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었던 꽃이 겨울에 다시 피다
봄에 피었던 꽃이
가을에 겨울에 다시 피었구나
따스한 온기를 전해주던 꽃이
뜨거운 열기를 전해주러 다시
광장 한복판에 피었구나
발갛게 세상을 밝히던 꽃이
세상이 더위에 헉헉거릴 때
땅 밑에 그 열기를 담아두고
세상이 추위에 덜덜 떨 때
다시 길가에 피어나는구나
4월의 바다 속에서
5월의 함성 속에서
6월의 승리 속에서
다시 우리 곁에 온
밝음과 뜨거움을
우리가 어깨를 걸고
손에 손을 잡고 피우고 있구나
세상이 얼어붙을 때 다시
세상을 녹이려 하는구나
겨울에 다시 피는구나
꽃은
겨울을 위해 졌던 거구나
겨울에 우리들 손에서 피어나려고
그 화사했던 봄에
졌던 거구나
이렇게,
겨울 광장에 밝고 따스한
꽃으로 피려고.