걸음이자 마지막 걸음이 된다. 그러므로 시간을 내자. 이 바쁜 세상에 시간을 내기 힘들다고... 살기도 바쁘다고... 하지만

 

그렇다. 살기 바쁘기 때문에 명상을 해야 한다. 우리는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삶을 알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에 삶을 알기 위해서, 삶을 살기 위해서 명상을 해야 한다.

 

이 명상이 나를 바라보게 해준다면 여기서 끝나서는 안 된다. 명상과 함께 가야 할 것, 그것이 바로 자비다.

 

자비는 나에게서 남에게도 한없이 뻗어나가는 사랑이다. 세상을 사랑으로 꽉 차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대자대비다.

 

명상의 궁극적인 목적인 나만이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풍요로운 삶을 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자비가 꼭 필요하다.

 

이런 자비를 후기에서 공들여 설명하고 있다. 왜 자비가 필요한지, 명상과 자비가 함께 가야 하는지를.

 

이토록 어지러운 세상, 증오의 말들이 난무해 마음 속에 미움과 배제가 들어차게 되는 때, 명상이 필요하다. 그런 명상에 대해서 친절한 안내 책, 그것이 바로 이 책이다.

 

꼭 많은 시간을 들일 필요가 없다. 아주 잠시만이라도 자신을 자신이 속한 환경에서 떼어내 바라보는 시간을 갖자.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자. 그러면 세상이 조금 더 평화로워지고 사랑과 용서가, 이해와 관용이 세상 속에 나타날 것이다.

 

아니면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명상에 관한 이런 책을 읽자. 명상에 관한 책을 읽는 순간에만이라도 자신을 발견하려는 노력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적어도 그런 책을 읽는 순간에는 미움과 배제보다는 사랑과 포용이 마음에 들어찰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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